영화에서 만난 불가능의 과학
이종호 지음 | 뜨인돌
순간 변신 - <슈퍼맨>, 아무 데서나 옷 갈아입으면 큰일난다영화 <슈퍼맨>에서 슈퍼맨(크리스토퍼 리브)은 평소에는 다소 멍청한 기자인데 긴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인적 드문 곳에서 슈퍼맨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망토를 걸치고 나타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 그런데 상황이 워낙 다급하여 인적 드문 곳으로 갈 수 없게 되면 한 건물의 출입구인 회전문을 통해 외부로 나가면서 슈퍼맨으로 변신한다. 그가 망토 등 변신에 필요한 옷을 평소에 지니고 다니지 않는 것을 볼 때, 슈퍼맨은 회전문 안에서 옷을 순식간에 만들어 입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나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하면 그러한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변형에 필요한 원자재들을 지니고 있지 않은 주인공은 주변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들을 어떻게 조달할까? 학자들은 그 방법론을 간단하게 제시한다. 필요한 재료들은 공기를 이용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원리적으로 핵융합에 의해 질소와 산소로부터 금속을 만들 수 있다. 거대한 별의 중심에서는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원리는 제시되었으므로 만들기만 하면 된다.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을 모셔온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이 곧바로 계산을 하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의 노트에는 이런저런 공식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공기로부터 필요한 재료를 얻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지만 변형에 필요한 엄청난 온도와 압력을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아인슈타인은 설명한다.
원리적으로 슈퍼맨이 옷을 만들 수 있는 '원소이용장치'를 갖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영화에서는 그런 기자재가 보이지 않지만 슈퍼맨이 몸 어디엔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면 실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슈퍼맨이 20세기 최대의 발명품이라 불리는 플라스틱류의 폴리에스터라는 화학섬유로 옷을 만들었다면 '질량보존의 법칙', '에너지보존의 법칙'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폴리에스터라는 화학섬유는 탄소, 산소, 수소만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지는데 이 원소들은 공기 중에서 얼마든지 뽑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슈퍼맨이 회전하면서 옷을 만들려면 이들 원소를 공급할 공기의 양이 충분하기만 하면 된다.
슈퍼맨이 입는 망토를 비롯한 최첨단 옷이 1kg 정도의 무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자. 산소와 수소는 공기 중에 무한대로 있으므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탄소이다. 1kg의 옷을 만들려면 탄소가 700g 정도 필요한데 탄소를 포함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0.03%밖에 들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슈퍼맨이 순식간에 자신이 입는 옷을 만들려면 4,400㎥의 공기를 확보해야 한다. 이 양은 길이 50m, 폭 25m의 국제경기 수영장의 규모에다 3.5m 높이의 체적에 꽉 찬 양이다. 슈퍼맨이 0.5㎥도 되지 않는 회전문 안에서 이 정도 양의 공기를 1초 안에 확보하여 자신이 입을 옷으로 만들려면 1초에 무려 8,800㎥의 공기를 빨아들여야 한다.
2000년 8월 31일 태풍 '프라피룬'이 흑산도를 지났을 때 최대 풍속이 초속 58.3m였고,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가 제주 고산지역을 통과할 때 풍속이 초속 56.7m였다. 기상청에 의하면 초속 17∼20m의 바람에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초속 21∼24m면 굴뚝이 넘어지고 기와가 벗겨지며, 그 속도가 초속 25∼28m에 이르면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다고 한다. 초속 60m도 채 안 되는 태풍에 의해 건물은 물론 나무, 전신주 등이 초토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약 147배 정도 빠른 슈퍼맨이 옷을 만들어 입으면 그때마다 회전문과 건물이 왕창 파괴되는 것은 물론,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의 사자인 슈퍼맨이 옷을 만들어 입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건물이 파괴된다면 말이 안 된다. 결국 슈퍼맨에게 미국 대통령(영화를 보면 슈퍼맨은 미국 국적이다)은 간곡하게 요청했을 것이다. 옷을 입으려면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남극이나 북극 또는 사막에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슈퍼맨이 나는 속도가 광속보다 빠르다고 볼 수 있으므로(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직경 1만 2,700km 정도인 지구 안에서라면 옷을 갈아입고 1초도 안 되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사실 슈퍼맨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악인을 무찌르는 것이 목적인데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이 점을 슈퍼맨이 잘 알기 때문에 황당무계한 변신 등 골머리 아픈 작업은 하지 않고(옷 만드는 것은 제외) 지구인을 위해 일하는 모양이다. 여하튼 슈퍼맨이 있기 때문에 지구는 안전하며 계속 지구인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물론 원작 만화에서 슈퍼맨은 사망했지만 말이다.
생명체의 거대화 - <고질라>의 사망 원인은 호흡장애1998년 최악의 영화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은 <아마겟돈>과 <고질라>이다. <고질라>는 일본 영화 <고지라>가 원작인데, <고지라>는 핵실험의 부작용으로 태어난 거대한 고지라(일본어로 고래를 뜻하는 '구지라'와 '고릴라'의 합성어)가 일본을 강타한다는 내용이다. 반면에 <고질라>는 핵실험의 여파로 돌연변이가 된 거대한 도마뱀으로서 길이가 무려 40배나 커져 121m나 된다. 섰을 때의 키는 55m이며 몸무게는 6만t에 이르는데 이 거대한 도마뱀이 뉴욕 시내를 쑥대밭으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어린아이를 거인으로 만들거나 거대한 괴수를 탄생시키는 영화감독의 능력은 세계적인 과학자에 비견될 정도이다. 우선 고질라가 생물체라는 것을 감안하여 순간적으로 중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생물체가 재빠르게 거대화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생체물질을 소화·흡수하는 것이다. 이른바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의 증식 방법인데, 자신이 섭취한 음식 100%가 생장에 충당되는 것은 아니다. 열역학법칙에 의하면 투입된 에너지는 기관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동력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식 효율을 30%(전기를 만들 때 투입되는 총 에너지와의 비율)로 가정한다면 고질라가 체중을 6만t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무려 20만t의 식량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질라는 먹는 대로 체중이 커진다고 가정함). 20만t이라면 400kg짜리 황소 50만 마리, 5t짜리 코끼리는 4만 마리를 먹어야 한다.
영화에서 핵 관련 돌연변이를 연구하는 박사 닉은 고질라를 유인하기 위해 길거리에 생선을 쏟아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며 지하에 숨어 있는 고질라가 생선 냄새를 맡도록 하수통로를 열게 한다. 영화 장면만 놓고 볼 때 새끼를 밴 고질라를 유혹하기 위해 제공된 생선은 덤프트럭 열두 대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많아도 20∼30t 정도에 불과하다. 고질라가 6만t이라면 제공되는 생선은 몸무게의 1/2,000에 지나지 않는데 이는 60kg의 체중인 성인 남자에게는 콩사탕 하나밖에 되지 않는 꼴이다.
그래도 고질라는 그 콩사탕 하나 분량의 생선 때문에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고질라는 후각이 워낙 발달한 데다가 먹는 대로 커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고질라가 먹는 대로 커졌다면 영화처럼 브룩클린 다리에서 고질라를 죽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감독이 600만t의 고질라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흡수한 생체에너지만큼 몸이 커지지 않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생명체가 급속도로 커질 수 없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점이 있다. 모든 생물체는 외부에서 들어온 에너지들을 소화 등의 분해과정을 통해 획득한 후 일련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들 몸의 각 부분에 공급한다. 만약에 화학반응 중 손상되었거나 노후되어 제 기능을 못하는 부분이 생기면 분해해버리고 새 것으로 대체한다.
이러한 복합작용을 수행하는 것은 세포다. 세포 속에서 수천 가지의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세포는 대체로 공 또는 타원 모양으로 생겼으며 1에서 100마이크로미터(1mm의 1/1,000)의 크기이다. 모든 세포들은 세포막을 가지고 있어 세포의 본체인 세포질을 둘러싸고 있다. 세포의 중심부에는 세포 크기의 수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 진한 덩어리가 있는데, 이것을 세포핵이라고 한다.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용을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또한 찌꺼기를 배출하는 과정은 세포 부피를 둘러싸고 있는 표면적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므로 영양분의 섭취와 노폐물의 배출에 요구되는 충분한 표면적을 갖지 못한 세포는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외부의 자극에 대한 세포의 반응 시간은 세포가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여 적절한 반응을 시작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만일 세포의 크기가 너무 커져 신호가 이동해야 할 거리가 너무 길어지면 세포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 아주 느린 반응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세포는 심한 손상을 입고 죽게 된다.
생물체의 몸 속으로 공급되어야 할 공기의 공급속도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줄어들게 되므로 성장된 '몇 배'의 '제곱 분의 1'로 줄어든다. 그러나 몸이 커져도 실제 그 생명체 종의 각 세포에서 요구되는 산소의 양은 비슷할 것이므로 성장한 몇 배의 제곱에 달하는 산소공급의 속도 차이를 어떻게 해서든지 상쇄할 수 있어야 한다(어떤 사람의 몸이 50배가 커진다고 치자. 그러면 공기의 공급속도는 1/2,500로 줄어들며, 결국 그 사람은 2,500배에 달하는 산소공급의 속도차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엄청난 공기의 속도를 감안하면, 이 거대한 생명체가 한번 숨쉴 때마다 태풍이 불고 주변 사람들을 즉사시킬 것이다. 결국 거대한 생명체는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숨을 쉬어야 한다. 그리고 몸이 커졌으니 만큼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거대증 현상을 보이는 거인들에게는 호흡계통에 문제가 많은 걸로 알려져 있다. 그래봤자 그들의 키는 고작 2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중력 - <해리포터>의 퀴디치 게임은 마법사만 즐기는 반중력 놀이물체가 지구 쪽으로 떨어지게 하는 힘이나,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회전하게 하는 힘, 그리고 달이 지구 주위를 회전하게 하는 힘 등이 모두 동일한 종류의 힘임을 뉴턴이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는 이 힘, 즉 중력은 우주의 모든 물질이 다른 물질을 잡아당기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평상시 사람들은 중력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중력이 아주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몸에 심각한 이상을 느낀다. 피가 발이나 머리 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1.5∼2배나 센 중력을 15분 정도 견딜 수 있으며 3.5배에서는 몇 초가 고작이다. 중력이 높아지면 피부의 모세혈관이 터져 바늘로 찌른 것 같은 반점이 나타나며 호흡이 거칠어진다. 보통 중력의 4.1배가 되면 시신경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하늘이 회색으로 보인다. 4.7배가 되면 뇌 중심부에 피가 없어져 하늘이 까맣게 보이며 5.4배가 되면 의식을 잃는다. 반대로 하늘에서 떨어질 때 2∼3g의 중력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하늘이 빨갛게 보인다. 눈 쪽으로 피가 몰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SF 영화에서 감독들은 중력을 많이 고려한다. 우주비행사는 우주선이 발사될 때 땅바닥에 누운 듯한 자세를 취한다. 이와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우주왕복선 승무원의 경우 이륙 때에는 3.2배의 중력을, 착륙 때에는 1.4배의 중력을 받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우주를 구성하는 네 가지의 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잘 알려져 있는 중력장, 전자기력장, 약력장, 강력장이다. 같은 거리일 때 강력의 세기는 전자기력의 세기보다 137배가 강하고, 약력의 세기는 전자기력의 세기에 비해 1,000억분의 1정도이다. 약력의 세기는 강력이나 전자기력에 비해 약하기는 하지만 중력과 비교하면 그래도 1,029배로 강하다. 중력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작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인간은 대담한 생각을 한다. 중력을 이기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닐지 모른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새가 하늘을 나는 원리가 중력을 이기는 것임을 알아차리자 인간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야심을 품는다.
어느 누구라도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어디엔가 추진장치가 있어야 한다. 해리포터가 마법사이므로 추진장치를 간단하게 빗자루 속에 숨길 수도 있고 산타클로스야 요정과 살고 있는 그야말로 신화적인 인물이므로 하늘을 올라가는 것 정도는 간단하겠지만 보통 사람이 빗자루를 들고 '퀴디치' 게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감독은 하늘을 나는 장비가 따로 없어도 하늘을 날 수 있도록 날개가 달린 요정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후크>에서도 요정이 날개를 갖고 <레플러콘의 사랑의 전설>은 아예 날개가 있는 요정족과 날개가 없는 요정족과의 사랑과 반목을 주제로 삼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요정의 날개는 요정 키의 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요정은 그저 액세서리로 간신히 등에 붙이고 있고 날 때도 아주 우아하게 천천히 날개를 움직인다.
헬리콥터가 중력을 이기면서 지상에 떠 있기 위해 프로펠러를 돌릴 때의 회전력을 감안하면 등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날갯짓으로 자신의 체중을 떠받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날개 길이 6cm, 체중 69mg인 검은무늬나비가 공중에 떠 있기 위해서는 1초간 11번의 날갯짓을 하며, 잠자리는 대체로 44번 날갯짓을 한다. <레플러콘의 사랑의 전설>에서 날개가 있는 요정족의 남자 체중을 60kg으로 볼 때 그의 날개 길이는 무려 782.6m가 되어야 한다. 어깨가 매우 넓은 남자의 어깨길이가 60cm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사람의 등에 1,310배나 큰 날개를 달아야 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도 1초에 11번씩 온몸에 체중을 걸면서 흔들어야 한다(잠자리로 계산하면 날개는 더욱 커져야 함). 영화에서 요정이나 천사가 달고 있는 조그마한 날개를 붙여 하늘을 날겠다는 생각은 아예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인간이 중력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자 학자들은 반중력 현상이라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반중력 현상이 무엇인지 아직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학자들은 반중력이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질량을 갖고 있으므로 중력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데 반중력이란 질량에 반대되는 마이너스 질량이 있다는 것이다. UFO가 반중력을 이용하여 하늘을 날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SF 영화에서 우주인들의 원반은 아무런 소음도 없이 착륙했다가 이륙하는 것은 물론, 공중에서 한 자리에 서 있기도 하는데 이 모든 원리를 반중력, 즉 마이너스 질량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다소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런데 반중력이 말 그대로 '반대 방향의 중력'이라면 영화의 장면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 중력에 의하여 돌덩이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우주선도 반중력에 의해 상공을 향해 튀어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잘 이해가 안 되면 어떤 사람이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는데 지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늘로 계속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대형 원반이 우아하게 지상에 떠 있다. 놀랍게도 이 우주선의 크기는 직경이 무려 50km나 된다. 이 원반이 반중력을 이용한 것이라면 지구로부터의 중력과 같은 크기의 반발력을 받고 있다는 뜻이 된다. 과학적 원리로만 생각하면 이 우주선은 반발력에 대항하여 지구에 접근하려면 우주를 향해 엔진을 분사해야 한다. 분사 방향은 로켓의 반대로 원반 위이다. 더구나 그 추진력은 보통의 우주선이 지구의 중력을 탈출할 때와 똑같다. 결국 억지로 반중력을 사용하더라도 별도의 추진력이 없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반중력이 있고 없고의 차원을 떠나서 반중력의 아이디어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으므로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이론이고 뭐고 따질 필요 없이 감독의 아이디어대로 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른바 반중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마이너스의 질량이 있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그런데 감독의 상상력으로만 되지 않는 것이 또한 과학이다. 마이너스 질량의 물체는 지구로부터 위쪽 방향의 중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운동의 방향은 중력과 반대가 된다. 결국 지구상에서는 질량의 플러스·마이너스에 관계없이 물체는 지면을 향해 떨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