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성생활
자닌 모쉬-라보 지음 | 이마고
제1부 성에 대한 최초의 자각과 첫경험
성, 어떻게 여성들에게 처음 다가오는가여성들은 어린 시절 키스나 애무 정도에 이르는 풋사랑 이후 첫경험을 하게 된다. 대부분 17세에서 19세에 이루어진 첫경험에서 여성들은 특별한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 첫경험은 오히려 여성들에게 공포와 고통으로 다가온다.
프랑스 국적의 여성 이성애자들가장 나이가 젊은 그룹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으로 성을 알았다. 가장 연령이 높은 그룹은 달랐다. 대부분 사춘기 때가 되어서야 성을 알았고(서로 몸이 스친다든가 하는 가벼운 접촉 등을 통해), 가장 빨리 성을 인식한 나이라고 해도 10∼12세 정도였다. 어린 시절이 지나면 풋사랑의 시기가 찾아온다. 개인이나 세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략 12∼16세에 풋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나이가 젊은 여성일수록 풋사랑의 시기가 길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상대도 여러 명이었음이 드러난다. 하지만 직접 성교를 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자위행위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ACSF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과 비교해 여성들은 자신이 자위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훨씬 소극적이다. 즉, 84%의 남성들이 고백을 하는 반면 여성은 겨우 51%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들은 자위행위를 성에 대한 발견이나 인식과 관련된 행위로 간주하지 않았다. 청소년기에 들어와 자위를 한 여성들은 대부분 자위행위를 하면서 죄의식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성교육이 많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성적 쾌락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혼자 즐기는 쾌락에 대한 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첫경험을 몇 살에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1991∼1992년 ACSF의 조사에 의하면, 가장 나이가 많은 50∼69세의 여성들은 평균 21.3세에 첫경험을 한 반면 가장 나이가 어린 18∼19세 여성들은 18세에 첫경험을 했다. 다시 말해 첫경험을 겪은 나이도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지만, 여성들이 어떻게 그리고 어떤 연유로 첫경험을 겪게 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ACSF의 조사에 의하면, 64%의 여성이 사랑하는 남자와 첫경험을 한 반면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성과 첫경험을 한 남성은 겨우 33%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들의 관점에서 보면, 첫경험이 단순히 첫 번째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 남자와 일정 시간 함께 있고, 적절한 사전 교감 같은 것이 작용한 경우에나 쾌락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토로한 첫경험의 고통에는 죄의식이라는 또 다른 감정이 따라다닌다. 그런데 이는 나이가 많은 여성들에게서만 나타난다.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성들의 경우에는 다행스럽게도 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왔거나, 프랑스에서 태어나 이슬람 교육을 받으며 자란 여성들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어쨌든 교육을 못 받았거나, 어느 한 쪽이 경험이 없거나, 아무런 욕망이 없는 경우에 섹스는 공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첫경험이 성공적이었다고 해서 사랑의 감정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없는 경우에 관계가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입증된 셈이다. 조사를 통해 드러난 최종 결론은, 오늘날의 젊은 여성들은 마음으로 깊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순결을 준다는 옛 모델을 더 이상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난 수세기 동안 여성들은 오직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서만 성에 접근할 수 있었는데, 바로 이 법률과도 같은 관습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성들이 성에 눈뜨는 과정사람들이 성에 눈뜨는 시기와 계기는 다양하다. 그러나 남성들에게 있어 성과 관련된 가장 큰 사건은 자위행위를 알게 되는 것이다. 남성들에게 자위행위는 사춘기의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하나이다. 죄의식까지 수반하는 여성들의 첫경험과는 달리, 남성들은 대부분 첫경험을 해야 비로소 남자가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남성 이성애자들의 첫경험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시작되었다. 남자들은 4∼5세 때부터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다. 남성들의 경우, 성과 관련된 가장 큰 사건은 자위행위를 알게 되는 것이다. 유년기가 지나고 중학교 시기에 훨씬 심각한 일들을 겪게 된다. 사춘기 여성들과는 달리, 같은 또래의 남성들에게 자위행위는 중요한 성행위로 자리잡게 된다. 사춘기는 성욕이 아주 강하고 동시에 성 파트너를 구하기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대부분 자위행위는 일상적 행위가 될 정도이다. 남성들은 다양한 단계를 거친 끝에 첫경험에 이르게 되는데, 나이에 따라 첫경험을 하는 시기나 양상이 많이 달랐다. 대부분 첫경험을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여성들과 했다.
남성들에게 첫경험은 반드시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가지 긍정적인 면이 있다. 먼저 어떤 이들은 첫경험에서 성적 쾌락을 경험했다. 그리고 대부분 첫경험은 '이제 치렀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들은 마치 승리를 거둔 것처럼 여긴다. 왜냐하면 하나의 벽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첫경험을 통해 친구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이제 나도 남자가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조사에 응한 남성 이성애자들 중 5명은 첫경험의 파트너와 5년 정도 관계를 지속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첫경험 한 번으로 관계가 끝나거나 한두 번 더 만나는 정도였다. 관계가 지속되지 못한 데에는 물리적이고 환경적인 요인들이 작용했다. 이는 사랑이 아니라, 그저 낯선 세계로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제2부 사랑을 하는 여러 방식들
만남과 이별, 얼마나 많은 파트너를 경험하는가?남성은 평생 11명의 성 파트너를, 여성은 3.3명의 성 파트너를 갖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적인 수치일 뿐이다. 성관계에 대한 인식은 남녀의 차이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성은 사랑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반면 남성은 욕망 해소를 먼저 꼽았다.
사랑과 섹스는 별개인가?최근 18∼25세의 프랑스 및 그리스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경우에 사랑과 성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성 대부분은 사랑과 성을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상대방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꼈기 때문에 성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의 고백에 따르면, 육체적인 관계와 감정을 구별해서 행동하기가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남성도 여성과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일부 남성들은,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섹스를 했다고 말한다. 1991∼1992년 ACSF의 조사에서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63.8%의 남성이 그렇다고 한 반면 여성은 35.9%였다. 비록 여성에 비해 그 수치는 많이 떨어지지만, 남성도 역시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물론 성관계나 사랑의 이유 중 으뜸을 차지하는 것은 성욕의 해소였다.
'성을 위한 성'이 직접 성관계를 하는 현상과 그 전후 관계를 모두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남성에게 있어 성관계는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자신이 성적으로 월등한 남자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입증해 보이려고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남성과 여성의 만남은 공통점도 있지만 동시에 많은 차이점도 보였다. 특히 남성들의 성욕이 가급적 빨리 충족되어야 하는 측면에서는, 서로 많은 차이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남성들은 일정한 기준을 충족시켜 주는 파트너를 원했고, 자신을 성적 대상 이상으로 대접해 주길 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성적으로 충족시켜줄 파트너면 충분"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은 한 파트너와 헤어진 후 다음 파트너를 만날 때까지의 시간에서도 나타난다. 여성은 대부분의 경우 비록 짧지만 일종의 완충기 역할을 하는 휴지기 같은 것을 갖는다. 하지만 남성들은 휴지기 없이 바로 다음 파트너를 만나곤 했다. 하지만 이런 만남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만남만큼이나 이별도 쉽게 찾아오는 것이다.
성생활의 다양한 모습들성생활은 개인적이고 은밀한 것이니만큼 현대인들은 다양한 성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성적 쾌락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남성의 성적 쾌락은 상대 여성의 반응에 따라 배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적 쾌락을 느낄 때ACSF의 조사에 의하면, 88.8%의 남자와 74.5%의 여자가 조사 당시 기준으로 가장 최근에 가졌던 성관계에서 오르가슴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조사를 통해 집계된 수치와 실제 경험과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성적 쾌감의 정도는 세대간에 많은 차이가 났고, 이는 생활 환경에 따라 다시 많은 편차를 보였다. 반면 13.4%의 남성이 전혀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아주 드물게 경험을 했을 뿐인데, 여성의 경우는 무려 31.8%에 달했다. 쾌락은 당연히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경험할 수도 있고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나 상황에 따라, 없어질 수도 있고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다.
쾌락을 설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각각 다른 정의를 갖고 있을 것이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략 네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파도'였다. 파도는 몸을 높이 올려 정상까지 다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대방과 일체가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기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쾌감을 쇼크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성적 쾌감에 대한 이미지는 다양하지만, 특히 사랑하는 상대와는 완전히 하나가 된 기분을 느꼈다. 여성에게 정신과 육체의 일치감은 성관계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였다. 남성 역시 여성과 유사했다. 많은 남성들이 쾌감을 느낄 때면 상대 여성과 하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과는 달리, 일체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또한 오르가슴을 파도, 쇼크 등으로 표현하는 여성과는 달리, 남성은 충만감이나 마음의 평온 등으로 표현했다.
여성은 정신적인 애정과 육체적인 사랑의 결합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신적인 애정이 식어간다면, 외도의 이유가 된다는 뜻을 내포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성은 성적 쾌락을 느낄 때, 이를 합리화해야만 비로소 안심되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었다. 반면 남성은 대부분 성욕이 우선이었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즉시 욕망을 해소해야만 했다. 물론 여성 중에서도 애정과 육체적인 사랑의 관계를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남성 중에서도 여성 못지 않게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애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런 이들이 있다. 종합해보면 애정과 섹스를 불가분의 관계로 보는 이들이 있으며, 한편에는 애정이 아니라 뇌와 섹스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애정과 섹스의 관계와, 뇌와 섹스의 관계는 다르다. 다시 말해 상대방에 대한 상상이나 이미지 역시 욕망을 자극하고 폭발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는 여성들이 주장했던 "사랑을 위해 필요한 섹스"라는 공식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여성도 더 이상 쾌락을 위해서 '위대한 사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쾌락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었던 감정이, 오늘날에는 그 의미를 많이 잃어버린 것만은 확실하다.
성관계에 따르는 위험들 : 임신, 성병, 에이즈피임약은 윤리적으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성적 해방이라는 점에서 여성의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여성들에게 또 다른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불치병인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콘돔의 사용이 장려되고 있지만, 많은 남성들이 콘돔을 꺼리는 실정이다. 결국 학력과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임신이나 성병, 에이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에이즈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모든 사람이 에이즈의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부부 모두 외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에이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응답한 여성들, 특히 사회적으로 불우한 환경의 이슬람 여성들이 해당되었다. 또한, 고학력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여성들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는 착각이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에 의존하거나, "설마 나에게 에이즈가…." 하는 터무니없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다시 말해 위험한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01년의 조사에 의하면, 프랑스 거주 남성 중 42.6퍼센트가 콘돔을 착용하면 쾌감이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콘돔 사용을 방해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콘돔 사용을 꺼린다는 것이다.
콘돔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층은 젊은 층이며, 교육을 많이 받은 계층일수록 그 비율이 높다고 한다. 결국 나이가 든 사람들일수록 콘돔 사용에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들은 자신들이 콘돔을 거부한 이야기는 좀처럼 털어놓지 않았다. 요컨대 콘돔 착용에 대한 재교육이 실행되어야 하며, 특히 40대 전후의 남성들을 포함해 그 이상의 연령층을 집중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한 사람하고만 성관계를 갖는 시대가 아닌 지금, 콘돔 사용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콘돔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완전히 그것을 사용하고자 하는 남성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제3부 행복한 성을 위협하는 것들
성폭력의 피해자들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 이들은 대부분 불감증에 걸리거나 육체적 접촉에 대한 혐오증까지 느껴야 했으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도 했다. 더구나 아무도 피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그들의 고통은 더욱 컸다.
성적 쾌락을 말살하는 성폭력성폭력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피해 여성들을 성불구자로 만드는 것일까? 물리학에 탄성 에너지 혹은 반발력이라 부르는 개념이 있다. '충격을 견디는 적응력 혹은 적대적인 상황에서 반응을 키워 나가는 능력'을 말한다. 이 개념은 보리스 시륄닉(Boris Cyrulnik, 행동상태 학자이자 소아정신과 의사)이 유행시킨 것인데, 무엇보다 '강간에 대해 피해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한다. "상처를 입은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그 상처로부터 회복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만일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혐오나 절망의 표정을 짓거나 혹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게 되면, 이야기하는 사람의 상처는 치유 불가능한 충격으로 변한다. 반대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자세를 보이면, 상처를 입은 사람은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런 표정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이슬람 여성들의 종교와 성성에 대한 종교의 규제는 대부분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이슬람 여성의 성생활은 남편의 강요에 의해 이루어지며, 따라서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인 것은, 일부 교육받은 이슬람의 엘리트 여성들을 중심으로 여성의 성을 억압하는 이슬람의 규율들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슬람을 거부한 엘리트 여성들우리가 만난 이슬람 여성들은 이슬람교 문화권에서 자랐으며, 현재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교육적이나 사회적으로 유무형의 재산을 갖고 있는 이 엘리트 여성들은 성 문제에 있어서, 불우한 환경의 이슬람 여성들과 상당히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이슬람교에 밀착되어 있는 정도에 따라 그 관념의 차이를 보였다. 한 그룹의 여성들은 독실한 이슬람 신도였다. 금식기간인 라마단을 지키면서 일상생활에서 신도로서의 의무를 실천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 문제에 있어서는 이슬람교의 규정을 어기고 타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어떤 때는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이유는 죄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그룹의 여성들은 여전히 신앙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다. 이들은 다양한 성생활을 하면서 이미 이슬람교의 규범에서 멀어져 있었다. 스스로는 '신앙인'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종교 그 자체보다는 이슬람교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