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 이마고
9.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들라. 사람들에게 자신을 읽히는 순간, 그들에게 걸어둔 주문은 깨지고 만다. 그 순간부터 주도권은 그들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유혹자의 입장에서 계속 우위를 점하려면 깜짝쇼를 통해 끊임없이 상대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수밖에 없다.
10.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혹의 언어를 구사하라.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말, 그들의 비위에 맞고 그들의 불안감을 달래줄 수 있고 그들의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 달콤한 말, 약속의 말 따위를 해주면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유혹에 빠지게 할 수 있다.
11. 사소한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라. 지나치게 고상한 말과 근사한 행동은 뭔가 속셈이 있기 때문에 잘 보이려 한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유혹에서는 사소한 부분, 즉 미묘한 몸짓이나 무심코 한 행동들이 더 매력적으로 비칠 때가 많다.
12. 상대에게 당신에 대한 환상을 심어라. 관심을 보였다가 거리를 두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싶으면 일부러 모습을 감추어 상대를 애타게 하라. 시적인 이미지와 물건들을 이용해 강한 인상을 남기라. 그렇게 마음을 차지한 후 태도나 행동에 미묘한 변화를 주어 상대의 환상을 키워나가야 한다.
13. 약한 모습으로 상대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라. 너무 완벽한 모습만 보여줄 경우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자신의 본심을 감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로 하여금 자기가 더 우월하고 강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14. 완벽한 환상으로 현실을 잊게 만들라. 사람들은 고달픈 삶을 보상받으려는 마음에서 때로 공상을 통해 성공과 모험과 로맨스로 가득한 삶을 꿈꾼다. 사람들의 억눌린 욕망이나 소원에 초점을 맞추어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을 부추기는 한편,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라.
15. 상대를 고립시켜 당신에게 의존하게 만들라. 고립된 사람은 나약하다. 천천히 상대를 고립시키면 다루기가 훨씬 쉬워진다. 우선 심리적인 고립이 필요하다. 상대를 유쾌하게 해주면서 관심을 끈 다음, 다른 생각은 모두 몰아내야 한다. 한마디로 오직 유혹자만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16. 당신의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 주라. 사람들은 대부분 유혹받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유혹에 선뜻 넘어가지 않는 이유는 유혹자의 동기나 진의를 의심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의심을 없애려면 적절한 시기에 사랑을 입증할 수 있는 행동을 보여 주라.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일을 할 경우, 사람들은 그런 모습에 오히려 감동하게 될 것이다.
17. 상대에게 어린 시절의 부모나 자식 역할을 해 주라. 과거에 즐거움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그것을 다시 재현해보고 싶은 욕망을 지닌다.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 주는 부모처럼 그들을 대한다면 상대는 당신에게 어린아이처럼 의지하게 될 것이며,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른 채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거꾸로 상대에게 부모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부모자식 관계처럼 친밀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18. 터부를 깨뜨리는 자유를 맛보게 하라. 인간의 욕구를 억제하는 사회적인 금기는 항상 존재한다. 이 가운데 몇 가지 가장 기본적인 금기는 오래 전에 형성된 뿌리 깊은 것이고, 나머지는 단지 사회적인 안전과 예의범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피상적인 것들에 불과하다. 상대에게 사회적 금기사항을 어길 수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면 놀라운 유혹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9. 상대와의 관계를 정신적 차원으로 승화시키라. 육체적인 매력에만 유혹의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상대에게 오히려 의심을 불러일으켜 자칫 유혹의 환상을 깨뜨릴 수 있다. 따라서 종교적인 경험이나 고상한 예술작품, 혹은 신비주의처럼 정신적이고 고상한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고귀한 특성을 강조하고, 세상의 것들을 불만족스럽게 여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20. 적절한 고통으로 상대의 마음을 장악하라. 대개 상대를 유혹하려면 늘 친절하게 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한마디로 잘못되었다.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간간이 상대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상대만을 생각하는 척 강렬한 관심을 기울이다가 이따금씩 다른 데로 눈을 돌리며 무관심한 척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21. 쫓는 자가 쫓기는 상황을 만들라.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너무 드러내놓고 하면 안 된다. 그저 살짝 기미만 감지하게 하고, 나머지는 상대의 상상에 맡겨 두라. 그러면 상대는 몸이 달아 적극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유혹자의 품에 안기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유혹을 하는 쪽은 유혹자가 아니라 희생자 자신이라는 착각을 심어줘야 한다.
22. 성적 매력을 유혹의 수단으로 삼으라. 성격이 적극적인 상대를 대할 때는 스스럼없는 태도와 은근한 성적 매력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그들의 잠자고 있는 감각을 깨워야 한다. 겉으로는 냉정하고 무관심한 듯한 태도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되, 진한 욕망이 배어 있는 시선과 목소리, 행동으로 그들의 피부 깊숙한 곳을 파고들어 그들의 감각을 뒤흔들고 체온을 끌어올려야 한다.
23. 최후의 일격을 가하라.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 상대는 분명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만 아직은 그런 사실을 공공연하게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금은 기사도나 애교를 내던지고 과감한 조치로 상대를 압도해야 할 때이다. 상대에게 결과를 생각할 시간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갈등만 생길 뿐이다. 팽팽한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
24. 유혹에 성공한 후 찾아오는 후유증을 경계하라. 성공적인 유혹 뒤에는 위험이 따른다.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나면 권태, 불신, 실망과 같은 정반대의 감정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질 끄는 작별은 삼가도록 하라. 불안을 느낀 상대가 울며 매달리면 둘 다 고통을 받게 된다. 헤어져야 할 경우 이별 의식은 짧을수록 좋다. 필요하다면 상대에게 걸어둔 주문을 철회하라. 반대로 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을 경우에는 긴장이 풀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너무 익숙한 느낌을 주게 되면 환상이 깨질 수 있다. 게임이 지속될 경우, 두 번째 유혹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당연히 옆에 있는 존재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상대를 계속 애타게 하려면 부재 전략으로 끊임없이 고통과 갈등을 야기해야 한다.반(反)유혹자유혹의 대상제2부 유혹의 24가지 전략과 전술
제1단계 - 관심과 욕망을 자극하라세상의 모든 것은 유혹으로 통한다제1부 유혹자의 9가지 유형
1. 냉담한 나르시시스트, 코케트형9. 능란한 외교가, 차머형2. 열정적인 신념가, 카리스마형몇천 년 전만 해도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 수단은 물리적인 폭력과 잔인한 힘을 가진 선택된 소수만이 소유하여 권력을 가질 수 있었고 그런 체제에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여성들이 고통을 받았다. 하지만 남성들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만족할 줄 모르는 성적 욕구였다. 여성은 남성의 성적 욕구를 이용해 다소나마 그를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성의 주도권은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지극히 연약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것에 순응했지만 드물게 권력에 대한 욕구가 강한 여성들도 있었다.
이들 여성들은 하나같이 유혹의 명수로 매혹적인 외모와 화장술, 장신구 등을 이용해 마치 여신이 하강한 듯한 아름다운 자태로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또한 남성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면 예외 없이 차갑고 무관심하게 돌변해 사랑에 빠진 남자들을 연약한 존재가 되어갔다. 이 여인들에게 있어서 유혹은 남성의 폭력과 잔인성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었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일종의 권력과 같은 것이었다.
남성들은 대개 유혹의 기술과 같은 사소한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17세기에 이르러 남성들은 섹스를 거절하는 젊은 여성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혹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들은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심지어 여성처럼 교태를 부렸다. 또한 남성들은 자기들만의 독특한 유혹의 기술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그것을 사회적인 목적에 적용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심리적인 술수, 부드러운 말, 아첨 등과 같은 수단을 이용해 지배자들과 정적들을 유혹하여 권력을 잡았다.
19세기에는 또 다른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나폴레옹 같은 정치가들이 좀더 광범위하게 유혹의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웅변술, 휘황찬란한 무대, 극장과 같은 분위기, 고혹적인 외모 등 과거에 여성들이 사용했던 유혹의 방법들을 동원했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이 카리스마의 본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유혹의 방법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용된다.
성적 유혹이든, 사회적 유혹이든, 아니면 정치적 유혹이든 모든 유혹은 마치 마법을 걸기라도 한 듯 상대방에게 꼼짝없이 사랑의 감정을 갖게 만든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기꺼이 자신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또는 악하고 추하다는 이유로 유혹의 힘을 애써 부인하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부인하려고 하면 할수록 유혹의 힘에 더욱 매료될 뿐이다. 유혹은 일종의 속임수지만 사람들은 곁길로 나가기를 원하고, 유혹받고 싶어한다. 유혹자는 어디서나 희생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덕적인 판단을 내리려는 습성을 벗어버리고 삶을 유희로 보는 유혹자의 철학을 받아들인다면 삶이 좀더 자연스럽고 수월한 휴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1795년 가을, 파리에는 이상한 열기가 감돌았다. 혁명 이후 공포정치가 막을 내리고 단두대에서 처형하는 소리가 사라지자 여기저기서 광란의 파티와 축제가 이어졌다. 당시 스물여섯 살이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흥청거리는 파티와 축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 해 10월, 조제핀 드 보아르네라는 서른세 살의 미망인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조제핀은 나폴레옹을 파티에 초대했다. 조제핀은 파티 도중 여러 번 다른 남자들 틈에서 빠져나와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나폴레옹의 곁으로 다가왔다. 어색하게 서 있던 나폴레옹은 자기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 그녀에게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이후 나폴레옹은 조제핀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때로 그녀는 나폴레옹을 무시했고, 그때마다 그는 화가 나서 나와버리곤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조제핀으로부터 열정이 담긴 편지가 날아왔고, 그는 다시 그녀에게 달려갔다.
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목이 잘릴 뻔한 조제핀은 그 경험으로 인해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그녀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쾌락을 즐기며 사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그런 삶을 최대한 보장해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일찍부터 나폴레옹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젊고 전도양양한 남자였다. 나폴레옹의 공격적인 성격을 간파한 그녀는 그것을 약점으로 삼아 그를 길들였다.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상냥함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후, 일단 욕망을 일깨운 뒤에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애간장을 태웠다. 나폴레옹이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 그것은 바로 '조제핀'이었다.
유혹을 하려면 서두르지 않고 욕망을 천천히 조절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상대가 완전히 유혹에 빠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코케트는 이런 유혹의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존재이다. 늦췄다가 당겼다가, 기쁨을 주는 듯하다가도 다시 냉정해지는 코케트의 모습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다. 코케트는 육체적인 쾌락과 행복, 명예와 권력을 주겠다는 약속으로 상대에게 미끼를 던지지만 그 미끼를 쉽게 낚아채도록 허락하지는 않는다. 결국 상대는 더욱더 애가 달아 달려들게 된다. 뜨거웠다 차가웠다 하는 코케트의 매력을 지닌다면 충분히 상대의 애간장을 태울 수 있다.유혹자는 관심의 초점을 상대방에게 둔다. 하지만 반유혹자는 그와는 정반대이다. 조급한 성격의 소유자, 아첨꾼, 도덕주의자, 구두쇠, 소심한 사람, 수다쟁이, 과민한 사람, 속물 등으로 대변되는 반유혹자는 자기에게 매몰되어 있으며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따라서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한마디로 반유혹자는 사람들을 멀리 쫓아버리는 존재이다. 반유혹자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반유혹자는 상대를 귀찮게 만들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말이 많으면서도 그 점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반유혹자의 특성을 자신에게서 제거하는 한편, 그런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유혹의 대상(희생자)이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유혹을 하려면 먼저 상대가 어떤 유형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삶에서 무엇인가를 놓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놓쳤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모험이 될 수도 있고, 관심이 될 수도 있고, 로맨스가 될 수도 있고, 외설스러운 경험이 될 수도 있고, 정신적이거나 육체적인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그 부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희생자들은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희생자의 유형을 파악하고 나면 유혹에 필요한 요소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유혹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외모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모습을 파악하라. 소심한 사람이 알고 보면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숨기고 있기도 하고, 얌전해 보이는 사람이 탈선의 스릴을 갈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가 됐든 자기와 비슷한 유형은 유혹하지 않는 것이 좋다.찰리 채플린은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수용된 뒤 몇 년 동안을 혹독한 가난 속에서 지내야 했으며, 열 살이 넘어서부터는 생존을 위해 일을 해야 했다. 그는 후에 코미디언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매우 큰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910년 19세의 나이로 영화 쪽에 진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이주해 왔다. 할리우드로 진출하기 위해 그는 작은 단역을 맡아 배우로 일하기 시작했다.
1914년 채플린은 가까스로 〈인생살이〉라는 단편영화의 주연을 맡을 수 있었다. 그의 역할은 예술가로 위장한 사기꾼이었다. 이 역할을 위해 그는 헐렁한 바지와 중절모, 터무니없이 큰 장화 차림에 지팡이를 들고 수염을 그렸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인물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에 한 손으로 지팡이를 빙빙 돌리며 온갖 종류의 개그를 선보였다. 당시 감독은 그 영화가 희극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하면서 나아가 채플린의 자질을 의심했지만 몇몇 영화비평가의 견해는 그와 반대였다. 결국 그 영화는 관객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켜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에서 찰리 채플린이 보여준 연기는 그를 다른 코미디언과 뚜렷이 구별되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았다. 연기의 핵심은 바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천진난만한 모습에 있었다. 그는 마치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연기를 했다. 채플린은 영화 제작을 위해 배역을 선정할 때 항상 자기보다 몸집이 큰 배우를 구했다. 그는 그들을 위협적인 성인의 모습으로 분장시켰고, 자신은 연약한 어린아이처럼 분장했다. 그는 어른들의 세계를 불신했으며, 어린아이들과 어울리며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고자 했다. 그의 네 명의 아내 가운데 세 명은 결혼할 당시 10대 소녀였다.
청중이나 국가 또는 세계를 유혹하는 위대한 유혹자들은 사람들의 무의식을 자극함으로써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호응을 불러일으킨다. 채플린 역시 그랬다. 그는 성인의 몸을 입고 있는 어린아이로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대중을 사로잡았다. 어린 시절은 인생의 황금기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의식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