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 에코리브르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김은령 옮김
에코 리브르/2002년 4월/384쪽/12,000원
내일을 위한 우화
지구 생명의 역사는 생명체와 그 상호작용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시대에 등장한 문제는 바로 심각한 해악을 불러일으키는 물질들로 인한 환경오염이다. 생태학자인 폴 세퍼드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의 환경오염은 우리가 물에 완전히 빠질 때까지 거의 몇 인치 정도만 남겨 두고 있는 상태에 다름 아니다.”
죽음의 비술
합성화학살충제 산업의 급작스러운 부상과 놀랄만한 확장은 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다. 미국의 살충제 사용량은 60년간 5배로 증가했다. 생명계의 뼈대를 이루며 ‘유기물’을 만드는 탄소는 다른 원소와 결합하는 데 있어 거의 무한한 능력을 발휘한다. 유기물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작용과 연관되어 있지만 특별한 변형과정을 거치게 되면 죽음을 초래하는 유독물질로 바뀌게 된다.
DDT의 축적은 일단 몸 속으로 들어오면 대부분 부신, 갑상선 등 지방이 충분한 장기에 쌓이고 간과 신장, 그리고 장간막에 쌓인다. 체내에 저장된 지방이 생물학적 증폭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0.1ppm(100만 분의 1)만 흡수해도 100배나 많은 10~15ppm이 체내에 쌓이게 된다. 이런 화학물질은 극소량이라 해도 인체 내에서 큰 변화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요오드 1만분의 2그램 차이가 건강과 질병을 가름하곤 한다. 동물실험에 따르면 DDT 3ppm은 효소작용을 억제하고 5ppm은 괴저 혹은 조직분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충제 공장 노동자의 경우 648ppm이나 발견되었다.
DDT 혹은 다른 살충제와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먹이사슬을 통해 다른 생물체로 계속 연결되는 현상이다. DDT가 뿌려진 알팔파를 닭이 먹으면 이 닭이 낳은 알에도 DDT가 함유된다. 염화탄화수소 계열의 또 다른 물질인 클로르덴은 잔류기간이 길며, 휘발성이기 때문에 피부나 흡입을 통해 쉽게 중독된다. 클로르덴이 2.5ppm 정도 함유된 식품을 섭취할 경우 지방질 속에는 75ppm이라는 엄청난 양이 축적된다고 한다.
헵타클로(클로르덴보다 4배나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는 헵타클로 에폭사이드라는 또 다른 물질로 쉽게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독성이 4배나 강해진다. 독일 화학자의 이름을 딴 디엘드린을 흡입했을 경우는 DDT보다 5배 정도 유독하지만 용액이 직접 피부에 닿을 경우는 독성이 40배로 강해진다. 이 물질은 순식간에 신경체계에 영향을 미쳐 끔찍한 결과를 나타낸다. 국제보건기구가 말라리아 박멸을 위해 디엘드린을 사용하는 순간부터 관련된 사람의 절반 이상이 발작을 일으켰고 4개월간 발작이 계속된 사람도 있었다. 엔드린은 화학적으로는 디엘드린에 가깝지만 살짝 꼬여 있는 분자구조로 인해 그 독성은 5배나 강하다.
엔드린 중독으로 인한 비극적인 사건은 한 미국인 부부가 이사간 집에 바퀴벌레를 없애기 위해 아기와 강아지를 내보내고 살충제를 뿌린 후 일어난 변화이다. 아침 9시, 살충제를 닦아 내고 오후에 아기와 키우던 강아지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한 시간쯤 지나자 강아지가 토하며 발작을 일으키다 죽었고 아기도 동일한 증세 후에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살충제로 사용되는 두 번째 그룹인 유기인산 에스테르계열은 세상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유기인산계 살충제 중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살충제가 바로 파라티온이다.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확인해 보려던 한 화학자가 0.00424온스에 이르는 극소량을 마신 후 바로 온몸이 마비되는 바람에 가까운 곳에 놓아 둔 해독제를 마시지 못해 죽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의 밭과 과수원에는 7백만 파운드에 이르는 파라티온이 수동식 분무기, 살포기, 비행기 등을 이용해 살포되고 있다. 의학전문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사용되는 파라티온 양만 해도 전 세계 인구의 5배~10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지표수와 지하수
화학자들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이래, 수질 정화에 관한 문제들은 점점 더 복잡해졌고, 시냇물과 우리가 마시는 물에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증거가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 과수원 지대의 식수에 물고기를 넣었더니 불과 네 시간만에 죽고 말았다.
깊은 샘에서 솟아난 물을 사용하는 양어장 물고기에서도 DDT가 발견되었다. 이 일대는 살충제를 뿌린 일이 없었다. 결국 오염을 일으킨 원인은 지하수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1943년 콜로라도 주 덴버 근처의 육군화학부대의 병참고를 민간 정유회사가 임대해 살충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설교체를 끝내기도 전에 인근 농장의 가축들과 사람들이 질병을 앓고 농작물이 완전히 말라죽었다. 농장의 우물을 조사한 결과 화학성 유독물이 검출되었고 화학부대에서 오수처리장으로 배출한 유독물질이 지하수를 타고 흘러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오염은 지하수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지표수 역시 심하게 오염되었다. 모든 먹이사슬을 지탱하는 것이 바로 물이라는 점에서 물의 오염은 심각한 상황을 야기한다. 먼지처럼 작고 가벼운 식물성 플랑크톤에서부터 먹이사슬은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끝없이 연결되며 순환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산간지대의 클리어 호수는 낚시꾼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다. 각다귀는 무해한 곤충인데 사람들은 그 엄청난 수 때문에 성가셔한다. 두 차례에 걸쳐 물고기에 덜 해로운 DDD를 살포하였는데 대부분의 농병아리들이 죽고 말았다. 죽은 농병아리의 지방조직을 분석한 결과 1,600ppm이라는 엄청난 DDD 농축이 발견되었다. 호수에 투입된 DDD 농도는 0.02ppm이었다.
호수의 물고기들을 분석하자 그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는데 가장 작은 유기체에 함유된 화학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점차적으로 축적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플랑크톤에는 5ppm이 함유되어 있었고 물풀을 먹는 물고기들은 40~ 300ppm, 물고기를 잡아먹는 메기에서는 2,500ppm까지 올라갔다. 이런 연쇄적인 중독은 최초로 독극물을 받아들인 작은 식물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느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토양의 세계
이 세상이 어떻게 오염되고 있는지 좀더 확실하게 살피려면 지구상의 또 다른 자원이라 할 수 있는 토양에 관해 알아보아야 한다. 대륙의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층인 토양은 인간을 비롯한 지상 모든 생물들의 생존을 결정한다. 토양 속의 생물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박테리아와 실처럼 미세한 균류로 그 개체수는 천문학적 수치에 달한다.
한 술 정도의 토양에 수십 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다. 박테리아, 균류, 해조류는 유기물을 썩게 만들어 동식물의 유체를 원래의 구성요소인 무기물로 환원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미생물이 없다면 토양과 대기, 생물들을 통한 탄소와 질소의 순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유기체들이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는 바위를 부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진드기와 날개 없는 도약충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식물의 잔해를 분쇄하고 숲에 떨어진 각종 쓰레기를 토양으로 분해하는 일을 돕는다. 곤충과 더불어 토양 속에는 다른 생물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토양 속에 사는 다양한 거주자 중 지렁이만큼 중요한 생물은 없을 것이다. 지렁이는 바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표면에 부드러운 흙을 토해 내는데 그렇게 토해 내는 토양의 양은 에이커당 연간 수 톤에 이른다. 동시에 나뭇잎과 풀잎에 포함된 상당량의 유기물을 땅 속 굴로 끌고 들어가서 다른 토양과 잘 섞어 준다. 게다가 지렁이가 파놓은 구멍을 통해 토양에 공기가 공급되고 배수도 용이해지며 식물도 뿌리를 자유롭게 뻗는다. 지렁이로 인해 흙 속의 박테리아의 질소화합 능력이 배가되며 토양의 부식도 줄어든다. 그리고 지렁이의 소화관을 통해 분해되고 배출되는 분비물로 인해 토양은 더욱 비옥해진다. 이로 볼 때 생물은 토양에 의지해 살며, 토양 역시 공동체를 구성한 생물들이 번성할 때에만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
화학약품들이 직접 뿌려지거나 숲과 과수원 밭에 뿌려진 살충제가 비에 섞여 토양에 스며들 때 토양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이 다양한 생물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과학자들조차 토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런 주인공들을 무시해 왔고 방제 담당자들도 이들을 완전히 무시했다. 토양의 본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려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토양에 뿌려지는 살충제는 그 독성이 수년까지도 지속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알드린은 살포된 지 4년이 지나도록 검출되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디엘드린으로 변형된다. 흰개미를 없애기 위한 톡사펜은 10년이 지나서도 그 토양에서 검출되기도 했다. 벤젠헥사클로라이드는 최소한 11년간 남아 있게 되고, 헵타클로 혹은 이보다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은 적어도 9년간 영향을 미친다.
지구의 녹색 외투
물과 토양, 그리고 지구의 녹색 외투라 할 수 있는 식물 역시 끊을 수 없는 친밀하고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한다. 자연 식생은 그 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벌이는 상호작용의 표현이다. 세이지(산 쑥)는 미국 서부의 고원지대와 그 위로 솟아오른 산등성이에서 자란다. 세이지와 뇌조는 상부상조하며 사는 듯하다. 산기슭에서 자라는 키 작은 세이지는 새둥지와 어린 새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조금 더 무성한 관목 숲은 새들이 놀거나 쉴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뇌조 역시 세이지에게 큰 도움을 준다. 뇌조는 세이지가 뿌리내린 토양과 그 일대를 파헤쳐서 세이지 관목 밑에서 풀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산양 역시 세이지의 상태에 맞춰 적응해 갔다. 세이지는 산양이 겨울을 나는 동안 좋은 먹이가 된다. 큰귀사슴도 자주 세이지를 뜯어 먹는다. 겨울을 힘들게 나야 하는 가축들에게 세이지는 절대적인 생존 수단이다. 이들 모두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자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지금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목초지를 요구하는 탐욕스런 목장업주들에게 그들이 말하는 목초지란 세이지가 자라지 않는 땅을 의미한다. 상당한 기간 동안 세이지 박멸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수백만 에이커의 세이지 초지에 매년 제초제가 뿌려졌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 인위적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즉각적인 목표는 달성할지 몰라도 잘 짜여져 있던 생태계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긴다. 세이지가 사라지자 야생의 자연계가 무너져 내리면서 땅도 더욱 척박해져 갔다. 비록 여름에는 푸른 목초가 풍성했지만 세이지와 비터브러시 등의 야생식물이 사라진 뒤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 가축들이 굶주리게 된 것이다.
코네티컷 수목원의 식물학자들은 아름다운 자생관목과 들꽃을 없애 버리는 것이 ‘도로위기’를 초래했다고 천명했다. 진달래, 칼미아, 블루베리, 월귤나무, 산딸나무, 월계수 열매, 소귀나무, 산벚나무, 야생자두 등이 화학약품 공격에 죽어가고 있다.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더해 주던 데이지, 야생당근, 쑥부쟁이도 마찬가지였다. 오리나무, 바이버넘, 노간주나무가 계절마다 피우는 아름다운 꽃 하얀 클로버꽃이나 보랏빛 야생완두의 꽃무더기, 타오르는 듯 화려하게 피어 있는 산나리들이 화학약품을 살포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잡초일 뿐이다. 단지 심미적인 측면 때문만도 아니다. 자연의 경제 시스템에 있어서 식물은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런 식물들은 야생 꿀벌을 비롯해 꽃가루를 날라 주는 곤충들의 생활 근거지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이런 곤충들에게 의존한다. 농작물과 야생 식물의 가루받이를 부분적으로 혹은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바로 곤충이다. 잡초가 없는 농지를 만들기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해 관목과 잡초를 제거하다보니 꽃가루를 날라 주는 곤충의 마지막 성역이 파괴되고 생명과 생명을 연결해 주는 결합도 깨지고 말았다.
클러매, 즉 염소풀은 유럽이 원산지로 이 염소풀이 나타나는 곳에서는 가축들이 독풀을 먹고 몸에 얼룩이 생기고 입 주변에 염증이 나며, 성장에 문제를 일으켰다. 유럽에서는 염소풀을 엄청나게 먹어치우는 곤충들이 존재해 염소풀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조절해 주고 있다.
우리가 마구 없애 버리는 식물들은 사실 건강한 토양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자연을 제어하려는 노력이 부메랑처럼 원점으로 되돌아온 사례가 바로 건초열의 원인이 되는 돼지풀이다. 매년 이 풀이 다시 종자를 퍼뜨리려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토양이 필요하다. 자주 제초제를 뿌리면 이런 보호 역할을 하는 식물 역시 죽게 되고, 아무것도 나지 않은 넓은 땅을 돼지풀이 재빨리 차지한다.
불필요한 파괴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의 그 어떤 존재도 농약살포용 기구를 든 인간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철학을 지닌 듯 보인다. 풍뎅이 방제를 위한 대규모 살충제 공중살포가 이루어진 곳은 미시간 주였다. 살포가 끝나고 죽어 가는 새들은 살충제 중독의 전형적인 증세를 보였는데 몸을 떨고 날지 못하며 경련과 발작을 일으켰다. 조류 감시인이 모아온 자료에 따르면 새의 80%가 희생되었다고 했다. 혜택을 주는 비가 독극물을 소개하는 파멸의 중개자가 되었다. 살충제가 뿌려지고 며칠 후 비가 내리자 웅덩이에 고인 빗물을 마시거나 그 물로 목욕을 한 새들은 심각한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살아 남은 새들은 새끼를 낳지 못했다.
살충제 살포에 대한 피해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갑자기 아픈 개와 고양이를 데려온 손님들로 수의사의 진료실은 발디딜 틈도 없었고 양떼와 소들도 중독으로 인해 죽어갔다. 자연사연구회의 보고서에는 “살충제의 일부가 그 길을 건너 초원으로 날아온 것이 확실하다. 양들은 식욕을 잃었고 극도로 무기력해졌으며, 목초지의 울타리를 따라가며 계속 빠져나갈 문을 찾아다녔다. 양들은 애타게 물을 찾았다. 양 두 마리가 목장을 가로질러 시냇가를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나머지 양들도 필사적으로 시냇가로 가려고 발버둥쳤다.” 그 동안 이 화학물질은 더욱 독성이 강한 알드린으로 변환되었는데 DDT의 100배 내지 300배에 이르렀다.
화학전은 그 다음해에도 계속되었고 셀던의 자연관찰자들은 죽음에 이른 동물들의 증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근육의 조절이 안 되어 날거나 설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새들은 옆으로 드러누워 계속 날갯짓을 해댔다. 발톱을 오그리고 부리는 반쯤 벌린 채. 이보다 더 불쌍한 것은 얼룩다람쥐였다. 죽음에 이른 얼룩다람쥐는 몸을 웅크린 채 앞발로 가슴을 잡고 있었다. 머리와 목은 축 늘어졌고 입에는 더러운 흙이 들어 있었는데, 불쌍한 다람쥐가 죽어 가면서 땅을 물어뜯기라도 할 듯 몸부림쳤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살충제 유포사건은 과학적 문제뿐 아니라 도덕적 의문을 제기한다. 동물들과 그 주변환경으로 인해 누구보다도 다양한 혜택을 입는 인간은 그 보답으로 잔혹스럽고 무시무시한 죽음을 선사한다. 살아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묵인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으로서의 권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울새의 숫자가 점점 증가하고 숲에 처음으로 녹색 안개가 싹트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봄날을 맞이한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이야기들은 지나간 옛일이 되어 버렸고 사람들은 새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예사로 여기게 되었다. 울새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도 마찬가지다. 이는 독수리의 번식능력을 치명적으로 파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로버트 루드 박사와 리처드 제넬리 박사의 연구결과는 새들이 살충제의 일종인 디엘드린을 흡수한 결과 알의 수가 현저히 줄고, 생존율도 매우 낮다고 말한다. 연구를 통해 배아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노른자위에 축적되어 있는 독성물질은 사망증명서나 다름없으며, 이러한 사실은 왜 그렇게 많은 새들이 부화되지 못하는지, 혹은 부화된 지 며칠만에 죽는지를 설명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