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종교를 만날 때
이언 바버 지음 | 김영사
제1장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에 관한 네 가지 이론
갈등이론고전적인 기독교 사상에서 인간은 다른 피조물과 구별되었으며, 이러한 인간의 고유한 위치는 영혼의 불멸성과 합리적 사고, 윤리적 능력에 의해 보장되었다. 다윈과 그 후계자들은 인간과 동물 사이의 유사성을 강조한다. 다윈 자신은 하느님이 전체 진화과정을 설계했지만 특정 생물체의 세부구조는 설계하지 않으셨다고 믿었다.
그러나 헉슬리를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은 비인격적이고 목적 없는 힘들의 작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즈음 유물철학이 영국과 독일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었다. 동물학자 에른스트 헥켈은 "이 단 하나의 이론으로 우주의 신비가 설명된다. 하느님은 폐기되었으며 무한한 지식의 새 시대가 예고된다."
과학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형이상학을 살펴보면, 그들은 과학 개념을 과학적 용도에만 제한하여 적용하지 않고 유물론적 철학을 뒷받침하는 데까지 확장하여 적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에도 적용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유신론은 본래 과학과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라 유물론이라는 형이상학과 갈등을 빚는 것이다.
독립이론개신교의 신정통주의는 현대의 성서 연구와 과학 연구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한편, 계시를 으뜸으로 삼고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자는 종교개혁 당시의 주장을 되살린다. 카를 바르트를 비롯한 학자들은 "하느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되 믿음 속에서 인정되는 것을 통해서 알려진다. 종교적 믿음이란 과학에서와 같이 인간의 발견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계시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언어학자들은 과학과 종교는 다른 언어체계라고 해석한다. 과학은 자연현상에 대한 제한된 범위의 질문을 던지고 인간은 과학이 의도하지 않은 일, 이를테면 세계관이나 인생관 또는 윤리적 규율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험실을 벗어나 과학적인 연구 이외의 일을 생각할 때 과학자가 다른 사람보다 더 현명하다고 볼 수 없다고 언어학자들은 말한다.
일부 학자들은 과학과 종교는 양자물리학에서의 상보성과 유사한 상호보완적인 관점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말콤 지브스 등의 심리학자들은 뇌와 정신의 상보성에 대해 언급하는 가운데 기본적으로 이 세계에 대한 과학적 견해와 종교적 견해의 상호보완성을 옹호한다. 과학과 종교를 완전히 독립적인 것으로 본다면 갈등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건설적인 대화를 통한 상호발전의 기회를 잃는 셈이다.
대화이론대화이론은 갈등이론이나 독림이론보다 과학과 종교 간의 좀 더 건설적인 관계를 모색하지만 통합이론 지지자들의 주장만큼 개념적인 통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카톨릭 신학자 데이비드 트레이시는 과학에서 종교적 특성을 간파하며 과학에서 볼 수 있는 두 종류의 극한 상황을 설명했는데, 하나는 '과학의 응용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적 탐구 가능성의 전제 또는 조건'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이다. 현대과학에서 극한 질문은 과학에 의해 제기되지만 과학 안에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이것은 '한계 질문'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에서 한계란 '공간적, 시간적 경계'는 물론 '방법론적, 개념적 한계'를 가리킨다.
토머스 토랜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하느님 안에서 합리성을 상호연관시키는 것은 우주에 내재한 이해가능성이라는 신비스럽고 놀라운 본성을 설명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아인슈타인이 강조했듯이 외경심은 과학의 주된 동기이다." 그는 방법론적, 개념적 유사성 또한 과학과 종교 각 분야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둘 사이의 의미 있는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통합이론"현상세계의 질서정연함 같은 증거를 볼 때 과학이 현상세계에서 의식 있는 현존의 출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물리법칙들의 구조 밖에 있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현대철학자 리처드 스윈번은 유신론적 입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여 천체물리학자들은 설계이론에 대한 논증 가운데서 초기 우주에서 물리학적 상수나 그 밖의 조건들이 우주가 가졌던 값과 미소한 차이라도 있었다면 우주에 생명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주는 생명이 출현할 수 있게끔 정밀하게 조율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스티븐 호킹은 빅뱅 후 1초가 지났을 때 우주의 팽창속도가 1000의 17제곱 분의 1 정도만 늦었다면 우주는 생명이 출현하기 전에 다시 찌그러져 버렸을 것이라고 한다.
제2장 천문학과 창조론그렇다면 빅뱅의 바로 그 순간(t=0)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빅뱅 후 10의 -43제곱 초 이전의 우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 표준적인 빅뱅이론에서 t=0은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특이점이다. 이와 같이 우주 역사의 출발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우주의 초기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들, 즉 우주론자들은 일부 신학자와 공통된 기반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윌렘 드 시터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 방정식의 풀이 가운데 팽창하는 우주를 예측하는 해(key)를 찾아 냈다. 에드윈 허블의 법칙에 따라 과학자들은 우주가 약 150억 년 전부터 하나의 근원에서 계속 팽창한 것으로 보인다는 빅뱅이론을 이끌어 냈다. 빅뱅으로부터 10의 -35제곱 초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에는 우주의 온도가 너무 높아서 중력을 제외한 모든 힘은 비슷한 크기였을 것이다.
이 시기가 대통일이론이 적용되는 시간이다. 양자이론과 중력의 통합은 10차원의 틀에서 가능하지만 '초끈이론'에 따르면 이 10차원 가운데 여섯 개의 차원은 순식간에 축소되어 우리가 현재 경험하게 되는 4차원의 시공간만 남게 된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천체물리학자 로버트 제스트로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말을 했다.
"이성의 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살아온 과학자 그는 무지라는 높은 산들을 측량해 왔으며, 이제 막 가장 높은 봉우리를 정복하려고 온 함을 다해 자신의 몸을 이끌고 마지막 한 발을 떼어 놓으려 한다. 그런데 그 꼭대기에 한 발을 내딛자마자 그곳에서 한 무리의 신학자들이 인사를 건넨다. 그들은 수세기 동안 그 봉우리 위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갈등이론유대교 물리학자 제럴드 슈뢰더는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창세기'의 6일은 우리의 시간 척도로는 150억 년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상대성이론에서 시간측정은 관찰자의 좌표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예측된 시간 팽창은 실험적으로 입증되어 왔다. 슈뢰더는 급속하게 팽창하는 우주 안에서 하느님의 시간으로 하루는 지구상에서의 과정으로 보면 수십 억 년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는 창세기를 인용하며 10차원의 실재에 대한 언급은 최근의 초끈이론에 의해 놀라운 방법으로 인정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천문학 박사인 휴 로스는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 따르면 2차원의 평면 위에서 A 지점에 있는 연필심이 B 지점에 이르려면 두 점 사이의 점들을 지나가야 한다. 그러나 3차원 공간에서는 A 지점에 있던 연필심은 A와 B 지점 사의의 점들을 거치지 않고도 순식간에 B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활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은 수평적 시간 차원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하느님의 시간 차원은 우리의 시간 차원과 수직관계를 이루고 있어서 우리의 시간 순서로 나열되는 사건들을 동시에 마주할 수 있다. 말하자면 예수는 중력을 거슬려 물 위를 걸을 수 있었으며, 부활 후에 제자들 앞에 닫혀진 돌 문을 관통해 걸어나올 수 있었다.
대화이론대화이론의 관점에서 우주는 질서정연하고 단순하며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는 확신으로부터 출발한다. 물리학자 제임스 트레빌은 "그렇지만 누가 그런 법칙들을 창조했는가? 우리가 아는 놀라운 우주를 가능케 하는 물리학의 법칙들을 고안해 낼만큼 훌륭하신 하느님에 훨씬 안도감을 느낀다."라는 말을 했다. 스티븐 호킹조차 "가능한 단 하나의 통일이론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단지 몇 개의 규칙과 방정식의 집합에 불과하다. 그 방정식에 숨결을 불어넣어 그 방정식과 규칙들이 설명하는 우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무엇인가? 수학적 모델을 세우는 과학의 일반적 접근방법으로는 그 모델이 설명하려는 '왜 우주가 존재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결국 우주의 이해가능성은 과학 안에서 제기되었지만 과학 자체로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제3장 양자물리학의 신학적 의미양자물리학에 의해 연구된 것들을 모르면 생명을 이해할 수 없다. 양자물리학의 개념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법칙과 우연, 부분과 전체, 관찰자와 관찰대상 간의 관계에 대한 기본 문제들을 제기한다. 1920년대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이론의 파동방정식을 정립했다. 그러나 그 방정식은 전자의 위치 또는 궤적을 예측하지 못하고 단지 관찰이 이루어지는 시점의 특정 지점에 어떤 전자가 나타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양자로 구성된 원자는 직접 관찰할 수 없고 일상적인 성질들을 바탕으로는 상상할 수 없다. 그것은 공간과 시간, 인과관계와 같은 물리학의 개념으로는 일관성 있게 기술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물리학자들은 양자의 불확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해석을 제시했다. 아인슈타인과 막스 플랑크를 비롯한 물리학자들은 양자이론의 불확정성은 현 시점에서의 우리의 무지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며, 불확정성으로 가리워진 결정론적 메커니즘이 발견될 미래의 어느 시점을 예견한다.
또 다른 물리학자들은 불확정성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원자세계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영원히 얻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와 더불어 피할 수 없는 개념적 한계를 드러낸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확정불가능성은 자연의 객관적인 모습이며, 인간 지식의 한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물리학자들도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계몽주의 철학자들 사이에 교회와 종교에 대한 강한 반감이 조성되고 호전적인 무신론자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전면에 나선 후 그 같은 사고가 확장되어 모든 것을 포함하는 형이상학인 유물론을 세웠다. 라플라스는 결정론을 가장 확고하게 옹호했다. 라플라스와 나폴레옹의 다음 대화는 유명하다. "라플라스 씨, 사람들은 당신이 우주의 체계에 대한 이 두꺼운 책을 쓰면서 창조주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자 라플라스는 다음과 같은 말로 대꾸했다. "저에게는 결코 그런 '가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4장 진화와 연속 창조
진화유물론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이야말로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 형태라는 견해를 견지한다. 과학이 목적을 발견하지 않으면 우주에는 아무런 목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로부터 도킨스는 물질이 근본적인 실재가 되는 존재론적 환원주의 혹은 유물론에 도달한다.
다니엘 데닛은 강경한 신다윈주의의 입장을 옹호해 왔다. "놀라운 결합, 한번에 1조 개의 다른 위치, 즉 1조 개의 서로 다른 수준에서 일어나는 결합이다. 어떤 기적이 그러한 결합을 일으켰는가? 단지 때가 되어서 우연히 일어나게 되었을 뿐이다. 어떤 면에서 여러분은 생명의 나무가 그 자체를 창조했다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의 법칙들 역시 "그 자체가 혼돈을 통해 맹목적이며 아무렇게나 일어나는 뒤섞임의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저술가들은 생물학자들 사이에 퍼진 신다윈주의는 분명한 과학적 증거보다는 그들이 갖고 있는 자연주의적 가설들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법대 교수인 필립 존슨은 동물 품종개량가들에 의한 인위적인 선택이 다양성을 만들어 냈지만 새로운 종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선캠브리아기층에서 갑자기 출현한 100여 개에 이르는 새로운 문(유사한 종의 그룹) 중 오늘날은 약 30개만이 존재하며, 그 이후 새로운 문은 거의 출현하지 않았으며, 대신 기종의 문 내에서 광범위한 다양화가 이루어져 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수많은 종은 수백만 년에 걸쳐 거의 변화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통합이론생화학자 마이클 베 역시 생화학계의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은 그 계들이 점진적인 진화의 산물일 수 없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눈과 면역시스템 내부에서 일어나는 분자반응의 긴 과정 또는 단계들을 더듬어 올라가 조사해 보면 그렇게 복잡하고 상호연쇄적인 시스템들은 단 한 단계 또는 한 요소라도 빠지면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하고 기능상으로 선구적인 시스템을 가졌을 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전부 아니면 전무인 시스템으로서 단계적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한꺼번에 설계된 것이다."
인간이 아메바나 벌레보다 발달되어 있는 것이 우연의 소산일 수 있는가? 프레드 호일과 찬드라 위크라미싱은 특정한 단백질 분자의 사슬이 우연히 형성되는 것은 대단히 드문 일이라고 주장한다. 아미노산 100개가 연결된 단백질 분자의 사슬을 만들어 낸다고 상상해 보자. 하나의 고리를 이어나갈 때마다 선택할 수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는 20가지나 된다. 1초당 수십 억 번씩 마음대로 그 고리를 조립할 수 있다 하더라도 100개의 고리(아미노산)가 조합되는 가능한 모든 방법(20의 100제곱 가지)을 점검해 보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우주 역사의 몇 배나 될 것이다. 이들 서로 반응한 단백질 집합이 우연에 의해 만들어지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장에 있는 쇠붙이 조각들이 반응하여 비행기가 조립되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바르톨로뮤에 따르면 우연과 법칙은 자연에 모순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모습으로 우연은 하느님의 설계의 일부이지 하느님의 설계에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법칙과 우연의 출현 등 여러 수준에 걸친 하나의 창조적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아서 피코크는 "하느님은 연속창조라는 하나의 끝없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다양한 가능성을 부여했던 이 현상세계의 물질 안에서 그 물질을 통해 끊임없이 창조에 임하고 계신다."라며 이 세계를 견eu 내는 하느님의 자기억제에 대해 언급한다.
과정철학에서의 하느님은 질서의 원천이자 새로움의 원천이다. 하느님은 이 현상세계에 새로운 가능성들을 제시하는 한편, 현상세계에 있는 실체들의 응답을 유도해 내고자 대안들을 마련해 두었다. 새로움의 근원이신 하느님은 모든 사건이 펼쳐질 때마다 내면성에 존재하지만 결코 그 결과를 배타적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강압보다는 설득의 하느님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제5장 유전학, 신경과학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제부터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견해들이 직면한 세 가지 도전을 고찰할 것이다. 환원주의적 유물론을 주장하는 DNA의 공동 발견자인 프란시스 크릭은 자신의 저서에서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자료를 제시하며 유물론자의 철학을 결부시켰다. "놀라운 가설이란 당신, 당신의 기쁨과 슬픔, 당신의 기억과 야망, 인격적 정체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당신의 지각 등은 신경세포들과 그에 연관된 분자들로 구성된 방대한 집합체의 구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당신은 뉴런 보따리일 뿐이에요." 그는 의식이란 다양한 인지 시스템이 전기진동을 통해 형성한 상호관계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에드워드 윌슨과 몇몇 학자들은 진화생물학이 인간생활의 모든 면모를 설명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종교라는 것이 뇌 진화의 산물로서 체계적으로 분석되고 설명될 수 있다면 도덕성의 외적 원천으로서 종교적 권위는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이며, 도덕성이란 과거에 유전자 암호로 기록된 감정들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어떤 의미에서 도덕성이란 우리의 유전자에 의해 몰래 삽입된 집단적 환상이다."라고까지 이야기한다. 그렇게 말한 진화철학자들의 입장은 자멸적이다. 왜냐하면 윤리기준들이 하나의 집단환상이라는 비밀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윤리기준들의 사회적 효과가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