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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 사람 속 읽기

최광선 지음 | 일빛
한 길 사람 속 읽기

최광선 지음

일빛 / 2000년 7월 / 261쪽 / 8,000원



1. 내 마음 속의 수수께끼

지나친 높임말은 경계심을 나타낸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말하는 사람의 의식이 가장 잘 표출되는 것은 경어, 곧 ‘인간관계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해 나가는 데 있어 경어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통념상 타당한 경어를 쓰면 모르겠지만 의도적으로 부자연스러운 경어를 자주 사용한다면 그 속에는 어떤 편견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주 절친한 인간관계에서는 경어가 필요 없다. 그러나 친밀한 사람과 대화하는 데 갑자기 경어가 끼여들면 이상한 느낌이 든다. 지나친 경어는 때에 따라서 심한 질투, 적대감, 경멸, 경계심의 징표일 수도 있다.

‘언어는 의사소통하는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를 재는 척도’라고 하는데 특히 경어는 ‘예의범절어’로서 타인과 자기 사이에 간격을 둠으로써 타인이 자기 쪽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래 사귄 친구인데도 계속 경어를 쓰는 사람이 있다면 열등 콤플렉스나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과 반대로 의도적으로 거친 말을 쓰는 사람은 상대보다 높은 위치에 서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레이보이가 자기가 사귀는 여성에게 어떤 시점부터 갑자기 허물없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이제부터는 육체 접촉을 해도 여성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다음으로 무의식적 콤플렉스가 가장 잘 나타나는 언어는 ‘심층심리어’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섹스 용어다. ‘성’은 어떤 지방에서도 사회 풍속상 터부적인 측면이 있어 섹스 용어를 말할 때는 누구나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너무 의식적으로 그것을 피하고 혐오감을 갖는 사람은 실제로는 강한 성적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반대의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이것과 정반대로 상당히 지성을 갖추고 있는 남성이 성 용어를 거침없이 쓰는 경우가 있다. 성 용어를 추상적인 언어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지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거침없이 성 용어를 구사하는 사람에게는 심층심리 속에 성적 콤플렉스가 있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사고 형태가 나타나는 ‘사고어’에서 심층심리 분석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이 접속사의 사용이다. 예를 들면 ‘와’, ‘과’, ‘그리고’ 등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말이 계속 맥락없이 이어져 사고를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접속사라도 ‘그러나’를 많이 쓰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사고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주장을 말하고 있는 사이에 그 주장에 대한 반론이 떠올라 여러 가지 사고를 머릿속에서 계속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가 트인 사람, 논의에 강한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가 말버릇이 된 정치가가 있다. ‘그러나’가 몇 번이나 반복되는 동안 논리가 계속 바뀌고 상대는 그것을 따라가기에 급급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게 된다.

접속사는 아니지만 같은 사용법을 갖는 말로 ‘역시’, ‘말이야’ 같은 말이 있다. 정치가들이 잘 쓰는 어구인데 상대를 자기에게로 끌어들이려는 강한 저의가 나타나 있다. “저, 국립대학이라는 것을 말하자면 말이야, 역시 아주 조건이 나쁜 사립학교가 어떻게든 해 보려고 노력하는데도 말이야.”라는 식이다. ‘역시’는 자기 말을 강조하여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주려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상대를 무시하는 자세와는 반대로 신중하게 논리를 골라 상대의 말을 존중하려는 것이 ‘~라고 생각합니다.’이다. 이런 타입은 ‘~라고 생각하는데요.’라든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를 연발한다. 또 발언이 중간에서 끊어질 때는 말을 잇기 위해 ‘저~’. ‘음~’을 자주 쓰면서 다음 생각을 찾는다. 이러한 말은 단정할 만한 자신이 없는 논의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신중한 반면 조금 겁을 집어먹은 듯한 느낌으로 말하는 사고어이다.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슈퍼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앞에 서 있던 여성이 이런 식료품을 구입했다.

돼지고기(500g), 당근(한 봉지), 레귤러 원두커피(한 캔), 감자(한 봉지), 식빵(한 봉지), 밀가루(한 봉지), 사과(3개)

당신은 이 여성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관리직의 연수회에서 이 여성의 인상에 대해 물었더니 “몸이 가늘고, 키가 크고, 안경을 끼고 있을 것 같다. 계획성 있는 사람으로 보이며, 오늘은 카레라이스를 만들 모양이다.”라는 대답이 나왔다. 구입한 물건을 보고 성격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이미지화했다. 심리실험에 따르면 이런 물건을 산 여성은 ‘계획성이 있고, 검약하고, 좋은 아내’로 비쳐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물건 가운데서 ‘레귤러 원두커피’를 ‘인스턴트 커피’로 바꾸면 그 여성의 인상은 ‘나태하고, 계획성이 없고, 낭비가 심한 악처’로 비쳐졌다.

인스턴트 식품과 냉동식품, 만들어 놓은 반찬을 사면 인스턴트 커피를 산 경우와 마찬가지로 악처라는 이미지를 준다. 이것은 미국에서 행해진 심리실험이지만 구입품이 무엇인지에 따라 대조적인 이미지가 생겼다. 이런 결과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커피를 좋아하는 미국인의 특성이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쉬는 날에 요리를 만든다든지 직접 만든 도시락을 직장에 가져오면 그 여성의 이미지는 좋아진다.

다음과 같은 장면에서 어떤 여성의 행동을 목격한다면 당신은 이 여성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질 것인지 생각해 보자.

① 계단에 넘어진 다른 여성을 도와 주는 장면

② 가두 모금에 협력하는 장면

③ 호텔 앞에서 남성에게 말을 걸고 그 남성과 걸어가는 장면

④ 술집에 들어간 뒤 남성과 나오는 장면



어떤 사람의 인상을 형성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모순되는 장면을 서로 관련시켜 평가하는 ‘관련 설정 타입’이다. 이 타입은 세부적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종합적으로 대상을 평가한다. 둘째는 어떤 장면(대부분의 경우 평가를 낮추는 장면 ③과 ④)만으로 평가하고 다른 장면(평가를 높이는 장면 ①과 ②)을 무시하는 ‘단순화 타입’이다. 이런 타입은 세부적인 것에 구애받아 대상을 나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화 타입은 전통을 중시한다. 권위자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사람 사귀기를 싫어하고, 편견을 갖고, 애매한 일이 있으면 당황하고, 무엇이라도 ‘좋다, 나쁘다’라는 단순한 기준으로 잘라 평가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단순화 타입에게는 ‘신근효과(新近效果)’가 생기기 쉽다. 신근효과란 가장 뒤에 제시되는 정보를 통해 어떤 사람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타입은 앞의 예에서 ③과 ④의 정보로 대상의 인상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착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한순간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신근효과가 작용하면 ‘기대에 어긋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또 ‘주의 감퇴 가설’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어떤 사람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가 있을 때 어떤 정보에 관심을 두는가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바뀐다는 것이다. 앞의 예에서 남성과의 관계에만 주목하는 사람을 돕거나 모금행위를 하는 행동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여성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게 된다. ‘배나무 밑에서는 갓도 고쳐 쓰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언동은 될 수 있는 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마음의 빗장을 열어라

여성은 왜 결혼에 대한 기대가 클까?

불평, 불만을 호소하는 아내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는 남성이 많다. “여자는 결혼하면 손해다.”. “외출도 제대로 할 수 없다.”라는 자기 처지에 대한 불평에서부터 “귀가시간도 지키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신문을 읽지 마라.”, “웃옷을 벗고 집안을 돌아다니지 마라.”에 이르기까지 아내의 잔소리는 끝이 없다. 아내는 남편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처럼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은 “남자가 손해다.”, “잔업이 있어도 마음놓고 늦게 올 수도 없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물론 불평을 말하고 싶은 남성도 있겠지만 남성은 대체로 입 밖으로는 표현하지 않는다.

결혼생활에서 남편보다 아내가 더 불만을 많이 가지며, 아내 쪽이 결혼의 만족도가 낮다. 미국의 경우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남성은 37% 정도지만 여성은 겨우 23%라는 조사보고처럼 아내는 결혼생활에 불만을 갖기 쉬우나 남편은 대체로 만족한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길까? 원인은 결혼에 대한 남녀의 기대차에 있다. 여성은 결혼생활에 대해 지나친 로맨스를 기대하는데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여성이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은 정말 의외다. 여성은 결혼에 대한 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현실적이고 계산적으로 상대의 성격과 경제적인 안전성을 꼼꼼하게 따진다. 결혼도 투자이므로 상당히 신중하다.

그러나 일단 결혼하게 되면 투자배당을 요구한다. 남편과의 로맨틱한 생활을 기대하고 요구한다. 아내가 결혼이라는 투자에서 남편에게 요구하는 것은 월급봉투만이 아니다. 하지만 남성은 결혼을 하게 되면 로맨스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남성은 연애 때는 뇌에서 분비되는 각성제의 영향으로 흥분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여러 가지 로맨틱한 공약을 마구 늘어놓는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모두 실천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남성은 결혼하면 백마를 탄 왕자님에서 남편으로 바뀐다.

그러나 여성은 남편을 계속 백마를 탄 왕자님으로 본다. 아내의 눈에는 연애 때는 그렇게 꿈과 낭만을 말하던 청년이 남편이 되니까 평범한 아저씨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아내는 로맨틱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 친절하더니만.” 하는 투정에 “잡힌 고기에 미끼를 주는 것 봤어?”라고 대답하는 남편이 이젠 불량채권처럼 보이게 된다. 결혼으로 백마 탄 왕자님에서 물러나게 된 남편은 아내에게 더 이상 로맨스를 제공할 기력도 남아 있지 않다. 남성은 연애할 때 이미 애인에게 정력과 시간을 모두 바쳐 버렸다. 너무 무리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내는 모른다.

남성은 결혼을 하게 되면 아내를 어머니로 잘못 생각한다. 타인인 한 여성이 자기를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로맨틱한 꿈 같은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 그러나 아내는 결혼생활은 즐거워야 한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인생이란 그렇게 즐거운 것만도 아니다. 즐거움은 남편에게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 만들려고 할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하면 금실이 더 좋아지는 이유

“아내를 구타하는 남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부부싸움도 많이 달라졌다. 가재 도구가 난무하는 전투는 없어지고 부부가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냉전형이나 아이를 인질로 잡는 게릴라전이 늘어났다. 얼굴에 멍이 들게 하는 싸움은 줄어들었으나 심리전이 증가하여 이혼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부부가 사이좋게 지내는 데는 극복해야 할 일이 많지만 타인인 남녀가 함께 생활해 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해야만 한다. 사업상의 관계라면 문제를 대화와 논리로 해결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부부가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논리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사업상의 문제와 복잡한 남녀관계의 차이다.

부부 사이의 대화가 이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부부싸움은 감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도 있지만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다만 부부싸움을 하는 방법에는 남녀 차가 있다. 이것을 미리 기억해 두지 않으면 건설적인 부부싸움은 할 수 없다.

싸울 때 남녀의 생리학적인 차이를 비교해 보면 남성의 경우 공격할 때는 혈압이 상승하지만 그것이 끝나면 급속하게 내려간다. 남성은 머리에 피가 솟구칠 정도로 화를 내지만 화가 풀리면 곧 냉정을 되찾게 된다. 그러나 여성은 혈압이 오른 채 얼마동안 그대로 있다. 먼저 냉정을 되찾은 남편이 냉각된 관계를 바로 잡으려 애쓰지만 아내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아 다시 부부싸움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아내가 남편에게 살해되는 사건은 침실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냉정을 되찾은 남편이 성행위로 아내의 화를 풀려고 아내를 억지로 침실로 끌고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내는 냉정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거부하거나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쌀쌀한 태도로 남편을 대한다. 아내의 태도에 다시 화가 난 남편이 아내를 목 졸라 죽이는 끔찍한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남성의 화는 식기 쉬우나 여성은 식기 어렵다. 부부싸움 뒤에는 반드시 냉각기간을 둘 필요가 있다. 남편은 산책을 나간다든지, 담배를 사러 간다든지, 다른 방에 머물면서 아내가 머리를 식힐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 사이에 부부싸움의 원인과 상대의 감정을 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편이 산책에서 돌아왔을 때 아내가 마실 것을 준비해 놓고 화해할 준비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



3. 남녀 사이의 미묘한 속마음 읽기

남성은 먼 곳을 잘 보나 여성은 바로 아래쪽을 잘 본다

밤중에 배고픔을 느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먹을 것이 눈에 띄지 않아 이리저리 찾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 아내가 뒤에서 ‘뭘 그렇게 몰래 찾고 있어요? 그러니까 살이 찌지.“라고 입버릇처럼 설교를 늘어놓는다. 그러고는 냉장고 구석에서 ”여기 있잖아요. 집안일을 안 도와 주니까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밤중에 몰래 나와 배고픔을 해결하려던 남편은 아내에게 들켜 호된 꾸중을 듣게 된다. 그것은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은 잘 볼 수 있는 시야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어두컴컴한 곳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아래에 떨어진 물건을 잘 본다. 다시 말하면 밤중에 냉장고에 든 음식을 찾는 것은 여성이 빠르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인간은 먼 옛날 수렵과 채집으로 의식주를 해결했다. 남성이 수렵을 하고 여성은 어두컴컴한 수풀이나 산림 속에서 나무 열매를 모으며 살았다. 그래서 남성은 멀리 있는 것을 잘 볼 수 있고, 여성은 어두운 곳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남자도 가끔 여자처럼 재잘거리고 싶어한다

미국의 사회언어학자인 다넨이 분석한 대화 속에 나타나는 남성과 여성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살펴보자. “여성은 끈질기다.”라든가 “여성은 수다쟁이”, “여성은 쓸데없는 것을 잘 기억한다.”고 남성은 말한다. 남성은 왜 이런 식으로 여성을 야유하는 것일까?

아내는 남편에게 “~하세요”라든가 “~을 잊지 마세요”라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다짐해 두면 남편이 아내의 말을 따를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남편은 다짐받은 것을 즉시 실천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아내가 시켜서 했다.’라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지 않아 건성으로 대답하기만 한다. 자유의사에 따라 행동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성은 계속 건성으로만 대답하고 여성은 끈질기게 다짐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다넨에 따르면 여성에게 대화란 ‘공동의 문제를 협력하여 해결하는 수단’이지만 남성에게는 ‘투쟁의 한 형태’다. 이것은 반드시 ‘여성보다 우위에 서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진 남성의 습성 때문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사이의 차이를 모르고 오해함으로써 생긴 결과다.

여성의 전화는 길다. 왜 특별한 볼 일이 없으면서도 그렇게 말이 많을까? 남성은 ‘전화는 필요한 것을 전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용무가 끝나면 바로 전화를 끊는다. 여성은 ‘전화는 서로의 감정을 통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날 듯 끝날 듯하면서도 계속 통화는 이어진다. 남성도 ‘여성처럼 긴 전화나 재잘대는 말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라는 양면가치감정에서 여성을 질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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