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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을 읽으면 사람이 재미있다

최광선 지음 | 일빛
몸짓을 읽으면 사람이 재미있다

최광선 지음

일빛/1999년 12월/256쪽/8,000원



제1장 표정에 나타나는 사람의 마음

눈을 보면 마음이 보인다

우리 마음은 눈에 가장 잘 나타나므로 상대의 눈을 살펴보면 그 사람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 눈동자는 빛의 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변화에 따라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한다. 사람의 눈동자는 자기가 관심 있는 것이나 흥미 있는 것을 볼 때는 커지지만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볼 때는 작아진다.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사람을 볼 때는 눈동자가 커지지만 싫어하는 사람을 볼 때는 작아진다.

눈동자가 확대된 사람과 축소된 사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 다를까? 흔히 ‘밤은 여성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다’는 말이 있다. 밤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빛의 양이 적어 눈동자가 커지므로 눈이 빛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여성은 밤에 더 아름답게 보인다.

여학생들에게 어떤 때 남성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가를 물었더니 일을 하고 있을 때나 스포츠로 승부를 다투고 있을 때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의 모습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눈동자는 어떻게 변화할까?

정신 활동과 눈동자의 크기는 서로 관계가 있다. 머리를 써서 집중적으로 사고할 때는 눈동자가 커진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심리학자 헤스는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의 눈동자를 아이 카메라(eye camera)로 촬영해서 그 크기를 조사했다. 눈동자는 문제를 생각하는 동안 서서히 확대되다가 문제를 다 풀었을 때 가장 크게 확대되었고, 그 뒤로 급격히 축소됐다.

사람이 일을 하고 있을 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렇게 커진 눈동자가 빛나기 때문이다. 퀴즈 프로그램 등에서 출연자가 답을 생각하고 있을 때 눈동자의 움직임을 살펴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조금 복잡한 문제가 나오면 생각하는 동안 눈동자를 한쪽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 때 눈동자가 움직이는 방향과 그 사람의 성격․흥미․관심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다.

*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과학과 계산에 뛰어나다. 수면 시간이 짧고, 여성과 접촉할 때 방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눈동자를 왼쪽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고전이나 인문 과학에 뛰어나다. 개방적인 성격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종교에 관심이 많다. 암시에 약해서 최면에도 잘 걸리고 알코올 중독에도 걸리기 쉽다.



시선 가는 곳에 마음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시선을 마주치며 눈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끼리는 시선을 마주치며 사귐을 시작할 수도 있다. 또한 낯선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면 ‘노려보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이처럼 시선을 마주치는 횟수와 태도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 시선을 마주치는 횟수가 많다. - 상대는 당신에게 호의를 갖고 있으며 사귀기를 원한다.

* 시선을 마주치는 횟수가 적다. - 상대는 당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빨리 대화를 끝내고 싶어한다.* 응시한다 - 당신에게 적대적․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 시선으로 위협을 줘서 발언을 멈추게 하려 한다

심리학자 내프는 시선을 맞추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교실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 답을 아는 학생은 손을 들면서 동시에 선생님을 바라본다. 질문에 대답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시선을 마주치려는 것이다. 반대로 대답하고 싶지 않을 때는 시선을 아래로 깔아 선생님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사람은 누구나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꾸 쳐다보게 된다. 반대로 적의를 갖고 공격할 대도 상대를 자주 쳐다본다. 일반적으로 시선이 마주치면 곧 눈을 돌리기도 하고 그대로 보고 있기도 한다. 상대방의 반응을 본다든지 신호를 보낼 때는 시선이 짧게 교차되고 상대에게 호감이나 반감을 표현할 때는 꽤 오래 시선을 마주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시선을 마주치는 것은 상대에게 관심과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더욱더 친한 사이가 되고 싶다는 표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7~10초 정도마다 한 번씩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이면 상대가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제2장 몸짓을 읽으면 사람이 재미있다

복 나가게 다리를 왜 떨어 - 무릎과 발끝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지, 붙이고 앉아 있는지를 보고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고, 다리를 꼭 붙이고 있으면 마음을 꼭 닫은 채 당신을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다리를 포개가 앉는 것은 다리를 붙이고 앉는 것과 같은 뜻을 갖지만 남녀 사이에서라면 성적 뉘앙스가 담겨 있기도 하다.

공원 벤치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커플을 관찰해 보면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팔로 어깨를 껴안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주 친해 보이는 커플은 무릎을 상대편에게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대기석에 앉아 있는 야구 감독과 선수의 무릎과 발끝의 방향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관계를 읽어 낼 수 있다.

이렇듯 무릎이나 발 끝에 관심이 있거나 호의를 갖고 있는 사람쪽으로 향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때 상대에게 향한 발끝이 서로 닿을 만큼 가깝게 있으면 다른 사람이 자기들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막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겉으로는 좋은 관계처럼 보여도 무릎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면 속마음은 상대로부터 멀어지고 싶거나 상대에게 적극적인 관심이 없음을 나타낸다.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상대의 무릎이나 발끝의 방향을 관찰해 보라. 무릎이나 발끝이 당신 쪽으로 향하고 있다면 틀림없이 상대는 당신에게 관심과 호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백마 타고 다니는 나폴레옹의 속셈 - 자세

나폴레옹이 오른손을 웃옷의 가슴 부분에 넣고 있는 자세는 실제로 피부염 때문에 몸을 긁고 있는 자세였지만 그 모습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폴레옹이 매우 자신감에 차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텔레비전 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던 <형사 콜롬보>에서 콜롬보 역을 맡았던 피터 포크도 자세를 훌륭하게 연출한 배우였다. 등을 구부리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질문하는 모습은 형사라는 이미지와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심리학적으로 볼 때는 상대에게 경계심을 늦추고 정보를 흘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메브러비언은 상대와 함께 있을 때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상대에게 느끼는 호감이나 매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 냈다. 예를 들면 싫어하는 사람에게 다가갈 때는 팔짱을 끼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팔을 내린 채 다가간다. 만일 여성이 팔이나 다리를 꼬지 않고 조금 앞으로 숙인 자세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상대에게 호감이 있는 것이다. 이때 대화 내용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호의를 갖고 상대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당신이 말할 때 상대가 한 번에 세 번 이상 고개를 끄덕인다면 당신의 말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또 대화 내용과 관계없이 고개를 계속 끄덕이는 것은 거짓말을 하거나 중요한 일을 숨길 때 나타나는 마음의 동요를 감추려는 동작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입후보자들이 ‘3S’를 지키지 않으면 패배한다는 말이 있다. 곧 악수(Shake hands), 미소(Smile), 서명(Sign)을 잘 연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소는 행복한 기분을 나타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표정으로 긴장감을 해소시킨다. 다른 사람과 정서적으로 맺어지고 싶은 욕구를 ‘애착’이라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미소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애착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제3장 관계를 나타내는 단서! 단서! 단서!

두 사람 사이의 친밀도 알아 내기

두 사람의 관계를 해독하는 데 어떤 것을 단서로 할 것이냐 하는 견해는 사람들마다 각양각색이다. 그 가운데 ‘운전석에서의 거리’가설이 있다. 이것은 남녀의 친밀도는 자동차를 함께 탔을 때의 거리에 반비례한다는 생각이다. 결혼한지 오래 된 부부는 서로 거리를 두고 앉지만 열렬하게 연애하고 있는 사람끼리는 서로 달라붙어 앉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요새는 자동차 내부 구조가 많이 바뀌어서 이 가설이 전처럼 정확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일인용 좌석, 안전 벨트, 게다가 회전 자석들로 인해 이제는 자동차 좌석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젊은 커플이 차 안에서 서로 붙어 앉아 있거나 나이든 부부가 정면을 주시하며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이 가설이 친밀도를 판단하는 근거가 됨을 알 수 있다.

심리학자인 헨리는 ‘세력의 제스처’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지위가 높은 사람은 지위가 낮은 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거나 껴안을 수 있으나 지위가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은행 지점장이 복도를 걸어가면서 대리의 어깨에 팔을 얹을 수는 있지만 반대인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행동의 한 단면에서 얻어지는 단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이것만을 근거로 관계나 친밀도를 판단한다면 오판하기가 쉽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우연히 다른 사람의 통화 내용을 엿들으면서 통화 상대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것이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모습도 볼 수 없고, 통화 내용도 반밖에 모르는 상태에서 상대의 성별과 나이를 추측하므로 오해가 생기기 쉽다.

부모의 특권, 잔소리

잔소리는 부모 자식 관계에서 볼 수 있는 고유한 특징이다. 나이든 사람이 젊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잔소리를 하고 있다면 그들을 부모 자식 사이라고 생각해도 틀림없을 것이다. 부모의 잔소리에는 동작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붙잡아 세우고 옷매무새를 고쳐 준다든지, 단추를 채워 준다든지, 흐트러진 머리를 빗어 준다든지 하면서 잔소리한다.

혈연 관계에서 관찰되는 말투는 그 사람들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보통 때는 상냥한 사람이 부모와 이야기할 때는 말투가 사뭇 거칠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정작 그 사람의 부모는 자식의 말투를 거칠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혈연 관계에는 독특하고 다양한 그 나름의 대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관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단계를 거치고, 혈연 관계를 나타내는 단서도 각 단계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단계마다 아이가 부모와 갖는 중요한 주제는 다음과 같다. 곧 완전한 의존(출생~2.5세), 언어 학습(2.5~4세), 능력 개발과 독립(5~25세), 부모와의 동일화(25세 이후, 특히 자기가 부모가 된 경우), 마지막으로 역할의 역전(중년이 되면 오히려 자식이 부모를 돕거나 충고한다)이다.



제4장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을 가진다

지하철 안에서 무뚝뚝해지는 이유

지하철 안이 붐비지 않을 때는 함께 타고 있는 사람의 존재를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가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 그때부터 다른 승객에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고 점점 불쾌하고 답답해진다. 지하철이 흔들려서 옆에 있는 승객 쪽으로 몸이 쏠리면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바로잡으려 한다.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다른 승객의 행동에 신경 쓰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자기 몸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차 안이 붐비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면 되겠지만 만원일 때는 그럴 수도 없다. 그래서 이런 불쾌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한 척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접근에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개인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공간이란 개개인이 가지는 자신만의 공간이다. 개인 공간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자기 몸을 중심으로 반경 1~2m가 보통이다. 이 공간은 서로 겹쳐질 수 있으며, 각각 독점하는 정도도 다르다. 개인 공간 안에서는 자신만이 세력을 가지며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기를 거부한다. 방해가 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자기 공간으로 진입하면 분노를 느낀다.그러나 호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개인 공간에 출입하는 것을 허락한다. 따라서 상대편에게 얼마나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상대와의 친밀도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작은 승용차 안에 몇 명의 남녀가 들어갈 수 있는가’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예행연습 때는 차 안에 열다섯 명 정도가 들어가서 문까지 닫을 수 있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도저히 조금 전처럼 차 문을 닫을 수 없었다. 왜 그럴까?

이유는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개인 공간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행연습에서 녹화까지 한 시간 정도 기다리는 사이에 참가자들은 서로 자기 소개를 나눠 연습 때와는 달리 녹화 때는 이미 아는 사이가 된 것이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는 잠깐 동안만 혼잡한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에서의 불쾌함이나 거북함을 참으면 되지만 서로 아는 사이끼리는 접촉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으므로 개인 공간이 커진 것이다.

현대인이 인테리어에 몰두하는 이유

‘영역권’이란 원래 동물 행동학에서 사용되던 말이다. 개가 담벼락이나 모퉁이마다 오줌을 누는 것은 영역권을 주장하기 위한 행동이다. 사람의 경우에 영역권은 먼저 폭력배의 영역권이 연상된다. 폭력배의 영역권은 동물의 영역권과 비슷하다. 폭력배 역시 자기들의 영역권을 잃게 되면 수입이 끊겨 생활이 어려워지므로 공생 공영이라는 의미에서 서로의 영역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폭력배와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영역권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집을 장만하면 집 주위에 담을 쌓고 현관에 견고한 자물쇠를 채운다. 도서관에서 자리를 잠시 비울 때는 가방이나 웃옷을 자리에 놓아둔다. 야유회를 가면 제일 먼저 자리를 펴고 놀 장소부터 만든다. 이렇듯 영역권 행동이란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자기 공간을 설치하는 행위다. 자기 영역권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의 영역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과의 불필요한 말썽을 피할 수 있고, 복잡한 사회 생활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다.

모리스는 『맨워칭(Manwatching』에서 ‘집을 소유한 사람은 자기 재산에 되도록 많은 표시를 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집과 다른 독특한 환경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정원, 대문, 커튼, 벽지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자기의 기호대로 장식한다. 이 일을 끝내야 비로소 참된 평안과 안전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한다. ‘표시를 한다’는 것은 영역권을 확고하게 주장하기 위한 작업이다.

따라서 모든 집에는 독특한 인테리어나 가구 등에 의해 형성된 그 집만의 ‘분위기’가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방문객은 ‘다른 사람의 영역권에 발을 디딘다’는 긴장감을 느끼고, 집주인은 ‘내 영역권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제5장 어떻게 하면 사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맞장구는 상대의 기를 살려준다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맞장구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끌어가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면접 시험에서 인사 담당자가 응시자의 말에 고개를 많이 끄덕여 주면 응시자의 대답 시간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길어진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고개 끄덕임은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의 말을 더 듣고 싶다’, ‘좀더 이야기를 계속해 달라’는 의미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말하는 사람도 ‘내 이야기가 상대에게 잘 전달되고 있다’거나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므로 평소보다 혀가 잘 돌아간다.

듣는 사람이 많은 경우에도 이 원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몇백 명의 학생을 상대로 강의할 때 교수의 말에 맞추어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이 눈에 띈다. 그 때부터 교수는 일대일로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학생을 주시하면서 신나게 강의한다. 따라서 강의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는 고개를 끄덕여 주는 학생을 찾아 교실을 둘러보게 된다. 이렇게 맞장구나 고개 끄덕임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대화하면 상대에게 ‘내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 줬다’는 만족감을 주므로 설득하기가 쉬워진다. 곧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설득의 명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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