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이브로부터 시작되었다
리차드 아머 지음 | 시공사
이브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세상은 남자 천국이었다. 거기에 한 가지 성(sex)이 더해짐으로써 생긴 차이라니...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최초의 사나이 아담에겐 성(性)이 없고 이름만 있었다. 아담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는 '심플하게' 입고, '심플하게' 먹고, '심플하게' 생각했다. 한편 아담에겐 불만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었다. 털어놓을 만한 불만도 없었지만 아담은 외로움을 탔다. 그래서 여론함에다 친구를 하나 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물론 그 친구의 성(性)을 명시할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문제의 그날 밤, 아담은 편안하게 잤다. 아침에 일어나자 아담은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한참을 고민하다 마침내 갈비뼈가 없어진 걸 깨닫는 순간 예리한 통증이 뒤따랐다. 그러자 아담에게 이브가 보였다. 바야흐로 남자가 여자를 최초로 만나는 위대하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가 알 수 있는 것은, 잡목 덤불 옆에 서 있는 말랑말랑한 핑크빛 피조물이 이방인이라는 사실뿐이었다. 아담과 이브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에덴 동산의 한가운데엔 별난 사과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다. 대부분의 나무에는 나무의 이름이나 종에 관한 표지가 붙어 있었지만, 이 나무에만은 '손대지 말 것' '사과를 따지 말 것' '생각하라!' 등의 딱지가 붙어 있었다. 아담은 수백 번 그 나무를 지나쳤지만 별로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브의 관심은 곧 문제의 사과나무에 쏠렸고, 오래지 않아 이브의 관심은 고정관념이 되었다. "왜 이 나무의 사과만은 따지 말아야 한다는 걸까요?" "글쎄올시다." 아담이 대답했다.
하루는 이브가 문제의 늙은 사과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데 뱀 한 마리가 다가왔다. 당시 '배암(serpent)'으로 불리고 있던 '뱀(snake)'은 꼿꼿하게 서서 다녔다. 따라서 사람을 볼 때도 눈 높이에서 똑바로 쳐다봤다. 배암은 허리를 구부리고 이브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매혹적인 분이시군요." 뱀이 이브를 꼬드겼다.
"사과, 좋아해요?" 이브가 물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인 걸요" 배암이 대답했다. 배암은 '여러 품종의 사과의 맛과 감촉을 서로 비교해서 명쾌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세상의 사과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바로 여기 있는 사과랍니다." 배암은 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를 탐욕스러운 눈길로 올려다보면서 덧붙였다. "내 말 맞죠?" 배암은 너무 윽박지르면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다음날을 기약했다. 이브는 혼자 남아 골똘히 생각했다. 오직 사과 생각뿐이었다.
이브는 곧장 그 나무 아래로 갔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이브의 앞니는 이미 사과 속으로 3cm 정도는 파고들고 있었다. 바로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우르릉거렸으며, 온 땅이 진동했다. 이브는 그 소동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변화였다. 그제야 이브는 자신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편 아담은 자기 작업장 주위를 어슬렁거리면서 커피 테이블에 마지막 손질을 가하고 있었다. 그때 이브가 달려오면서 소리쳤다. "아담, 했어요, 해냈어요!" 이브의 표정에서 아담은 곤혹감을 느꼈다. 뭔가를 새로 발견한 듯한 이브의 표정을 보는 순간, 아담은 문득 자기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브는 변명을 했다. 어쩌다 잠시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나 보니 손에 이빨 자국이 난 사과 한 알을 들고 있더라고 말했다.
아담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브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아담은 목구멍에 무엇인가가 응어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때 아담의 목에 생긴 것이 바로 '아담의 사과(Adam's Apple), 즉 결후(結喉: Adam's Apple)이다. 이브는 한쪽 팔을 들어 아담의 입 속에다 사과를 밀어 넣었다. 아담은 모르는 척하려고 했지만, 결국 한입 깨물어 먹었다. 그 순간이 바로 격변의 순간이었다. 훌쩍거리고 있던 이브가 깔깔대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아담도 자기가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 순간까지 천국 같았던 에덴 동산이 갑자기 누추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시나무와 엉겅퀴가 땅 위에서 솟아나기 시작했다. 아담은 자기 사타구니에서도 그런 것이 돋아나는 것을 알고는 기겁을 하면서 주저앉았다. 사방에서 잡초가 돋아났다. 아담은 이 모든 것을 이브와, 이브의 끝없는 호기심 탓으로 돌렸고, 이브는 배암의 탓으로 돌렸다. 배암은 이때부터 온몸을 땅에 붙이고 이리저리 기어다닐 수밖에 없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동산의 지주(地主)가 아담과 이브에게 추방령을 내림으로써 사태는 최악에 이르렀다. 아담과 이브는 무화과 잎사귀 같은 옷가지만 겨우 챙겨 동산에서 쫓겨 나왔다.1. 호기심의 화신 - 이브이브는 꼭지까지 썩어버린 못된 사과였느니라.3. 정력적인 여장부 - 예카테리나 여제예카테리나 여제 같은 여장부가 드물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4. 배꼽춤을 추는 스파이 - 마타 하리클레오파트라가 태어날 당시는 아직 기원전(B.C.)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B.C.'라는 말을 '클레오파트라 이전(Before Cleopara)'이라고 생각했다. 클레오파트라는 동생 프톨레마이오스와 왕좌를 나누었는데, 이들이 나이가 차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저 혼자 왕좌를 차지해버렸고, 클레오파트라는 호랑이 가죽 모피에 기대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클레오파트라는 눈에 확 띠는 검은색 머리가 특징이었으며, 몸집은 작았지만 자신의 목적이나 계획에 대해서만큼은 통이 큰 여자였다. 클레오파트라의 우아한 걸음새는 보는 사람을 기쁘게 했으며, 감정 또한 말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했다. 클레오파트라는 동생으로부터 왕좌를 돌려 받고 싶었으나,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즈음, 중부 유럽에서는 더 이상 정복할 거리가 없어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집트를 시찰하러 왔다.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리아로 가서 프롤레마이오스 왕을 방문했다가 호랑이 가죽 위에 누운 클레오파트라를 본 순간, 아내를 구석방에 몰아내고서라도 궁전에 클레오파트라의 방을 마련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의 턱을 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이 말에 클레오파트라는 "에 플루리부스 우눔(E pluribus unum: 몸은 여럿이어도 마음은 하나)"이라고 대답하면서도 한쪽 어깨의 옷깃을 흘러내려 둥근 어깨가 드러나도록 했다. 카이사르에게 다른 쪽 어깨는 여전히 미지의 땅이었다. 카이사르에게서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매력을 느낀 점은 로마제국이었다. 로마제국은 매력적인 부동산 덩어리였다. 그녀 나이 또래의 남자들은 아직 피라미드의 할부금 지불도 끝내지 못한 애송이들뿐이었다.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가 자기에게 적합하다고 결정하고는 한쪽 어깨에 걸려 있던 옷마저 흘러내리게 했다.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제국을 이집트에 합병시키는 꿈을 꾸고 있을 동안, 카이사르는 이집트를 로마제국에 합병시키는 꿈을 꾸고 있었다. 카이사르는 행여라도 날아오는 창에 클레오파트라의 아름다움이 상할까 봐, 클레오파트라에게 자기가 프톨레마이오스와 전쟁을 벌일 동안 되도록 바닥에 엎드려 있으라고 충고했다. 로마 군단은 곧 알렉산드리아를 장악했고, 카이사르는 왕좌를 클레오파트라에게 주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제일 먼저 왕좌를 침대로 바꾸었다. 클레오파트라는 그 침대 위에서 일을 했으며, 때로는 낮잠을 자기도 했다.
카이사르는 후텁지근한 자신의 텐트에서 클레오파트라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클레오파트라는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카이사르에게 가까이 갈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는 자신을 융단에 둘둘 말게 해서 어둠을 타고 카이사르에게 운반되도록 했다. 융단이 펼쳐지고 그 속에 이집트의 여왕이 여느 때와 같은 포즈로 누워 있는 걸 본 카이사르는 깜짝 놀랐다. 이때부터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의 마법에 걸려버렸다. 클레오파트라는, 갑옷을 벗은 카이사르는 손가락으로도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이사르는 자기 군사들을 대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다음 정복 대상이 누구인지 막료 지휘관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물어야 하는 정도였다. 그는 클레오파트라와 나일 강에서 뱃놀이를 하며 달콤한 시간을 보내다가 마침내 로마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로마로 돌아와 아내를 하녀 방으로 옮기게 하고 내빈용 침실을 클레오파트라에게 내주었다.
카이사르의 마음속엔 온통 클레오파트라뿐이어서 직무에는 점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친구들은 그를 찔러 죽이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이사르는 광장에서 피를 흘리며 숨을 거두었다. 카이사르가 죽자 클레오파트라는 경호원 하나 없이 낯선 도시에 홀로 남겨졌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클레오파트라가 알렉산드리아로 떠나는 것을 도와주었다. 바야흐로 안토니우스라는 이탈리아인이 그럴듯한 손재간을 부린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 후, 항구에서 안토니우스를 기다렸다. 그녀는 안토니우스에게서 진정한 남성을 발견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보다 10cm 정도 더 컸고 나이도 스무 살은 젊었으며, 무엇보다도 끝내주는 웅변가였다. 안토니우스는 로마 황제인 옥타비아누스의 오른팔이 되었고, 로마제국 오른쪽 부분의 통치자가 되었다. 때때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새빨간 돛과 은으로 만든 노를 갖춘 클레오파트라의 갤리언 선을 타기도 했다. 안토니우스는 시민권을 유지하기 위해 로마로 떠났다가 아내 풀비아가 죽는 바람에 옥타비아누스의 누이동생인 옥타비아와 재혼하였다. 그러나 결혼 이틀째 되는 날 안토니우스는 알렉산드리아로 떠나는 배에 올랐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알렉산드리아에 머물게 되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자신의 눈앞에서 잠시도 떠나지 못하게 했다. 안토니우스는 나날이 창백하고 쇠약해졌다. 옥타비아누스가 로마 육군과 해군을 몰고 자기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안토니우스는 용기를 내어 갑옷에 몸을 쑤셔 넣고 비틀거리며 전장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어 있었다. 그는 정신착란 상태에서 "이집트여, 나는 죽노라! 죽어가노라!" 하고 몇 번이고 외치다가 풍만한 둥근 모래 언덕을 클레오파트라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는 가슴에 칼이 꽂힌 채 클레오파트라에게 실려 갔다.
클레오파트라는 몇 년 전부터 독약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어떤 독이 가장 빠르고 손쉽게 작용하는지 하인을 상대로 실험을 했던 것이다. 머지 않아 옥타비아누스의 군대가 들이닥칠 터였다. 클레오파트라는 옥타비아누스의 개선을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자신의 매력을 시험해볼 생각도 없지는 않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그럴 가치가 없는 사내라고 단정했다. 그래서 클레오파트라는 무화과 바구니를 가져오게 해서 바닥에서 우글거리고 있는 살찐 이집트 코브라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코브라 한 마리가 갑자기 잽싸게 나와 클레오파트라의 가슴을 두 번 깨물고는 황망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것으로 충분했다.러시아의 위대한 제왕 예카테리나(Catherine the Great)도 어렸을 적엔 별로 위대하지도 않았고 러시아인도 아니었다. 열 다섯 살이 되자 예카티리나는 러시아의 엘리자베타 여제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라는 명을 받았다. 황후는 법적 상속인인 표트르 대공에게 적당한 색시를 얻어주려고 물색 중이었다. 엘리자베타 여제는 예카테리나를 상트페테르부르크 궁전 주위에서 1년 동안 지내게 하면서 가정교사를 시켜 러시아어와 러시아 가정 주부들의 의무 및 요리법을 가르쳤다.
마침내 예카테리나가 열 여섯, 대공이 열 일곱이 되자 둘은 결혼했다. 예카테리나는 탐스러운 검은 머릿결이 특히 아름다운, 한껏 무르익은 신부였다. 한편 남편인 표트르 대공은 표트르 대제의 손자였지만, 그에게서 대제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었다. 그는 작고 연약했으며 왕좌 상속자인 동시에 병약한 체질의 계승자이기도 했다.
표트르에게 종이와 크레용을 마련해주고 장난감 병정의 배치를 도와주고 나면 예카테리나는 하루 종일 자유였다. 이 정력이 넘치는 대공비는 사냥, 낚시, 승마 등 스포츠란 스포츠는 모조리 좋아했다. 예카테리나는 솔티코프에게 기병대 지휘권을 넘기기도 했다. 둘은 서로 죽이 잘 맞았다. 솔티코프는 예카테리나가 아들 파블르를 낳은 후, 승진되어 시베리아로 배속되었다.
솔티코프가 비운 자리는 폴란드의 귀족인 스타니수아프 포니아토프스키가 메웠다. 그는 세상 물정에 밝고, 세련된 신사였다. 예카테리나는 남자처럼 차리기를 좋아했다. 남장은 외모에 잘 어울렸다기보다는 괄괄한 성미에 잘 어울렸다. 예카테리나와 포니아토프스키는 썰매를 타고 궁전을 나가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포니아토프스키는 문득 자신이 폴란드를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을 구하자마자 바르샤바로 도망쳤다.
그 다음에 나타난 자가 그리고리 오를로프인데, 그는 살짝 돌아버린 5형제 가운데 그나마 온전한 친구였다. 예카테리나는 그의 널찍한 견장을 어루만지고 턱수염을 배배 꼬는 것을 즐겼다. 이들 사이엔 일종의 묵계가 이루어진 것 같았다. 예카테리나가 오를로프를 좋아했던 이유는 그가 개처럼 충성스러운 나머지, 손짓하거나 휘파람만 불어도 항상 쪼르르 달려오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모두 합해서 서른 여섯 명의 애인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진다. 남편의 수는 차라리 세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마침내 엘리자베타 여제가 세상을 떠나자 예카테리나의 남편인 표트르가 왕위를 계승하여, 표트르 3세가 되었다. 그는 황제가 되기에는 아주 적합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왕관은 너무 커서 귀까지 덮었고, 옥좌는 언제나 장난감 병정들로 뒤죽박죽이었으며 국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마룻바닥에 앉아 나무토막으로 집짓기 놀이에만 열심이었다. 결국 예카테리나는 표트르를 폐위시키고 자신이 왕좌에 오름으로써 러시아의 여제가 되었다.
황제가 된 예카테리나는 자기 멋대로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블랙커피를 다섯 잔 마시고 나서 자문 회의를 소집했는데, 언제나 자문 위원들이 진언할 틈도 없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을 명하는 식이었다. 그 다음에는 평의원회를 소집하여 그 무쇠 같은 손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예카테리나는 자기가 안건을 제출하고, 자기가 일단 그것에 찬성한 다음, 모든 의원들이 기권하게 만들고 나서 표결에 붙였다. 그래서 결과는 항상 1대 0이었다. 오후가 되면 이 지칠 줄 모르는 군주는 터키, 오스트리아, 프랑스, 폴란드인에게 싸움을 걸었다. 가끔씩은 장군의 제복 차림으로 해군을 지휘하기도 했다.
예카테리나는 내무장관 겸 외무장관 겸 차관이었으며, 재무장관 겸 국무장관이기도 했다. 또한 그녀는 수백 명의 하인들과 근위병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등도 자기 손으로 밀 정도였다. 예카테리나 여제는 광범위한 제국의 구석구석을 손수 감독했다. 그녀는 러시아를 강대한 제국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러자면 가장 필요한 것은 인구를 증가시키는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종횡무진으로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제에게는 하루에도 열두 시간쯤 남자들과 함께 보내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여제는 사십대 후반에 들어 그리고리 포템킨이라는 젊은 육군 장교를 만나 그 군인다운 모습에 반해 그를 총애하게 되었다. 왕위까지 올라간 건 아니지만 얼마 후, 포템킨은 왕궁에 머무르면서 잠옷 바람으로 궁전 안을 돌아다닐 만큼 가까워졌다.
5년이 지나자 마침내 포템킨은 그 동안 휴가 한 번 얻지 못한 것을 불평하기 시작했다. 이에 예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