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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인간관계편

이케가야 유지 지음 | 사람과나무사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

이케가야 유지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2월 / 360쪽 / 17,000원





운 좋은 사람의 행운은 전염될까



호감을 얻고 싶다면 상대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흉내 내라

‘원숭이 흉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을 적당히 모방하는 사람을 야유하는 모욕적인 표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과학자다. 과학자는 남보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뭔가를 발견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일을 업으로 가진 사람이다. 타인을 모방하기만 해서는 먹고 살 수 없는 직종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비슷한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을 적절히 모방하며 살아간다. 애초에 굳이 ‘원숭이 흉내’라는 표현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모방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보여주는 간접증거 아닐까.

미국 국립위생연구소 동물센터 포크너 박사 연구팀은 꼬리감는원숭이 몸짓을 흉내 내는 실험을 했다. 언어와 소통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실험이었고, 그 결과 《사이언스》에 실렸다. 자신의 동작을 흉내 내는 사람을 본 원숭이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실험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두 사람이 원숭이 앞에 공을 들고 선다. 두 사람 모두 공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거나 입으로 무는 등 원숭이가 하는 행동을 한다. 그중 한 사람은 원숭이의 행동에 맞추어 같은 행동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원숭이의 행동과 관계없이 행동을 한다. 그 원숭이는 두 사람 중 자신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한 사람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런 다음, 그 사람 가까이 와서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동전과 먹이를 교환하는 게임을 하자, 원숭이는 자신을 흉내 내지 않은 사람보다 흉내 낸 사람과 더 자주 교환했다. 동작을 흉내 내면 원숭이에게 호감을 얻는 셈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람 관계에서도 발생한다. 가령 대화를 나누던 중 상대방이 커피를 마시면 자신도 컵으로 손을 뻗거나, 상대방이 턱을 괴면 자신도 턱을 괴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행동을 모방하면 호감도가 상승한다. 이 실험 결과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신규 계약을 따내기 위해 협상하는 과정이나 남녀 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의 관심을 얻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 효과적인 기술로 활용된다.

두 사람이 추구하는 목표가 같거나 비슷할수록 머리를 긁적이거나 다리를 꼬는 등 상대방의 무의식적 동작을 흉내 내는 경향성이 높아진다. 이는 네덜란드 사샤 온도바카 박사 연구팀이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로 증명된 사실이다. “두 사람 모두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동작 동조가 일어나기 쉽다. 반대로, 나는 일어나서 걸어 다니고 싶은데, 상대방은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경우 동조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온도바카 박사의 설명이다. ‘흉내 내기’를 그저 단순하고 수준 낮은 ‘원숭이 흉내’ 따위로 치부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그보다는 ‘당신과 공감하고 싶다’, ‘당신이 내게 공감해주어 마음이 즐겁고 편하다’는 식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표현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적절히 활용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아기는 엄마의 미소에 반응해 자주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누구에게 배우지 않았는데도 곧잘 어른 흉내를 낸다. 그러고 보면, 모방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고도의 사회 신호가 아닐까.

‘거짓말하지 마세요’ 보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가 더 효과적인 이유

자, 여러분 앞에 1에서 10까지 10개의 숫자가 있다. 그중 하나만 머릿속에 떠올려보자. 어떤 숫자를 떠올렸나? 과학자들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들이 1~10까지 열 개의 숫자 중에서 머릿속에 떠올리는 숫자는 짝수보다 홀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이다. 확률적으로 보자면, 홀수와 짝수 모두 똑같이 50퍼센트가 나와야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짝수를 떠올린 사람은 20퍼센트에 불과하다. 나머지 80퍼센트는 홀수를 떠올렸다는 얘기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브라이언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위의 실험 결과를 보고 ‘상황에 약간 변화를 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이 방금 머릿속에 떠올린 숫자를 말하기 전,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방금 떠올린 숫자가 만약 짝수라면 5,000원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떠올린 숫자는 무엇인가요?”

재미있게도, 이 실험에서 ‘짝수’라고 응답한 사람 비율은 전체의 50퍼센트에 달했다. 사실은 홀수를 떠올렸으면서 돈을 받기 위해 거짓말한 사람 비율이 30퍼센트 정도 되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허위 신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어떻게 충고하면 좋을지 고심했다. 연구팀은 다음과 같이 2가지 ‘양심 경고등’을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양심 경고등 A. 거짓말하지 마세요.

양심 경고등 B.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



A와 B 중 어느 쪽이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을까? 어느 문구가 우리 마음에 좀 더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하는지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게 답을 맞힐 수 있다.

답은 B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거짓말 하지 마세요’라는 문구보다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B그룹에서는 ‘짝수’라고 답한 사람 비율이 20퍼센트 정도 나왔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의미다. 반면 A그룹은 여전히 50퍼센트 정도로,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는 양심 경고등이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었다.

이 실험의 뿌리는 범죄심리학 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초 범죄자는 왜 범죄를 저지를까? 그 일이 즐거워서 죄를 짓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대부분 복잡하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 벼랑 끝으로 몰리고 몰리다가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의 심리를 살펴보면 ‘원래 나는 선량한데, 이번에는 특별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라고 마음에 뚜껑을 덮고 봉인한 상태에 가깝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양심이 있고 죄책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이 ‘날 때부터 악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진짜 인격’과 ‘실제 행동’은 별개로 치고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자신을 심리적 안전구역으로 피난시키려고 애쓴다.

이야기가 잠시 곁길로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양심 경고등 A의 대상자는 허위 신고라는 ‘행위’만 언급했지만, 양심 경고등 B는 ‘인격’ 그 자체를 언급했다. 그러므로 A보다 B가 훨씬 강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연구팀은 선거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보고한다.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투표는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한 표를 행사해 민주시민으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라는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이 효과를 교육 현장은 물론이고 사내 연수나 스포츠 강습 등 다양한 삶의 상황에서 적절히 응용할 수 있다.공감하는 뇌, 행복을 느끼는 뇌



뇌는 선천적으로 ‘거짓말하는 능력’을 타고난다는데?

다단계 상술, 보이스 피싱을 활용한 금융사기, 결혼을 빙자한 사기, 바가지 씌우는 악덕 인테리어 업자……. 눈 뜨고 있는데 코 베어 가는 세상에 살면서 각종 사기와 악덕 상술로 인한 사건ㆍ사고를 소개하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속는 사람 잘못이죠.”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사기를 당할 수 있느냐며 세상 물정에 어두운 피해자를 비난한다. ‘나는 똑똑해서 절대로 사기당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도 한다. 과연 그럴까? 똑똑한 사람은 절대로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이런 말은 인간 뇌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뇌의 본질과 동작 원리를 알면 그리 쉽게 호언장담하지는 못할 것이다.

얼마 전, 《플러스원》에서 발표된 논문을 두고 한바탕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앨버타대학교 레그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물건을 숨길 때와 찾을 때의 행동 경향을 관찰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순간의 심리를 밝힌다는 것이 실험의 목적이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21세 젊은이 102명을 모집하여 실험했다. 먼저, 참여자들에게 실험실 바닥에 깔린 70장의 타일 아래 어딘가에 물건을 숨기라고 지시한다. 참여자들은 2분 안에 최대한 다른 사람들이 찾기 어려운 장소를 3곳 골라 물건을 숨겨야 한다.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 장소는 어디였을까?

흥미롭게도, 대다수 사람이 벽에서 멀리 떨어진 실험실 한복판에 물건을 숨기려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전혀 뜻밖의 결과에 놀랐다. 왜냐하면, 물건을 숨기는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70장의 타일 중 어딘가에 숨겨진 물건을 찾아달라고 지시하자 (자기가 물건을 숨긴 실험실 한복판이 아닌) 구석 같은 외진 곳부터 살펴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석은 누가 봐도 물건을 숨기기에 좋은 장소로 여겨진다. 그런데 실험 참여자들은 물건을 숨길 때 그런 곳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어서 연구팀은 비슷한 실험을 실험실이 아닌 비디오게임의 가상현실을 활용해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위의 2가지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 심리 흐름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즉, 누구나 물건을 숨길 때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상대방의 허를 찌를까?’ 고민한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하는 뻔한 장소를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반대로, 누군가가 숨겨 놓은 물건을 찾을 때는 사고 회로가 한결 단순해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예측하는 장소부터 찾게 된다.

물건을 찾는 사람은 왜 물건을 숨기는 사람의 심리를 읽지 못할까? 연구팀은 “물건을 숨길 때 사용하는 뇌 부위와 찾을 때 사용하는 뇌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뇌는 왜 이런 방향으로 진화했을까?

야생동물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야생동물 입장에서는 들판이나 숲속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적인가 아군인가, 혹은 내게 우호적인가 위협적인가. 이 판단을 한순간에 그르치면 그로 인해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야말로 생사가 달린 결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진화 과정에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자기 마음을 숨기는 능력 보다 먼저 발달했을 것이다. 마음을 숨기는 능력은 상대방에게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만 성립하는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숨기는 능력’과 ‘마음을 읽는 능력’은 뇌의 기능적 측면에서는 별개의 능력인 셈이다.

적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방편인 ‘보호색’이나 여러 가지 은신 능력과 방법은 곤충이나 조류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에게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은신처인 둥지나 먹이, 혹은 자기 모습을 적의 눈을 피해 완벽하게 숨길까’ 이 임무를 멋지게 수행해낼수록 자연에게 도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생존 경쟁에서 유리해진다.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해 감추고 위장하고, 상대방을 기만하는 행위는 사람으로 넘어오면 ‘거짓말하기’로 나타난다. 매순간 상대방의 사고흐름을 훤히 꿰뚫어 보며 상대방보다 한 차원 높은 고단수로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효과적인 거짓말하기는 가능하지 않다. 거짓말을 꿰뚫어 보려는 쪽보다 거짓말하는 쪽이 훨씬 복잡한 사고 회로를 지녀야 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과 돌발 변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치밀한 작전을 짜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어린아이들이 즐겨하는 ‘보물찾기’나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도 ‘감추는(속이는) 측’과 ‘찾는(간파하는) 측’의 뇌 부위와 사고 회로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뇌는 ‘교묘한 거짓말쟁이’가 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먼저, 이 점을 인식하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애초에 뇌가 그렇게 생겼다면 온갖 사기와 악덕 상술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해서 발전해가지 않을까. 그러나 절명할 필요는 없다. 마치 ‘창과 방패’의 대결과도 같아서 속이려는 뇌가 진화하는 만큼 속지 않으려는 뇌도 그에 못지않게 진화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젊게’ 살면 오히려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데?

나이를 먹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들고, 인생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고들 말한다. 물론 이는 대략적인 경향성을 의미하는 것일 뿐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심경 변화는 일반적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깨달아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정서를 적응시키는 순응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재산이나 기회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벌충하기 위한 보완적 감전 변화라는 주장도 있다.

우울증은 고령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감정 질병이다. 우울증 환자의 40퍼센트 정도가 60세 이상 고령자인 것만 보아도 이는 명확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사실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받은 환자의 통계 수치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는 일본 안에서만 100만 명 가까운 노인성 우울증 환자가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 까닭에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고령자의 우울증이 간과되기 쉬운 까닭은 치매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는 노인성 우울증의 전형적 증상이다. 『노인성 우울증』의 저자이자 의사인 와다 히데키는 “치매로 의심되는 환자 중 70~80퍼센트는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우울증이 증가하는 추세는 생물학적 현상의 일환이 아닐까. 즉, 신경 전달물질 감소라는 기질적 장기 변화라는 의미다. 노인성 우울증이 젊은 층이 겪는 우울증과 비교하면 우울증약이 한결 잘 듣는다는 사실이 생물학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된 함부르크대학교 스테파니 브라센 교수팀의 연구를 소개한다. 2012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이다. 연구팀은 25세 전후의 젊은이 21명, 건강한 고령자 20명, 우울증 상태의 고령자 20명을 모아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요청했다. 화면에 늘어놓은 상자를 왼쪽부터 순서대로 차례차례 열어 나가는 게임이다. 상자에는 황금이 들어 있을 때가 많지만, 이따금 돌발적으로 악마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실험 참여자는 각 상자를 열기 전 게임을 종료할지 계속할지 결정해야 한다. 황금이 나올 때마다 상금은 늘어나지만, 악마가 나오면 바로 게임 끝. 그동안 획득한 상금은 0원이 된다. 그러므로 악마가 나오기 전에 게임을 종료하느냐가 관건이다. 게임을 종료할 때는 나머지 상자를 모두 열어 황금과 악마를 보여준다. 즉, 어느 정도 승산이 있었는지를 참여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 게임을 80차례 반복한다.

평범한 청년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고령자는 비슷한 선택 경향을 보였다. 그들은 많은 황금을 차지할 기회를 놓치면 무척 억울해했고, 다음 게임에서 큰 위험을 감수했다. 반면, 건강한 고령자는 게임 결과에 따라 행동을 바꾸지 않았다. 그들은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그들의 뇌 활동도 동시에 측정했다. 측정한 뇌 데이터 역시 같은 결과를 뒷받침했다. 건강한 고령자의 경우, 선택에 실패했을 때 전대상피질 등의 감정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활발하게 활동했고, 오래 후회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건강한 고령자가 매사가 반드시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포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언제까지나 젊은 이처럼 머리(뇌)를 쓰려고 고집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손에 움켜쥐고 있던 것을 놓아야 할 때 놓을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지혜로운 행동이며, 인생을 행복으로 이끌 줄 아는 노하우다. 인간 뇌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관찰하다 보면, 때로 책 한 권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와 노하우를 얻은 듯 뿌듯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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