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인생수업 논어를 듣다
심범섭 지음 | 평단문화사
공자의 인생수업 논어를 듣다
심범섭 지음
평단문화사 / 2012년 9월 / 296쪽 / 13,000원
사람답게 사는 길
사랑을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 인이다
예의 실천 기준은 바로 의(義)다. 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보다 다수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신이 예의 본질로서 겸손한 자세와 성실한 실천의 근원이 되는 인(仁)이다. 인이란 어질고 인자한 모습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과 같이 모든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의 근원이다. 그 사랑을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마음이 바로 인이다. 인은 『논어』의 핵심 개념으로 『논어』에 인에 관한 문장이 무려 58개가 나오는데, 제자들이 인에 대해 물을 때마다 공자의 대답은 그 내용이 달랐다.
"오직 인한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 (제4편 이인 3장)
"진실로 인에 뜻을 두면 악함이 없다." (제4편 이인 4장)
우리는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인에 뜻을 둔다면, 가족에게 악한 마음을 갖지 않는 것처럼 세상 모든 사람에게 악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인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다. 가까운 가족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다. 어지러운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위대한 사상으로서 인이 행하기 쉽지 않은 것처럼 생각되지만, 이렇듯 인은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아름다운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는구나. 이 모습을 보니 네 모습이 생각나지만, 멀리 떨어져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 시를 읽은 공자는 멀리 있어서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은 핑계라고 말했다. "그것은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제9편 자한 30장)
인은 실천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있기 때문에 보고 싶어도 가서 보지 못하고, 바쁘기 때문에 찾아갈 수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정말로 보고 싶다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당장 달려가서 만나고 싶은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인을 생각한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인, 의, 예를 실천할 수 있다. 인과 의와 예를 실천하다 보면 지식이 쌓이고 실제 경험을 통해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된다.
성실한 자세와 배려하는 마음으로 남을 대하라
성실함은 좋은 결과를 만드는 바탕이다
성실이란 진실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일을 시킬 때 그 사람이 그 일을 성실하게 하기를 바란다. 성실은 누가 보고 있다고 해서 열심히 하고, 보는 사람이 없다고 대충 하는 것이 아니다. 성실은 혼자 있을 때도 참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행동하려는 마음가짐이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여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자발적인 마음이다. 또한 아무리 재능을 타고난 사람도 자만에 빠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성실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다.
공자는 모든 일은 그 사람의 성실함에 따라 일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산을 만드는 것에 비유해서 말하자면, 마지막 한 줌의 흙이 모자라서 산을 만들지 못한 것도 내가 그만둔 것이다. 또 평지에서 한 줌의 흙을 처음 쏟아붓고 산을 만드는 것도 내가 시작한 것이다." (제9편 자한 18장)
어떤 일에 도전했을 때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성실한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따른 결과를 책임질 줄 안다. 누구나 나쁜 환경에 놓일 때가 있게 마련이다. 이때 성실함은 그러한 불리한 조건들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바탕이 되어 자발성, 책임감,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힘의 원천이 된다. 따라서 성실한 사람에게는 믿음이 가게 마련이다.
자유는 뜻만 지나치게 높고 성실하지 못한 친구 자장에 대해 말했다. "내 친구 자장은 어려운 일은 잘한다. 그러나 인하다고 할 수는 없다." (제19편 자장 15장)
나를 진심으로 도와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단지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도와주는 친구도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되어 성실함이 없는 친구에게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유자는 친구와 윗사람에게 신뢰를 쌓는 방법에 대해 말했다. "친구관계에서 신뢰가 의리에 가까우면 그 약속한 말을 실천할 수 있으며, 선배에게 행하는 공손함이 예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고, 어른에게 의지할 때 친함을 잃지 않으면 오래도록 받들어 모실 수 있다." (제1편 학이 13장)
사람들은 믿음을 주는 사람을 의지하는데 이는 신뢰감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들은 항상 환영받는다. 사회생활을 할 때 성실하게 행동하면 신뢰를 쌓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중요한 일을 맡게 된다. 성실한 사람은 자신이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대처하여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자하는 말했다. "군자는 백성에게 신뢰를 얻은 후에 일을 시킨다. 백성은 신뢰를 얻지 못한 군주가 일을 시키면 자신들을 괴롭히는 권력자라고 생각한다. 군자는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은 뒤에 윗사람의 잘못을 간해야 하니, 신임을 얻지 못하고 간하면 자신을 비방한다고 생각한다." (제19편 자장 10장)
"나는 모든 것에 완벽한 성인을 만나 볼 수 없다면 재능과 덕이 있는 군자라도 만나면 좋겠다. 인에 뜻을 두어 악함이 없는 선인을 만나 볼 수 없다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성실한 사람이라도 만나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없으면서 있는 척하며, 비었으면서도 가득 차 있는 것처럼 하며, 적게 있으면서도 많이 있는 척한다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7편 술이 25장)
성실한 생활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우리는 성실함을 바탕으로 생활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성실함에 따른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집중력이다. 예를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독서를 하더라도 집중하여 읽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많은 독서를 하더라도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말보다 실천이 우선이다
말보다 행동이 우선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은 정직한 마음을 성실하게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에 부끄러운 것이 없고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하다.
사마우가 어떤 사람이 군자인지를 묻자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군자입니까?"
"자신을 살펴보아 반성하고 허물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두려워하겠는가?" (제12편 안연 4장)
사실 행동은 하지 않고 말을 하기는 쉽다. 말은 생각나는 대로 할 수 있지만, 실천은 몸을 움직이는 수고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논어』에서는 말보다 실행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자공이 군자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말보다 먼저 실행하고, 그다음에 말이 행동을 따른다." (제2편 위정 13장)
실천이 없는 말은 공허할 뿐이다.
"옛사람이 말을 함부로 입 밖으로 내지 않은 것은 몸으로 실천하지 못하게 될 것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제4편 이인 22장)
공자가 이렇게 매사에 말을 조심한 이유는 작은 일부터 지키지 못하면 훗날 큰일까지 행동이 말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보면, 마치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당선된 이후에 약속한 것을 제대로 지키는 후보는 많지 않다. 이러한 일이 매번 되풀이되는 이유는 선거에 당선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마우가 인함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인한 사람은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한다."
"말을 조심해서 하면 인을 이루겠습니까?"
"실천이 어려운 것이니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제12편 안연 3장)
말만 하고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 말은 의미가 없고 거짓말이 된다. 말만 앞서는 사람들은 거짓말이 탄로 나면 반성하고 즉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말을 함으로써 그것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공자는 말을 아낄 것을 강조했다. "말은 뜻만 통하게 하면 그만이다." (제15편 위령공 40장)
즉흥적으로 하는 말은 행동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진실성이 없음이 곧 드러난다.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말한 것을 실천하기 어렵다." (제14편 헌문 21장)
이는 남 앞에 서는 것이 수줍고 부끄러워서 말하는 것을 머뭇거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실천할 수 없는 말을 할 때 부끄럽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자신이 한 말을 책임지고 반드시 실천하는 사람이 말까지 잘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말을 아무리 잘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 좋은 능력도 가치가 없게 된다. 말과 행동은 산소와 불꽃 같은 관계다. 불꽃이 말이라면 산소는 행동과 실천이다. 제아무리 강하고 아름다운 불꽃이라도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꺼져 버린다. 공자는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했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군자라고 했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실행은 민첩하게 하려고 한다." (제4편 이인 24장)
"군자는 먹을 때에 배부르게 먹는 것을 추구하지 않고, 거처하는 데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을 민첩하게 하면서 말은 신중하게 하고, 도를 지키는 사람을 찾아가서 옳고 그름을 바로잡는다. 이러한 사람이라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제1편 학이 14장)
배움이란 단지 글을 배우고 지식만 채우는 일이 아니다. 말한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배운 지식을 바로 실천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 그것은 배움을 통하여 알게 된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확실히 만들어 나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중용의 도로써 행하라
모든 일에 있어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어야 한다
권도를 행하려면 중용을 이루어야 하는데,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용이다.
"중용의 덕은 지극하다! 이러한 덕을 지닌 백성이 적어진 지 오래되었다." (제6편 옹야 27장)
이것은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중용을 이루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자는 지나친 것도 모자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자장과 자하 중에서 누가 낫습니까?"
"자공은 지나치고 자하는 부족하다."
"그러면 자장이 낫습니까?"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과 같다." (제11편 선진 15장)
이 문장에서 만들어진 고사성어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한 판단을 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中)'이다. 저울의 추를 좌우로 움직여서 수평을 맞추는 행동을 권도라고 한다면, 정확하게 수평이 맞추어진 시점이 중이다. 이렇게 지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으며, 떳떳하고 변함없는 상태를 중용이라 한다.
어떤 사람이 중용을 지키며 행동하는 공자에 대해 말했다.
"공자는 온화하면서도 엄했고, 위엄이 있었으나 사납지 않았으며, 공손했으나 자연스러웠다." (제7편 술이 37장)
한 시대를 지배하는 특정한 사상이나 유행은 변하기 마련이다. 변화의 속도가 아주 빠르면 사회적 혼란이 생기는데, 그때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스프링과 같은 융통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융통성도 지나치면 없느니만 못하다. 중용을 지키기 어렵다면 지조라도 굳게 지켜야 한다.
"중용을 지키는 선비와 함께할 수 없다면, 반드시 뜻이 높은 곳에 있는 광자와 지혜롭지는 않지만 고집이 센 견자와 함께할 것이다. 광자는 진취적이고 견자는 무슨 일이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13편 자로 21장)
이것은 중용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본질에 맞게 처신하라는 가르침으로, 말에 앞서 행동을 먼저 하라는 의미다. 본질을 알게 되면 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쉽게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방이 예의 근본을 묻자, 공자는 예의 근본을 알고 싶어 하는 그를 높이 평가하고 좋은 질문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는 사치하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해야 하며, 상을 치를 때는 형식에 맞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슬퍼해야 하는 것이다." (제3편 팔일 4장)
일을 할 때는 언제나 중용에 맞게 행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무조건 배척하라는 것이 아니라 중용을 유지해 실행하라는 뜻이다. 그러면 사회는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논어』의 모든 가르침에는 중용이 바탕에 깔려 있다.
효는 몸과 마음을 다해야 한다
부모를 진심으로 공경하라
효도는 자녀가 부모를 성심껏 섬기는 행위로 부모를 진심으로 공경하는 사람은 효가 몸에 배어 있어 사회생활을 할 때도 행실을 바르게 한다.
제후들이 난립하던 춘추 시대에 제후 섭공이 공자에게 자랑하며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정직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의 아버지가 양을 훔치자 아들이 그 사실을 증언했습니다." 그러자 공자가 말했다. "우리나라의 정직한 사람은 그와는 다릅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위하여 숨겨주고 자식은 아버지를 위하여 숨겨주니, 정직함은 그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제13편 자로 18장)
비록 아버지가 양을 훔친 도둑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준 아버지를 신고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천륜을 저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기가 되면 사춘기를 맞는데 이때 육체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감수성이 예민해지며 자의식이 강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정서와 감정이 불안정해지는 일명 반항기가 시작되어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다.
자식들은 부모와 세대 차이를 느끼며 대화를 피하고, 부모는 반항하는 자녀를 다잡기 위해 구속한다. 이때 자식은 부모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부모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자는 부모의 잘못을 알았을 때도 공경하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말씀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모실 때 말씀 드릴 것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하고, 부모님이 그 말을 따르지 않으려고 해도 공경하고, 부모님의 말씀을 어기지 않아야 하며, 자신이 수고로워도 부모님을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제4편 이인 18장)
부모는 자식을 위하여 어려운 일들을 감수하며 살아간다. 자식들은 그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부모의 안색을 살피며, 부모가 물어보는 것이 있으면 성심껏 대답해야 한다.
"군자를 모실 때 범하기 쉬운 세 가지 잘못이 있다. 말할 때가 되지 않았는데 먼저 말하는 것을 조급함이라고 하고, 말할 때가 되었는데 말하지 않는 것을 숨김이라고 하며, 안색을 살피지 않고 말하는 것을 장님이라고 한다." (제16편 계씨 6장)
군자를 모실 때 하는 것처럼 부모를 모셔야 한다. 또한 부모는 영원히 자식 곁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항상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부모를 모셔야 한다.
공자는 말했다. "부모의 연세를 항시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 때문이다." (제4편 이인 21장)
부모가 장수하시는 것은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기력이 쇠하여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기 때문에 두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살아계실 때 성심성의껏 모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