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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손무 지음 | 홍익출판사
손자병법

손무 지음

홍익출판사 / 2008년 5월 / 230쪽 / 6,500원


손무는 말하였다.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사이다. 백성의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마당이며, 나라의 보존과 멸망을 결정짓는 길이니, 깊이 삼가며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다음의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를 핵심으로 분석하고, 일곱 가지 계획에 따라 정세를 비교해 보아야 한다. 이 다섯 가지 기본 요소란 첫째가 정치이고, 둘째가 기후이고, 셋째가 지리이며, 넷째가 장수이고, 다섯째가 법제이다.



첫째, 정치란 백성으로 하여금 전쟁에 대하여 군주와 똑같은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군주와 더불어 함께 살고 죽으며, 나라의 위기에 부딪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둘째, 기후란 밝음과 어두움, 맑음과 흐림, 마름과 축축함 그리고 추위와 더위 등 여러 기상 조건과 계절의 변화를 말한다. 셋째, 지리란 길의 멀고 가까움, 지세의 험하고 평탄함, 지역의 넓고 좁음, 지형의 죽을 곳과 살 곳으로 (공격과 방어 또는 전진과 후퇴를 결정짓는) 갖가지 지형 조건을 가리킨다. 넷째, 장수란 정세를 손에 쥐는 지략, 상벌을 공정하게 시행하는 믿음, 부하를 아끼고 이끄는 어짐, 작전을 추진하는 결단력, 군기를 엄격하게 유지하는 위엄을 갖춘 자를 가리킨다. 다섯째, 법제란 군대의 조직과 편제 단위, 지휘 통신의 수단인 깃발과 악기의 운영 규정, 벼슬 및 계급 체계와 직무의 합리적인 배분, 식량 등 군수물자의 조달과 공급에 관한 업무를 말한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장수된 자가 반드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깊이 이해하고 장악하고 있다면, 어떤 전쟁이든 승리로 이끌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적군과 아군 양쪽을 비교하면서 다음의 일곱 가지를 기초로 분석해 보아야 그 실제 정세를 파악할 수 있다.



첫째, 군주의 정치는 어느 편이 더 나은가? 둘째, 장수의 지휘는 어느 편이 더 유능한가? 셋째, 기후와 지리 조건은 어느 편에게 더 유리한가? 넷째, 법제는 어느 편이 더 엄격하고 공정하게 시행되는가? 다섯째, 병력과 무기는 어느 편이 더 강한가? 여섯째, 병사의 훈련은 어느 편이 더 잘 되어 있는가? 일곱째, 상과 벌은 어느 편이 더 공정하고 분명하게 시행되는가? 나는 위의 일곱 가지를 기준으로 서로 견주어 보면, 어느 편이 이기고 질 것인지 미리 알 수 있다.



만일 이러한 나의 기본 계책을 따라서 군대를 부린다면, 반드시 승리를 거두게 된다. 따라서 나도 이 나라에 머무를 것이다. 그러나 나의 계책을 따르지 않고서 군대를 부린다면 반드시 패배하게 된다. 따라서 나는 이 나라를 떠날 것이다. 이해득실에 대한 기본 조건을 분석한 다음에 유리한 형세를 만들고, 이것이 밖에서 돕는 보조 조건이 되도록 만든다. 여기서 '형세'란 유리한 조건을 잡아서 상황 변화에 따라 주도권을 손에 넣음을 말한다.



병법은 기만술이다. 그러므로 적을 공격할 능력이 있지만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공격을 가할 필요가 있지만 공격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며, 가까운 목표를 공격할 계획이지만 멀리 있는 목표를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멀리 돌아갈 계획이지만 가까운 곳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또한 적에게 작은 이익을 미끼로 주어 그들을 유인해 내며, 적을 혼란스럽게 하여 기회를 틈타 깨부수며, 적의 힘이 충실하면 더욱더 든든히 대비하며, 적의 병력이 강대하면 잠깐 결전을 피하여야 하며, 쉽사리 분노하는 적은 집요하게 도발하여 제풀에 기세가 꺾이게 만들며, 아군을 가볍게 보는 적에게는 오히려 비굴한 몸짓으로 그들의 자만심을 더욱 부채질한다. 적이 충분히 쉬어서 안정되어 있으면 계략을 써서 피로하게 만들고, 적군 내부가 친밀하면 이를 이간질시켜 떼어 놓는다.



적이 도무지 방어할 생각을 못하는 곳에 공격을 집중하여야 하며, 적이 전혀 뜻하지 못한 의표를 찌르며 출동하여야 한다. 이것이 전쟁에서 승리를 움켜쥐는 길이다. 그러나 전쟁 상황은 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임기응변이 요구되니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미리 세운 계획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조정에서 전략을 수립하면서 승리를 예측하는 자는 그 계획이 주도면밀하고 다양하다. 그러나 전략을 수립하면서 승리를 예측하지 못하는 자는 그 계획이 치밀하거나 충분하지 못하다. 계획이 다양하면 이기고, 계획이 다양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하물며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손무가 말하였다. 전쟁의 법칙에 따르면, 적국을 온전히 두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책이며, 전쟁을 일으켜 적국을 깨부수고 굴복시키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전군을 온전히 두고서 항복시키는 것이 최상책이며, 전투를 벌여서 전군을 깨부수고 항복시키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대대를 온전히 투항시키는 것이 최상책이며, 적의 대대를 격파하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중대를 온전히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책이며, 적의 중대를 무찌르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분대를 온전히 생포하는 것이 최상책이며, 적의 분대를 베어 죽이는 것은 차선책이다. 그러므로 싸울 때마다 이기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며, 싸우지 않고도 적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전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따라서 전쟁에서 최상책은 계략으로 적을 굴복시켜 승리를 거두는 것이며, 차선책은 외교를 통해서 적의 동맹을 끊어 버려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 방법은 병력을 동원하여 야전에서 적군을 격파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이며, 가장 나쁜 방법은 적이 지키고 있는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을 공격하는 공성전은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선택하는 방법이다. 성을 공격하는 데에 필요한 방어용 방패와 엄호용 수레인 분온을 제작하고, 공성 기구와 장비를 갖추려면 3개월이 들어간다. 또한 성을 관찰하고 공격하기 위한 흙 망루를 쌓는 데도 3개월이나 걸린다. 이와 같이 공성 준비를 하는 동안에 장수는 초조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무리한 공격명령을 내려 휘하의 병력을 개미떼처럼 성벽에 기어오르게 한다. 그 결과 병력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내몰지만, 적의 성은 무너뜨리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함부로 성을 공격하는 재앙을 무릅써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 아는 장수는 싸우지 않고도 적군을 굴복시키며, 적의 성을 공격하지 않고도 무너뜨리며, 장기전을 치르지 않고도 적국을 격파한다. 이렇게 반드시 적국의 모든 것을 온전히 둔 채 천하의 패권을 손아귀에 넣는다. 그러므로 아군의 손실이 없이 완전히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계략으로 공격하는 '모공'의 법칙이다.



그러므로 전쟁의 원칙은 병력이 적군보다 10배일 때에는 적을 포위하고, 5배일 때에는 적을 공격하며, 2배일 때에는 계략을 써서 적을 분산시키며, 병력이 적과 비슷할 때에는 전력을 다하여 싸워야 하며, 병력이 적군보다 적을 때에는 적과 부딪치지 말고 싸움터에서 벗어나야 하며,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전투를 피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군사력이 처지면서 수비를 굳게 하고 버티면, 강력한 적의 포로가 될 따름이다.



장수는 나라를 보좌하는 버팀목이다. 그 보좌함이 주도면밀하면 나라는 반드시 강성해지며, 그 보좌함에 틈이 있으면 나라는 반드시 쇠약해진다. 그러므로 군주가 (이러한 장수를 믿지 못하고) 군대의 지휘권을 간섭하여 해를 끼치는 경우는 다음의 세 가지 상황이 있다.



첫째, 군대가 나갈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전진 명령을 내리거나, 후퇴해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도 후퇴 명령을 내리는 경우이다. 이러한 군을 '재갈 물려진 군대'라고 일컫는다.

둘째, 군주가 전체 군대 내부의 사정을 모르면서 현지 군대의 인사나 행정에 간섭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병사들이 헷갈리게 된다.

셋째, 군주가 전쟁의 권모술수를 모르면서 지휘를 간섭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병사들이 자신감을 잃고 의심을 품게 된다.

이렇게 전체 군대 안에 갈팡질팡하고 믿지 못하는 마음이 퍼지면 적국이 그 빈틈을 노리고 쳐들어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스스로 아군을 혼란시켜서 적이 승리하도록 이끌어 준다'는 말이다.



전쟁의 승리를 미리 아는 데는 다섯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 싸워야 할 때와 싸워서는 안 될 때를 분명하게 판단할 줄 아는 자는 승리한다. 둘째, 병력이 많은 경우와 적은 경우에 따라 적절하게 다른 방법으로 지휘할 줄 아는 자는 승리한다. 셋째, (장수와 병사) 위아래의 의지가 하나 되어 단결하면 승리한다. 넷째, 언제나 모든 준비를 갖추어 놓고 적이 대비 없이 틈을 보이기를 기다릴 줄 아는 자는 승리한다. 다섯째, 장수가 유능하여 군주가 작전에 간섭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가 승리를 알 수 있는 요건이다. 그러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적을 모르고 나를 알기만 한다면 이기고 질 확률은 절반이 되며, 적도 모르고 나 자신도 모른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험에 빠지게 된다'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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