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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읽는 맹자(孟子)

박기봉 지음 | 비봉출판사
6. 고자(告子)인간의 본성은 물과 같다본편에서는 유명한 맹자의 성선설이 고자와의 토론으로 자세히 밝혀지고 있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여러 가지 학설이 있던 것으로 보이며, 맹자는 '사단의 마음'이나 '우산(牛山)의 나무' 등의 비유로 인간의 본성이 선(善)임을 천명하고 있다. 한편 맹자는 '구방심(求放心)', 즉 잃어버린 본성을 찾는 것이 학문의 요체라고 설파하고 있다. 하권에서는 인의가 타락된 세정(世情)을 비난하여 위정자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집대성(集大成)한 공자공자성지시자야(孔子聖之時者也)

공자는 성인으로서 때를 알아서 맞게 하신 분이다.본 편은 맹자의 고제자인 만장과의 문답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옛날 성현들에 대한 변론(辯論)과 제후가 현자를 대우하는 법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순(舜)의 효에 대한 전설과 공자의 행장에 대하여 자세히 밝힘으로써 이상적인 성인의 모습이 뚜렷이 부각되어 있다. 한편 공자를 중심으로 한 성현들의 진퇴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맹자 자신의 진퇴의 태도를 밝히고 있기도 하다. 대체로 장문이 많으나 맹자의 시원스런 변론(辯論)에 이끌려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성유단수야(性猶湍水也) 사람의 본성은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물(湍水(단수))과 같습니다.5. 만장(萬章)맹자가 제선왕을 만나 말했다. "큰 집을 지으시려면 반드시 목수로 하여금 큰 나무를 구해 오게 하실 것입니다. 목수가 큰 나무를 얻게 되면 왕께서 기뻐하시고 그 나무가 그 구실을 다 해 낼 수 있다고 하실 것입니다. 목수가 그 나무를 깎아서 작게 만들면 왕께서는 노하시고 그 나무가 그 구실을 해내지 못한다고 할 것입니다. 사람이 어려서 배우는 것은 장성하여 실행하고자 하는 것인데 왕께서 '너의 배운 것은 놔두고 나를 따르라.'고 하시면 어찌된 일입니까? 이제 다듬지 않은 옥(璞玉(박옥))이 여기 있다면 비록 큰 돈이 든다고 해도 반드시 옥 전문가(玉工)로 하여금 갈고 다듬게 할 것입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이르러서 '너의 배운 것은 놔두고 나를 따르라.'고 하시면 곧 옥 전문가에게 옥 다듬는 것을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왕척직심(枉尺直尋)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곧게 편다.4. 이루(離婁)진대가 말하기를 "제후를 만나 보지 않는 것은 좀 소심하신 듯 합니다. 이제 만일 한번 만나 보시면 크게는 그를 왕자(王者)가 되게 하시고, 적어도 그를 패자(覇者)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또 옛 글에 이르기를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곧게 편다.'고 하였사오니 마땅히 한번 할 만 하십니다."라고 했다.



이에 맹자는 대답했다. "예전에 제나라 경공이 사냥을 할 때 깃발을 가지고 우인(사냥터지기)을 불렀더니 오지 않으므로 그를 죽이려 하였다. 공자께서 '뜻이 있는 선비(志士)는 개천과 구렁에 버려질 것을 잊지 않고, 용맹 있는 선비는 자기 머리를 잃음을 잊지 않는다.'하셨는데 공자께서는 그 우인의 무엇을 취하셨는가? 정당한 방법으로 부르지 않는다면 가지 않는 것을 취하신 것이다. 만일 정당한 방법으로 부르는 것을 기다리지도 않고 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또 한 자를 굽혀 여덟 자를 곧게 편다는 것은 이익을 가지고 한 말이니 만일 이익을 가지고 한다면 여덟 자를 구부려 한 자를 곧게 펴서 이익이 된다면 그래도 역시 하겠느냐?



옛적에 조간자가 왕량을 시켜서 폐해의 수레를 몰아주게 하였는데 날이 저물도록 한 마리의 새도 잡지 못했다. 폐해가 '천하에 몹쓸 수렛군입니다.'라고 한 것을 어떤 사람이 왕량에게 일러주었더니 왕량이 '다시 하리라.'하고, 억지로 청하여 간신히 승낙을 받았다. 하루 아침 나절에 새 열 마리를 잡으니 폐해가 '천하의 다시 없는 수렛군입니다.'라고 보고했다. 조간자는 '내가 그 사람을 네 수레를 맡아서 몰도록 하리라.'하고 왕량에게 말하니 왕량은 옳치 않다고 하며 '내가 그를 위해서 법도대로 몰아주면, 날이 저물도록 한 마리 새를 잡지 못했고, 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새를 만나게 하여 하루 아침 나절에 열 마리를 잡았습니다.' 『시경』에 '말 모는 자가 그 달리는 법을 잃지 않아도 쏘는 자가 화살을 발하여 다 맞추어 깨뜨리듯 하라.'하였습니다만 나는 소인의 수레를 몰아 주는데는 익숙하지 않으니 사양합니다."라고 하였다.



수레 모는 자(者)조차도 활 쏘는 자에게 아첨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여 아첨하여 새와 짐승을 산더미같이 잡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만약에 도(道)를 굽혀서 그런 제후를 따라간다면 어찌 되겠는가? 또 자네가 잘못이로다. 자기를 굽히는 사람 가운데 아직 남을 곧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다.맹자가 말했다.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어찌 갑옷을 만드는 사람보다 어질지 않으랴마는,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오직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오직 사람이 상할까 두려워한다. 병 낫기를 기도하는 무당과 관곽을 만드는 장인도 역시 그러하니 그러므로 술업(術業- 직업, 기술)은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공자께서 "마을이 어진 것이 아름다우니 어진 곳을 골라서 처하지 아니하면 어찌 지혜라고 하랴."하셨으니 어진 것은 하늘의 높은 벼슬이며, 사람의 편안한 집이거늘 어질지 말라고 막는 것도 아닌데도 어질지 아니하니 이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이다. 어질지 아니하고 지혜롭지 못한지라 예(禮)도 없고, 의(義)도 없으면 사람에게 부림을 받게 되는데 사람에게 부림을 받게 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활 만드는 사람이 활 만들기를 부끄러워하고, 화살 만드는 사람이 화살 만들기를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 만일 부끄러워한다면 인(仁)을 하는 것만 못하다. 인(仁)이라는 것은 활 쏘는 것과 같으니 활을 쏘는 자는 몸을 바르게 한 뒤에 쏘아서 쏜 것이 맞지 않더라도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자신에게 구할 뿐이다."위거실(爲巨室) 큰 집을 지으시려면….천명 아닌 것이 없다막비명야(莫非命也)모든 것이 천명이 아닌 것이 없지만 그 바른 것을 순리로 받아야 한다. 이러므로 명(命)을 아는 자는 무너지려는 담 아래에 서지 아니한다. 행하여야 할 도(道)를 다하고 죽는 것은 정명(正命)이요, 질곡에 매어서 죽는 것은 정명(正命)이 아니다.선(善)을 좋아하면서 자신의 권세는 잊다호선이망세(好善而忘勢)백성은 귀하고 군왕은 가벼운 존재다노나라에서는 악정자를 재상으로 삼아서 정치를 맡기려 했다. 이에 맹자는 "나는 이 말을 듣고 기뻐서 잠도 못 자겠다."라고 하자 공손추가 "악정자는 굳센 사람입니까?"라고 물었다. 맹자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공손추는 "지혜롭고 생각이 깊은 사람입니까?"라고 물었고, 역시 맹자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다시 공손추는 "박식(博識)합니까?"라고 물었고, 맹자는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공손추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기뻐서 잠도 주무시지 못하셨습니까?" "그의 사람됨이 선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공손추는 물었다. "선한 것을 좋아하기만 하면 충분합니까?" 이에 "선한 것을 좋아하면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남을 것인데 노나라쯤이야 못 다스리겠느냐? 대체로 진실로 선할 것 같으면 온 천하 사람들이 천 리를 멀다 하지 않고 찾아와서 선한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으스대는 모양이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군.'하고 말할 것이다. 이러한 으스대는 소리와 표정은 인(仁)한 사람을 천 리 밖으로 물러나게 만든다. 선비가 천 리 밖에 떨어져 있으면 참소하고, 아첨하고, 입만 놀리는 자들이 반드시 모여든다. 참소하고, 아첨하고, 입만 놀리는 자들로 둘러싸인다면 나라가 다스려지기를 바란다해도 어찌 다스려질 수가 있겠는가?"라고 맹자가 답하였다.본 편에는 대화체가 별로 없고 거의가 짤막한 문장들로 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모두 84장이나 되며 내용이 일관성이 없어 경구(警句)나 명언집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인간의 본성과 천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깔려 있고, 인격의 도야와 교육에 대한 예지에 빛나는 금언(金言)들이 곳곳에 박혀 있다. 특히 요·순(堯舜)으로부터 맹자 자신에 이르는 도(道)의 전통을 말한 마지막 장으로 맹자 전편의 대미(大尾)를 묶고 있음은 주목할 일이다.옛적의 어진 임금은 착한 것을 좋아하여 권세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적의 어진 선비가 어찌 홀로 그렇지 않았겠느냐? 그 도(道)를 즐겨하고 남들의 권세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고로 왕공(王公)이 공경(恭敬)을 다하고 예(禮)를 다하지 아니하면 어진 선비를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만나는 것도 자주 할 수 없었는데 하물며 현량한 선비를 신하로 삼는 일이야 어떠했겠느냐?민귀군경(民貴君輕)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사직(社稷)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장 가벼운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뭇 백성의 신임을 얻으면 천자가 되나 천자의 신임을 얻으면 제후가 되고, 제후의 신임을 얻으면 대부가 될 뿐이다. 제후가 사직(社稷)을 위태롭게 한다면 그 제후를 갈아치우며, 제사에 쓸 짐승을 살찐 것으로 마련하고 제사의 곡식을 깨끗한 것으로 마련해서 제사를 제때에 지내고 있는데도 가뭄과 홍수가 있게 되면 사직(社稷)을 갈아치운다.노욕사악정자위정(魯欲使樂正子爲政)

노나라에서는 악정자를 재상으로 삼아서 정치를 맡기려 했다.7. 진심(盡心)임금과 신하의 관계악정자의 장점맹자는 말했다. "규(그림 쇠)와 구(기역자 모양의 자)는 모나고 둥근 것의 지극함이요, 성인은 인륜의 지극함이다. 임금이 되고자 하면 임금의 도리를 다하고, 신하가 되고자 하면 신하의 도리를 다하여야 할 것인데 두 가지를 다 요·순을 법으로 할 뿐이다. 순임금이 요임금을 섬기던 것처럼 임금을 섬기지 않으면 그 임금을 공경하지 않는 것이며, 요임금이 백성을 다스리던 것처럼 백성을 다스리지 않으면 그 백성을 해롭게 하는 것이다. 공자께서 '도(道)가 둘이니 어진 것과 어질지 않은 것일 뿐이다.'라고 하셨다. 그 백성에게 포악하게 하기를 심하게 하면 곧 몸이 죽고 나라가 망하며, 심하지 않으면 곧 몸이 위태하고 나라가 쇠약할 것이니 유(어둠), 여(사나움)라는 악한 임금의 시호는 비록 효도하는 아들과 사랑하는 손자일지라도 백세에(영원히) 고치지 못할 것이다."맹자께서 제선왕에게 "임금이 신하를 보기를 수족(手足)과 같이 하면 신하가 임금을 보기를 몸과 마음같이 하고, 임금이 신하를 보기를 개와 말같이 하면 신하가 임금 보기를 길 가는 낯선 사람같이 하고, 임금이 신하를 보기를 흙과 쓰레기같이 하면 신하가 임금 보기를 원수와 같이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제선왕이 "예(禮)에 '옛 임금을 위하여 복(服)을 입는다.'하니 어느 때에 이런 복(服)을 입습니까?"라고 물었다. 맹자는 "간(諫)하는 것을 실행하고 말하는 것을 들어서 은택이 백성에게 내리고, 신하가 연고가 있어서 떠나게 되면 임금이 사람으로 하여금 그를 인도하여 국경에까지 내보내 주고, 또 그가 가는 나라에 미리 잘 부탁하여 주며, 그가 떠나고서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은 뒤에라야 그에게 내렸던 토지와 거처를 회수하는 법입니다. 이것을 세 가지 예가 있다(三有禮)고 이르는 것이니 이와 같으면 복(服)을 입을 것입니다. 근래엔 신하가 되어 간(諫)하여도 행하지 않고, 말하여도 듣지 않고, 은택이 백성에게 내려지지 않고, 신하가 연고가 있어서 떠나게 되면 임금이 그를 구속하고 방해하며, 또 그 가는 나라에 말하여 괴롭히며, 떠난 날에 바로 그에게 내렸던 토지와 거처를 몰수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원수라고 이르는 것이니 원수에게 무슨 복(服)을 입겠습니까?"라고 했다.고자가 말하기를 "사람의 본성은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물(湍水(단수))과 같습니다. 그 물을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릅니다. 사람의 본성에 선함과 선하지 않은 구분이 없는 것은 물에 동쪽과 서쪽의 구별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맹자가 말했다. "물에는 정말 동서(東西)의 구분이 없지만 어찌 상하(上下)의 구분이야 없겠는가? 사람의 본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흘러 내려가는 것과 같다.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가지 않는 물이 없듯이 그 본성이 선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물을 손으로 쳐서 사람의 이마 위로 튀어 오르게 할 수가 있고, 또 거세게 흘러가게 한다면 산에라도 올라가게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느냐? 물에다 외부의 힘을 가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본성 또한 이와 같이 바깥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맹자가 말했다. "백이는 눈으로는 부정한 것을 보지 아니했고, 귀로는 부정한 소리를 듣지 아니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아니했고, 자기에 맞는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아니했고, 자기에 맞는 백성이 아니면 다스리지를 아니했다. 세상이 잘 다스려졌을 때에는 다스리러 나갔고, 세상이 혼란할 때에는 물러났다. 횡포한 정치를 하는 조정이나 횡포한 백성들이 사는 곳에는 차마 살지 못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을 관복차림으로 시커먼 진흙에 앉는 것과 같이 생각했다. 주(紂)가 세워지자 북해의 변두리에 살면서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므로 이러한 백이의 기풍을 듣게 되면 탐욕한 사나이도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나이도 지조를 갖게 된다.



그러나 이윤은 '누구를 섬긴들 임금이 아닌가? 누구를 다스린들 백성이 아닌가?'라고 하여 세상이 잘 다스려졌을 때에도 다스리러 나가고, 세상이 혼란한 때에도 다스리러 나갔다. 그리고 '하늘이 백성을 나게 할 때 먼저 안 사람으로 하여금 뒤에 알게 될 사람을 깨우치게 하고, 먼저 깨달은 사람으로 하여금 뒤에 깨닫게 될 사람을 일깨워주게 하였다. 나는 하늘이 낳은 백성 가운데서 먼저 깨달은 자다. 나는 이 도(道)로서 이 백성들을 일깨워 주려 한다.'라고 말하였다. 온 천하 백성 중의 미천한 남자, 미천한 여자라도 요·순이 베푼 은택을 입지 못한 자가 있으면 자기가 그 사람을 도랑에 밀어 넣은 것같이 생각하였다. 그는 천하를 다스리는 중대한 사명을 스스로 맡았던 것이다.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 섬기기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아니하였고, 작은 벼슬도 사양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서는 자기의 재주를 숨기지 않았고, 반드시 정당한 방법으로 일하였고, 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았고, 곤궁에 빠져도 근심하지 아니하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사람과 살면서도 너그럽게 대하였고, 차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내 곁에서 벌거벗고 있다 한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유하혜의 기풍을 듣게 되면 비루(鄙陋)한 사나이도 너그럽게 되고, 천박한 사나이도 후덕하게 되었던 것이다.



공자가 제나라를 떠나가실 적에는 밥하려고 일어 놓았던 쌀을 건져 가지고 갔지만 노나라를 떠나가실 적에는 '내 발걸음이 왜 이다지도 무거우냐.'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부모의 나라를 떠나가는 도리였다. 빨리 떠나야 할 때에는 빨리 떠나고, 오래 있어야 할 때에는 오래 있고, 머물러 있어야 할 때에는 머물러 있고, 벼슬할 수 있을 때에는 벼슬한 사람이 공자였다."



그리고 이어서 맹자가 말하기를 "백이는 성인(聖人)으로서 맑았던 분이고, 이윤은 성인으로서 사명을 자임했던 분이고, 유하혜는 성인으로서 온화한 기질을 가진 분이고, 공자는 성인으로서 때를 알아서 맞게 하신 분이다. 그러므로 공자 같은 분을 가리켜 여러 소리를 모아서 크게 이룬 것(集大成(집대성))이라고 한다. 집대성했다는 것은 쇠북 소리를 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옥 소리를 떨쳐 냄으로써 조화를 이룬 것과 같다. 쇠북 소리라는 것은 조리 있게 시작한다는 것이고, 옥 소리를 떨쳐 낸다는 것은 조리 있게 끝맺는다는 것이다. 조리 있게 시작하는 것은 지혜로움이 하는 일이고, 조리 있게 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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