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대위의 딸

푸쉬킨 지음 | -
대위의 딸

푸쉬킨 지음



제1장 근위상사

나의 아버지는 가난뱅이 귀족의 딸인 어머니와 결혼하여 자식을 아홉을 두었지만 나의 형제 자매는 어릴 때에 모두 죽어 버렸다. 내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는 가까운 친척인 근위소령의 알선으로 세미요노프 연대에 상사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나는 다섯 살 때부터 행실이 바르고 성실한 마부인 사베리치에게 맡겨졌으며 그는 나를 돌보아 주었다. 나는 비둘기를 쫓기도 하고, 집에서 고용하고 있는 하인의 아이들과 장난을 치기도 하면서, 요컨대 직책을 맡기 전의 미성년인 귀족의 생활을 평범하게 보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만 16세가 되었다. 나의 운명이 아주 달라진 것은 그때였다.

어느 날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느닷없이 내 나이를 물었다. “열일곱 살이면 이제 저 녀석을 군대에 보내야 되겠군. 하녀 방을 뛰어다니고 비둘기 집에 기어오르는 것은 이제 그만하면 됐으니까.”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셨지만, 이와 반대로 나는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환희에 떨었다. 며칠 후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면서 몸조심하라고 당부했고, 사베리치에게는 아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말했다. 나는 토끼 가죽을 안팎으로 댄 가죽외투를 입었고, 그 위에 여우 외투를 덧입었다. 나는 시베리치와 함께 포장마차를 타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여행길을 떠났다.



제2장 길 안내

작은 술집이 달린 여인숙에서 하루를 묵은 후 길을 재촉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주위에는 쓸쓸한 황야가 언덕과 골짜기가 끊기면서 펼쳐져 있었다. 갑자기 마부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되돌아가자고 말했다. 바람이 매우 많이 불고 금세 내린 눈을 바람이 쓸어내리고 있었다. 마부는 하늘을 덮은 구름이 큰 눈보라의 징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는 눈보라가 불기 전에 다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빨리 가라고 명령했다. 마부는 걱정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채찍질을 시작했지만 말은 세찬 눈보라에 아예 서버리고 말았다.

나는 집이든지 길 같은 것이 보일까 싶어 사방팔방을 둘러보았지만 자욱한 눈보라가 소용돌이칠 뿐, 아무것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순간 나는 뭔가 검은 물체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말을 몰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곧 그쪽에서도 우리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한 사내가 나타났다. 내가 사내에게 길 안내를 부탁하자 그는 지리를 잘 알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라며 재빨리 마부석으로 뛰어 올라왔다.

그가 인도하는 마차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사베리치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눈을 떠보니 여인숙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마침 주인이 펄펄 끓는 사모바르를 가지고 왔으므로 사내에게 권했다. 그의 용모에는 뭔가 특이한 것이 있었다. 나이는 40대쯤이고 중키에 여위어서 뼈가 앙상하게 보이는 것 같았지만 어깨가 딱 벌어져 있었다. 그의 얼굴은 상당히 호감이 갔으나 어딘지 모르게 교활한 구석이 있는 생김새였다. 그가 차 대신 술을 마시고 싶다면서 주인에게 보드카를 가져오라고 주문했다. 그와 주인은 잘 아는 사이인지 자신들만의 은어로 대화했다. 그때는 그들이 은어로 말하는 것을 알아듣지 못했다. 1772년의 반란 사건 - 푸가초프의 난의 전년에 해당함 - 이후 당시 막 진압된 야이크 카자흐군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 안 것은 한참 뒷날이었다.

이튿날 아침 느지막이 눈을 떠보니 심한 바람은 멎고,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길 안내인을 불러 그의 도움에 감사하고 사베리치에게 술값으로 반 루블을 주도록 했다. 그러나 사베리치가 낯을 찡그렸다. 나는 매우 침착하게 말했다. “반 루블을 줄 수 없다면 내 옷 중에서 뭔가 내주도록 하라. 저 사람이 입은 옷은 너무 얇으니까. 그렇지, 그 토끼 가죽으로 만든 외투를 내주도록 하라.” “아주 새 토끼 외투인데! 그것을 하필이면 이런 거지 같은 주정뱅이에게 주다니!” 사베리치가 한숨을 내쉬었다. 외투를 받아 든 그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제 갈 길로 떠났다. 나는 길을 달려 오렌부르그에 도착한 즉시 장군을 찾아가 아버지의 편지를 꺼냈다. 그는 편지를 다 읽고 내 신분증을 옆에 놓더니 말했다. “모두 해결해 주겠어. 자네는 000 연대에 장교로서 전임하는 거야.” 이튿날 나는 장군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나의 임지를 향해 출발했다.



제3장 요새(要塞)

벨로고르스크 요새는 오렌부르그에서 백 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전부 서글픈 것이었다. 수비대의 생활은 내게 거의 매력이 없는 것이었다. 나는 앞으로 내 상관이 될 미로노프 대위의 모습을 그리는 한편 어마어마한 진지와 망루와 참호를 상상했다. 그러나 내가 다다른 곳은 무쇠로 만든 낡은 대포가 있는 목조로 된 조그마한 집이었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노파가 창가에서 바느질을 하며 용무를 물었다. 나는 내 의무상 대위님께 신고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위의 부인이 나와서 그가 출타 중임을 알렸다. 이때 한 하사관이 들어와 나를 요새에서 제일 떨어진 높은 강가 위에 있는 농가로 안내했다. 단칸방은 깨끗한 편이었다. 사베리치는 방안을 정리했고 나는 작고 좁은 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이튿날 아침 내가 막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슈바브린이 찾아왔다. 키가 작고 거무스름한 얼굴이 상당히 못생긴 편이었지만 매우 활달해 보였다. 그는 결투 사건 때문에 근위 연대에서 제적되어 이곳에 와 있는 장교였다. 그는 상당히 머리가 좋았고 그의 얘기는 기발하고 재미있었다. 그와 함께 사령관의 집에 도착했다. 사령관 부인 바시리사 예고로브나가 점심에 초대했기 때문이었다. 식탁이 준비되고 있는 동안 18세쯤 되는 소녀 마샤가 들어왔다. 발그레한 둥근 얼굴이었다. 밝은 블론드의 머리털은 깨끗이 귀 뒤로 빗어 넘겼는데, 그 귀는 타는 듯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슈바브린이 대위의 딸 마샤가 진짜 바보라고 내게 얘기해주었기 때문에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위가 도착하자 우리는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바시리사 예고로브나는 잠시도 쉬지 않고 내게 질문을 퍼부었다. 아버지가 3백 명의 농노를 소유하고 있다는 말을 듣자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로 이 세상에는 부자가 있긴 있군요! 우리 집에는 하녀가 한 사람뿐인데. 그 덕택으로 그럭저럭 생활은 꾸려가지만 곤란한 것은 마샤에 관한 일입니다. 이제 시집을 보낼 나이인데 지참금이 있어야지요. 운 좋게도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않으면 저 애는 한평생 처녀로 늙어야 할 거예요.” 마리아 이바노브나는 얼굴이 완전히 빨개져서 접시 위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제4장 결투

몇 주일이 지났다. 벨로고르스크 요새에서의 내 생활은 내가 견딜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즐거웠다. 사령관 집에서는 나를 한 식구처럼 대해 주었다. 마리아 이바노브나도 곧 나에 대한 수줍음을 버렸다. 우리는 가까워졌고, 나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이 깊고 섬세한 감성을 지닌 아가씨라는 것을 알았다. 모르는 사이에 나는 이 선량한 가족에 대해서 애정을 느끼게 되었고, 그 애꾸눈의 수비대 중위 이반 이그나찌치에게까지 친밀감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장교로 승진하였다. 근무는 조금도 괴롭지 않았다. 슈바브린과는 물론 매일 얼굴을 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그의 얘기는 내게 유쾌하지 못한 것이 되었다.

그즈음 나는 문학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노래를 한 편 짓는 일에 성공하였다.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작품이었다. 나는 슈바브린에게 읽어주고 마땅히 나에게 바쳐질 그의 찬사를 기다렸다. 그러나 몹시 분한 일이었지만, 그는 빈정거리며 나를 비웃고는 한 줄 한 줄, 인정사정 없이 비평하기 시작했다. 나는 참을 수가 없어 이제 더는 작품을 보여주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다. 슈바브린은 이런 위협을 일소에 부쳤다. “자네는 그 말을 지킬 수 없어. 시인에게는 시를 들어주는 상대가 필요한 거야. 그런데 이 마샤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다정한 정열이라든가, 사랑을 하게 된 불행이라든가, 사모하는 마음을 호소하고 있는 상대는 누구지? 혹시 그 마리아 이바노브나는 아니겠지? 잘해 보고 싶거든 노래 따위로 하지 말고 직접 행동을 취해야 되는 거야. 만약에 마샤가, 저녁에 당신에게 발길을 돌리게 하고 싶거든 그런 달콤한 시가 아니라 귀고리 하나라도 선물하라는 것일세. 어떻게 잘 아냐고? 다 체험을 통해서 그녀의 기질과 버릇을 알고 있기 때문일세.” 나는 피가 끓어올랐다. “함부로 말을 하지 마라. 이 비열한 놈!” 슈바브린의 얼굴색이 변했다. 그가 내 손을 꽉 쥐면서 말했다. "결투를 제의한다.” 나는 기뻐서 승낙했다. 그때 나는 그를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리들은 요새 가까이에 있는 건초더미 그늘에서 결투를 하기로 하고, 내일 아침 7시 전에 거기서 만나자는 데 합의를 했다. 이튿날 나는 약속한 시간에 건초더미 그늘에 버티고 서서 결투의 상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머지않아 그도 왔다. 우리들은 군복을 벗고 조끼 차림으로 칼을 뽑았다. 마침 그때 건초더미 저편에서 갑자기 이반 이그나찌가 5명의 상이병을 데리고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사령관이 있는 곳으로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그의 말에 따랐다. 연행된 우리를 맞은 것은 바시리사 예고로브나였다. “아아! 이게 도대체 무슨 짓들입니까? 이 칼을 둘 다 창고 속에 갖다 둬요. 표트르 안드레이치! 당신이 이런 짓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결투는 군인복무 규정에 의해서 엄금되어 있답니다.”

사령관 부인은 시간이 지나자 침착해져서 우리 두 사람에게 서로 입을 맞추도록 시켰다. 우리들은 일단 화해한 것처럼 행동을 하면서 사령관 집을 나왔다. “우리들의 문제를 이것으로 끝낼 수는 없어.” 하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자네는 자네의 피로써 내게 보답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러나 우리들은 감시를 받을 테니까, 며칠 간은 얌전히 있지 않으면 안 될 걸세. 자, 그럼 또 만나세!”

사령관 집으로 되돌아오자 나는 언제나처럼 마리아 이바노브나 옆에 앉았다. 그녀는 걱정을 했다며 다정하게 나무랐다. “싸움의 장본인이 알렉세이 이바노이치임을 나는 알아요. 그 사람, 몹시 남을 비웃고 있으니까요! 나는 그가 싫어요. 불쾌하고 역겨워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가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마리아 이바노브나는 얼굴을 붉혔다.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신이 오시기 두 달쯤 전에 그 사람, 내게 결혼을 신청했으니까요. ”나는 슈바브린이 그녀에게 악의에 찬 욕을 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했다. 아마 우리들이 서로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눈치 채고 두 사람 사이를 떼어 놓으려는 책동이었으리라. 이 뻔뻔스런 독설가를 응징하려는 기회를 노리고 있던 내게 다음날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내 창을 두드린 것이다.

우리들은 아무런 감시도 받지 않고 강가로 갔다. 슈바브린은 나보다도 검술이 뛰어났으나 체력과 기력은 내 편이 월등했다. 우리들은 오랜 시간 서로 상처 하나 입히지를 못했다. 마침내 슈바브린이 지친 것을 보자 나는 기운차게 그를 공격하기 시작해서 그를 강 가장자리까지 밀어붙였다. 그때 느닷없이 누군가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뒤돌아보니 사베리치가 경사진 작은 길로 나를 향해서 뛰어오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오른쪽 어깨 바로 밑의 가슴을 강하게 찔렸다. 나는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제5장 사랑

나는 닷새를 혼수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눈을 뜨고 사베리치를 부르자 마리아 이바노브나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내내 나를 간호했던 것이다. 그녀는 천사 같은 목소리로 “밤새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그 손을 꼭 끌어안았다. 마샤는 그 손을 빼려고도 하지 않았다. “제 아내가 되어주십시오. 나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말해주오.” 나의 병세는 호전되어 갔고 사령관의 전 가족이 나를 간호해 주었다. 특히 마리아 이바노브나는 내 옆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으로부터 나를 사랑한다고 털어놓았으며, 물론 그녀의 양친도 그녀의 행복을 기뻐해 줄 거라고 말했다.

슈바브린과도 화해했다. 그는 자기가 나빴다고 사과했다. 나는 관대히 이 불쌍한 연적을 용서해주었다. 완쾌한 후 숙소로 돌아온 나는 마샤와의 결혼에 관한 부모님의 허락을 요청한 편지의 답장을 기다렸다. 기다리던 편지가 도착하자 겉봉을 읽고 난 나는 불길한 기분에 휩싸였다. 편지는 언제나 어머니가 했는데 뜻밖에 아버지로부터 온 편지였다. 나는 처음 몇 줄을 읽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허사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결혼은 물론 반대할 것이며, 임무에 충실하기 위하여 베로고르스크 요새보다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오싹 소름이 돋았지만 결투 사건을 전해 듣고 몸져누운 어머니의 병환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러자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어떻게 부모님이 결투사건을 알게 된 것일까? 곧 사베리치를 의심했지만 아버지가 그에게 질책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 그의 혐의를 벗겨주었다. 나는 결국 슈바브린이 한 짓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사령관 가족과 헤어진다면 덕을 보는 것은 슈바브린 단 한사람밖엔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마리아 이바노브나에게 아버지의 편지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나만이라도 행복을 찾아야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함께 부모님을 찾아가 허락을 받자고 청했다. 그러나 그녀는 부모님의 축복을 받지 못하는 결혼은 할 수 없다며 흐느꼈다.



제6장 푸가초프의 반란

어느 날 밤(1773년 10월 초), 사령관의 호출을 받았다. 하사관을 제외한 전원을 집합시킨 사령관은 장군이 보낸 비밀문서를 꺼냈다. 거기에는 감금 중에 탈주한 에레리안 푸가초프가 반란을 일으켜 몇 군데의 요새를 점령하고 파괴하고 있으므로 방비를 철저히 하고 분쇄할 방책을 강구하라는 명령이 적혀 있었다. 명령에 따라 사령관은 보초를 세우고 순찰을 강화하여 방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며칠 후 우리들의 세심한 주의에도 불구하고, 푸가초프 출현에 대한 소문은 온 요새에 퍼지고 말았다.

머지않아 너도나도 푸가초프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또한 요새 안의 카자흐들 사이에서도 심상찮은 동요가 일었다. 우리들이 현재의 상황을 논하고 있을 때 니즈네오죠르나야 요새가 함락되었다는 전갈이 날아들었다. 오렌부르그에서 불과 250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사령관과 장교 전원이 교수형에 처해지고, 병사도 전원 포로가 되었다는 충격적인 보고였다. 악당들이 오렌부르그로 몰려들 것은 시간문제였다. 마리아 이바노브라의 운명이 떠올라 나의 심장은 당장이라도 멎을 것만 같았다. 나는 사령관에게 마리아 이바노브나가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도록 조처할 것을 간청했다. 격론 끝에 사령관의 아내는 그녀의 요구대로 요새에 남고 마샤만 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마리아 이바노브나와 둘만이 남게 되자 그녀는 창백하고 몹시 울어서 눈이 부은 얼굴로 몸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나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나는 그녀에게 열렬한 키스를 하고 급한 걸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제7장 습격

나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새벽녘 마샤가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볼 참이었다. 그러나 요새주위에 수상한 무리들이 말을 타고 돌아다니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는 마리아 이바노브나가 탈출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오싹 소름이 끼쳤다. 황급히 성채에 있는 사령관에게 달려가는데 하사관 하나가 푸가초프가 이미 도착했다고 알려왔다. 마리아 이바노브나 역시 출발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미 요새는 포위된 것이었다. 초원을 이리저리 달리고 있던 패들은 요새 안의 동태를 살피며 저희들끼리 서로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요새에서 몇 차례 대포를 발사했으나 적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혼자 있기가 무서워 마샤는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성채에 올라왔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기사가 된 기분으로 칼자루를 움켜쥐고 그녀가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렸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