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벚꽃동산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 -
갈매기, 벚꽃동산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아르카지나 유명 여배우. 트리고린을 사랑하며 이기적이지만 동정심도 있다.
트레플레프 아르카지나의 아들. 작가 지망생으로 니나를 사랑하지만 사랑도 문학도 실패한다.
니나 화려한 배우를 꿈꾸는 처녀. 처음엔 트레플레프를 사랑하지만 후에 트리고린을 사 랑했다가 버림받는다.마샤 뜨레플레프를 짝사랑하지만 결국 메드베젠코에게 시집을 가 불행한 삶을 산다.
트리고린 당대 최고 작가.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적다.
소린 트레플레프의 외삼촌
도른 시골 의사. 유일하게 트레플레프를 작가로서 인정해 준다.
폴리나 마샤의 어머니. 도른에 대한 연정을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샤므라에프 영지 관리인. 전제적이며 포악하다.
메드베젠코 시골 교사. 현실적이며 사변적인 성격이고 마샤를 사랑한다
1막 "오, 가는곳 마다 사랑이니… 마법의 호수여!"
마드베젠코 : 당신은 왜 언제나 검은 옷만 입고 다니죠?
마샤 : 이건 제 인생의 상복이에요, 전 불행한 여자니까요.
시골 교사 메드베젠코는 마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므로 십오 리나 되는 길을 왔다갔다하며 구애를 하지만 마샤에게 받는 대접은 언제나 무관심이다.
마샤 : 당신 마음을 모르지 않지만 저는 같은 사랑으로 답해 들릴 수가 없네요. 그저 그것뿐이에요.
호숫가에서는 트레플레프가 쓴 각본을 니나가 연기한다. 트레플레프는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말한다.
트레플레프 : 새로운 형식이 필요하죠. 필요한 건 새로운 형식이에요. 예술은 인생을 있는 그대로나 있어야 할 것 그대로 표현하는 게 아니고,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삶을 묘사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뜨레쁠레프를 니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니나 : 당신의 연극은 연기하기가 힘들어요. 그 속엔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나오지 않으니까요.
공연이 중단되자 니나는 “참 이상한 연극이죠? 안 그래요?” 한다. 어머니 아르카지나 역시 그의 예술론을 비난한다.
아르카지나 : 정말이지 이젠 지긋지긋해, 저런 식으로 노상 못살게 굴고…, 저런 데카당식의 넋두리나 들려주며….
결국 어머니의 야유로 연극은 중단된다. 트리고린은 통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의사 도른만이 이 연극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도른 : 내가 연극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혹은 정신이 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 연극이 마음에 들었어. 그 속엔 뭔가 있었어.
메드베젠꼬의 사랑을 받는 마샤는 젊은 작가 지망생 트레플레프를 사랑한다. 마샤는 의사 도른에게 “너무 힘들어요, 아무도, 아무도 제 고민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어요. 전 트레플레프를 사랑해요” 하고 고백한다. 그러나 트레플레프에게 그녀는 단지 ‘지긋지긋한 인물’일 뿐이다. 그래서 마샤는 언제나 검은 옷의 상복을 입고 불행해 한다. 트레플레프가 사랑하는 사람은 니나다. 그가 만든 연극에서 그녀가 등장할 때, 그는 소린에게 “전 그녀 없이는 살수 없어요… 전 미칠 듯이 행복해요… 오오, 매혹적인 나의 꿈이여….”하고 말한다.
처음엔 니나도 그런 트레플레프를 사랑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니나는 “전 갈매기처럼 이 호수 곁이 그리워 죽겠는걸요. 제 가슴은 당신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요.” 한다. 이렇게 사랑은 어느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인물들은 출구 없는 미로 속에 있다.
도른 : 왜 이렇게 모두들 신경이 곤두서 있을까? 게다가 가는 곳마다 사랑이니… 오오, 마법의 호수여!
2막 “나도 곧 이런 식으로 자살하고 말 거요!”
니나는 아버지와 계모의 감시로부터 3일간 자유를 얻어 소린의 영지에 온다. 마샤는 트레플레프의 희곡을 읽어봐 달라고 하지만 니나는 단호하게 “그걸 원하세요? 그렇게 재미없는 것을!”하며 거절한다. 하지만 마샤는 여전히 트레플레프에게 열광한다.
마샤 : 그분이 직접 무언가를 읽으실 때에는 두 눈이 불타오르고 얼굴이 창백해져요. 목소리는 아름다우면서도 슬퍼요. 그리고 몸짓은 시인과도 같구요.
이런 마샤가 안중에도 없는 트레플레프는 자신의 공연이 실패하자 니나의 발 앞에 갈매기를 던진다.
트레플레프 : 난 오늘 바보짓을 해서 이 갈매기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걸 당신 발 밑에 바치는 겁니다. 얼마 안 있어 나도 이런 식으로 자살하고 말 겁니다.니나 : 당신을 이해할 수 없군요.
트레플레프 : 나에 대한 당신의 태도는 변했어요. 당신의 눈초리는 싸늘합니다. 이것은 모두 나의 각본이 여지없이 실패로 돌아간 그 날 밤부터 시작된 겁니다. 여자들이란 결코 실패를 용납치 않으니까요.
하지만 니나는 트리고린에게 빠져 있다. 트리고린은 자신의 삶과 창작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지만 니나에겐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하다. 트리고린은 트레플레프의 갈매기를 보고 말한다.
트리고린 : 어떤 주제가 떠오르는군요. 짧은 단편의 소재감이죠. 어느 호숫가에 당신처럼 젊은 처녀가 살고 있습니다. 그 처녀는 갈매기처럼 호수를 좋아하고 갈매기처럼 행복하고 자유롭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한 사내가 찾아와서 그 처녀를 발견하고는 이 갈매기처럼 심심풀이로 처녀를 파멸시키고 마는 겁니다.
여기에 또 한 쌍의 사랑이 있다. 영지 관리인 샤므라에프의 아내이자 마샤의 어머니인 폴리나는 오래 전부터 의사 도른을 사랑해 왔다.
폴리나 : 전 더 이상 남편의 횡포를 참을 수가 없어요. 저를 맡아주세요. 세월은 자꾸 흐르고 우리도 이젠 젊지 않으니 비록 인생의 마지막만이라도 서로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도른 : 내 나이 쉰 다섯이오. 인생을 바꾸긴 이미 늦었소.
3막: “제 생명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오셔서 가져가세요!”
3막이 시작되자 2막과 3막 사이에 트레플레프가 한바탕 자살 소동을 벌였음이 드러난다. 마샤는 곧 떠날 트리고린에게 말한다.
마샤 : 이건 모두 선생님을 작가라고 생각해서 드리는 말이에요. 만약 그이의 상처가 심각한 거라면 전 단 1분도 이렇게 살아있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전 드디어 결심했어요. 그이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서 뽑아 버리기로요. 뿌리째….트리고린 : 대체 어떤 식으로?
마샤 : 시집을 가겠어요, 메드베젠꼬에게. 희망 없는 사랑을 몇 해씩이나 기다리고 있을 순 없지 않아요? 결혼을 하고 나면 어느새 사랑 같은 건 생각할 틈도 없어지고 새로운 근심들이 옛 상처를 죄다 지워 버리고 말테니까요.
한편 니나는 떠나는 트리고린에게 선물을 전한다.
니나 : 드디어 작별이군요. 아마 우린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요. 이 조그만 메달을 기념으로 받아 주세요. 전 여기에 선생님 이름을 새겼어요. 그리고 이 쪽에는 『낮과 밤』이라는 선생님의 책 이름을 새겼구요.트리고린 : 정말 아름답군요. 아주 멋진 선물이에요.
니나 : 가끔 제 생각도 해 주세요.
트리고린 : 생각하고 말구요. 난 맑게 갠 그 날의 당신을 생각할 겁니다. 기억하시죠? 일주일 전쯤 당신이 밝은 색깔의 옷을 입고 나왔을 때 말입니다. 우린 서로 이야기를 했었지요. 그리고 그 벤치 위에는 하얀 갈매기가 놓여 있었고요.니나 : (생각에 잠겨서) 그래요. 갈매기….
트리고린은 니나와 헤어진 후 메달에 새겨진 글을 읽는다. 『낮과 밤』 121페이지, 제11, 12행 “제 생명이 필요하시거든 언제든지 좋으니 와서 가져가세요!”, 그것을 찾은 그의 마음은 흔들린다. 자살소동을 벌인 트레플노프가 트리고린에게 결투를 신청하자 떠나려 했던 트리고린은 아르카지나에게 하루만 더 머물자고 제안한다.
트리고린 : 하루만 더!
아르카지나 : 당신이 왜 머물려는지 난 다 알아요.
트리고린 : 제발 친구의 입장이 돼서 날 놓아주시오.
아르카지나 : 시골 계집애의 사랑? 어쩌면 당신은 그렇게도 자신을 모르실까? 당신은 지금 당신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예요. 당신은 제 것이에요. 모두 제 거예요. 당신은 현대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하고 현명하고 재능 있는 분이에요. 당신은 우리 러시아가 가진 단 하나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당신의 진가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저 혼자 뿐이에요.트리고린 : 내겐 의지라는 게 없어. 나를 붙잡아 데려가 주오.
니나는 트리고린을 만나 말한다.
니나 : 전 결심했어요. 주사위는 던져진 거예요. 전 무대에 서겠어요. 내일이면 이미 여기에 없을 거예요. 아버지 곁을 떠나 모든 것을 버리고 새 생활을 시작할 거예요. 저도 선생님처럼 여길 떠나 모스크바로 가겠어요. 거기서 뵐께요.트리고린 : 모스크바로 오거든 내게 꼭 연락을 주시오.
니나 : 1분만 더.
트리고린 : 당신은 정말 아름답군요. 다시 곧 만날 생각을 하니 정말 행복하오.
4막 “기억이 나지 않아요, 기억이 안나!”
막이 바뀌고 어느새 2년 후다. 무대는 1막이 진행됐던 무대다. 소린의 와병으로 아르카지나와 트리고린이 곧 도착할 예정이다. 마샤는 메드베젠코와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았지만 아직도 트레플레프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했다.
마샤 : 희망 없는 짝사랑이란 소설에나 있는 거예요. 다 부질없는 거예요. 그래서 가슴 속에서 사랑이 움트면 당장 그것을 뽑아버려야 해요. 이제 남편이 다른 지방으로 전근가게 되면, 그리로 가면 깨끗이 잊겠어요. 가슴 속에서 뿌리째 뽑아버리고 말 테니까요.”
마샤의 엄마인 폴리나의 대사에서 “코스챠, 당신이 정말 작가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조차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방의 잡지사에서 송금을 해 오게 됐으니.”하는 말로 미뤄 트레플레프는 그 사이 작가가 됐다. 지난 2년 동안 해외 여행을 하고 돌아온 도른의 입을 통해 모든 문제는 다시 환기된다. 도른 : 참, 언젠가 니나양이 당신의 희곡을 연기한 적 있지요? 바로 그와 비슷한 하나의 우주혼이라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믿어지더군요. 그런데 니나양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트레플레프 : 그녀는 집을 뛰쳐나가 트리고린과 동거를 했지요.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었는데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트리고린은 니나에게 싫증이 나자 옛 여자에게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죠. 본래, 우유부단한 사람인지라 양쪽으로 일을 저지른 거죠. 니나의 개인 생활은 완전히 파탄이 났죠. 무대 쪽은 더 안 좋은 것 같습니다. 데뷔를 하고는 지방으로 떠돌았죠. 연기는 거칠고 무미건조해서 그저 큰소리로 외쳐대거나 과장된 동작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난 그녀가 몹시 절망적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한 줄 한 줄 병적으로 긴장된 심경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생각도 다소 혼란스러워 보였죠. 편지 서명을 ‘갈매기’라고 했으니까요. 그녀는 지금 이곳에 와 있습니다.
이때 아르카지나와 트리고린이 도착했다. 그들은 일상적 이야기를 하며 카드놀이를 한다. 여기서 트레플레프가 작가로서의 삶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샤므라예프 : 신문에서 그에 대해 악평을 하고 있어요.
트리고린 : 뭔가 좀 이상하면서도 애매하고 어떤 때는 마치 잠꼬대 같은 데도 있고 살아있는 인물이라곤 하나도 없어요.도른 : 뭔가 있어요. 그는 이미지를 통해 사색을 하고 있어요. 다만 한 가지 애석한 것은 뚜렷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입니다. 부인, 작가를 아드님으로 두셔서 기쁘시겠습니다.아르카지나 : 그런데 어떤지 아세요? 전 아직 그 애 작품을 읽어보지도 못했다니까요. 어디 시간이 있어야지요.트레플레프 : 난 입버릇처럼 그렇게 새로운 형식, 새로운 형식하고 떠들어댔지만 지금은 갈수록 매너리즘에 빠져드는 기분이야. 문제는 형식이 낡고 새롭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어떤 형식이든 구애받지 않고 글을 쓴다는 거야.
이때 예기치 않게 니나가 찾아온다. 그녀는 지쳐 있었다.
니나 : 여긴 좋군요, 따뜻하고 아늑해서… 전 갈매기예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전 벌써 2년 동안이나 울어 보질 못했어요. 어젯밤 이곳에 왔다가 2년 만에 처음 울었어요. 당신은 작가, 저는 배우… 우린 모두 소용돌이 속으로 빠진 셈이군요. 비참한 삶이죠, 전 떠나야 해요.트레플레프 : 니나, 그대로 있어줘요. 아니면 나도 함께 데려가줘요.“
니나 : 전, 갈매기예요, 아니, 배우죠. (트리고린의 웃음소리를 듣고) 그이도 여기 계시군요.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이는 연극이란 걸 믿지 않아서 언제나 제 꿈을 비웃기만 했어요. 그래서 저도 점점 신념이 없어지고…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연기를 했어요. 당신은 배우 스스로 형편없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느낄 때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니나는 자신이 언젠가 트리고린이 말했던 심심풀이로 파멸되는 짧은 단편의 소재감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삶에 대한 믿음이 있어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밝힌다. 니나는 자신이 예전에 연기했던 트레플레프의 희곡을 암송하고 떠난다. 거실에서 카드놀이를 하던 샤므라예프는 트리고린을 찬장 쪽으로 데려간다.
샤므라예프 : 이게 아까 말씀드렸던 바로 그 물건입니다. (찬장에서 박제된 갈매기를 꺼낸다) 당신이 주문하셨던 거죠.트리고린 : (갈매기를 보면서) 기억이 없는데! 기억이 없어요!“
그 순간 무대 뒤에서 총성이 들린다. 모두들 놀라 있는데 도른이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와서는 트리고린에게 조용히 말한다.
도른 : 트레플레프가 자살했습니다.
벚꽃 동산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라넵스카야 여지주. 파리의 애인에게 버림받고, 영지는 경매에 붙여질 상황이지만 언제나 과 거에 젖어 있다. 아냐 그녀의 딸로 트로피모프에 의해 인생관이 바뀐다.
바랴 집안 살림을 맡은 양녀. 로파힌을 사랑하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한다.
가예프 라넵스카야의 오빠. 유약한 귀족
로파힌 신흥 부호로 영지를 손에 넣는다.
트로피모프 만년대학생. 항상 사변적이다.
피시치그 지방 지주. 언제나 빚을 얻으러 다닌다.
샤를로타 출신을 알지 못하는 독일어 가정교사. 마술을 보여준다.
에피호도프 스물 둘의 불행이라 불리는 집사원
피르스 87살의 충직한 하인. 모든 이들의 잊혀짐 속에서 죽는다.
제1막 “8월22일이 경매일입니다.”
벚꽃이 핀 오월의 어느 새벽, 멀리 파리에서 영지의 여지주 라넵스카야 부인이 5년 만에 돌아온다. 기차가 두 시간이나 연착한 후 도착한 라넵스카야 부인은 꿈을 꾸듯 옛 일을 회상한다. 하지만 딸 아냐와 살림을 맡고 있는 양녀 바랴의 말을 통해 라넵스카야 부인은 이제 자신의 재산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8월이면 이 영지도 경매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라넵스카야 부인은 6년 전 남편이 죽고 한 달도 안돼 7살짜리 아냐의 동생 그리샤가 물에 빠져 죽자 집을 나가 파리로 떠났다. 그런데 지금 이 집에는 당시 그리샤의 가정교사였던 트로피모프가 와 있었다. 그런데 딸 아냐는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라넵스카야 부인을 맞기 위해 모인 사람들 가운데는 라넵스카야의 오빠인 가예프도 있었는데 그는 노상 당구 이야기만 했다. 87살의 충직한 하인 피르스는 이제 귀가 먹어 잘 알아듣지도 못한다. 이때 라젭스카야 부인 영지의 농노였던 로파힌이 말을 던진다.
로파힌 : 전 떠나야 하기 때문에 간단히 몇 말씀드리죠. 아시다시피 이 벚꽃 동산은 빚 때문에 팔리게 돼오는 8월 22일이 경매일로 정해졌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입니다만 이 동산과 강가의 토지를 별장지로 구획해서 임대한다면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러려면 낡은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낡은 벚나무들도 말끔히 벌목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