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 고전문학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제1부 가벼움과 무거움‘영원회귀’의 개념은 니체가 자주 제기한 수수께끼로, 우리가 한 번 경험한 모든 것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생각이다. 니체는 영원회귀를 ‘가장 무거운 짐’이라 불렀다. 영원히 반복되는 삶에서 우리의 행동은 큰 책임감을 동반한다. 그러나 이 ‘무거운 짐’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 가벼워지고, 그 결과 우리의 존재는 반쯤 현실에서 벗어나 무의미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무거움과 가벼움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나는 토마시를 생각해왔다. 외과의사였던 그는 3주 전에 체코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테레자를 만났고, 잠깐의 만남 후 그녀는 그를 방문해 일주일 동안 함께 지냈다. 테레자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완전히 새로운 존재였다. 그녀가 그에게 다가왔을 때, 그는 그녀에게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을 느꼈다. 그녀는 마치 나무 바구니에 담겨 강가로 흘러온 아이 같았다.
그는 침대에 누워 있던 그녀를 떠올렸다. 그녀는 그의 이전 삶에서는 없었던 존재였다. 그녀는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라는 생각에, 그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에게 대고 속삭였다. 그녀의 미열 속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며, 그녀가 오랫동안 자신의 곁에 있었던 사람처럼,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바라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다.
그녀를 떠나고 난 뒤 토마시는 그녀를 프라하로 부를지 말지 고민했다. 그가 없으면 그녀는 평범한 술집 웨이트리스로 남을 것이다. 그녀를 부르면 책임을 져야 했고, 부르지 않으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었다. 하루는 병원에서 일을 마치자, 간호사가 그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테레자가 프라하 역에서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그는 그녀가 그를 위해 왔음을 깨닫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갔다. 그는 자신이 결심한 원칙을 깨고, 그녀와 함께 자는 것을 허락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잔 그 밤, 그는 놀라운 행복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와의 잠을 사랑했다. 그녀는 그의 팔에서만 잠들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필요로 했다.
토마시는 몇 년 동안 고통받았다. 그는 아내와 아들이 있었지만 이혼했고, 그의 아들은 자신의 어머니와 살았다. 그는 아들을 보려면 매번 어머니와 싸워야 했고, 그 생각만으로도 지쳤다. 그는 아내와 아들, 부모 모두와 관계를 끊었다. 그 후 그는 여성을 두려워하면서도 원했다. 그래서 그는 ‘에로틱 우정’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는 감정 없이 자유를 유지하며 관계를 지속했다.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애인이었던 사비나는 화가였다. 그녀는 그와 테레자의 관계를 알고도 테레자가 프라하에서 일자리를 찾도록 도왔다. 토마시는 테레자를 돌보고 싶었지만 자신의 생활 방식은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를 위해 방을 구했다. 그러나 그녀의 질투심과 꿈은 그를 괴롭혔다. 그녀는 그의 불륜을 의심했고, 그의 변명을 믿지 않았다. 어느 날 밤, 테레자는 꿈에서 깨어나 그에게 소리쳤다. 그녀는 그를 밀어내며 “가 버려요!”라고 외쳤다. 그녀는 자신이 어느 큰 방에서 토마시와 사비나가 사랑을 나누는 것을 지켜보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그녀는 고통을 덜기 위해 손톱 밑에 바늘을 찔렀다고 했다. 그는 그녀를 안아주며 그녀가 다시 잠들 때까지 위로했다. 테레자의 꿈은 그녀의 불안과 질투를 반영했다. 그녀는 고양이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꿈을 꾸었고, 죽음을 향해 가는 꿈을 꾸었다. 그들의 관계는 계속되었지만, 그녀의 꿈과 그의 일탈은 그들의 사랑을 시험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고통과 불안을 동반했다.
모든 라틴어 계열 언어는 ‘함께’라는 의미의 접두사와 ‘고통’이라는 의미의 어근을 결합해 ‘동정’이라는 단어를 만든다. 다른 언어들, 예를 들어 체코어, 폴란드어, 독일어, 스웨덴어는 이 단어를 ‘함께’와 ‘느낌’이라는 의미를 결합해 번역한다. 라틴어에서 유래된 언어에서 ‘동정’은 타인의 고통을 차갑게 바라볼 수 없다는 의미를 갖지만, 다른 언어에서는 ‘공감’의 의미로 사용된다. 테레자는 토마시에게 그의 서랍을 뒤졌다고 고백한다. 다른 여성이었다면 용서하지 않았겠지만, 그는 그녀의 고통을 자신도 느끼며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테레자는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 그가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끊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여자들과의 만남이 즐겁지 않음을 깨달았지만, 그래도 만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사비나의 스튜디오에서조차 시간을 체크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사비나는 그에게 “두 세계의 만남. 방탕한 토마시의 얼굴 속에 로맨틱한 연인의 얼굴이 보인다”라고 말하며 그의 변화를 지적했다. 마침내 테레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토마시는 그녀와 결혼하고 강아지를 선물했다. 강아지 이름은 ‘카레닌’으로 지었다. 테레자는 토마시와 강아지를 돌봤지만, 그녀를 완전히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1968년 8월, 프라하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러시아 탱크가 그의 나라를 점령한 지 열흘이 되던 날, 테레자는 토마시에게 스위스로 떠나자고 제안했다. 그녀는 프라하에서의 삶이 끝났음을 깨달았고, 새로운 시작을 원했다. 마침내 그들은 취리히로 이주했다. 토마시는 사비나를 만나러 그녀의 스튜디오를 드나들었다. 사비나는 언제나 그를 환영했지만, 테레자와의 관계는 여전히 그를 짓눌렀다.
테레자는 결국 프라하로 돌아갔다. 토마시는 그녀가 떠난 후 며칠 동안 깊은 멜랑콜리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곧 그녀가 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하지만 월요일이 되자, 그는 테레자의 부재로 인한 무거운 고통을 느꼈다. 결국 그는 그녀를 찾아 프라하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병원장에게 자신의 결정을 설명하고 다시 프라하로 돌아갔다. 그는 테레자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녀의 존재는 여전히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들이 프라하로 돌아온 후, 토마시는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서로에게 필연적인 존재였다.
제2부 영혼과 육체등장인물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독자에게 설득하려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들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한두 마디 자극적인 말이나 기본적인 상황에서 탄생했다. 토마시는 독일어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한 번도 아닌 것과 같다”에서, 테레자는 배 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서 태어났다. 그녀가 처음 토마시의 집을 방문했을 때, 속이 꼬르륵거렸다. 아침 이후로 먹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순간 자신의 몸이 그녀를 배신한 것처럼 느꼈다.
테레자는 몸과 영혼의 이중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녀는 어린 시절 거울 앞에 서서 자주 자신을 들여다보았다. 어머니가 자신을 보는 것이 두려워서 모든 거울 앞의 순간은 비밀스러운 죄악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에 드러나는 영혼을 보았다. 얼굴은 그녀의 본성을 표현하는 진정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거울 속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 어머니의 특징을 지우기 위해 더 오랫동안 거울을 들여다보곤 했다. 때로는 자신의 얼굴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지워내며 기뻐했다. 그런 순간에는 영혼이 몸 위로 떠올라 마치 선원들이 갑판으로 뛰어오르는 것처럼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고 노래하는 듯했다.
테레자의 어머니는 늘 그녀에게 모든 것을 희생했다고 말했다. 테레자는 어머니의 희생을 믿으며,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녀는 집안일을 도맡았고, 어머니에게 모든 수입을 넘겼다. 테레자는 어머니가 자신의 몸을 드러내며 부끄러움 없이 행동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어머니는 그녀가 욕실 문을 잠그는 것을 비난했다. “누가 너를 물어뜯기라도 할 것 같니?” 어머니는 테레자가 자신을 지키려는 욕망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포기한 듯한 행동으로 그녀의 인생을 나눴다. 어머니의 이 엄청난 제스처는 테레자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어머니의 몸과는 다른 몸이 되기를 원했고, 그녀의 얼굴에서 영혼이 드러나기를 바랐다.
테레자는 토마시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어머니나 주변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책은 비밀스러운 형제애의 상징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녀의 영혼을 몸 밖으로 끌어올렸다. 토마시는 그녀를 프라하로 초대했고, 테레자는 그의 초대에 용기를 내어 그곳으로 갔다. 그녀는 그의 집에 들어섰을 때 속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속이 끓어오르는 소리를 무시해준 그에게 감사했다.
그들은 첫 만남에서 사랑을 나눴다. 테레자는 그의 품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 상상했던 남자의 손을 잡는 듯했다. 그녀의 영혼은 그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평온을 찾았다. 테레자는 프라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활력을 되찾았다. 그녀는 사진작가로서의 길을 걸었고, 그의 친구 사비나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토마시의 질투와 그녀의 질투는 그들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그녀는 그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했다.
테레자는 엄청난 용기를 내어 어머니에게 말도 없이 프라하로 떠났다. 여행 중 거울을 보며 자신의 영혼이 몸 밖으로 떠나지 않기를 기도했다. 그녀는 역에서 토마시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속이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마시는 그런 그녀를 포옹해주었고, 그녀는 그에게 더욱 깊은 감사를 느꼈다. 사랑을 나누며 테레자는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비명은 관능의 표현이 아니라 그녀의 사랑의 이상주의가 모든 모순을 없애려는 시도였다. 그 후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잠들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남자의 손을 잡고 잠드는 상상을 하며 자랐고, 이제 그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프라하에서 테레자는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그녀는 다크룸에서 일했지만, 직접 사진을 찍고 싶었다. 사비나는 그녀에게 사진에 대해 가르쳐주었고, 테레자는 점점 더 많은 사진을 찍어 주간지에 싣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전문 사진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날 밤, 테레자와 토마시는 그녀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 갔다. 토마시는 질투심을 느꼈고, 그녀에게 그것을 인정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질투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기뻐했다. 하지만 질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관계에 짐이 되었다.
꿈에서 테레자는 큰 무리의 벌거벗은 여자들과 함께 수영장을 돌며 행진했다. 토마시는 수영장의 둥근 천장에 매달린 바구니에 서서 그녀들을 향해 소리치며 노래를 부르게 하고 무릎 굽히기를 시켰다. 누군가 잘못된 무릎 굽히기를 하면 그는 총을 쏘았다. 꿈의 시작부터 공포스러웠다. 그녀의 어머니는 욕실 문을 잠그는 것을 금지하며 모든 몸이 같다고 여겼다. 테레자는 벌거벗은 상태로 다른 여자들과 행진하는 것이 수용소의 단일성과 같은 수치심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여자들은 기쁨으로 동일성을 축하했다. 테레자는 그들과 함께 노래했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
테레자는 세 가지 꿈을 연달아 꾸었다. 첫 번째는 고양이들이 미쳐 날뛰는 꿈, 두 번째는 그녀가 처형당하는 꿈, 세 번째는 죽음 이후의 삶을 보여주는 꿈이었다. 꿈들은 너무나 명확하게 토마시를 비난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테레자,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빼앗고 있어요?”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매일 밤 당신은 죽음을 꿈꾸는군요. 마치 정말로 이 세상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녀는 밤낮으로 갈등했고, 그의 사랑은 알지만 그의 불륜에 고통받았다.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사람은 언젠가 현기증을 느낄 것이다. 현기증이란 떨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밑의 빈 공간이 우리를 유혹하는 소리이다. 그것은 떨어지고 싶은 욕망이다. 벌거벗은 여자들이 수영장을 돌며 행진하는 꿈은 테레자에게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때때로 약해져서 어머니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테레자는 어머니를 떠나기 전까지 그녀와 싸웠지만, 어머니를 사랑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사랑으로 들릴 때면 돌아가고 싶었다.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테레자는 자신이 어머니를 배신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고, 자신이 어머니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했다. 테레자는 어머니를 방문하겠다고 토마시에게 말했다. 토마시는 이 여행이 현기증 때문임을 느끼고 반대했다. 그는 병원에 확인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암에 걸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테레자는 그의 말을 듣고 어머니를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그 후, 테레자는 길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그녀는 거의 매일 넘어졌고, 물건을 떨어뜨렸다.
사비나가 테레자에게 벌거벗은 사진을 찍자고 했다. 테레자는 카메라 뒤에 숨었고, 사비나는 결국 옷을 벗었다. 사비나가 테레자에게도 옷을 벗으라고 하자, 테레자는 기꺼이 순응했다. 그녀는 자신이 토마시의 애인 앞에서 벌거벗은 채 서 있는 것이 마치 마법 같다고 느꼈다. 그 후 둘은 옷을 입고 웃었다.
러시아 제국의 모든 범죄는 그늘 속에서 저질러졌다. 그러나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은 전 세계적으로 기록되었다. 체코의 사진작가들은 이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 유일한 일이었다. 테레자는 일주일 동안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들은 서방 언론에 실렸다. 이 침공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증오의 카니발이었다.
취리히에서 토마시는 병원에 있었고, 테레자는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두브체크의 연설을 떠올리며 슬픔에 잠겼다. 그 연설의 중간중간 끊기는 공백은 나라의 고통을 상징했다. 그즈음 그녀는 자신이 약하다고 느끼며 다시 질투심에 시달렸다. 토마시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지만, 그녀는 불만을 품었다. “당신이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어요. 더 약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어느 날, 그녀는 전화를 받았고, 독일어로 말하는 여자의 목소리에 놀랐다. 이 사소한 일로 그녀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녀는 자신이 토마시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들의 사랑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약한 사람이 강한 사람을 상처 입힐 수 없을 땐 약한 사람이 떠나야 했다. 기차 안에서 테레자는 과거의 삶을 파괴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프라하에 도착하여 여러 실질적인 일들을 처리해야 했다.
마침내 토마시가 프라하에 나타난 날, 그들은 추운 평야에 서 있는 것처럼 떨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처음처럼 다시 사랑을 나누었다. “괜찮았어?” 그가 물었다. “응.” 그녀가 대답했다. 토마시는 심한 우울감과 복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아주 늦게야 겨우 잠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테레자가 깨어났다. (러시아 비행기들이 프라하 상공을 맴돌며 소음을 일으켰다.) 그녀의 첫 생각은 토마시가 자신 때문에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그녀 때문에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녀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에게 책임이 있었다.
그 책임감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문득 그가 돌아왔던 전날 저녁, 교회 종이 여섯 시를 알리던 소리를 떠올렸다. 그들이 처음 만났던 날, 그녀의 근무가 끝난 시간도 여섯 시였다. 그녀는 노란 벤치에 앉아 있는 그를 보았고, 교회의 종이 여섯 시를 알리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미신이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었다. 그 감각이 그녀의 우울증을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의지를 심어 주었다. 우연의 새들이 다시 그녀의 어깨에 앉았다. 눈물이 그녀의 눈에 맺혔고, 그녀는 그가 옆에서 숨 쉬는 소리를 들으며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제3부 오해의 사전제네바는 크고 작은 분수와 음악이 울려 퍼지던 공원이 있는 도시다. 프란츠는 오후 강의를 마치고 건물을 나섰다. 스프링클러가 잔디에 물을 뿜고 있었고, 그는 기분이 좋았다. 그는 애인 사비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그녀는 몇 거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프란츠는 자주 그녀를 방문했지만, 친구로서이지, 연인으로는 아니었다. 만약 그가 제네바의 스튜디오에서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다면, 아내와 애인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자신을 모욕하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와의 사랑이 소중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