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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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 2011년 11월 / 437쪽 / 11,800원국민 코미디언 다리우스
「…그래서 그는 문장을 읽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대로 죽고 말았습니다.」 뮤직홀 올림피아의 넓은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즉시 전율에 휩싸였다. 다음 순간 모두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왁자한 웃음의 물결이 일었다. 그 물결은 거대한 샴페인 기포처럼 둥글게 부풀어 오르다가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로 폭발했다. 코미디언 다리우스는 객석을 향해 인사를 했다. 키가 자그마하다. 한쪽 눈을 해적처럼 검은 안대로 가리고 있고, 머리는 곱슬곱슬한 금발이다. 분홍 턱시도에 같은 색깔의 나비넥타이를 매고 레이스 가슴 장식이 달린 흰 셔츠를 받쳐 입은 차림이다. 그는 미소를 짓고 정중하게 몸을 굽혀 인사를 올린 다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더욱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내며 큰소리로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다-리우스! 다-리우스!」 그러나 벌써 무거운 자주색 커튼이 천천히 미끄러지며 닫히고 있었다. 관객들 속에서 다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나 더! 하나 더! 하나 더! 」
다리우스는 땀에 젖은 채로 이미 백스테이지의 기둥들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다리우스의 분장실 앞에는 팬들이 빽빽이 모여서 통행을 막고 있었다. 그는 팬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고 몇 마디 말을 나누었다. 선물을 받아 들고 감사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마의 땀을 훔치며 인사를 건넸다. 감격해하는 팬들을 헤치고 나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윽고 분장실에 다다르자 그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경호원에게 당부한 뒤 문을 닫고는 빗장 손잡이를 두 번 돌려 문을 잠갔다. 몇 분이 흘렀다. 경호원은 가까스로 군중을 밀어내고 뮤직홀 소방 안전 요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다리우스의 분장실 안쪽에서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긴 침묵이 이어졌다.
폭소를 터뜨리다 돌연사한 '다리우스 대왕'
<한 전설의 종언>, <분홍색 어릿광대 타계>,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인, 올림피아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아듀 다리우스, 그대는 최고였다>, 이튿날 조간신문들의 헤드라인이었다. 한낮의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그의 사망을 첫 소식으로 보도했다. 「어젯밤 <다리우스 대왕>으로 불리던 유명 코미디언 다리우스 미로슬라프 워즈니악이 올림피아에서 공연을 끝내고 심장 발작을 일으켜 돌연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온 프랑스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만약 죽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내 할아버지처럼 잠자다가 평온하게 죽고 싶다. 무엇보다 극심한 공황 상태에 빠진 채 살려 달라고 울부짖으며 죽고 싶지는 않다. 내 할아버지는 보잉여행기를 조종하다가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나는 그 비행기에 탔던 369명의 승객들처럼 죽고 싶지 않다.- 다리우스 워즈니악의 스탠드업 코미디 <나 죽은 뒤에 세상이 망하든 말든> 중에서다리우스는 살해당했다?
화요일 오전 11시, 주간지 《르 게퇴르 모데른》의 사회부 회의 시간. 사회부장 크리스티안 테나르디는 부츠 신은 다리를 뻗어 대리석 탁자에 올려놓았다. 기다란 가죽 의자에는 열 댓 명의 기자들이 앉아 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이 사건에 달려들어서 샅샅이, 속속들이, 밑바닥까지 파고들어야 해. 다리우스의 죽음을 다룬 특집호를 만드는 거야.」 좌중 사이로 찬동의 소리가 번져 갔다. 「일간지들이 벌써 이 사건을 모든 각도에서 조명했으니까 우리는 독자들의 의표를 찌르는 르포를 실어야 해. 새로운 것, 특별한 것이 필요해. 특종을 만들어 내자고! 그럼 이제부터 각자 돌아가면서 강렬하고 충격적인 것들을 제안해 보자고. 막심, 당신 아이디어는 뭐야? 」
부장은 자기 오른쪽에 앉은 기자를 턱으로 가리켰다. 「다리우스와 정치, 어때요?」 「너무 흔해 빠진 얘기야.」 「다리우스와 섹스는 어떨까요? 그가 관계를 가졌던 여자들 목록을 작성할 수 있을 거예요. 다리우스는 숱한 스타들과 잠자리를 같이했죠. 그들 가운데 일부는 알몸 사진도 있는데 제법 볼만해요. 그런 것들을 실으면 우리 특집 기사가 한결 흥미로워질 겁니다.」 「너무 저속해. 우리 주간지 이미지랑 맞지 않아. 대중 연예지에나 어울리는 발상이라고. 게다가 파파라치들 사진은 너무 비싸. 다음.」
「혹시 다리우스의 죽음이 타살은 아닐까요?」 과학 담당 기자 뤼크레스 넴로드였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다음 사람.」 「잠깐만, 크리스티안. 무슨 얘긴지 더 들어 보자고.」 대기자 플로랑 펠레그리니가 나섰다. 「들어 보나 마나야. 다리우스가 살해되었다고? 이왕이면 자살을 했다고 그러지 그래?」 「단서가 있어요.」 뤼크레스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넴로드 양, 그래, 그 단서라는 게 뭐지?」 그녀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다리우스가 사망하던 순간에 올림피아의 소방 안전 요원이 분장실 앞에 있었어요. 그 남자가 말하길, 다리우스가 몇 초 동안 요란하게 웃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쓰러지기 직전에 말이에요.」 「살인이라니, 말도 안 돼. 다리우스는 분장실에 있었고 그 문은 안쪽에서 잠겨 있었어. 경호원들이 문 앞을 지키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다리우스의 시신에는 상처가 전혀 없었어.」
뤼크레스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다리우스가 죽기 전에 몇 초 동안 큰 소리로 웃었다는 사실…… 제가 보기엔 그게 아주 이상해요.」 「왜 이상하다는 거지? 어디 자네 생각을 다 말해 봐.」 뤼크레스는 즉각 대답했다. 「코미디언들이 혼자 있을 때 그렇게 웃는 것은 드문 일이죠.」 28세의 여기자 뤼크레스 넴로드. 사회부에 가장 나중에 들어온 기자들 중 한 명으로 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비정규직에 속해 있지만, 현장 취재 경력은 6년이나 되고 그동안 1백여 편의 르포 기사를 썼다. 플로랑 펠레그리니가 뤼크레스를 거들었다. 「다리우스가 살해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특종 아냐? 그 문제를 제대로 다루면 우리가 일간지들을 이길 수도 있겠는걸.」 부장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되뇌었다. 「다리우스의 죽음이…… 살인이라고? 좋아, 뤼크레스. 취재를 허락하겠어. 대신 두 가지를 명심해. 첫째, 나는 진지한 것을 원해. 증거, 신뢰할 만한 증언, 사실,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명백한 사실을 원한다는 거야. 둘째, 나를 깜짝 놀라게 해봐!」
한 미치광이가 정신 병원 담장에 기어 올라가더니, 호기심 어린 눈으로 행인들을 살피다가 한 남자를 불러서 물었다. 「이봐요, 그 안에 사람들이 많아요?」- 다리우스 위즈니악의 스탠드업 코미디 <색다른 관점> 중에서단서를 발견한 여기자 뤼크레스
올림피아의 소방 안전 요원 프랑크 템페스티는 낡은 헬멧을 쓰고 두꺼운 검정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미 다른 기자들에게 다 했어요. 신문에 나와 있으니까 읽어 봐요.」 순간 뤼크레스 넴로드의 머릿속에 스무 개쯤 되는 열쇠들이 달려있는 꾸러미가 나타났다. 그녀는 꼭 맞는 열쇠를 찾아내어 그 음흉한 마음의 문을 열게 되리라 확신했다. 그녀는 10유로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먼저 1번 열쇠인 돈으로 열어 보자. 이것만 있으면 웬만한 문은 다 열 수 있다. 「날 뭘로 보고 이래요?」 그녀는 지폐 두 장을 내밀었다. 「자꾸 그래 봤자 소용없어요.」 그녀는 지폐 한 장을 더 꺼냈다. 지폐 세 장이 순식간에 그녀의 손에서 사라졌다.
「나는 분장실 앞의 통로를 지키고 있었어요. 그때 갑자기 분장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경호원도 들었어요. 나는 다리우스가 다음 공연을 위한 스탠드업 코미디 대본을 읽고 있으려니 생각했죠. 그런데 웃음소리가 점점 커지다가 갑자기 뚝 끊겼어요. 그리고는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딸꾹질까지 해가면서 정말 큰 소리로 웃었어요.」 「한참 웃던가요?」 「아뇨. 10초에서 15초 정도, 길어야 20초 정도예요.」 「그 다음에는요?」 「쿵 소리가 난 다음에는 아무 기척이 없었어요. 들어가 보려고 했지만, 경호원이 엄격한 지시를 받았다며 들어가지 못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타데우스 위즈니악을 찾으러 갔죠.」
「다리우스의 형님 말인가요?」 「그래요. 다리우스의 공연 제작자이기도 하죠. 그가 마스터키를 사용해도 좋다고 해서 문을 따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다리우스가 바닥에 쓰러져 있더군요. 긴급 의료 구조대를 불렀죠. 의사들이 와서 심장 마사지를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분장실에 들어가 봐도 될까요?」 「안 되죠. 수색 영장이 있다면 몰라도.」 「마침 잘됐군요. 제가 영장을 가지고 왔거든요.」 뤼크레스는 다시 10유로짜리 지폐 한 장을 꺼냈다. 그는 지렁이를 쪼아 먹을까 말까 망설이는 닭처럼 경계심 어린 눈으로 지폐를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사법 당국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깜빡 잊었어요. 워낙 정신이 없어서 그만.」 뤼크레스는 지폐 한 장을 더 보탰다. 그러자 소방 안전 요원은 지폐 두 장을 얼른 챙겨 넣고 마스터키를 꺼냈다.
뤼크레스는 분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에는 시신이 쓰러져 있던 자리가 분필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녀는 바닥을 살피다가 두 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화장대 밑을 들여다보았다. 필통처럼 생긴 작은 목갑이 눈에 띄었다. 도톰한 목재에 파란 래커를 칠하고 작은 쇠를 박아서 장식한 목갑이었다. 안경케이스 같지도 않고 보석함 같지도 않았다. 위쪽에 먼지가 묻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최근에 떨어뜨린 것이 분명했다. 뚜껑에는 금색 잉크로 세 개의 대문자가 적혀 있었다.
바로 그 아래에는 더 작은 글씨로 짤막한 문장이 씌어 있었다. <절대로 읽지 마십시오.>
소방 안전 요원은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게 뭐예요?」 「범행에 사용된 무기이지 싶은데요.」 「그걸 목구멍에 쑤셔 넣으면 모를까, 그딴 것으로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뤼크레스는 사진을 찍고 목갑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뚜껑을 열었다. 안쪽 면에 파란 벨벳 천이 덧대어져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대롱 모양의 홈이 나 있었다. 소방 안전 요원이 의견을 내놓았다. 「만년필 케이스인가?」 「만년필이나 돌돌 말린 종이를 담았던 통 같은데요. 그런데 뚜껑에 <절대로 읽지 마십시오>라고 씌어 있는 걸로 봐서는 두 번째일 가능성이 높아요.」 「돌돌 말린 종이가 들어 있었다고요?」
과학전문 기자 이지도르의 개입
뤼크레스는 분장실에서 확보한 단서들을 가지고 한 때 취재를 같이 한 적이 있던 과학전문 기자 이지도르 카젠버그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와 <절대로 읽지 마십시오>라는 말이 적힌 목갑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 문장을 목갑 뚜껑에 써놓은 사람은 다리우스가 이것을 꼭 읽도록 꾀를 썼어요. 만약 <꼭 읽어 주십시오>라고 써놓았다면, 다리우스는 오히려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식 자랑은 이제 그만하고 날 도와줘요. 난 당신이 필요해요, 이지도르.」
이지도르는 잠시 망설이다 심드렁하게 말했다. 「이건 내 직감인데요, 이 기이한 사망 사건의 뿌리는 아주 깊은 곳에 있어요. 이 사건의 당사자들 너머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무슨 뜻이죠? 수수께끼 같은 말은 그만하고 알아듣게 얘기해 봐요.」 그는 대답에 뜸을 들였다. 「내가 보기에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거예요. 유머는 어떻게 세상에 출현했을까?」
용의자들을 차례로 만나다
다리우스의 형 타데우스는 뤼크레스가 내민 목갑을 주의 깊게 살펴보더니 신음처럼 내뱉었다. 「만약 당신이 <이 범죄로 이익을 보는 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내가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해 줄 수는 있소. 내 동생이 죽음으로써 큰 이익을 볼 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그 작자요.」 타데우스가 지목한 사람은 스테판 크로츠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는 스테판 크로츠였다.
뤼크레스는 기자정신을 발휘해 타데우스가 지목한 스테판을 발빠르게 찾아가 단도직입적으로 자기 생각을 말했다. 「아가씨,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내가 벽을 뚫고 들어갔겠어요? 아니면 비밀통로를 이용해서 다리우스의 분장실로 들어갔겠어요?」 스테판 크로츠는 미소를 거두고 말을 이었다.
「사실 나는 다리우스에게 실망했어요. 나를 저버렸다고, 아니 나를 배신했다고 그를 원망했어요. 저작권을 놓고 그와 소송을 벌이기도 했죠. 내가 패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요. 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올림피아에서 열린 추모 공연은 그에 대한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이지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은 아니에요.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내 의도는 순수해요. 지금 이 순간 그가 천국에서 나를 보고 있다면, <고맙네, 스테판> 하고 말하고 싶을걸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다리우스의 사망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사장님 말고 누가 있을까요?」 「다리우스의 형 타데우스가 있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을 사람이에요.」 「타데우스 말고는 다리우스를 제거하고 싶어 했을 만한 사람이 없을까요?」 「동기가 돈이 아니라 명예일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다리우스를 죽임으로써 이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주된 경쟁자이겠네요. 다리우스의 뒤를 이어서 유머의 일인자가 된 사람 말이에요.」
뤼크레스는 스테판 크로츠가 지목한 코미디언 펠릭스 샤탐을 만났다. 「제가 보기에 이건 살인 사건이에요. 그렇다면 그를 제거해서 이익을 보았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짚이는 사람이 있나요?」 「없어요. 모두가 다리우스를 좋아했죠. 그는 적을 만들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다리우스를 죽이고 싶어 했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다리우스가 죽기를 바랐을 법한 인물을 찾고 싶다면, 새로운 넘버원이 아니라…… 오히려 꼴찌를 찾아가야 할 겁니다.」 「누가 꼴찌인데요?」 「다리우스 때문에 <직업적으로〉 죽어 버린 사람. 다리우스 때문에 사다리의 맨 아래에 놓이게 된 사람이죠. 그 사람이라면 다리우스에게 앙심을 품었을 만해요. 다리우스를 죽이고 싶었을 겁니다.」
한물 간 코미디언 세바스티앵 돌랭은 뤼크레스가 술을 따라 주기가 무섭게 단숨에 마셔 버렸다. 「다리우스를 만난 적이 있나요?」 「그럼요. 어느 날 그가 내 공연을 보러 왔죠. 나는 맨 앞줄에 자리를 마련해 주고 관객들에게 그의 참석을 알리면서 박수로 환영해 달라고 했죠. <오늘 밤에 저는 우리 코미디언들 가운데 가장 훌륭하신 분을 객석에 모시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바로 다리우스 대왕께서 왕림하셨습니다!> 하면서요. 그러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관객들은 그에게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죠. 쇼가 끝나자 그가 내게로 와서 그러데요. 지금도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생생하게 기억나요. <자네 스탠드업 코미디들 가운데 세 편이 무척 마음에 들어. 그걸 내 공연에 넣어볼까 해.> 그 순간 내가 말귀를 잘못 알아들었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물었죠. <그것들을 사시겠다는 건가요?>
그러자 그가 뭐랬는지 알아요? <아니지, 아이디어란 어느 한 사람 것이 아니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거야. 내가 자네 스탠드업 코미디들을 가져가겠어. 그뿐이야.> 나는 대답했죠. <하지만 그 작품들은 제가 쓴 겁니다. 저에게는 자식들이나 다름없어요.> 그는 내 어깨를 잡으며 말했어요. <아이디어란 그것을 처음 생각해 낸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것을 전파할 수단을 가진 사람들의 것일세. 만약 자네 작품들이 살아 있는 존재이고 자기들을 보호해 줄 아버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날 선택할 거야. 그러니 이기적으로 굴지 말고 자네 스탠드업 코미디들을 생각하게. 그것들이 자네 자식들이라며? 자식들이 더 잘 성장하기 위해서 가족을 바꾸겠다는데 그걸 가로막겠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