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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지음 | -
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필리어스 포그: 매사에 빈틈이 없고 침착함을 잃지 않는 40대의 영국신사다. 하인 파스파르투와 80일간의 세계일주에 오른다.

파스파르투: 의협심이 강하며 무슨 일이든 곧잘 흥분하는 30대의 프랑스 사람이다. 포그 씨의 하인으로 세계일주에 동행한다.

아우다 부인: 우아하며 품위있는 30대의 인도 여인. 산채로 화장될 뻔 하지만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픽스 형사 : 런던 경시청 소속의 형사로서, 포그 씨를 은행도둑의 범인으로 단정하고 끈질기게 뒤쫓는다.

크로마티 장군: 인도 베나레스에 주둔한 여단장으로 50세쯤 되는 금발의 장군. 아우다 부인을 구출할 때 행동을 같이 한다.

프록터 대령: 미국 유군 대령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운동에서 포그 씨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후에 기차에서 다시 마주치자 결투를 하려한다.



포그 씨, 2만 파운드로 내기를 걸다

오늘밤 당장 떠나겠어. 오늘은 10월 2일 수요일이니까 80일 뒤인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런던으로 돌아와 이 살롱에 앉아 있겠네.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할 때에는 2만 파운드는 자네들의 것이 되는 거야.

1870년의 일이다. 영국 런던에 필리어스 포그라는 한 신사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부자이며 유명한 사람들만 갈 수 있는 클럽의 회원이다. 그런데 그의 생활은 철저히 베일에 감추어져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조차도 알지 못했다. 실제로 그는 다소 성격이 까다로운 편이고 검소한 생활을 하지만 인색하지 않으며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가족도 없었고 하는 일이라곤 클럽에서 신문을 읽거나 카드게임을 하는 것이 하루일과의 전부였다.

10월 2일 아침, 그날도 여느 때처럼 면도를 하는데 하인인 포스터가 미지근한 물을 가져왔다고 하여 포그 씨는 그를 당장 해고시켜 버렸다. 면도를 할 때 쓰는 물은 항상 화씨 86도여야 하는데 그날은 84도밖에 안된 것이었다. 그래서 11시쯤에는 새로운 하인이 오기로 했고, 포그 씨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30세쯤 되어 보이는 한 젊은이가 들어왔고 자신을 파스파르투라고 소개했다. 포그 씨는 자신의 하루일과를 꼼꼼히 적은 종이를 보여 주며 해야 할 일들을 말해 주고 나서 혁신클럽으로 갔다.

클럽의 안쪽 테이블 한 구석에선 랄프 은행의 도둑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야기하고 있던 친구들은 포그 씨를 보자 범인이 잡힐 수 있을지에 대하여 그의 의견을 물어 보았다. 그는 지구가 좁아졌으니 범인은 숨을 곳이 없을 테고, 곧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들은 의아해했다. 비록 옛날과는 달리 세계를 석 달만에 일주할 수 있긴 해도 지구가 좁아진 것은 아니라고 한 친구가 말하자 포그 씨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80일이면 돼.” 처음 말을 꺼냈던 스튜어트는 펄쩍 뛰었다. 그런데 나머지 친구들은 무슨 생각이 들어서인지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2만 파운드를 걸고 내기는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만일 포그 자네가 80일 안에 돌아오지 못하면 자네가 건 그 2만 파운드는 없어지고 마네!” 이 말을 들은 포그 씨는 흔쾌히 승낙했다. “좋아, 오늘밤 당장 떠나겠어. 오늘은 10월 2일 수요일이니까 80일 뒤인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런던으로 돌아와 이 살롱에 앉아 있겠네.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할 때에는 2만 파운드는 자네들의 것이 되는 거야.” 당장 그 자리에서 내기 계약서가 만들어졌고 6명의 신사들은 사인했다.

포그 씨는 집으로 돌아와 하인 파스파르투를 불러 10분 뒤에 세계일주를 하러 곧 떠날것이라고 하자 파르파르투는 어안이 벙벙했다. 포그 씨는 하인의 손가방 안에 어느 나라에서든지 쓸 수 있는 돈다발을 넣은 뒤, 마지막 점검을 하고 하인과 함께 집을 나와 런던역 대합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이미 클럽의 친구들이 나와 있었다. 그들의 환송을 받으며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는 기차에 올랐다. 기차가 출발한 지 얼마 후, 파스파르투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자기 방에 있는 가스램프 끄는 것을 깜박 잊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포그 씨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렇다면 여행이 끝났을 때 돌아와서 네가 가스값을 물면 되지.”

그런데 포그 씨가 떠난지 7일 뒤, 런던 경시청에는 잉글랜드 은행 도둑인 필리어스 포그를 미행 중이니 봄베이로 그의 체포영장을 보내달라는 전보 한통이 날라왔다. 이 전보로 인해 포그 씨는 꼼짝없이 도둑이 되어버렸다. 더욱이 평소 생활이 잘 알려지지 않은 터라 그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10월 9일 수요일, 수에즈에서 오전 11시에 입항할 예정인 몽골리아호를 기다리며 두 명의 사나이가 항구에서 서성대고 있었다. 한 사람은 영국 영사이고, 또 한 사람은 런던 경시청 소속의 픽스 형사였다. 상금을 탈 욕심에 픽스 형사는 눈이 빠지게 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기적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이윽고 몽골리아호의 우람한 모습이 드러났다. 배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몰려나왔고 항구는 그야말로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픽스 형사는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때 한 사나이가 영국 영사관이 어디냐며 여권을 내밀었다. 무심코 쳐다본 여권에는 바로 그가 찾는 사람이 있었다.

픽스 형사는 위치를 알려 주고는 재빨리 영사관으로 돌아와서 범인을 찾았다며 입국허가증을 내주지 말 것을 부탁하지만 영사로서도 어찌할 수가 없다.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잠시 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고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가 들어왔다. 포그 씨는 수에즈를 지나갔다는 표시가 필요하다며 입국허가증을 부탁했고 영사의 사인을 요청했다. 여권을 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므로 영사는 입국허가증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수속을 끝낸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가 나가는 것을 보며 픽스 형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편, 포그 씨는 선실로 돌아와 쉬고 있었고, 파스파르투는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픽스 형사는 그에게 다가가서 시장을 안내해 주는 척하며 앞으로의 여행계획과 포그 씨에 대한 것들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픽스 형사는 영사에게 찾아와 말했다.“저는 인도까지 포그 씨의 뒤를 밟겠습니다. 그곳은 영국 영토니까 체포영장만 있으면 잡을 수가 있죠.”

아우다 부인을 구해 내다

15분 뒤, 픽스 형사는 간단한 여행준비를 하고 몽골리아호에 올라탔다. 한편, 포그 씨는 갑판에 올라오거나 홍해의 경치를 보려고 밖으로 나오지 않고서 배 안에서 꼬박꼬박 식사를 하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카드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수에즈를 떠난 다음 날인 10월 10일, 갑판 위에서 파스파르투는 픽스 형사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픽스 형사는 그에게 그의 주인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었다. 그 뒤로도 그는 파스파르투와 자주 만났고 그들은 배 안에 있는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픽스 형사는 그와 사이좋게 지내다 보면 언젠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10월 20일 정오쯤 몽골리아호는 봄베이에 닿았고, 이는 예정보다 이틀이나 앞당겨진 것이었다. 포그 씨는 만족해하며 이런 사실을 수첩에 기록했다.

봄베이에서 캘커타로 가는 기차는 아침 8시에 있었다. 포그 씨는 배에서 내려 파스파르투에게 필요한 몇 가지를 사오게 하고, 영사관으로 가서 사인을 받았다. 계속 뒤쫓아오던 픽스 평사는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잡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지만 영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날은 마침 조로아스터 교도의 자손인 파시족의 축제일이어서 볼거리도 많았다. 거리에는 가장행렬이 있었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축제구경을 마치고 역으로 돌아오던 파스파르투는 마리바르 언덕의 사원 앞을 지나게 되었고, 문득 사원 안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리스도 교도는 사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과 설령 그들과 같은 교도일지라도 사원에 들어갈 땐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사실을 파스파르투는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단순한 호기심에서 사원에 들어가 한참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들에 의해 돌층계로 내동댕이처져 실컷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본래 힘이 세고 날렵한 그는 벌떡 일어나 중들을 쓰러뜨리고 사원에서 도망쳤다. 중들은 곧 뒤쫓았지만 그들의 긴 옷자락때문에 그를 놓치고 말았다. 파스파르투는 기차가 출발하기 5분 전에 간신히 역에 도착했다. 물론 신발도 신지 못한채 산 물건까지 잃어버리고 아무것도 들지 않은 상태였다.

플랫폼에는 픽스 형사가 나와 있었다.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가 8시에 떠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캘커타까지,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이 세상 끝까지라도 따라갈 생각이었다. 인도 대륙을 가로지르는 캘커타행 기차는 정각 8시에 움직이기 시작하여 곧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 맞은 편 자리에는 코로마티 장군이란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는 베나레스의 여단장으로 부임하러 가는 길이었다. 50세쯤 되어 보이는 이 장군은 젊었을 때부터 인도에서 살았으므로 인도의 풍습이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파스파르투가 겪었던 사원에서의 일을 듣고난 후, 인도 정부는 종교의식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 주었다.

10월 22일 오전 8시, 기차가 갑자기 넓은 들판에서 멈추었다. 알고보니 아직 철로가 다 놓이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이곳에서 80km 정도 되는 알라하뱃까지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거기에서부터 다시 기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포그 씨는 침착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파스파르투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것은 바로 코끼리였다. 파스파르투가 코끼리 얘기를 하자 포그 씨는 반가워했다.

코끼리 농장이 있는 곳을 사람들에게 물어서 그곳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코끼리의 수가 점점 줄어가는 형편이어서 몹시 비쌌다. 포그 씨가 값을 계속 올려도 주인은 배짱을 튀겼다. 마침내 2천 파운드까지 흥정이 되자 그제서야 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영리하게 생긴 한 젊은 파시인이 안내를 자청했다. 포그 씨는 먹을 것을 사고 크로마티 장군과 파스파르투와 함게 코끼리 안장 위에 올랐다.

종려나무가 우거진 숲을 지나 밀림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다들 피곤했으므로 그들은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쉬었다가기로 했다. 날이 밝자 일행은 아침 일찍 다시 출발했다. 안내인은 그날 밤으로 알라하뱃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포그 씨도 여행시간을 절약했던 48시간 중에서 일부만 소비하고 끝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후 4시쯤, 주변에서 사람들의 통곡소리가 들려왔고, 거대한 무리의 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행렬 속의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음울한 소리로 주문을 계속 외고 있었다. 그들의 뒤를 이어 동양식으로 만든 화려한 옷을 입은 바라문 교도들이 비틀거리며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한 여인을 앞세우며 오고 있었다. 이를 보고 있던 크로마티 장군은 죽은 사람을 위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안내인은 거기에 덧붙여 분델칸트 자치령의 임금이 죽어서 그의 아내가 함께 화장될 것임을 말해 주었다. 이야기를 듣고난 포그 씨는 그 여인이 무척 가엾게 느껴져서 그녀를 구하자고 말했다. 포그 씨의 깊은 인정에 마음이 끌린 크로마티 장군도 협력하겠다고 나섰다. 파스파르투 역시 포그 씨의 훌륭한 계획에 따르기로 마음먹었으며, 주인이 아주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무척 기뻤다. 남은 것은 안내인뿐이었는데 그 안내인도 선뜻 나서는 것이었다. 안내인은 내일 아침이면 산 제물이 될 여인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녀는 파시인으로 봄베이에 사는 큰 장사꾼의 딸이며 이름은 ‘아우다’라고 했다. 봄베이에서 영국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녀를 영국인인줄 알았다. 어려서 부모를 여윈 아우다 부인은 분델칸트의 나이 많은 왕에게 강제로 시집을 왔는데, 결혼한 지 겨우 석달 만에 왕은 죽었다. 닥쳐올 운명이 너무도 뻔해 도망쳤던 아우다 부인은 곧 잡혀서 왕의 친척들에 의해 끔찍한 형벌을 받게된 것이다.

여러가지로 의논을 한 결과 해가 지고 난 후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날이 어두워 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밤이 깊어가도 경비병들은 좀처럼 잠들지 않았고, 어느덧 날이 밝아왔다. 북소리가 둥둥 울리기 시작했고 아우다 부인의 죽음은 가까워져왔다. 크로마티 장군은 고개를 저었지만 포그 씨는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 순간 파스파르투는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지만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가능성이 없을 것 같아 포기하려 했으나 한 번은 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상대가 한없이 어리석은 자들이라서 어쩌면 잘 될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파스파르투는 살며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원의 문이 활짝 열리고, 두 남자가 아우다 부인을 끌어 내었다. 군중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제물이 될 아우다 부인은 마치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죽은 듯이 왕의 시체 옆에 눕혀졌다. 기름이 부어져 있는 장작에 횃불을 갖다대자 장작더미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포그 씨가 장작더미 쪽으로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크로마티 장군과 안내인이 양쪽에서 그의 팔을 잡았다. 포그 씨가 재빨리 두 사람의 팔을 뿌리치고 나가려고 했을 때, 눈앞에는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이제까지 죽어 있던 늙은 왕의 몸이 마치 유령처럼 벌떡 일어나 옆에 있던 아우다 부인을 번쩍 안아올려 장작더미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바라문 교도들은 너무 놀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더욱 놀란 이들은 포그 씨와 크로마티 장군이었다. 되살아난 늙은 왕은 포그 씨 옆으로 다가와 어서 달아나야 한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바로 파스파르투였다. 네 사람은 재빨리 숲속으로 몸을 숨겨 코끼리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파스파르투의 대담한 모험은 멋지게 성공했다. 10시경, 포그 씨 일행은 알라하벳 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캘커타까지는 기차로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파스파르투가 시내를 바쁘게 돌아다녀 아우다 부인에게 줄 것을 사왔을 때 부인이 정신을 차렸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포그 씨에게 그녀는 홍콩에 사는 친척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포그 씨는 부인을 홍콩까지 책임지고 데려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기차시간이 가까워졌고 포그 씨는 충실했던 안내인에게 선물이라며 코끼리를 주었다. 그는 몹시 기뻐했다. 잠시 후 포그 씨, 크로마티 장군, 파스파르투는 아우다 부인과 함께 기차에 몸을 실었다. 12시 30분, 기차는 베나레스에 닿았고 크로마티 장군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다. 기차는 계속 달려 다음날 아침 7시, 마침내 캘커타에 도착했다. 홍콩으로 가는 기선은 정오에 떠나기 때문에 아직 다섯 시간의 여유가 남아 있었다. 이 날은 런던을 떠난지 23일째가 되는 날인데, 그러고 보면 여행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셈이었다.



파스파르투, 행방불명되다

포그 씨 일행이 막 역을 나서려고 했을 때 한 경찰관이 다가와 함께 경찰서에 가주어야겠다고 말했다. 파스파르투는 화가 치밀어 올라 항의하려 했지만 포그 씨가 잠자코 따라가자는 눈짓을 했으므로 얌전히 따라나섰다. 세 사람을 타운 마차는 한참을 달려 법정 앞에 멈추었다. 아우다 부인은 모두 자신때문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홍콩으로 떠나는 배는 정오에 있었고, 어쨌든 포그 씨는 그 배를 타야 했다. 8시 30분, 문이 열리더니 경찰관이 들어와 그들을 법정으로 데리고 갔다.

곧이어 문이 열리더니 세 바라문 교도가 들어왔다. ‘역시 아우다 부인을 태워 죽이려던 자들이구나.’ 라고 포그 씨는 생각했다. 그러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판사는 증거품이라며 구두 한 켤레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는데 그것은 파스파르투의 것이었다.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는 봄베이의 사원에서 있었던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는 법정에 서게 된 까닭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판사는 15일간의 구류와 300파운드의 벌금형을 내렸으나 포그 씨는 시간이 없었으므로 보석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판사는 가능하다고 했고, 2천 파운드를 보석금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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