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2
에밀리 브론테 지음 | 고전문학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지음
14장: 지옥의 문지기 이사벨라의 편지를 읽은 나는 곧장 에드거에게 달려가 동생의 소식을 전하며 용서의 말을 전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에드거의 대답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용서라고! 나는 그 애를 용서할 것이 없소, 엘렌. … 우리는 영원히 갈라섰소. 만약 그 애가 정말로 나를 위한다면, 그 악당을 설득해서 이 나라를 떠나라 하시오.”
에드거의 냉담함에 낙담한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워더링 하이츠로 향했다. 한때 활기찼던 그 집은 이제 음산하고 황량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나는 그곳에서 넋이 나간 채 초라한 행색으로 변해버린 이사벨라와 마주했다. 반면 히스클리프는 이상할 정도로 신사적인 태도로 나를 맞았다. 상황이 역전되어, 이제는 히스클리프가 주인처럼 보였고 이사벨라는 지저분한 하녀처럼 보였다.
에드거의 말을 전하자, 이사벨라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창가로 물러나자, 히스클리프가 다가와 캐서린의 상태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내가 캐서린의 병이 그녀 자신의 격정적인 성격 탓이라며 비난하자, 히스클리프는 무서운 기세로 반박했다. “내가 캐서린을 그의 의무와 인간성에 맡겨둘 거라고 생각해? 내 감정과 그의 감정을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그 녀석이 자신의 보잘것없는 존재를 다 바쳐 사랑한다 해도, 내가 단 하루 동안 사랑하는 크기를 80년이 걸려도 따라오지 못할 거야!”
그는 캐서린을 잃는 것은 자신에게 죽음과 지옥을 의미한다고 토로했다. 캐서린이 자신을 잊었을 리 없다는 광적인 확신에 차, 그는 나에게 캐서린과의 만남을 주선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방법을 쓸 것이라고 협박했다. “캐서린은 나만큼이나 깊은 마음을 가졌어. 말구유에 바닷물을 담을 수 없는 것처럼, 그자의 사랑이 그녀의 모든 애정을 독차지할 수는 없지. 흥! 그자는 그녀에게 개나 말보다 조금 더 소중할 뿐이야. 나처럼 사랑받을 수 없지. 어떻게 그자가 갖지 않은 것으로 그녀를 사랑할 수 있겠어?”
이사벨라가 오빠를 옹호하자, 히스클리프는 비웃으며 그녀를 세상에 내버린 오빠를 두둔하냐고 조롱했다. 그는 이사벨라가 자신을 낭만 소설의 주인공으로 착각하고 결혼했으며, 이제 와서 환상이 깨지자 자신을 증오하게 된 것이라고 비웃었다. “나는 그녀를 이성적인 존재로 볼 수가 없어. 그녀는 내 성격에 대해 멋대로 환상을 품고, 그릇된 환상에 따라 행동했지. 하지만 마침내 나를 알아가기 시작한 것 같군.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것은 놀라운 통찰력의 노력이었지! … 이사벨라, 내 말을 믿을 수 있겠어? 정말로 나를 증오하나? 반나절만 내버려두면 다시 와서 사랑해달라고 한숨 쉬며 애원하지 않을까?”
그는 이사벨라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개를 목매달았던 일을 상기시키며, 자신의 잔인한 행동에도 그녀는 역겨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벨라를 경멸하면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벨라는 절규했다. “그가 하는 말은 한마디도 믿지 마세요. 그는 거짓말하는 악마예요! 괴물이지, 사람이 아니에요! …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은 죽거나, 그가 죽는 것을 보는 거예요!”
히스클리프는 이사벨라를 방에서 난폭하게 내쫓고는, 벌레들이 꿈틀거릴수록 짓밟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며 소름 끼치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나에게 캐서린과 만나게 해달라고 강요했다. “매일 밤 그레인지의 정원을 여섯 시간씩 서성였어. 들어갈 기회를 찾을 때까지 매일 밤 그곳을 떠돌 거야. … 에드거 린튼과 마주치면 주저 없이 그를 때려눕힐 거야.”
그는 내가 자신을 돕는 것이 오히려 폭력 사태를 막는 길이라고 교묘하게 설득했다. 그는 내가 자신을 돕지 않으면, 다음 날 아침까지 워더링 하이츠에 감금하겠다고 협박했다. 나는 결국 그의 끈질긴 협박과 광기에 굴복하고 말았다. 나는 히스클리프의 편지를 캐서린에게 전해주고, 에드거가 집을 비운 사이 그가 방문할 수 있도록 알려주기로 약속했다. 나는 그것이 잘못된 일임을 알면서도, 더 큰 파국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워더링 하이츠를 떠났다.
15장: 마지막 재회 나는 히스클리프의 편지를 사흘이나 망설인 끝에, 에드거가 교회에 간 일요일 오후에야 캐서린에게 건넸다. 병마에 시달린 캐서린은 창백하고 연약했지만, 그 모습에는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의 눈은 더 이상 주변을 보지 않고, 언제나 아득한 저 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히스클리프의 이름을 듣고서야 희미하게 정신을 차렸지만, 편지의 내용은 이해하지 못했다.
얼마 후, 내가 히스클리프가 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을 때, 그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섰다. 그는 캐서린을 보자마자 그녀가 곧 죽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캐서린을 품에 안고 오랫동안 놓지 못했다. “오, 캐시! 오, 내 목숨 같은 사람! 나더러 이걸 어떻게 견디란 말인가?” 절망적인 그의 첫마디에, 캐서린은 문득 정신이 든 듯 그를 밀어냈다.
“당신과 에드거가 내 마음을 부숴버렸어, 히스클리프! 그래 놓고 둘 다 가엾은 건 자기들이라는 듯이 내 앞에서 통곡하러 왔군! 난 당신들을 동정하지 않아. 당신들이 날 죽였고, 그걸 딛고 잘살고 있잖아. … 내가 흙 속에 있을 20년 후쯤 이렇게 말하겠지. ‘저건 캐서린 언쇼의 무덤이야. 오래전에 사랑했지만, 이젠 다 지난 일이지. 그 후에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지금은 내 아이들이 그녀보다 더 소중해.’ 그렇게 말하겠지, 히스클리프?”
그녀는 그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자신에게서 떼어놓지 않으려 했다. 원망과 사랑이 뒤섞인 그녀의 잔인한 말에, 히스클리프 역시 고통스럽게 응수했다. “죽어가면서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악마에 씌기라도 한 거야? 당신이 떠난 뒤에도 그 말들이 내 기억에 낙인처럼 새겨져 영원히 나를 파고들 거라는 걸 몰라? … 내가 당신을 잊느니 차라리 내 존재를 잊겠어! 당신이 평화롭게 잠든 동안, 나는 지옥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칠 텐데, 그걸로는 부족한가?”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면서도, 서로를 갈망하는 격렬하고 파괴적인 사랑을 쏟아냈다. 캐서린은 다시 그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하며, 다시 자기 곁으로 와달라고 애원했다. 절망에 찬 히스클리프가 그녀에게 다가서자, 캐서린은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그에게 안겼다. 두 사람은 격렬한 포옹 속에서 서로를 놓지 않았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귓가에 잔인한 사랑의 말을 속삭였다.
“당신이 얼마나 잔인하고 거짓됐는지 이제야 가르쳐주는군. 왜 나를 경멸했지? 왜 자신의 마음을 배신했나, 캐시? 난 위로의 말 따윈 한마디도 해줄 수 없어. 이건 네가 자초한 거야. 너 자신을 죽인 건 바로 너라고. 그래, 키스하고 울어도 좋아. 내 키스와 눈물을 짜내도 좋아. 그것들이 당신을 시들게 하고, 저주할 테니. 당신은 나를 사랑했어. 그런데 린튼에 대한 하찮은 환상 때문에 나를 떠난 건가? 내가 네 마음을 찢어놓은 게 아니야. 네가 네 마음을 찢은 거야.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마음까지 산산조각 낸 거라고.”
캐서린은 흐느끼며 자신도 죽어가고 있으니 용서해달라고 애원했다. “날 내버려둬. 내가 잘못했다면, 그 죄로 죽어가고 있잖아. 그걸로 충분해! 당신이 날 떠났지만, 난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게! 난 당신을 용서해. 날 용서해줘!” “네가 나에게 한 짓은 용서할게. 나는 나를 죽인 살인자인 너를 사랑하니까. 하지만 너를 죽인 살인자! 그건 내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어?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에드거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캐서린은 마지막이라며 히스클리프를 놓아주지 않으려 발버둥 쳤고, 히스클리프 역시 그녀를 떠나지 못했다. 결국 에드거가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캐서린은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그의 팔에서 축 늘어졌다. 분노와 경악으로 하얗게 질린 에드거가 방으로 들어섰을 때, 히스클리프는 아무 말 없이 의식을 잃은 캐서린을 그의 품에 안겨주었다.
“이봐! 당신이 인간이라면, 우선 그녀부터 도와. 그런 다음에 내게 뭐든 말해!” 에드거가 아내를 돌보는 사이, 히스클리프는 정원으로 물러나 내일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12시, 캐서린은 딸을 낳았다. 그리고 두 시간 후, 그녀는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못한 채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16장: 안식 없는 영혼 캐서린은 마치 깊은 평온 속에서 잠들 듯 세상을 떠났다. 에드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겼고, 나는 그의 곁을 지키며 갓 태어난 아이, 캐서린 린튼을 돌보았다. 아침이 되자 나는 히스클리프에게 비보를 전하기 위해 정원으로 나갔다. 그는 흠뻑 젖은 채 고목에 기대어 서 있었다.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가 먼저 말했다.
“죽었군! 그걸 알려고 당신을 기다린 게 아니야. 손수건은 집어치워. 내 앞에서 훌쩍거리지 마. 젠장, 그녀는 당신들 눈물 따위는 원하지 않아!”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캐서린이 평화롭게 잠들었다고 전하자, 히스클리프는 끔찍한 형상으로 분노를 터뜨렸다.
“그녀가 고통 속에서 깨어나기를! 그녀는 끝까지 거짓말쟁이야! 그녀는 어디에 있지? 거기가 아냐, 천국이 아니라고. 사라진 게 아니야. 어디에? 오! 내 고통은 상관없다고 했겠다! 그럼 나도 기도하지. 내 혀가 굳을 때까지 반복해서 기도할 거야. 캐서린 언쇼, 내가 살아있는 한 편히 잠들지 마라! 네가 나를 죽였다고 했으니, 내게 붙어 유령이 되어라! 살해당한 자는 살인자에게 붙어 다니는 법이니까. 유령이 세상을 떠돈다는 걸 알아. 언제나 내 곁에 있어라.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어. 나를 미치게 만들라고! 다만 내가 당신을 찾을 수 없는 이 심연에 나를 홀로 내버려두지 마! 오, 신이시여! 말로 다 할 수가 없군! 내 생명 없이는 살 수 없어! 내 영혼 없이는 살 수가 없다고!”
그는 나무 기둥에 머리를 찧으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나는 그를 위로하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섰다. 캐서린의 장례식 날까지, 그녀의 관은 꽃으로 장식된 채 거실에 안치되었다. 에드거는 밤낮으로 그 곁을 지켰고, 히스클리프는 밤마다 저택 밖을 떠돌았다. 나는 히스클리프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몰래 창문을 열어주었다. 다음 날, 나는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의 목에 걸린 로켓(뚜껑이 달린 펜던트 목걸이)에서 에드거의 머리카락을 빼내고 자신의 검은 머리카락을 대신 넣어둔 것을 발견하고는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함께 꼬아 그곳에 다시 넣었다.
캐서린은 린튼가의 예배당도, 언쇼가의 무덤도 아닌, 황무지가 내려다보이는 교회 묘지 한쪽 구석에 묻혔다.
17장: 워더링 하이츠의 붕괴 캐서린의 장례식이 있던 날 저녁,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이사벨라가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로 도망쳐 왔다. 그녀는 눈과 물에 흠뻑 젖어 있었고, 얼굴에는 깊은 상처가 나 있었으며,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는 끔찍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워더링 하이츠에 머물 수 없었으며, 오빠 에드거에게도 의지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결혼반지를 불 속에 던져 버리며 히스클리프에 대한 증오를 쏟아냈다.
“그는 인간이 아니에요. 내 동정을 받을 자격도 없어요. 나는 그에게 내 심장을 주었는데, 그는 그것을 짓이겨 죽인 다음 내게 다시 던져 버렸어요. … 그가 캐서린을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죽는 날까지 신음한다 해도, 나는 그를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예요!”
이사벨라는 내게 지난밤 워더링 하이츠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들려주었다. 캐서린이 죽은 후, 히스클리프는 식음을 전폐하고 밤마다 그녀의 무덤가를 헤매다 새벽에야 돌아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기도했다고 한다. 장례식 날, 힌들리는 술에 취해 히스클리프를 죽이려 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이사벨라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녀의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은 완전히 사라졌고, 오히려 그를 괴롭히는 데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히스클리프의 광적인 집착과 힌들리의 폭력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확실해진 건, 그가 나를 증오한다는 사실이에요. 처음에는 그가 날 죽여주길 바랄 만큼 절망했지만, 이젠 차라리 그가 스스로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그는 내 사랑을 완전히 꺼뜨렸고, 그래서 나는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이사벨라는 힌들리와 히스클리프가 서로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수라장을 목격한 후, 마침내 그 지옥 같은 집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사벨라의 이야기는 그날 밤의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졌다. 히스클리프가 폭풍우를 피해 평소보다 일찍 돌아오자, 힌들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그를 죽이려 했다. 그는 이사벨라에게 침묵을 강요하며, 히스클리프를 처치하는 것이 두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당신과 나는 저 바깥의 남자에게 갚아야 할 큰 빚이 있소! 우리 둘 다 비겁자가 아니라면, 힘을 합쳐 그 빚을 청산할 수 있을 거요. 그 악마의 종말을 목격하는 것은 나만큼이나 당신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오. 그를 이기지 못하면 그는 당신을 죽일 것이고, 내게는 파멸이 될 거요.”
하지만 이사벨라는 오히려 창문을 열어 히스클리프에게 경고했다. 그녀는 히스클리프를 조롱하며 캐서린의 무덤에나 가서 죽으라고 소리쳤다. 이사벨라의 도발에 분노한 히스클리프는 창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힌들리의 총을 빼앗고, 그의 손목을 칼로 긋고, 의식을 잃은 그를 무자비하게 짓밟고 폭행했다.
“나는 히스클리프가 죽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그가 힌들리의 무기를 빼앗았을 때 몹시 실망했고 내 조롱이 불러올 결과에 대한 공포로 신경이 마비될 지경이었어요.”
그러나 히스클리프는 간신히 살의를 억누르고 힌들리의 상처를 거칠게 동여맨 후, 그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것이라고 조셉에게 둘러댔다. 다음 날 아침, 이사벨라는 죽은 사람처럼 창백한 힌들리와, 그에 못지않게 유령 같은 모습의 히스클리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마침내 그 끔찍한 집을 탈출했다.
그녀는 내게 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은 후, 그날로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를 떠나 런던 근교로 향했다. 그 후로 그녀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곳에서 아들 린튼 히스클리프를 낳았다. 에드거는 동생의 탈출과 안전에 안도했지만, 힌들리는 아내와 누이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절망 속에서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으로, 워더링 하이츠와 아들 헤어턴은 모두 히스클리프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18장 그 후 12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캐서린 아가씨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히스꽃이 린튼 부인의 무덤 위로 다시 한번 피어나기 전에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걷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가씨는 어두운 저택에 햇살을 가져다주는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언쇼 가문의 매력적인 검은 눈과 린튼 가문의 흰 피부, 작은 이목구비, 그리고 노란 곱슬머리를 지닌 진짜 미인이었다. 그녀의 영혼은 거칠지 않으면서도 기개가 넘쳤고, 애정이 넘치는 섬세하고 활기찬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깊고 부드러운 애정은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지만, 그녀와 닮지는 않았다. 비둘기처럼 부드럽고 온화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와 사색적인 표정을 지녔다. 그녀의 분노는 결코 격렬하지 않았고, 사랑은 맹렬하지 않았다. 깊고 다정했다.
열세 살이 될 때까지 그녀는 단 한 번도 공원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 워더링 하이츠와 히스클리프 씨는 존재하지 않는 이름이었다. 그녀는 완벽한 은둔자였고, 겉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보모의 창문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종종 언덕 너머의 세상을 궁금해했다. 특히 페니스톤 절벽의 황금빛 바위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