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상편-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고전문학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제1장나는 그를 처음 피레아스에서 만났다. 크레타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항구로 내려갔다. 거의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강한 시로코 바람이 파도의 물보라를 작은 카페까지 날려 보냈다. 카페의 유리문은 닫혀 있었고, 세이지 차와 인간의 숨결이 섞여 창문을 흐리게 만들었다. 밤을 새운 대여섯 명의 선원들은 갈색 염소가죽 외투에 몸을 감싸고 커피나 세이지 차를 마시며 창문 너머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페의 유리문이 열리고, 모자도 쓰지 않은 채 맨발에 진흙투성이의 거친 부두 노동자가 들어왔다. “어이, 코스탄디!” 한 늙은 선원이 소리쳤다. “어떻게 지내?” 코스탄디는 침을 뱉었다. “뭐 어때 보이냐고? 아침엔 술집, 밤엔 숙소.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이야. 일도 없어!”
늙은 선원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산다는 게 종신형이지!”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말했다. “그래, 종신형. 망할 놈의 세상.”나는 한 구석에 앉아 있었다. 추워서 두 번째 세이지 차를 주문했다. 나는 잠들고 싶었지만, 졸음과 싸우며 새벽의 황량함에 맞섰다. 김이 서린 창문 너머로 깨어나는 항구를 바라보며, 떠나는 배와 바람, 바다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마음을 조여왔다.
검은색 대형 선박의 앞부분이 어둠 속에 잠겨 있다. 비가 내리고, 빗줄기가 마치 하늘과 진흙땅을 연결하는 것처럼 보였다. 슬픔이 형체를 잡기 시작했다. 기억이 떠올랐다. 비와 슬픔에 내 옛 친구 스타브리다키의 모습이 떠올랐다.“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야?” 그는 비웃으며 물었다. “글이나 쓰면서 살 거냐고?”
“그게 무슨 말이야?”
“함께 가자. 저기 코카서스에는 위험에 처한 우리 민족들이 수천 명 있어. 우리가 가서 그들을 구하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동쪽의 신성한 땅과 바위에 못 박힌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이 생각났다.
“잘 가라, 책벌레!”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는 침묵 속에 서로의 손을 잡았다. 나는 급히 걸으며 뒤돌아보지 않으려고 애썼다.그의 얼굴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나는 다시 창밖을 보았다. 항구의 두 아침이 겹쳤다. 친구의 모습은 비와 함께 점점 멀어졌다.
옛 기억에 잠겨 있는 그때, 나는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났다. 문이 열리자 키가 크고 야윈, 눈이 번뜩이는 낯선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내 쪽으로 다가와 물었다. “여행 중인가요? 어디로 가나요?”“크레타로 갑니다. 왜 그러시죠?”
“나도 데려가지 않겠소?”
나는 그를 자세히 보았다. 그는 굵은 턱과 밝고 날카로운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왜 데려가야 하죠?”
“왜! 왜냐고!” 그는 경멸스럽게 말했다. “그냥 데려가주쇼. 자네의 요리사가 되어주겠네. 자네가 상상도 못 했던 스프를 만들어줄 테니.”
나는 그의 대담한 태도와 단호한 말투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수프도 기대되었다. “좋습니다. 함께 가시죠. 저는 크레타에 광산이 있습니다. 저녁에는 모래 위에 누워 함께 먹고 마시며, 당신은 산투르를 연주해 주시면 됩니다.”“좋아, 기분이 나면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출게요. 하지만 강요하면 끝이오. 알겠소?”
우리는 작은 잔을 부딪혔다. 날이 완전히 밝아오고 있었다.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가 들렸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내가 말했다.“신과 악마가 있기를.” 조르바가 덧붙였다. 그는 산투르라는 악기를 들고 문을 열고 먼저 나갔다.
제2장나는 그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한다. 그는 크레타로 향하는 배에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 가을 날씨의 온화함 속에 바다는 평온했고, 섬들은 햇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비가 얇은 베일처럼 퍼져 그리스의 불멸의 아름다움을 덮고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죽기 전에 에게 해를 항해하는 행운을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정오가 되자 비가 그쳤다. 태양이 구름을 헤치고 나타나 부드럽고 신선한 빛으로 바다와 땅을 어루만졌다. 나는 배의 앞머리에 서서 이 경이로운 광경에 취해 있었다. 배에는 그리스인들이 타고 있었는데, 그들의 눈은 교활하고 탐욕스러웠으며, 마음은 장사꾼처럼 빈틈없이 계산적이었다. 그들의 소란과 다툼을 보며 나는 배를 바다에 던져서 모든 잡것들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때로는 그들에 대해 연민이 느껴졌다. 불교적인 연민으로, 그것은 마치 논리적인 결론처럼 차가웠다. 나는 조르바의 긴장되고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로프 뭉치 위에 앉아 레몬 향기를 맡고 있던 조르바가 승객들이 왕과 수상인 베니젤로스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것을 듣고는 머리를 저으며 침을 뱉었다.“저 쓰레기들!” 그가 경멸스럽게 중얼거렸다.
“뭘 말하는 거죠, 조르바?”
“왕, 민주주의, 투표, 의원들, 전부 다 쓰레기예요!” 그는 세상의 사건들을 낡아빠진 쓰레기처럼 여겼다. 나는 그가 자유롭게, 고통 없이 살기를 바랐다. 배는 노를 저으며 섬들을 지나갔다. 오후가 되자 조르바의 눈은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배 옆을 따라 헤엄치는 두 마리의 돌고래를 가리켰다.“돌고래야!” 그가 기쁨에 넘쳐 소리쳤다.
나는 그의 왼손 검지가 절반쯤 잘려 있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챘다. 놀라움과 메스꺼움이 동시에 밀려왔다.“손가락이 왜 그런 거죠, 조르바?” 내가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그가 답했다.
“기계에 끼었나요?” 내가 물었다.
“기계는 무슨. 내가 스스로 잘랐어요.”
“스스로요? 왜요?”
“보스는 이해 못 해요!”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나는 한때 도공이었어요. 진흙을 가지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아요?”
그는 어느새 바다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 더 이상 레몬을 물고 있지도 않았다. 그의 눈은 다시 맑아졌다.“그래서요?” 내가 물었다. “손가락이 어떻게 된 거예요?”
“바퀴를 돌릴 때마다 걸리적거려 방해가 되었어요. 그래서 어느 날 도끼를 들고 잘라버렸죠.”“아프지 않았나요?”
“물론 아팠죠. 하지만 방해가 돼서 잘라버렸어요.”
저녁이 되어 바다가 잠잠해졌다. 해가 지고 하늘이 맑아졌다. 나는 침대로 가서 책을 펼쳤다. 지난 몇 년 동안 내 마음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준 <부처와 양치기의 대화>를 읽기 시작했다.
양치기: 나는 음식과 우유가 준비되어 있다. 너 하늘아, 마음껏 비를 내려라!
부처: 나는 음식도 우유도 필요 없다. 너 하늘아, 마음껏 비를 내려라!
양치기: 나는 소와 밭이 있다. 너 하늘아, 마음껏 비를 내려라!
부처: 나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두려움도 없다. 하늘이여, 마음껏 비를 내려라!
양치기: 나는 아내가 있다. 아내와 밤에 사랑을 나눌 때 매우 행복하다. 그러니 하늘이여, 아무리 비를 많이 내려도 상관없으리! 부처: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있다. 그러니 하늘아, 아무리 비를 많이 내려도 상관없으리!
아침이 되자 우리는 크레타에 도착했다. 조르바는 해변을 탐색하며 기뻐하는 눈빛을 보였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조르바, 크레타가 처음이 아니군요.”
조르바는 귀찮다는 듯이 하품을 하며 대답을 피했다.
우리는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환영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오르탕스 부인을 만났고 그녀의 여관에서 머물게 되었다. 앞장서서 안내하고 있는 오르탕스 부인은 싸구려 비누 냄새와 분 냄새를 풍겼다.
조르바는 오르탕스 부인의 뒷모습을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좇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보스, 저 화냥년이 엉덩이를 흔드는 것 좀 보세요! 씰룩씰룩! 꼭 엉덩이에 살이 토실토실 오른 암양 같구만!”조르바는 여인의 흔들리는 엉덩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갑자기 한숨과 함께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계집들의 수에는 늘 당해낼 재간이 없다니까!”
제3장오르탕스의 여관은 여러 채의 낡은 목욕탕을 개조한 것이었다. 첫 번째 건물은 과자, 담배, 땅콩, 램프 심지, 양초 등을 파는 가게였고, 이웃해 있는 네 채는 주거용이었다. 뒤쪽 마당에는 주방, 세탁실, 닭장과 토끼장이 있고, 주변은 두꺼운 대나무와 선인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바다, 배설물, 오줌 냄새가 났다. 그러나 오르탕스 부인의 색다른 향기가 퍼졌다.
침대가 준비되자 우리는 잠에 들었고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잤다. 나는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나 기운이 넘쳤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노동자들은 월요일에 인근 마을에서 와서 광산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요일을 이용해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나 정원을 지나 바닷가를 따라 걸었다. 나는 야생 식물을 채집했고, 손바닥에서 향긋한 냄새가 났다. 언덕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짙은 색 캐롭 나무와 은빛 올리브 나무, 무화과 나무와 포도나무가 있었다. 남쪽으로는 아직도 아프리카에서 격렬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가까이에는 낮은 모래섬이 첫 햇살에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이 크레타의 풍경은 마치 세심하게 정돈된 산문처럼 불필요한 장식 없이 필요한 것만을 표현했다. 그러나 그 엄격한 선 사이로 예상치 못한 감수성과 부드러움이 드러났다. 과수원에서 실려온 레몬과 오렌지 향이 코끝에서 감돌았고, 광활한 바다에서는 끝없이 시가 흘러나왔다.“크레타….” 나는 중얼거렸다.
해변으로 내려와 눈처럼 하얀 스카프를 두른 소녀들을 만났다. 그들은 수녀원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눈에 띄자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멈췄다. 경계심으로 소녀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녀들의 자세는 방어적이었고, 손가락은 단추를 꼭 쥐고 있었다. 수 세기 동안 해적들이 크레타 해안을 습격하며 여성과 아이들을 납치해갔다. 이러한 본능적인 반응은 이제는 이유 없이 반복되었다. 소녀들이 다가오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길을 비켜주었다. 그제서야 소녀들은 안심한 듯 얼굴이 밝아졌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멀리서 수녀원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태양이 떠오르고 하늘이 맑아졌다. 나는 바위들 사이에 앉아 바다를 응시했다. 몸은 강하고 신선했으며, 마음은 파도처럼 리듬에 따라 움직였다. 갑자기 내 마음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았다. 혼자 있을 때마다 그 존재는 불안한 예감과 두려움으로 나를 불렀다. 나는 급히 단테의 책을 열어 그 두려운 악마를 몰아내려고 했다. 페이지를 넘기며 한 줄, 한 절을 읽었다. 지옥, 연옥, 천국을 자유롭게 오가며 고통을 맛보고, 행복을 기다리며 나는 단테의 경이로운 문장에 도취되었다.
순간 나는 갑자기 단테의 책을 덮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갈매기 한 마리가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맨발의 한 청년이 물가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나타났다. 그의 목소리는 거칠게 변해갔다. 나는 등 뒤에서 웃음소리를 듣고 현실로 돌아왔다. 조르바가 나를 찾고 있었다.“보스, 이것 참, 팔자도 좋으시구먼!” 그가 외쳤다. “한참 동안 찾았는데,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소.”
내가 침묵하자 그가 계속 말했다.
“벌써 정오가 지났고, 닭이 푹 익었어요.”
“그런데, 배가 고프지 않아요.”
“배가 고프지 않다니!” 조르바가 무릎을 치며 외쳤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요. 몸에도 영혼이 있으니 먹을 걸 줘야 해요.”나는 그가 더 이상 불평하지 않게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소, 갑시다.”
우리는 마을로 향했다. 단테와 함께 보낸 시간은 마치 사랑하는 여인의 품 안에 있을 때처럼 번개처럼 지나갔다.“탄광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조르바가 물었다.
“그럼 달리 무슨 생각을 했겠어요. 내일 작업을 시작해야 하니 계산을 좀 했습니다.”
“그래서 계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세 달 후에는 하루에 갈탄 10톤을 캐내야 수지를 맞출 수 있어요.”
조르바는 잠시 침묵했다가 말했다.
“그런데 왜 바다로 내려가 계산을 했나요? 난 아무래도 이해가 안 돼서. 난 숫자와 씨름할 때는 고개를 땅굴에 처박고 싶거든요. 바다나 나무, 여자를 보면 숫자들이 날아가 버려 종잡을 수가 없거든요.”나는 그를 놀리려 말했다. “그건 조르바 탓이죠. 집중을 안 하니까.”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잘 들어보세요. 어느 날 한 마을에 갔는데, 90세 된 할아버지가 아몬드 나무를 심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아니 할아버지, 지금 아몬드 나무를 심고 있네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내게 말했어요. ‘젊은이, 나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다오.’ 그래서 내가 뭐라고 말한 줄 알아요? ‘저는 지금 당장 죽을 것처럼 살고 있는데요.’라고 했죠. 자 두 사람 중 누가 옳았을까요, 보스?”
나는 침묵했다. 두 가지 길 모두 같은 정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과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은 어쩌면 같은 의미일지도 모른다.“걱정 마세요, 보스. 어차피 논리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지금은 우리 앞에 놓인 닭과 필라프만 생각합시다. 갈탄 탄광 일은 내일 가서 생각하면 돼요.”
우리는 마을에 들어섰다. 여자들이 문 앞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노인들은 지팡이를 짚고 조용히 서있었다. 카페 앞에는 내게 갈탄 광산을 빌려준 마을의 원로인 마브란도니가 서 있었다. 어제 저녁 그는 우리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고 오르탕스 부인을 찾아왔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마을의 원로로서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마브란도니가 보낸 치즈 두 조각, 석류 한 바구니, 건포도와 무화과 한 단지. 그리고 라키 한 병이 도착했다. 심부름꾼이 작은 당나귀의 등에서 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브란도니 어르신께서 환영의 뜻으로 보내신 것입니다. 별것 아니지만 정성으로 받아달라고 하셨어요.” 조르바와 나는 장로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대문을 들어서는 우리를 보고 오르탕스 부인이 부엌으로 달려갔다. 조르바는 곧 마당의 포도나무 아래로 식탁을 옮기고 나서 빵을 썰고 와인을 가져왔다. 그러고는 테이블을 보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식탁을 가리켰다. 식탁에는 세 명이 먹을 상이 차려져 있었다.“네, 벌써 봤어요, 능구렁이 영감님!” 나는 말했다.
조르바는 오르탕스 부인에게 말했다. “아름다운 파도의 요정이시여, 배가 난파하여 바다가 우리를 당신의 땅으로 데려왔소.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여 주신다면 더 없는 영광이겠소, 세이렌!”
오르탕스 부인은 기뻐하며 우리를 끌어안아주고 싶다는 듯 팔을 활짝 벌렸다. 그녀는 와인을 음미하며 왕년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한때 유명한 예술가였어요. 하지만 사랑… 나는 한 제독과 사랑에 빠졌답니다.” 그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크레타가 다시 한 번 혁명의 불길에 휩싸였을 때, 강대국들의 함대가 항구에 정박했지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에서 온 네 분의 제독은 정말 멋졌어요. 그분들은 나를 몹시 아껴주었어요. 하지만 그들은 모두 떠나야 했고 나는 네 번 과부가 되었죠.”
조르바는 감동한 척하며 그녀의 무릎을 만지며 말했다. “계속 말하시오! 나의 여신, 나의 보물이여!”오르탕스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의 카나바로 제독님, 제발 저 불쌍한 크레타 사람들을 향해 포격하지 말아요! 내 작은 카나바로!”그녀의 이야기는 점점 더 감동적으로 변했고, 우리는 그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제4장새벽이 되어 눈을 뜨자 조르바가 침대 끝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작고 둥근 눈은 여명의 첫 빛이 비치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날 저녁, 나는 조르바와 오르탕스 부인을 남겨 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