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이별하기 전에 하는 마지막 말들
재닛 웨어 지음 | 인물과사상사
세상과 이별하기 전에 하는 마지막 말들
재닛 웨어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7년 8월 / 320쪽 / 14,000원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과정이다. 그 원인이 있고 너무 길거나 짧은 과정이다.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기꺼이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과정이다. 격한 감정일 수도 편안할 수도 있는 과정이다. 그 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제 각각의 개인적이고 특정한 신체적ㆍ정서적ㆍ영적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우리 자신과 우리가 아끼는 사람의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회피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다. 죽음을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포용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환자들은 내게 이런 말을 한다. “나도 당신 책을 읽고 싶지만 내가 떠나기 전에 다 읽을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요.” “손자에게 편지를 한 통만 더 쓰고 나면 나는 죽을 준비가 다 될 거예요.” 자신의 죽음을 별일 아닌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놀랍고, 조금은 경외심이 들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라. 그것에 익숙해지게 하라. 죽음에 대해 읽어라. 놀랍게도 죽음을 부정하던 마음이 사라지거나 적어도 전보다는 죽음을 긍정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임종이 임박했습니다”
전화벨이 울린 시간은 새벽 2시 15분이었다. 한 달 전에 호스피스 간호사가 된 후로 처음 받은 당직 호출이었다. 나는 화재 경보를 들은 소방관이 후다닥 부츠를 신고 출동용 폴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듯 움직였다. 허겁지겁 옷을 꿰어 입고 흐트러진 머리는 대충 빗어 넘겼다. 담당 간호사가 전화로 알려준 환자 이름과 주소, 메시지를 살폈다. “매들린의 임종이 임박했습니다. 가족이 급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는 도중에 그동안 배운, 도착하면 해야 할 일을 하나하나 짚어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내 마음이 알려줄 것이다.
심호흡을 한 번 한 후에 아담한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렸다. 매들린의 손녀인 크리스틴이 문을 열어주었다. 얼굴에는 울었던 흔적이 역력했다. 크리스틴의 남편 잭도 함께 있었다. 잠시 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다음 침실로 들어갔다. 매들린은 분홍색 이불을 덮고 병원침대(의료용 침대로 환자에게는 안락함을, 병원 종사자에게는 업무의 편의를 제공해준다)에 누워 있었다. 너무 늙고 허약해서 사람 몸이 한 줌으로 쪼그라든 형상이었고, 다시 자궁으로 들어가기라도 하려는 듯 무릎은 가슴팍까지 올려붙인 채였다.
손톱과 발톱은 창백하다 못해 조개껍질 안쪽처럼 파리했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심장이 아이처럼 줄어든 몸조차도 더는 지탱하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그르렁거리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중간중간에 호흡이 끊어지는 것으로 보아 ‘임종 호흡’이었다. 나는 매들린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크리스틴, 잭과 함께 매들린이 겪게 될 생리 변화, 즉 임종 증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내 말에 귀를 기울였고 몸이 생명을 놓아가는 정상적인 과정을 알고는 안도했다. 크리스틴의 말에 따르면, 이틀 전에 매들린은 늙었고 힘에 부치니 쉬고 싶다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으니 이제는 되었다고 말했다. 말은 차분하고 평화로웠으며 목소리에는 완전한 만족감과 확신이 있었다.
그때 느닷없이 어떤 남자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화가 나 있었고 이 상황의 책임자는 자신이라는 태도가 역력했다. 크리스틴의 오빠 로버트였다. 그는 우리 병원의 저명한 외과 의사이기도 했다. 로버트는 거칠게 우리를 지나 임종이 임박한 매들린이 누워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구급차를 부른 그는 내게로 몸을 돌려 거칠게 소리쳤다. “당신,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생겼잖아요.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요. 지금 당장!”
대체로 침착하게 상황을 잘 무마하는 성격인 나는 왜 지금 이 상황이 응급 상황이 아닌지를 조용히 설명했다. “당신 할머니 연세는 아흔아홉 살이고 주치의가 이미 가족에게 노화로 인한 병약한 상태에서 치료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할머니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무엇을 삼키지도 못합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 더 머물고 싶은 생각이 없으실지도 모릅니다.”
로버트는 나를 쏘아보더니 조바심이 난다는 듯 발을 동동 구르면서 구급차가 도착하기만 기다렸다. 드디어 구급차가 도착하자 급히 현관문을 열어준 그는 권위적이고 큰 목소리로 자신이 ‘의사’라고 밝혔다. 대원들이 재빠르게 매들린을 들고 나가 구급차에 태웠다. 크리스틴과 잭과 나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받은 훈련 중에는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묘책이 없었다. 그저 안타까움에 매들린이 구급차나 응급실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임종을 맞는 일이 없기만 기도했다. 응급실에서 매들린에게 기도 삽관을 하거나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기만을 바랐다. 매들린을 자기 침대나 자기 집에서 떠나게 하는 것, 자기를 사랑하고 그만 떠나고자 하는 자기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떠나기를 바랐다. 내 바람은 크리스틴과 잭의 바람이기도 했다. 나는 매들린을 실망시켰다고 느끼면서 구급 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다시 연락을 받고 매들린의 집에 가서, 이미 알고 있는 일이긴 했지만,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젯밤 매들린을 본 응급실 의는 ‘의사’에게 당신 할머니는 아픈 것이 아니라 임종을 맞고 있으니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매들린은 포근한 자신의 이불 속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버텨냈고, 방에서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났다.
나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나는 사라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라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아름답고 유쾌하며, 현실적이고 재치가 있었다. 게다가 용감하고 교양과 품위까지 갖추었다. 내가 특히 좋아한 면은 바로 이 품위였다. 사라의 품위는 훌륭한 인격과 단호함과 의연한 태도가 결합되어 나왔고 그녀가 살아온 인생 모든 측면에서 드러났다.
사라를 간호하기 위해 약속을 잡고 처음 방문했을 때 나는 그녀를 도저히 내 일정에 끼워 넣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 그녀가 나를 자신의 일정에 끼워 넣었다. 그녀는 말했다. “월요일은 내가 극장에 가야 하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가야 해서 안 돼요. 화요일도 안 되겠어요. 운동 강습이 있어요. 수요일은 괜찮겠네요. 아, 아니요. 수요일에는 쇼핑을 가야 해요. 좋아요, 목요일이 비었어요. 그렇지만 오전에만 가능해요.”
나는 사라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전해 받은 의료 기록을 살펴보았다. 이 여인이 정말로 대장암과 폐섬유증(폐 조직에 섬유성 결합직의 증식이 일어나 정상 폐 구조의 파괴ㆍ경화로 심각한 호흡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맞는가? 그녀는 나보다 바쁜 것 같았다.
사라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사라가 반려견 두 마리를 침실로 몰아넣는 동안 현관문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작은 테리어종 강아지 백스터는 다리가 세 개밖에 없었는데 낯선 사람을 무척 경계했다. 하지만 몸집이 더 작은 다른 강아지가 문제였다. 사라는 그 개를 비스트라고 불렀다. 나도 비스트와는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 강아지들은 사라와 오랫동안 함께 살았고 사라는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을 알자 이 개들의 앞날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사라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죽음’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내가 곧 죽을 것을 알아요. 그래서 더는 할 수 없게 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정말로 바쁘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이 한 달에 두 번만 왔으면 좋겠어요.”
사라는 나이가 겨우 예순아홉 살이기도 했지만, 나이보다도 훨씬 젊어 보였다. 그녀는 소박하게 말을 하더라도 세련되었고, 언제나 아름답게 화장을 하고 옷을 잘 차려 입었다. 완벽한 모습에 흠집을 내는 유일한 것은 산소 튜브였다. 그것은 코에서 바닥으로 길게 늘어져 구석에서 부드럽게 쉬쉬 소리를 내고 있는 산소통으로 연결되었다. 사라는 대장암으로 진단 받기 전에 먼저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폐가 탄력성을 잃어 쉬고 있을 때조차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는 심각한 질병이다. 사라는 4년 전에 암으로 남편을 여의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이런 두 가지 진단을 받은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고 보니 사라가 이렇게 씩씩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어디서 얻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가끔씩 환자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렇듯 의연한 태도를 보일 때면, 나는 그들이 자신의 질병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싶다. 그러나 사라는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분노, 부정, 타협, 슬픔 및 몇 가지 더 많은 감정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자신이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었다.
그 목록에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고 손자들에게 편지를 쓰는 일도 포함되었다. 사라는 이제 떠날 준비가 다 되었는데, 딸 에이미와 아들 안젤로가 자신의 이런 ‘볼 장 다 봤다.’는 태도에 불만스러워한다고 했다. 사라는 오랫동안 신학 공부를 한 덕분에 굳센 영적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마지막 길을 평화롭게 갈 수 있게 도왔다. 죽어가는 과정이나 사후에 일어날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오로지 남은 것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마치고,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몇 개월 후부터는 아무리 사라라도 암에 잠식당한 몸이 더는 견뎌내지 못했으므로 활동을 줄여야 했다. 그녀는 궁금증과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아들, 딸과 함께 호스피스 직원과 몇 차례 면담 자리를 마련했다. 그 자리에서도 사라는 자신이 알아야 할 것들을 질문하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논의를 주도했다. “좋아요, 이제 내가 죽고 나면 일어날 일들을 좀 이야기해주세요.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하고, 내가 정말로 죽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지요?” 사라는 자기가 숨을 거두는 순간 자녀들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 순간에 딸과 아들 둘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벌써 몇 번이나 강조했다.
사라는 몇 개월이나 준비를 해왔고 주변의 모든 사람까지 철저하게 준비시켰다. 그러나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서 사라도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라가 혼자 지낼 수 없을 만큼 허약해지자 에이미가 와서 함께 지냈다. 사라의 상태가 점점 더 악화되면서 위생 문제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일을 딸에게 의존하게 되었다. 에이미는 내가 본 그 누구보다도 간병자 역할을 잘 해냈다. 인내심을 갖고 정성을 다해 어머니를 보살폈다. 매일 어머니를 씻기고 약을 먹이고 간호하면서 환자의 요구를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에이미 자신도 그 능력에 놀란 것처럼 보였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어한다. 하지만 사라는 그런 문제도 쉽게 받아들였다. 알몸 바람이 되어야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이 자기 몸을 대신 씻겨주어야 하는 것도, 간단한 일마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는 현실도 남부끄러운 일로 여기지 않았다. 사라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이것이 현실인 걸요.”
사라와 그녀의 가족은 임종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라는 진단 받은 것보다 1년이나 더 오래 살았다. 아픈 몸으로 사는 것에 신물이 났고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날 준비가 되었다. 사라는 죽음을 좀 더 서두르길 원한다고 말했다. 물론 호스피스는 환자의 죽음을 재촉하는 일은 하지 않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삶의 끝에 더 빠르게 이르기 위해서 먹고 마시는 일을 완전히 끊는 선택을 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그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사라는 자기가 그 일을 실행에 옮기면 죽기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다. 나는 평균적으로 2주일이 걸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약간 더 짧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도 말해주었다. 사라는 그 일을 고민조차도 하지 않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실행에 옮겼다. 사라는 에이미가 건네준 물잔을 밀어냈다. 당장 마시거나 먹는 일을 중단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내가 호스피스 간호에 종사한 17년 동안 의도적으로 이런 방법을 선택한 환자는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몇 명 되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 방법으로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음식을 먹지 않고 물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는 엄청난 원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정신적으로는 아무리 원하는 일이더라도 몸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배가 고플 때 음식 냄새를 맡고 갈증으로 입안이 쩍쩍 갈라지면 결심은 금방 해이해져 버린다. 그러나 사라는 달랐다. 강인한 본성과 이제 그만 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강한 욕구로 버텨냈다.
놀랍게도 인간의 몸은 수분과 영양분이 부족한 상태를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보상한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처음 사흘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 후로는 몸이 엔도르핀을 내놓는다. 공복 상태의 고통을 없애고 안정감과 희열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면 고통이 가벼워지고 정서적으로도 차분하고 만족하게 느낄 수 있다. 사라에게도 첫 72시간이 지난 후에 이런 일이 일어났고 그렇게 간절하게 바라던 임종 과정은 시작되었다.
사라는 음식을 먹지 않은 지 여드레째에 혼수상태로 들어갔고 임종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라는 이제 그날 밤을 넘길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게 다음 날 사라를 목욕시킬 간호조무사 섀넌과 함께 방문했을 때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었다. 사라가 항상 얼마나 고상하고 품위 있는 모습을 유지했는지 잘 알고 있는 에이미, 섀넌, 나는 사라를 목욕시키고 단장해준 다음 옷을 입혀 사라가 마지막 길을 갈 수 있게 준비해주기로 했다. 우리는 사라의 몸을 씻긴 후에 로션을 발라주고 머리를 빗겼다. 사라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던 잠옷을 입히고 몇 분이 지나자 사라의 상태는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호흡이 잠시 멈추는 시간이 길어졌고 급하게 얕아졌다. 피부도 창백해졌고, 손발은 차가웠다.
우리는 모두 사라에게 조용하고 애정에 넘치는 말을 전해주었다. 그녀가 그렇게 바라던 곳으로 조용히 빠져나가는 동안 우리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그것은 작은 촛불이 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도 같았다. 불꽃이 점점 더 작아지다가 마침내 조용히 꺼지는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사라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슬픔도 아니었다. 후회도 아니었다. 쓰디쓴 심정도 아니었다. 그녀는 온화하지만 굳센 태도로 우리에게 존엄하게 죽어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사라는 에이미의 집으로 옮긴 후에 비스트를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했다. 비스트의 고약한 성미로는 다른 가정에 가서 정착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리가 셋밖에 없는 백스터는 한 시간 거리에 사는 사촌네 집으로 갔다. 사촌은 에이미와 안젤로에게 사라가 죽은 순간 백스터가 ‘우~’하고 길게 울부짖기 시작했다고 말해주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기의 특별했던 주인이 떠난 것을 느낀 것 같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별할 때 하는 말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안녕’, ‘잘 있어’, ‘보고 싶을 거야’와 같은 말을 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의 마지막에 그런 이별의 말을 해야 할 때보다 마음이 찢어지고 힘든 경우는 없다. 우리가 그 사람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이별의 말을 하기란 힘들지만, 떠나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꼭 필요하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간다. 결국에는 우리가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언젠가 자녀는 부모를 잃을 것이고, 부부는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뒤에 혼자 남겨질 것이다. 마지막 작별 인사를 어떻게 양쪽 모두에게 쉽고 편안하게 표현할 방법을 찾는 일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만큼이나 필요하다. 이것은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랑하는 이가 죽은 후까지도 떠난 사람을 보내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이를 놓아줄 수 있는 의미 있고 특별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