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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녀를 사랑한 남자

바바라 G. 워커 지음 | 뜨인돌
기미 왕자의 청혼바다 마녀를 사랑한 남자옛날, 타이타니아라고 알려진 요정들의 여왕 데메테르에게 아름다운 딸 코레이 공주가 있었다. 당시는 요정들이 모든 자연을 다스렸다. 그때는 일년 내내 날씨가 좋았고, 봄·여름·가을·겨울이 따로 있지 않았다. 지상의 세계는 요정들의 것이었고, 땅속 깊은 동굴에 사는 트롤들은 요정들의 땅에 올라올 수 없었다. 지하세계는 영원한 밤의 영역이었다. 그들의 임무는 죽은 영혼들의 세계를 다스리는 것이었다.



플루토는 트롤들의 왕이자 저승세계를 지배하는 왕이었다. 그는 지상과 같이 밝고 향기로운 무언가를 갖고 싶어했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탐내는 지상의 존재는 코레이 공주였다. 플루토 왕은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코레이 공주를 납치했다. 플루토는 코레이 공주를 위해 마련한 궁전에 그녀를 내려놓았으나 유감스럽게도 공주는 그 방을 좋아하지 않았다. 공주는 매일 한숨과 탄식만을 내뱉을 뿐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았다. 플루토는 공주의 아름다움도 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일찍 시들어버리는 꽃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지상에서는 데메테르 여왕이 딸을 잃어버린 슬픔으로 모든 일을 멈추고 궁 안에 틀어박혀 울기만 했다. 대지는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았고 열매를 맺지 않았다. 요정들은 자신들의 터전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앉아서 구경할 수만은 없었다. 요정들은 자신들이 나서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법은 단 하나, 코레이 공주를 되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들은 늙은 난쟁이 요정 주즈를 찾아가 코레이 공주를 구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공주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면 요정들은 주즈에게 하늘의 성을 주고 하늘의 왕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세계의 통로인 동굴 입구에서 주즈는 석류나무를 보았다. 석류나무는 자신이 죽음의 열매를 맺는 나무라는 것을 일러줬다. 주즈는 플루토 왕에게 코레이 공주를 돌려주면 자신이 하늘의 왕이 될 수 있고 그러면 플루토에게 우주를 플루토와 나누겠다고 얘기했다. 플루토는 주즈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약속의 증거로 주즈의 한쪽 눈을 남겨두라고 했다.



공주는 주즈가 이끄는 대로 긴 동굴 속을 통과했다. 동굴을 막 나온 공주는 까만 석류나무에 탐스럽게 열린 빨간 석류를 입 안에 넣었다. "오! 공주. 당신은 죽음의 열매를 먹고 말았군요." 주즈가 탄식했다. "마법의 열매를 먹은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었어요. 이제 당신은 반은 지하세계에 속하게 되었어요. 또한 당신의 반은 지상세계에 속하죠. 플루토 왕이 당신을 놓아주기로 약속했으니까요."

코레이 공주가 돌아오자 요정 나라에선 잔치가 베풀어지고 모두들 다시 춤을 추었다. 대지는 다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데메테르 여왕은 약속대로 주즈에게 하늘의 지배권을 넘겨주었다. 하늘의 성으로 가기 전, 주즈는 공주가 마법의 열매를 먹었기 때문에 완전히 지하세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 마법의 열매엔 해독제가 없어요. 공주는 일 년의 절반은 플루토의 왕국에서 살아야 한답니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여왕은 코레이 공주를 불러 자신의 운명을 침착하게 받아들일 것과 운명을 자신에게 유익하게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코레이 공주가 지하세계에 있는 동안 무기력과 절망으로 시간을 보내는 대신, 플루토 왕을 능가하는 권력을 갖게 하고, 지하 왕국을 다스리는 여왕이 되게 하려는 것이었다. 데메테르는 공주를 매우 훌륭하게 교육시켰다. 지상에서의 반 년이 지나고 지하세계로 돌아간 공주는 더 이상 깊은 한숨을 내쉬지 않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도 않았다. 공주는 우아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어둠의 군주를 맞이했다. 공주는 국정 운영과 트롤들의 채광 산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왕은 공주의 변화를 매우 흡족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또 지상에서의 반 년이 공주의 아름다움을 회복시킨 것을 보며 기뻐했다.



그 후 어머니의 충고를 따라 죽은 이들을 친절하게 대한 코레이 공주는 죽은 자들의 진정한 여왕이 되었다. 지상의 사람들은 죽음의 그림자가 느껴지면 그녀에게 호소했다. 그녀가 트롤들의 왕보다 훨씬 힘이 세고 자비로웠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지하세계의 모든 영혼들이 가장 존경하고 경외하는 존재가 되었다.아주 오랜 옛날 어느 시골에 로제트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물레를 돌려 실을 뽑고, 베를 짜는 솜씨가 뛰어났다. 로제트는 어릴 적부터 몇 시간이고 앉아서 거미가 집 짓는 것을 들여다 보았고, 곧잘 끈을 가지고 흉내를 내볼 정도로 거미는 늘 로제트의 관심사였다. 거미들도 그녀를 믿고 따르는 듯했다. 그녀는 나뭇가지나 담벼락 구석에 여러 겹으로 튼튼하게 처져 있는 거미줄을 볼 때마다 거미의 솜씨를 칭찬했으며, 자기도 거미의 반만큼만이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부러워했다.



나이가 차자 로제트는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냈던 램보라는 착한 목동과 약혼했다. 로제트가 사는 마을은 래스차일드('분노의 자식'이라는 뜻) 남작의 영지에 속해 있었는데 그는 매우 잔인한 사람이었다. 로제트의 미모에 반한 남작은 로제트를 남작 부인의 시녀로 들이려고 했다. 하지만 로제트는 영지의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듯 남작 부인의 시녀라는 것이 실은 남작의 노리개에 지나지 않으며, 남작 부인이 아니라 남작을 '시중'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남작 부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성적(性的) 관심이 다른 여자에게 옮겨지는 것을 반가워했다.



로제트는 어머니와 울다 지쳐 잠자리에 들었다. 로제트는 어떤 신비한 빛 때문에 잠이 깨어 낯선 여인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잿빛 눈에 비단 같은 잿빛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키가 크고 손가락이 아주 긴 여인이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로제트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베 짜는 여인들의 수호여신 아라크네 요정이다. 나를 섬기는 거미들이 너의 근심을 듣고는 도움을 청하더구나. 너를 래스차일드 남작으로부터 구해주마." 요정은 로제트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어떤 그림을 베에 짜넣으라고 했다. "그리고 무늬는 반드시 이 붉은 실로 짜야 한다." 말을 마친 아라크네는 로제트에게 무지개빛이 흐르는 비단 실타래를 주었다. 로제트가 실타래를 받아드는 순간 요정은 사라져버렸다.

아침이 되자 로제트는 아라크네가 시킨 대로 했다. 남작 차림의 한 남자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비틀린 문양이 완성되는 순간, 남작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무늬에서처럼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것이다. 몇 달 후 남작이 몸이 회복되자 다시 로제트를 성으로 들이려 했다. 그날 밤 아라크네가 다시 로제트의 침대 곁에 나타났다. 아라크네는 다시 붉은 실타래를 주며 남작의 명령을 따르지 말고, 자신이 로제트에게 말한 내용의 그림을 베로 짜라고 했다. 남작이 침대에 누워있고 의사들이 걱정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베짜기가 완성되는 순간, 남작이 갑작스럽게 병으로 몸져눕게 되었다. 남작의 시종들은 속으로 은근히 그의 죽음을 바랐으며, 오랫동안 학대를 받았던 남작 부인의 속마음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로제트와 램보는 새봄이 오면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그동안 로제트가 남작 때문에 겪은 일들을 전부 들은 램보가 말했다. "거미에게 친절을 베풀면 반드시 보답을 받지. 하지만 누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어?" 그 시간 로제트의 오두막에는 직물상인이 요술실로 짠 두 그림을 보고 최고 걸작이라며 사 갔다. 이 그림은 래스차일드 남작 부인에게로 들어갔고 남작은 그림이 자신이 당한 일과 섬뜩할 정도로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 그림이 어디서 난 것인지 아내를 추궁했고 결국 로제트가 짠 것을 알게 되었다. 래스차일드는 즉각 재판관을 소집했다. 남작은 로제트를 종교재판에 회부할 생각이었다. 이는 곧 마녀재판이 되리라는 것을 의미했다.



로제트는 곧 체포되었다. 종교재판관들은 그녀를 물고문 의자에 묶었다. 마녀재판의 원리는 간단했다. 죄인이 물속에서 익사하면 무죄가 되는 것이고, 만약 죽지 않으면 마녀로 판명되어 처형당했다. 그러니 어느 경우에도 재판관들이 이기게 마련이었다. 로제트의 연약한 몸이 연못 속에 밀어넣어졌다. 그러나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수많은 거미들이 그녀 주위로 몰려 들었고, 모여든 거미들은 공기로 가득 찬 자신들의 작은 비단종(鐘)을 끌어당겨 그녀의 콧구멍을 비단으로 막고 숨쉴 공기가 지나가도록 했다. 로제트는 잠시 의식을 잃었을 뿐 살아 있었다. 마침내 로제트가 물 속에서 끌어올려졌을 때, 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재판관은 사람들을 향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이 여자는 마녀다!" 재판관은 다음 날 화형이 집행될 것이라고 선고한 다음 로제트를 성의 탑에 가두도록 지시했다.



남작은 여전히 로제트를 탐내고 있었고, 결혼의 꿈에 잔뜩 부풀어 있던 램보는 갑작스런 불행에 망연자실했다. 그런데 그에게 아라크네가 나타나 로제트를 구할 방법을 일러주었다. 탑 아래 덤불에 숨어있다가 로제트와 동쪽 나라로 가라는 내용이었다. 탑에서 남작이 로제트의 치마를 찢으려고 할 때 아라크네가 나타나서 거대한 검은 거미로 변했다. 거미는 남작의 등을 타고 그의 목까지 올라간 다음 독이빨로 남작을 물었다. 창가로 달려간 로제트는 창틀에 거미들로 만들어진 비단 사다리가 땅바닥까지 닿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안전하게 내려왔고 램보와 말을 타고 동쪽으로 도망쳐서 행복하게 살았다. 남작이 죽고 남편의 영지를 상속받은 남작 부인은 그 영지의 현명하고 자애로운 통치자가 되었다.신들의 최후옛날 어떤 마을에 아주 오래된 대성당이 있었는데 첨탑 구석에는 가거일이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돌로 만들어진 그의 형상은 항상 손으로 턱을 괸 자세였고, 두 날개는 등 뒤로 접혀 있었다. 어금니 사이로 혀가 삐죽 튀어 나와 있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기는커녕 무섭고 혐오감을 주는 것이었다. 좋은 날이든 궂은 날이든 그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인간 세상을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모르는 일이지만, 가거일들은 가끔 밤에 자리를 떠나 어둠을 타고 날아다니기도 했다.



밤이 되면 가거일은 길을 따라 늘어선 집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가 가는 곳은 늘 정해져 있었는데, 메리라는 아가씨가 사는 집이었다. 가거일은 메리를 매일 지켜보다 보니 어느새 정이 들었고,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메리는 옆집에 사는 피에르를 사랑하고 있었다. 메리와 피에르는 어릴 적부터 함께 다니며 놀았고, 성숙한 아가씨와 청년이 되자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



몇백 년을 지루하게 앉아 있던 가거일에게 메리의 존재는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어느 날 밤, 여느 때처럼 그녀의 침실 창문으로 날아가 창턱에 앉았다. 그런데 잠든 줄 알았던 메리는 깨어 있다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가거일을 보고 비명을 질렀고 그 바람에 온 식구들이 다 깨었다. 메리는 달려온 식구들에게 방금 자신이 악마를 보았다고 외쳤다. 다시 제자리에 돌아온 가거일은 마음이 아팠다. '악마'라는 말이 가거일의 마음속에서 내내 울려퍼졌다.



가거일들은 눈꺼풀이 없어 밤에도 눈을 감을 수가 없었고, 낮이건 밤이건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지켜볼 수 있었다. 요사이 가거일들 사이의 화젯거리는 밤에 여자들을 겁탈하는 아주 나쁜 남자에 대한 것이었다. 그 나쁜 남자는 벌써 세 명의 여자를 겁탈하고 죽였는데도 잡히지 않고 있었다. 가거일들이 지켜본 결과 그 악한은 희생물을 고르고 나서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그 여자 주변을 맴돌면서 어떻게 침입을 하고 빠져나올 것인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거일은 그 악한이 메리를 뒤쫓기 시작하는 걸 보고 소름이 오싹 끼쳤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메리의 집을 지켜보던 가거일은, 어느 날 부모가 여행을 떠나고 메리 혼자 집에 남는다는 걸 알았다. 메리의 부모는 메리에게 문단속을 잘 할 것을 당부하며 떠나갔다. 그때 악한이 길 모퉁이에서 그들의 작별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오직 대성당의 가거일들만이 아는 일이었다. 다른 가거일들이 그녀를 구해주라고 얘기했다. 그는 유리창 너머로 악한이 칼로 메리의 목을 겨누고 있는 걸 보았다. "오, 하느님 도와주세요." 그녀는 울고 있었다. "하느님이 당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내가 도와줄 거야." 가거일은 혼잣말을 하고는 창문을 향해 돌진했다.



가거일은 악한의 목을 할퀴고는 그를 침대에서 끌어내리고 그의 칼을 빼앗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메리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주저앉아 있었다. 가거일은 악한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메리의 손을 가져다가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자신을 칭찬해주기를 기다렸다. 메리는 얼떨떨한 상태에서 가거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가거일은 악한을 들고 깨진 창문을 통해 날아갔다. 그러나 가거일은 첨탑 구석의 자기 자리에 앉으려다 실수로 그만 악한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만신창이가 된 채 죽어 있는 악한을 발견했다. 대성당의 사제들은 이 사건을 이렇게 해결했다. 그 남자는 악마들의 공격을 받아 용감하게 싸우다가 대성당으로 피하려고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가 성당 문에 이르기 전에 악마들 중 하나가 그의 목을 졸라 죽였다는 것이다.

그 사건이 있은 지 이틀 후 메리는 성당의 난간으로 올라왔다. 구석의 가거일 앞에 이른 메리는 가거일의 머리에 화환을 얹고, 초를 밝혀 가거일의 발 앞에 놓았다. 가거일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곳에 자신의 집이 내려다 보였다. 그 후 메리는 거의 매주 그 난간을 찾아왔다. 그녀는 올 때마다 가거일에게 줄 작은 선물들을 가져왔고, 곁에 앉아 얘기도 했다. 가거일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루는 그녀의 약혼자 피에르가 메리를 몰래 뒤따라왔다. 피에르는 메리의 팔을 붙들며 소리쳤다. "메리,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악마 숭배자라도 된 거야? … 신부님들에게 들키기 전에 이 악마 형상에게 선물을 갖다 바치는 걸 그만둬, 정말로 네가 걱정돼서 그래." 메리는 흥분해서 말했다. "난 이 가거일이 좋아. 사람들이 뭐라고 말해도 상관 없어. 그냥 여기 있게 내버려둬. 난 어느 누가 말려도 이 일을 그만두지 않을 거야. 설령 그게 너라고 해도." "그 동안 많은 여자들이 마녀재판을 받고 화형을 당했다는 사실을 잊지 마. 또 이성을 벗어난 말을 하거나 또…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가져서는 안 돼." 피에르가 주저하며 말했다. "알았어. 비밀로 할게." 메리는 마지막으로 가거일을 쓰다듬고는 피에르의 팔짱을 끼고 내려갔다. 다른 가거일들이 모두 부러움으로 가득 찬 눈길을 보냈다. 진짜 인간이 그를 좋아해 주었고, 또 변호까지 해주었기 때문이다.



메리와 피에르는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고 가거일이 내려다보는 그 거리에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랐다. 이제 가거일의 가장 큰 즐거움은 메리의 아이들이 나날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다.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아름다운 여사제 살로마와 탐무즈 왕자는 사랑하는 연인 사이였다. 당시엔 해마다 한 번씩 왕족 남자들끼리 제비를 뽑아 죽음의 땅인 지하세계로 내려보내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야만 땅 위 곡식들이 잘 자라서 백성들이 기근을 면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느 해 봄이었다. 탐무즈가 제비뽑기에 걸렸고 자신의 애인이 뽑힌 것을 알게 된 살로마는 그만 사색이 되었다. 살로마는 탐무즈에게 가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캄무즈의 마음은 확고했다. 살로마는 요정의 여왕인 자신의 어머니 아로디아에게 가서 하소연했다. 아로디아는 살로마에게 희생제를 치른 다음 탐무즈를 따라 내려가 그를 다시 데리고 오라고 했다.



"네가 하계의 일곱 문을 통과하려면 일곱 개의 문을 통과할 때마다 문지기들이 그 대가로 너의 옷을 요구할 것이고,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죽음의 땅에 다다랐을 때 너는 벌거숭이가 되어 있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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