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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 -
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되살아난 꿈 〈영국의 동물들〉

매너 농장의 존스 씨는 밤이 되어 닭장에 열쇠를 채우긴 했지만 술에 너무 취해서 문닫는 것을 잊어버리고 침실로 향했다. 존스 씨의 침실에 불이 꺼지자 미들 화이트 상을 받은 늙은 수퇘지 메이저의 해괴한 꿈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모든 동물들이 헛간에 모였다. 헛간의 한쪽 끝 높다란 연단 위에 메이저가 편안히 앉아 있었다. 그는 열두 살이 되자 뚱뚱하게 살이 쪘지만, 여전히 위풍당당한 돼지였고, 한번도 송곳니를 자른 적이 없지만 현명하고 인자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불루벨, 제시, 핀처 등 세 마리의 개를 따라 돼지들이 연단 앞에 앉았다. 암탉들과 비둘기, 양과 암소들을 따라 여느 말 두 마리를 합한 만큼 힘이 센 복서와 중년의 퉁퉁하고 인자한 말인 클로버가 들어왔다. 말 다음으로 흰 염소 무리엘과 당나귀 벤자민도 왔다. 마지막으로 존스 씨의 마차를 끄는, 멍청하지만 예쁘장한 암말 몰리가 들어왔다. 길들여진 갈가마귀 모제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동물이 모였다. 메이저는 일장연설을 시작했다.

“동무들, 영국의 동물이 자유가 없고 비참한 노예 상태인 것이 자연의 질서인가요? 아닙니다. 그것은 생산은 않으면서 소비하는 유일한 생물인 진정한 적 인간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산한 우유와 많은 알 그리고 크로버 당신이 낳은 네 마리의 망아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모두가 인간의 재물이 되고 말았소. 우리의 생명도 안전치가 못하오. 복서, 당신의 건장한 근육이 힘을 잃는 그날, 존스 씨가 백정에게 팔아버릴 것이고 백정은 당신 목을 따서 사냥개 밥으로 만들 것이오. 우리 삶의 모든 악이 인간의 횡포에서 생겨났습니다. 인간을 몰아냅시다. 인간을 전복시키기 위해서 밤낮으로 노력합시다. ‘봉기하자!’ 모든 인간은 적이고 모든 동물은 동지이다.“

메이저는 연설을 계속했다.



“동무들은 인간을 정복한 후에도 그들의 악덕을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만지거나 장사를 하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탄압하거나 죽여서는 안 됩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니까요.”

메이저는 연설을 마치고 어제 꾼 꿈 이야기를 했다. 인간이 사라지고 난 뒤의 지상에 관한 꿈이었다. 어릴 적의 노래가 꿈에서 되살아났다. 오래 전에 분명히 동물들이 불렀지만 수 세대를 거치면서 기억에서 사라진 노래였다. 노래 이름은 ‘영국의 동물들’이었다. 메이저 영감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는 ‘클레멘타인’과 ‘라 쿠카라차’와 어딘가 비슷한 감동적인 곡조였다.

영국의 동물들아, 아일랜드 동물들아/온 누리 모든 땅 위의 동물들아/귀 기울여 들으라/ 황금빛 미래 향한 내 즐거운 소식을,언젠가 그날이 올지니/전제자 인간은 추방되리라/풍요한 영국의 들판에는/오직 동물들만 활보하리라.코에서는 굴레가 사라지리라/등에서는 멍에가 벗겨지리라/재갈과 박차는 영원히 녹슬리라/잔인한 회초리는 더 이상 소리 없으리.상상도 할 수 없던 더 많은 재산이/밀과 보리, 귀리와 건초가/크로버와 콩 그리고 뫼풀도/그날이면 모두 우리 것이어늘.찬란히 빛나리 영국의 들판/더더욱 맑으리 영국의 강물/더없이 달콤한 미풍의 향기/우리가 자유로운 바로 그날엔,그날 위해 우리 모두 일해야 하리니/그날을 못 보고 죽을지라도/암소와 말, 오리와 칠면조/자유 위해 모두가 힘써 일하리니.영국의 동물들아 아일랜드 동물들아/온 누리 모든 땅 위의 동물들아/열심히 귀 기울여 널리 전하라/황금빛 미래 향한 내 소식을.

모든 동물은 야성적인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여 저마다 따라 불렀다. 방해만 받지 않았다면 밤새껏 노래를 불러 댔을 것이다. 불행히도 소란 때문에 잠에서 깬 존스 씨가 여우가 들어왔는 줄 알고 총을 쏘아대는 바람에 회합은 순식간에 중단되었다.



7계명(七誡命)

사흘이 지난 3월 초, 메이저 영감은 잠을 자다가 평화로운 모습으로 숨을 거두었다. 모든 동물은 ‘봉기’가 언제 일어날지 알지 못했지만, 준비하는 것이 의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동물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는 일은 동물들 가운데 가장 지혜롭다고 정평이 나 있는 돼지들에게 당연히 돌아갔다. 나폴레온은 유일한 버크셔 종 수퇘지로 말솜씨는 좋지 않지만 생각을 관철시킨다 평판을 얻고 있었다. 스노우볼은 유창하며 창의력이 뛰어났지만 나폴레온처럼 성격이 묵직하지 못했다. 식용 돼지 가운데 눈은 반짝이고 행동은 민첩하며 목소리는 날카로운 스퀼러란 이름을 가진 작달만하고 뚱뚱한 돼지가 있었다. 그는 훌륭한 연설가로, 다소 어려운 문제점을 토의할 때에는 이리저리 뛰면서 꼬리를 휘두르는 버릇이 있는데 그게 어딘가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이 세 마리의 돼지가 ‘동물주의’란 이름을 붙여 메이저 영감의 사상체계를 비밀리에 다른 동물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그들의 회합은 우둔과 냉담 속에서 이루어졌다. 주인님이라고 여기는 존스 씨에 대한 충성심을 내세우는 동물, 봉기가 일어난다면 준비를 하고 안 하고는 상관없다는 동물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런 의문을 통틀어 가장 바보 같은 질문을 한 것은 흰 암말인 몰리였다. 그녀의 첫 질문은 “봉기 후에도 설탕은 여전히 있을까요?”라는 것이었다. “없소.” 스노우볼이 단호히 말했다. “이 농장에는 설탕을 만들 시설이 없소. 게다가 당신에겐 설탕이 필요 없을 거요.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귀리와 건초를 먹을 거요.” “그럼 그 때도 내 갈기에 리본을 매도 괜찮을까요?” 몰리가 물었다. “동무, 당신이 애지중지하는 리본은 노예의 휘장에 지나지 않소. 당신은 자유가 리본보다 더 값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단 말이요?” 그러나 몰리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길들여진 갈가마귀 모제스는 첩자이고 밀고자였지만 또한 능란한 연설가였다. 죽으면 가게 되는 슈가캔디 산에는 7일이 모두 일요일이고 먹을 것이 넘친다며 수다를 늘어놓았다. 돼지들은 그런 곳은 없다고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돼지들의 충성스런 제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복서와 크로버였다.

존스씨는 몇 년째 소송에 시달리자 감당 못할 만큼 술을 마셨다. 건물 지붕은 물이 샜고, 동물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6월이 돌아와 건초를 벨 때가 되었지만 게으르고 부정직한 일꾼들은 일찍 토끼사냥을 나갔고 존스씨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전날 마신 술 때문에 「세계뉴스」지를 덥고 잠에 빠졌다. 먹이를 먹지 못한 동물들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동물들은 일제히 박해자에게 덤벼들었다. 존스와 그의 일꾼을 내쫓고 다섯 개의 빗장을 쾅 닫았다. ‘봉기’는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성공한 동물들은 그들을 억압하던 모든 도구를 불살라버리고, 존스 씨를 상기시키는 모든 것을 부수었다. 동물들은 집안에서 햄과 맥주를 가지고 나와 땅에 묻었다. 어떤 동물이던 앞으로 존스 씨의 집에 살아서는 안 되고 박물관으로 보존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동물들은 ‘매너농장’이란 글을 지우고 ‘동물농장’이라고 페인트로 써넣었다. 스노우볼은 모두에게 동물주의의 원칙을 7계명(七誡命)으로 요약하는 데 성공했음을 알리고 영원히 지켜야 할 불변의 율법을 페인트로 벽에 써 내려갔다. 30야드의 거리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커다랗고 흰 글씨였다.

1. 두 발로 걷는 자는 누구든 적이다.

2. 네 발로 걷든 날개를 가진 자는 누구든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의복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음주해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어느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 여름 내내 농장 일은 시계처럼 정확히 진행되었다. 동물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면 지혜로운 돼지와 ‘내가 좀더 일하지’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건장한 복서가 해결했다. 누구도 도둑질하지 않았고, 배급량을 두고 불평도 하지 않았다. 게으름 피우는 동물도 없었다.

일요일이면 식사 후 기 게양식을 거행했다. 스노우볼이 낡은 초록빛 책상보에 흰색으로 발굽과 뿔을 그렸다. 초록은 영국의 들판이고, 발굽과 뿔은 인류 멸망 후 세워질 ‘동물왕국’을 상징했다. 동물들은 게양식이 끝나면 ‘회합’인 총회를 개최했다.

돼지들이야 벌써 완벽하게 글을 읽고 쓸 수 있었고 거의 모든 동물들이 어느 정도 글자를 해독했다. 그러나 양, 암탉, 오리 같은 둔한 동물은 7계명을 외울 수조차 없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스노우볼은 고심 끝에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는 한마디로 요약해 7계명을 이해시키고자 했다. 새 날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자 그는 새 날개도 발이고 추진 기관이지, 조작 기관이 아니므로 다리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간만이 갖는 특징은 모든 악덕을 자행하는 도구인 손이기 때문이었다. 새들은 이해는 못했지만 받아들였고 헛간 한쪽 벽에 7계명보다 더 큰 글씨로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고 써놓았다.

나폴레온은 교육이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스노우볼이 조직한 위원회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강아지들이 젖을 떼자 나폴레온은 아홉 마리의 강아지를 책임지겠다고 말하면서 어미로부터 빼앗아갔다. 외양간 다락에 감추어 두었기 때문에 동물들은 곧 그 존재를 잊어버렸다.

우유가 돼지들의 먹이 속에 섞이고, 풀밭에 뒹구는 사과를 모두 돼지들이 먹도록 마굿간으로 가져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조차 이 점에 만장일치로 합의를 본 것이었다. 스퀼러가 설명을 위하여 파견되었다. “동무들. 돼지들은 우유와 사과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돼지가 두뇌노동자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증명된 필요한 양분을 우유와 사과로부터 섭취해야 돼지에게 부여된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거요. 그렇지 않다면 존스가, 존스가 돌아오게 되오.” 스퀼러는 이리저리 꼬리를 흔들면서 외쳤다. “동무들은 존스가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겠지요?“ 돼지들의 건강이 중요한 일이란 것이 명백해졌다. 존스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동물은 없었다. 앞으로 우유와 사과는 돼지들만을 위해 비축해야 한다는 점이 논쟁 없이 가결되었다.



인간의 공격을 격퇴하다

존스 씨는 대부분의 시간을 술집에서 소일하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이 비둘기를 날려 ‘영국의 동물들’ 노래를 이웃 농장에 가르쳐주고 있었으므로 주(洲)의 반쯤에 동물농장에서 일어난 사건의 소식이 퍼져 있었다. 건달 농부 필킹톤 씨의 폭스우드 농장과 늘 소송에 걸려 있고 부당한 거래를 한다는 평판을 듣고 있는 프레데릭 씨의 핀취필드 농장은 동물농장과 붙어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 싫어해 공동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에도 의견의 일치를 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두 주일만 지나면 정상이 될 줄 알았던 매너농장(그들은 동물농장을 인정하지 않았다)의 사태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진정되고 있지 않았다. 자신들의 농장 동물들이 그것을 배울까봐 두려운 나머지 그들은 온갖 험담을 들어 동물농장에서 악행이 벌어지고 있다고 떠벌렸다. 그러나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동물들이 스스로 관리한다는 기적의 농장에 관한 소문은 계속 퍼져 나가며 그해 내내 봉기의 물결이 그 지방 일대에 파문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영국의 동물들’의 곡조와 가사가 사방에 퍼졌다. 노래를 부르다 붙잡힌 동물은 회초리를 맞았다. 그러나 그 노래를 억제할 도리는 없었다.

10월 초 패거리를 이끌고 존스가 총을 든 채 동물농장으로 쳐들어왔다. 예상했던 일이었던 만큼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져 있었다. 줄리어스 시저의 낡은 전기를 연구해온 스노우볼이 방어작전의 책임을 맡았다. 인간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던 동물들은 스노우볼의 후퇴하라는 신호에 따라 일제히 마당으로 도망쳤다. 사람들은 함성을 지르며 도망치는 동물들을 무질서하게 추격했다. 이것이야말로 스노우볼이 의도한 것이었다. 숨어있던 동물들이 모두 달려들어 뒤를 공격했다. 스노우볼이 몸소 존스에게 곧장 대들었다. 존스가 발사한 총알이 스노우볼의 등에 핏자국을 내며 스쳐가 양 한 마리를 쓰러뜨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스노우볼이 달려들었다. 존스가 똥무더기 속으로 덥석 쓰러지면서 들고 있던 총을 놓쳤다. 복서의 뒷발에 맞은 마부 소년도 진흙 바닥에 쭉 뻗었다.

농장의 동물 치고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원수를 갚지 않은 자는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은 공격한지 5분도 되지 않아서 치욕적인 후퇴를 하고 말았다. 복서가 마부 소년을 흔들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복서는 비탄에 젖었다. 그러자 상처에 피를 뚝뚝 흘리며 스노우볼이 말했다. “감상은 금물이오. 동무. 전쟁은 전쟁이고, 오직 선량한 인간만이 죽는 법이오.” 복서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러나 기절했을 뿐이었던 마부소년이 도망친 것을 알게 된 것은 몰리를 찾아 동물들이 소란해진 다음이었다. 몰리는 총소리가 나자 재빨리 도망쳐 자신의 마굿간 건초 더미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이후 승전 축하행사가 거행되었다. 기를 게양하고 ‘영국의 동물들’을 몇 차례 합창한 후 목숨을 잃은 양의 장례식을 엄숙히 치렀다. ‘제1급 동물영웅’ 무공훈장이 제정되어 스노우볼과 복서에게 수여되었다. ‘제2급 동물영웅’ 훈장은 전사한 양에게 추서했다. 동물들은 이 전투를 ‘소외양간 전투’라고 명명했다. 존스 씨의 총이 진흙 속에 엎어져 있는 것을 찾아냈고, 농장집 탄약통에 총알이 남아 있음을 확인해 두었다. 그 총을 마치 대포처럼 깃대 밑에 걸어 놓고 1년에 두 차례, ‘소외양간 전투’ 기념일인 10월 20일과 ‘봉기’ 기념일인 성 요한 제일에 축포를 쏘기로 결정했다.



지도자의 책임을 맡은 나폴레온

겨울이 다가오자 몰리는 더욱 게으름을 피우고, 일터에서 뺑소니치는 일이 잦았다. 우물에 우두커니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몰리에게 클로버가 진지하게 말했다. “필킹톤씨 농장의 일꾼 한 사람이 당신의 코를 쓰다듬어 주는데 가만히 있었다면서요. 그게 무슨 짓이죠, 몰리?” 몰리는 이를 부정하며 들판으로 줄행랑을 쳤다. 클로버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몰리의 외양간 짚을 헤쳐 보았다. 조그마한 각설탕 한 덩어리와 각양각색의 리본 다발 몇 개가 숨겨져 있었다. 사흘 후 몰리는 종적을 감췄다. 몇 주일이 지나서 비둘기들이 털을 새로 깎고 자주빛 리본을 단 채 술집 굴대에서 주인이 먹여주는 설탕을 먹고 있는 몰리를 보았다고 했다. 동물들은 아무도 다시 몰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1월이 되자 혹심한 추위가 찾아왔다. 큰 헛간에서는 회합이 빈번히 열렸다. 협의는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의 의견 분쟁이 없었다면 잘 시행되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거의 모든 문제에서 의견을 달리했다. 스노우볼은 뛰어난 연설로 다수표를 획득했지만 나폴레온은 개별 접촉으로 자기 표를 확보하는 데 능란했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특히 양들에게 성공적이어서 양들은 스노우볼이 연설할 때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고 소리를 질러 회합을 자주 중단시키고는 했다. 그러나 그들의 논쟁을 통틀어 풍차 때문에 일어난 것만큼 격렬했던 것은 없었다.

스노우볼은 농장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풍차를 세워 전기를 생산하여 기계들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작성하였다. 기계의 세부 지식은 존스 씨의 『가정백과』『벽돌쌓기는 누구나』『전기학 입문』등에서 얻어냈다. 설계도와 크랭크 톱니바퀴 등 복잡한 덩어리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그의 움막 서재에는 매일 동물들이 몰려와 지켜보곤 했다. 어느 날 뜻밖에도 여지껏 관심을 보이지 않던 나폴레온이 서재에 찾아왔다. 그는 한두 번 코를 킁킁하고 곁눈으로 노려보더니 한 다리를 들고 설계도에 오줌을 갈겨댔다. 그리고 한마디도 없이 나가버렸다.

농장 전체가 심각하게 분열되었다. “스노우볼에 투표해서 일주일에 3일 노동을”과 “나폴레온에 투표해서 배부른 밥그릇을”이란 두 개의 슬로건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벤자민은 어느 편에도 들지 않은 유일한 동물이었다. 풍차가 있든 없든, 삶이란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언제나 고생스러운 것이라고 그는 말하는 것이었다. 농장 방어 문제에서도 이견은 표출되었다. 스노우볼은 비둘기를 이용한 선전을 통해 더 많은 농장의 봉기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폴레온은 무기를 조달해서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물들은 언제나 옳은 판단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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