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스 지음 | -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
찰스 디킨스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 출생은 원래 좋으나 가난한 고아로 태어나서 온갖 모험과 곤혹을 겪는다. 마음씨가 착하고 여린 아이.
페이긴: 교활한 유대인 영감으로 소매치기 조직을 관리하고 있으며 장물아비로 돈을 제법모은 ‘사업가’다.
브라운로우: 인정 많은 노총각 노신사로, 올리버의 보호자가 된다.
메일리 부인: 돈 많고 인정 많은 귀부인
로즈 메일리: 메일리 부인의 양녀로 올리버를 동정하고 보살핀다. 사실은 올리버의 이모
몽스: 올리버 트위스트의 이복형으로 부친의 유산을 노리고 올리버의 파멸을 도모한다.
낸시: 올리버에게 연민을 느끼는 맘씨 착한 매춘부로 페이긴의 영향권하에 있고 사익스와 동거한다.
빌 사익스: 건장하고 완악한 악한으로 살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낸시와 동거관계
존 도킨스: 페이긴네서 일하는 어린 소매치기로 재주가 뛰어나고 의리가 남다르다.
이름뿐인 보호자들
갈 곳 없는 가난한 방랑자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구빈원에서 이름 없는 고아가 한 명 태어난다. 아이를 낳은 여인은 산고를 못 이기고 숨을 거둔다. 이렇게 해서 구빈원의 밥그릇을 하나 더 늘게 만든 사내아이는 범블이라는 하급관리에 의해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이름을 받고, 다른 가엾은 고아들과 함께 목숨만 겨우 유지할 정도의 식량만을 배급받아 먹으며 자라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고아원장에게 ‘끔찍한’ 도전을 한다. 그 내용인즉 정해진 양인 죽 한 그릇으로는 너무나 배가 고팠던 차라 한 그릇을 더 달라고 감히 요구한 것이다. 배고픔에 시달려 지독해졌고 비참함에 치여 보이는 것이 없었던 올리버는 식탁에서 일어나서 주발과 숟가락을 들고 구빈원장에게 다가가서는, 스스로도 좀 놀란 기색으로 말했다. “있잖아요 원장 선생님, 조금만 더 주세요.” 뚱뚱하고 건장한 사내인 구빈원장은 올리버의 이 당돌한 요구에 이내 창백해졌다. 그는 몇 초 동안 이 꼬마 반역자에 놀라 넋을 잃고 있다가, 가마솥에 기대어 겨우 정신을 차렸다. 보조원들도 아연실색했고 아이들은 공포에 떨었다.
“뭐야!” 구빈원장은 희미한 목소리로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있잖아요 원장 선생님, 조금만 더 주세요.” 그저 죽 한 그릇 더 달라는 이 요청이 왜 이렇게 큰 사건이 되는가? 그것은 가능한 한 적은 비용을 투자해서 가능한 한 많이 남겨먹으려는 구빈원 관리들의 ‘경제철학’에 겁 없는 꼬마가 정면으로 도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행여나 이 아이들이 고아원 생활을 너무 편하게 하면 나태하고 게을러져서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바람조차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교육적’ 배려에서 매일 한 끼에 죽 한 그릇만을 먹여온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올리버가 도전한 것이다.
결국 이 일에 대한 대가로 올리버는 정부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추방되고 관을 짜고 장례식을 치러주는 소어베리씨의 집에 도제로 팔려간다. 이곳에는 낮에만 일하러 오는 노어 클레이폴이라는 못된 아이가 있는데, 이 아이와 소어베리 부인은 올리버를 매우 미워해 틈만 나면 그를 괴롭힌다. 어느 날 노어 클레이폴이 올리버의 죽은 어머니를 흉보자 그간 참고만 지내오던 올리버는 마침내 솟아오르는 분노를 주먹으로 옮겨서 노어를 때려눕힌다. 평소에 올리버를 호의적으로 보아오던 소어베리씨는 사태가 이렇게 되자 할 수 없이 그를 헛간에 가둔다. 다음날 새벽 일찍 올리버는 그 집을 탈출해서 런던으로 무작정 상경한다.
올리버의 첫 사회생활
벌써 며칠째 굶은 걸까? 그리고 런던은 왜 이렇게 멀기만 한지! 어린 올리버가 허기에 시달린 채 힘없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큼직한 어른 옷의 옷소매를 걷어 입은 채 신사 모자를 쓴 꼬마 건달이 올리버를 부른다. “어이, 형씨! 어디를 가시는가?” “런던에 가는 길이야.” “잘 데는 있는가?” “없어.” “그럼 날 따라와. 괜찮은 영감님 한분을 아니까 말이야. 밥도 먹여주고, 재워주지.” 이 아이는 존 도킨스, 소위 ‘교묘한 미꾸라지’란 별명으로 더 유명한 꼬마 소매치기로 그 바닥에서는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는 대가였다. 그의 손에 이끌려 올리버는 ‘괜찮은 영감님’, 즉 페이긴이라는 유대인 장물아비네 집으로 간다.
순진한 올리버는 처음에는 페이긴이 정말로 갈 데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전혀 안 드는 것은 아니다. “무슨 손수건들이 저렇게 많을까? 그리고 왜 아이들이 매일 손수건이며 지갑을 영감님에게 가져오는 걸까?” 이때마다 페이긴은 꾸며낸 목소리로 말한다. “얘, 올리버야, 이것들 참 예쁘지?” 그러면서 ‘일’을 하고 온 미꾸라지와 그의 단짝 찰리 베이츠에게 용돈을 줘서 나가 놀라고 한다. 웃음보가 유달리 큰 베이츠는 올리버가 속아넘어가는 꼴이 흥겨워 웃음을 참지 못하며 즐거워한다. “참 멋진 생활이지? 이건 온종일 놀고 먹는 생활이라구.”
페이긴은 이런 말로 올리버를 유인하며 그에게 손수건 빼는 ‘훈련’을 장남삼아 시키면서 그를 쓸모 있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했는지 올리버를 미꾸라지와 베이츠에게 맡긴 후 데리고 나가서 실습이자 견학을 시키도록 한다.
숱한 인파가 넘쳐나는 런던 거리. 두 소매치기를 따라 나선 올리버는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들은 좌판의 사과 한두 개쯤은 대수롭지 않게 주머니에 넣고 태연하게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이들은 올리버를 사이에 두고 이런 말을 주고받기까지 한다. “저기 영감태기면 되겠지?” “그래. 아주 훌륭한 먹이다.” 그들이 가리키는 곳에는 한 노신사가 길거리에 서서 책을 집어들고 그곳이 마치 서재의 안락의자라도 되는 듯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미꾸라지가 다가가 그 노신사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는 손수건을 빼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둘은 줄행랑을 쳤다. 그 순간, 드디어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올리버지만 동료들에 대해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공포에 질린 채 같이 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줄행랑에 일가견이 있는 미꾸라지나 베이츠와는 달리 올리버는 금세 군중에 잡혀버리고, 졸지에 ‘도둑’으로 몰리고 만다. 모든 정황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아무리 부인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본의 아니게 범죄자로 낙인이 찍히기 직전, 피해자인 노신사는 올리버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단죄하려는 판사 팽씨 앞에서 그를 구출한다. “이 영감이 누구야? 이봐 형사, 무슨 혐의로 끌려온 자인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노신사에게 무례하게 구는 판사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노신사는 올리버를 구출해낸다. 왜 그랬을까?잠깐의 행복
올리버의 일행에게 손수건을 빼앗긴 노신사는 브라운로우라는 홀아비 영감으로, 그는 올리버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딘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착하게 생긴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자신은 범죄자가 아니라는 아이의 주장을 믿기로 한 것이다. 그럼, 왜 유달리 올리버를 친숙하게 느낀 것일까? 우연 중에서도 범상치 않은 우연의 일치로 브라운로우는 바로 올리버의 아버지와 친구 사이였고, 올리버는 그 친구가 사랑한 여인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았기 때문이다. 브라운로우는 미처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측은한 마음에 올리버를 집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집에 걸려 있던 올리버 어머니의 초상화 앞에 선 올리버의 모습을 보고는 그 사실을 확인했다. 아무튼 올리버는 브라운로우씨 집에서 난생 처음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가정부 베드윈 부인의 사랑 속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이때 올리버를 본의 아니게 잃어버린 페이긴은 미꾸라지와 베이츠에게 진노한다. 브라운로우가 올리버의 ‘정체’를 알아낸 거의 같은 시간에 페이긴 역시 그의 정체를 알게 됐고, 올리버에게 상당한 돈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페이긴은 어떻게 해서든지 올리버를 다시 데려오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동업자이자 하수인인 살인범 사익스와 그의 배필 창녀 낸시를 동원한다. 낸시는 타고난 연기력을 발휘해 자신의 어린 동생인 척 올리버를 끌고 오기로 하고 길거리에 나선다.
올리버를 행복한 브라운로우씨 집으로 데려간 길거리의 우연은 이제 다시 그를 페이긴 소굴로 되돌려놓는 역할을 한다. 어느 날 브라운로우는 친구에게 올리버의 선함을 입증할 요량으로 돈 심부름을 보낸다. 게다가 자기가 소매치기를 당한 바로 그 서점으로. 그런데 브라운로우씨 집 밖은 악당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다. 올리버가 무사히 돌아오기에는 너무나 위험이 많았던 것이다.
브라운로우의 심부름 생각만을 하고 걷는 올리버 뒤로 한 젊은 여자가 달려들며 그를 껴안는다. “아이구, 내 귀여운 동생아!” “왜 이래요! 날 놔줘요.” “아이구, 하느님! 드디어 애를 찾았어요! 야, 올리버야! 이 못된 애야, 너 땜에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집에 가자, 얘야. 가자구.”
주위 사람들이 여인에게 묻는다. “아가씨, 무슨 일이에요?” “아이구, 말도 마세요. 한 달 전쯤에 얘가 부모님을 두고 도망을 쳤어요. 도둑놈들이랑 어울려서 어머니 맘을 산산조각나게 했지 뭐예요.” “이런 못된 놈이 있나. 집에 가거라, 어서. 이 짐승 같은 꼬마 녀석!” 이 와중에 건장한 사익스는 올리버를 붙잡아서 질질 끌고 간다. 이렇게 해서 올리버의 짧은 행복은 무참히 끝나버린다.
전화위복
페이긴의 소굴에 다시 갇힌 올리버. 그는 이제 자신의 ‘사업’ 비밀이 모두 드러났기 때문에 더욱더 노골적, 적극적으로 올리버를 길들이기로 노력한다. 협박도 하고 구타도 서슴지 않으면서, 그가 순응할 때까지 감금하기도 한다. 또한 올리버에게 각종 범죄소설을 읽히면서 범죄의 세계에 매력을 느끼도록 교육한다.
왜 페이긴은 이렇게 올리버에게 집착했을까? 그것은 몽스라는 또 다른 악당과의 거래 때문이다. 올리버가 도둑으로 몰리던 날 그의 정체를 짐작한 사람들 중에는 몽스도 포함돼 있었다. 몽스는 올리버의 이복형으로 올리버의 아버지가 집안의 권유 때문에 원치 않던 결혼을 한 후 낳은 자식이었던 것이다. 그는 성격이 고약한 부인과 헤어진 후 애그니스 플레밍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이미 결혼한 몸이었으므로 이 둘의 사랑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둘은 이미 건너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상태.
그런데,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기도 전에 그는 몹쓸 병에 걸렸고, 올리버를 가진 애그니스를 두고 멀리 로마에서 숨을 거두면서 유언장을 남겼다. 그 유언에 의하면, 몽스라는 자식이 워낙 못된 어머니에게서 나왔으므로 이 장자에게 재산을 그대로 물려줄 것이 아니라, 약간의 연금만을 몽스 모자에게 주고, 대부분의 재산은 애그니스 플레밍과 그녀의 아이 사이에서 반씩 나누도록 했다. 그러나 단, 그 아이가 사내아이라면 성년이 될 때까지 행실이 발라야 유산을 상속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다. 몽스는 이 유서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다. 애그니스는 이런 내용을 모른 채 죽었으므로, 올리버만 악당으로 변해준다면 재산은 몽스에게 모두 가도록 돼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몽스는 올리버를 타락시켜서 재산이 자신에게 오도록 페이긴의 도움을 청했던 것이고, 페이긴은 물론 일정한 대가를 받기로 하고 이 ‘사업’에 동업자가 된 것이다.
페이긴은 올리버를 결정적으로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강도 사익스는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그에게 일감을 주고 일의 대가로 생긴 장물을 처리하며 현찰을 손에 쥐어주는 자는 페이긴이다. 페이긴은 말하자면 사익스의 ‘고용주’인 셈이다. 그러니 이 둘 사이에는 장물 값이나 사익스의 보수를 놓고 늘 분쟁이 있었고 따라서 둘의 사이는 매우 험악하다. 하지만 어쨌든 사익스는 페이긴의 도움 없이는 살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관계에서 사익스에게 일거리가 하나 생겼는데, 그것은 런던 근교 시골에 한 저택에 쓸 만한 물건들을 좀 털어오는 것이다. 이런 ‘일’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거부감이 없는 사익스지만 다만 여기에 올리버를 데려가라는 페이긴의 요구를 그는 이해하지 못한다. 명분은 올리버가 가벼우니 담을 넘게 한 다음 아래에서 문을 열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는데, 여기에는 올리버를 범죄자로 만들어버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페이긴과 몽스의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래서 페이긴의 뜻대로 올리버는 어둔 밤길에 사익스를 따라나선다. 혹시 기회를 봐서 도망을 치면 안될까? 그러나 무시무시한 사익스는 잠시도 감시의 눈길을 늦추지 않는다. 그러다가 드디어 ‘일터’에 도착했다. “잘 들어, 이 꼬마녀석아. 널 저 창문 안으로 집어넣을 거다. 이 등을 가지고 앞계단으로 살그머니 올라가서 앞문을 따고 우리를 들여보내. 허튼 수작을 할 때는 끝장날 줄 알아!” 권총을 휘두르며 사익스가 올리버에게 지시했다.
그런데 올리버는 이때, 어린 시절 죽 한 그릇을 더 달라고 외쳤던 용기를 다시 불러내보기로 결심한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거실 계단을 올라가 그 집 식구들을 깨우려고 했다. “돌아와!, 야, 너 미쳤어!” 아무리 사익스가 외쳐도 이미 올리버는 결심을 굳히고 그 일에 목숨을 걸었다. 이때 한 순간, 귀를 찢는 소리와 불빛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올리버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올리버의 외치는 소리에 잠을 깬 하인들이 나오자 사익스는 권총을 쐈고 이때 올리버가 상처를 입고 기절하자 그를 들쳐메고 내달린 것이다. 그러다가 올리버가 귀찮아지고 추적이 심해지면서 그를 버리고 둘만 도망치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도랑에 버려진 채 짧은 인생을 마감하기 직전, 사익스를 추적하던 하인들이 올리버를 발견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올리버에게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은 셈이었다.
행운은 그뿐이 아니었다. 이 집은 마침 메일리 부인과 그녀가 데려다 키운 로즈 메일리라는 착한 여인이 사는 곳이다. 이들의 친구인 의사 로스번씨의 치료와 재치, 그리고 이 두 여인의 무한한 모성애와 자비 덕에 올리버는 블레이더즈와 더프라는 무능한 형사들의 취조도 따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평온하고 행복한 가정의 울타리 속에서 사랑을 마시고 정을 느끼며 살게 된 것이다.
낸시의 죽음과 파국
올리버는 항상 여성들의 도움을 받는다. 가장 타락한 여인이라고 할 낸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낸시는 비록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으며 몸을 버렸고 흉악한 살인범과 함께 살고 있지만, 사익스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비록 올리버를 페이긴의 소굴로 유인하는 크나큰 공로를 세우긴 했지만 늘 올리버를 가엾게 여겨 그를 보호해주기 위해 노력했던 여인이었다.
그런데 이 낸시가 우연히 페이긴과 몽스의 은밀한 ‘사업’ 이야기를 엿들었다. 이제 올리버가 메일리 가문의 보호를 받고 있으므로 올리버를 타락시키기에는 크나큰 장애물이 생긴 것을 놓고, 몽스는 페이긴의 ‘관리소홀’을 따지고 들었고, 페이긴은 변명과 또 다른 음모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었다. 이 광경을 낸시는 몰래 보고 들은 것이다. 몽스는 이미 두 번째 단계 ‘작전’에 몰입해 들어갔다. 올리버가 태어날 당시 구빈원에서 일하던 범블과 범블과 재혼한 간호부장 코니 부인을 찾아가 올리버의 신원을 밝힐 증거를 제거함으로써 유산 상속의 경쟁자를 없애버리기로 한 것이다.
이 무렵 올리버는 메일리 부인과 로즈 등과 함께 런던에 와 있었다. 이제 올리버에 대한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그리고 여전히 그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낸시는 수소문 끝에 로즈 메일리를 찾아가 자신이 들은 모든 사실들을 털어놓는다. 이에 로즈는 크게 감명을 받아 낸시에게 범죄 소굴로 돌아가지 말고 같이 있자고 권유한다. “아니예요. 돌아가야만 해요. 왜나햐면...... 내가 얘기한 남자 중에서 가장 절박한 처지의 사내 하나가 있어요. 난 그를 떠날 수 없어요. 안되지요.” “아뇨, 같은 여자로서의 간청을 못 들은 척하지 마세요...... 내 말을 들으세요. 당신을 구해드릴게요. 더 나은 삶을 위해서.”“아, 참 고마운 말이군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너무 늦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