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지음 |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루이스 캐롤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앨리스: 이상한 나라로 여행하게 되는 주인공. 낮잠을 자면서 엉뚱한 꿈, 낯선 나라로 떨어져 기이한 동물과 희한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토끼: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된다. 이 토끼는 앨리스가 길을 잃거나 어리둥절해 있을 때마나 나타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헌정를 포함해 총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헌정시는 1862년 7월 4일 오후 나이 서른의 캐롤이 옥스퍼드 대학을 싸고 도는 템스 강으로 리델 학장의 세 자매와 함께 뱃놀이를 가서 느낀 들뜬 기분을 노래하고 있다. 물론 이 헌정시의 주인공은 앨리스다. 앨리스에 대한 캐롤의 감정이 보통 이상임을 알아챌 수 있는 시구들도 보인다.
토끼굴로 내려가다
앨리스는 언니인 로리나가 그림 하나 없는 책을 읽고 있는 것을 곁눈질로 쳐다보다가 따분한 나머지 졸음을 참지 못하고 낮잠에 빠져든다. 그 순간 눈이 빨간 토끼 한 마리가 앨리스 옆을 지나갔다. 토끼는 다음과 같이 중얼거렸다. “큰일났어, 큰일났군. 이러다간 늦겠는걸.” 앨리스는 드디어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고 말았다. 이 토끼는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들여다보면서 달려가고 있었다. 시계를 보는 토끼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 앨리스는 무작정 토끼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앞서 달려가던 토끼가 커다란 토끼굴로 뛰어들자 앨리스도 따라 토끼굴로 들어갔다. 앨리스는 깊고 깊은 허공 속으로 둥실둥실 떨어져내렸다. 공중에서 떨어지고 있는 동안에도 앨리스는 온갖 생각을 한다.
“도대체 얼마나 떨어진 거야?”, “이러다가는 지구를 뚫고 나가겠는걸!”, “고양이 다이애나가 오늘밤 외로워하겠지.”, “고양이 우유는 누가 주나?”...... 재미있게도 앨리스는 공중에서 떨어지는 동안에도 잠이 들어 고양이 손을 잡고 거닐고 있는 꿈을 꾼다. 그러다가 앨리스는 꿍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제야 다 내려온 것이다. 놀랍게도 앨리스는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사방을 둘러 보았지만 주위는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바로 그 순간 아까 그 토끼가 옆을 휙 지나갔다. 여전히 “큰일났어, 큰일났군. 이러다간 늦겠는걸” 하고 중얼거리면서 토끼는 모퉁이를 휙 돌아서고 있었다. 순간 토끼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곳은 자그마한 홀이었다. 홀 주변에는 문이 여러 개 있었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지만 열쇠가 없었다. 앨리스는 문득 다리가 셋 달린 유리 탁자 위에 황금색 열쇠를 발견하고 주변의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을 열기에는 열쇠가 너무 작았다. 그러던 중 앨리스는 커튼 뒤에 40cm 정도 되는 문을 발견했다. 세상에! 황금 열쇠는 그 작은 문에 꼭맞는 열쇠였다. 하지만 문이 너무 작아 앨리스는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밖으로 나갈 궁리를 하던 앨리스는 다시 탁자를 쳐다보았다. 아까는 없던 작은 병이 하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그 병에는 뭐라고 글씨가 쓰인 종이가 매달려 있었다. “마십시오” 뭘 말라는 거지? 독약인가. 그러나 병 어디에도 독약이라는 글씨는 없었다. 앨리스는 독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병에 든 것을 단순에 마셔버렸다. 그러자 갑자기 앨리스의 몸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키가 30cm 정도로 작아지고 말았다. 그러나 앨리스는 그만 황금 열쇠를 탁자 위에 얹어둔 채로 몸이 줄어 조그만 문을 열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한참을 엉엉 울고 난 앨리스는 탁자 밑에 있는 케이크를 발견했다. 그 케이크는 건포도로 “먹으세요”라고 씌어 있었다. 앨리스는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몰랐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케이크를 완전히 먹어치웠다.
눈물의 연못
그런데 갑자기 앨리스의 발이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앨리스의 목이 망원경처럼 주욱 늘어나버린 것이다. 앨리스는 멀리 보이는 발이 불쌍해보였다. 케이크를 먹은 다음 앨리스의 키는 3m가 넘게 커버린 것이다. 앨리스는 다시 작은 문을 통해 정원으로 나가려 했지만 너무 키가 커버려 도저히 문을 통과할 수 없었다. 앨리스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다.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와 깊이 약 10cm 쯤 되는 눈물의 연못이 생기고 말았다. 그러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그 순간 예의 그 흰토끼가 한 손에는 흰 장갑을, 다른 손에는 커다란 부채를 들고 앨리스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 토끼는 이번엔 “공작부인을 기다리게 하다니, 큰일 나겠군”하며 뛰어왔다. 토끼가 다가오자 앨리스는 말을 걸어보았지만 사람 소리에 놀랐는지 토끼는 장갑과 부채를 떨어뜨린 채 어둠 속으로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앨리스는 덜컥 겁이 났다. 도대체 자신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내가 누구지?” 앨리스는 자신이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수학 공식을 암기해보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배운 노래를 불러보기도 했다. 그런데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다시 슬픔이 복받친 앨리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 순간 앨리스는 자신이 이미 작아졌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앨리스는 탁자로 가 키를 재보았다. 키는 60cm 정도로 줄어 있었다. 앨리스는 키가 다시 줄어든 것이 부채를 부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야 문을 통과할 수 있게 된 앨리스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첨벙하고 턱까지 차는 물 속에 빠지고 말았다. 바닷물처럼 짠물이었다. 앨리스는 자신이 바다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앨리스는 바다에 빠진 것이 아니라 자기가 흘린 눈물의 연못에 빠진 것이다. 그 순간 약간 떨어진 곳에서 첨벙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름 아닌 생쥐였다. 생쥐가 하마나 바다코끼리만해 보였다. 그만큼 앨리스가 줄어든 셈이었다. 앨리스는 쥐에게 말을 거기 위해 영어로 불어 말을 걸었다. 생쥐에게 한다는 말이 하필이면 불어 교과서에 나오는 첫문장인 “내 고양이는 어디 있지?”였다. 생쥐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고양이는 정말 싫어!”하고 소리쳤다. 앨리스는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다이애나를 예로 들면서 생쥐를 달래려 했지만 허사였다. 고양이가 싫다니 앨리스는 이번에 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생쥐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물가로 헤험쳐 가버렸다.
눈물의 연못에는 생쥐 말고도 오리, 잉꼬, 새끼 독수리, 도우도우 새 등등 희귀한 동물들이 다 빠져 있었다. 앨리스를 선두로 모든 동물들이 물가를 향해 헤엄쳐나갔다.
코커스 경주와 긴 이야기
연못에서 나와 둑으로 올라온 동물들은 젖은 몸을 어떻게 하면 잘 말릴 수 있을까 토론을 벌였다. 동물들은 각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내용은 젖은 몸을 말리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이야기들뿐이었다. 맨 먼저 생쥐가 입을 열었다. 그의 입에서는 정복왕 윌리암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야기는 갑자기 주제를 벗어나 영국사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고 말았다. 그러다가 도우도우 새가 코커스 경주를 입에 담았고 앨리스와 나머지 동물들은 그 경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것은 달리기 경주로, 달리다 보면 젖은 몸도 마를 수도 있었다. 한 30분을 달리자 실제로 그들의 몸은 많이 말랐다. 그러자 동물들은 이번에는 몸이 마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달리기 경주에서 누가 이겼느냐 하는 문제로 다투기 시작했다. 결론은 모두가 이긴 것으로 결판이 났고 그렇다면 상을 받아야 할 텐데 누구한테 상을 받는냐 하는 문제가 튀어나왔다.
동물들은 모두 앨리스를 지목하고 상을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주머니를 뒤져 사탕을 찾아내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앨리스도 상을 받아야 하는데 사탕은 더 이상 없었다. 동물들은 사탕 대신 앨리스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골무라도 상으로 주기로 경정하고 앨리스에게 달리기 상으로 골무를 수여했다. 앨리스는 이 모든 것들이 우습게 생각됐지만 동물들의 표정이 너무도 심각해 웃을 수도 없었다. 동물들 사이에서는 상으로 받은 사탕을 먹는 것도 작은 일이 아니었다. 사탕을 다 먹고 난 동물들은 더 달라고 생쥐를 졸라댔고 생쥐는 그 대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생쥐는 슬프고도 긴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나 나머지 동물들은 뭐가 슬프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생쥐는 갑자기 앨리스를 돌아다보면서 자기 이야기를 열심히 들지 않았다고 나무라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말장난이 이어지다가 생쥐가 멀리 사라져버리고 다른 동물들도 밤이 깊어졌다는 핑계로 하나 둘 사라졌다. 혼자 남게 된 앨리스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한참 울고 있는데 어디선가 뚜벅뚜벅 발자국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앨리스는 혹시 생쥐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소리나는 쪽을 눈이 빠져라 쳐다보았다.
토끼가 꼬마 도마뱀 빌에게 심부름을 시키다
소리나는 곳에서는 토끼가 부채와 장갑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둘러보며 가까이 오고 있었다. 앨리스를 발견한 토끼는 그녀를 하녀로 착각하고 “아니, 매리 앤! 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라고 화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앨리스는 중얼거리며 달려가는 토끼 뒤를 따라 조그만 집 앞에 당도했다. 집안으로 들어가보니 탁자 위에 부채 한 개와 장갑 두세 켤레가 놓여 있었다. 그런데 거울 옆에 작은 병이 앨리스의 눈에 들어 왔다. 병에는 “마시세요”라는 표지가 붙어 있지는 않았지만 앨리스는 마개를 열고 내용물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러자 갑자기 앨리스가 커지기 시작했다. 반 병밖에 마시지 않았는데 이미 앨리스의 머리는 천장에 닿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앨리스의 몸은 계속 자라 결국 한 팔은 창문 밖에, 한 발은 굴뚝 속으로 밀어넣을 수밖에 없었다. 몸이 너무나 커버려 도저히 집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게 되자 앨리스는 슬퍼졌다. 동화책에서 읽은 일들이 실제로 자신에게 일어나자 앨리스는 기분이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토끼는 앨리스에게 부채와 장갑을 가져오라고 재촉하며 언성을 높였다. 기다리다 지친 토끼가 집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토끼가 문 대신 창문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손을 휘젓는 바람에 토끼는 온실로 떨어지고 말았다. 토끼는 마지막으로 지붕에 있는 굴뚝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토끼는 이번에 도마뱀 빌을 굴뚝 속으로 집어넣을 작정이었다. 앨리스는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도마뱀 빌을 발로 뻥 차버렸다.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토끼는 손수레 한 대에 조약돌을 실어와 그 조약돌을 앨리스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조약돌들이 모두 조그만 과자로 변해 있었다. 앨리스는 과자를 꿀꺽 삼켰다. 그러자 앨리스의 몸이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집을 빠져나와 숲을 향해 달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몸집이 커다란 강아지와 마주치게 되었다. 몸집이 엄청나게 큰 강아지였다. 사실은 앨리스의 몸이 강아지보다도 훨씬 작아져 있었다. 앨리스는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을 쳐 간신히 그 강아지를 따돌렸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앨리스는 배가 고팠고 먹을 것이 없나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침 앨리스 옆에는 자기만한 버섯이 있었고 갓 위에서 쐐기가 물담배를 피고 있었다.
쐐기의 충고
쐐기는 앨리스를 보자 궁금했는지 “넌 누구냐?”하고 물었다. 몸이 줄었다 늘었다 하고, 하도 정신없이 도망을 다녔기 때문에 엘리스 자신도 누구인지 정확히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앨리스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앨리스는 학교에서 배운 노래와 시를 외워보기로 했다. 앨리스가 열심히 「이제는 늙으셨어요, 윌리엄 신부님」이라는 시를 외웠지만 쐐기는 전부 틀렸다고 호통을 쳤다. 앨리스가 불쌍했던지 쐐기는 “한쪽은 네 키를 자라게 하고 다른 한쪽은 작아지게 할 거다”라는 말을 남기고 숲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한 앨리스는 “아! 버섯을 말하는구나” 하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오른쪽 버섯을 먹자 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왼쪽 버섯을 먹자 앨리스의 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할 수 없이 오른손과 왼손에 있는 버섯을 번갈아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키가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원래의 키로 돌아갔다. 몸이 하도 여러 번 변해 정상적으로 돌아오자 앨리스는 오히려 어색했다. 숲을 지나던 앨리스는 1m 정도 되는 집을 발견하고 오른손에 있는 버섯을 먹기 시작했다. 키가 25cm 정도로 줄어들자 앨리스는 그 집을 향해 걸어갔다.
돼지와 후춧가루
집에 당도한 앨리스는 어떻게 할까 곰곰이 생각하며 서 있었다. 집 앞에는 개구리 하인이 서 있었고 여왕이 보낸 물고기 하인은 “공작부인에게 여왕 전하께서 보내신 크로켓 경기 초대장입니다”하고 엄숙하게 말했다. 앨리스는 개구리 하인이 나온 집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앨리스는 개구리 하인과 입씨름을 한참 동안이나 한 다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아기를 보고 있는 공작부인과 스프를 젓고 있는 요리사가 있었다. 그리고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공작부인은 자신이 안고 있는 아기가 돼지라고 생각했고 말끝마다 ‘돼지야!’라는 토씨를 힘주어 말했다. 그 순간 용리사가 던진 접시며 그릇이 공작부인과 아기를 향해 날아왔다.
집안은 엉망이었다.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지구가 지축을 중심으로 12시간마다 한바퀴를 돈다느니 24시간마다 돈다느니 하는 말뿐이었다. 갑자기 공작부인이 안고 있는 아기를 앨리스에게 휙하고 던졌다. 공작부인은 여왕이 초대한 크로켓 경기에 갈 모양이었다. 앨리스에게 안긴 아이는 사람이 아니라 돼지와 모습이 흡사했다. 아니 돼지였다. 더 이상 돼지를 안고 가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한 앨리스는 돼지를 땅에 내려놓았다. 홀가분해진 앨리스는 다시 숲속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체셔 고양이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었다. 고양이가 반가웠던 앨리스는 어는 쪽으로 가야 할지 물었다. 고양이의 대답은 마음대로 가라는 거였다. 그러자 앨리스는 다름 식으로 고양이에게 물었다. “여기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니?” 고양이는 오른발을 들어 모자장이 해터가 있는 곳을, 왼발을 들어 3월의 토끼 헤어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둘 다 미치광이야.” 웃는 고양이와 미치광이, 크로켓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앨리스는 3월의 토끼 헤어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얼마 가지 않아 앨리스는 3월의 토끼 헤어의 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이 작았기 때문에 앨리스는 왼손에 들고 있던 버섯을 뜯어먹어 키를 60cm 정도로 만들었다.
미친 다과회
그 집 앞 나무 옆에는 식탁이 차려져 있었다. 모자장이 해터와 3월의 토끼 헤어가 식탁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 둘 사이에는 동면쥐가 앉아 잠을 자고 있었다. 그들은 앨리스를 보고 자리가 없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앨리스는 식탁 한쪽 끝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았다. 모자장이 해터와 3월의 토끼 헤어는 식탁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이 내뱉는 말은 온통 수수께끼 같았다. 까마귀와 책상이 같은 점이 뭐냐고 물은 해터는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시계 얘기를 들고 나온다. 시계에서 이야기는 갑자기 시간으로 건너뛴다. 앨리스에게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정말 따분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다. 공부하기 싫은면 어떻게 해야 할까? 3월의 토끼가 묻고 혼자 이렇게 대답한다. “시간에게 부탁하는 거야. 그럼 눈 깜짝할 사이에 바늘은 1시 반을 가리키게 되거든.”
모장장이 해터와 3월의 토끼 그리고 동면쥐가 둘러앉아 있는 식탁에는 그릇이 많이 나와 있었다. 그들은 그릇을 모두 꺼내놓고 자리를 옮겨가며 새 그릇을 이용해 차를 마셨다. 그릇을 씻지 않는 것에 대한 모장장이 해터의 변명은 차를 24시간 내내 마시느라 그릇 닦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은 후 3월의 토끼 헤어가 앨리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댔다. 앨리스는 아는 이야기가 없다는 핑계를 대고 대신 잠꾸러기 동면쥐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잠이 덜 깬 동면쥐는 “옛날 옛적에 엘시, 레시, 틸티라는 세 자매가 살고 있었어......” (물론 이 세 자매는 다름 아닌 리델 학장의 세 딸들이다.) 동면쥐에 다르면 그 세 자매들은 우물 속에 살고 있었는데 이유는 당밀이 솟아나는 우물이었기 대문이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그들은 한 자리씩 옆으로 이동해야 했다. 깨끗한 잔에다 차를 부어 마시기 위해서는 그 수밖에 없었다. 모장장이 해터와 3월의 토끼 헤어가 말다툼을 하는 사이 동면쥐는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앨리스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앨리스는 문이 달려 있는 나무를 발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유리 탁자도 있었고 황금 열쇠도 있었다. 앨리스는 키가 30cm 정도 될 때까지 버섯을 조금씩 먹었다. 키가 작아진 앨리스는 황금 열쇠로 자물쇠를 열고 좁은 통로로 빠져 들어갔다. 앨리스는 마침내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시원한 분수가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