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나사니엘 호손 지음 | -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나사니엘 호손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헤스터 프린: 아름답고 열정적이며 강한 인내력을 지닌 여인. 딤스데일 목사와 사랑에 빠져 펄을 낳고 그 결과 간통을 의미하는 A자를 가슴에 달고 살아간다.
아서 딤스데일: 교구민의 존경을 받는 목사. 헤스터를 사랑해 펄을 낳지만 자기 죄를 고백하지 못하고 심한 양심의 가책에 빠진다.
로저 칠링워스: 헤스터의 남편. 학자이며 의사였지만 아내의 연인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다.
펄: 헤스터와 딤스데일 사이에서 태어난 딸.
그 남자의 이름을 대시오!
1642년 6월 아침 준엄한 용모의 청교도들이 보스턴 시장의 감옥문 앞에 서 있다. 그들이 여기에 모인 것은 간음죄를 저질러 아이를 낳은 헤스터를 보기 위해서였다. 순찰관에 이끌려 감옥에서 나온 헤스터는 키가 크고 아름다운 단정한 기품의 귀부인이었다. 아기를 안은 그녀의 앞가슴에는 A라는 글자가 주홍빛깔의 천에 화려한 금색 실로 수놓여 있다. 헤스터가 치욕스럽게 처형대 위에 아기를 안고 세 시간 동안을 서 있어야 하는 벌을 받는 바로 그날, 2년 동안 행방불명이었던 그녀의 남편이 인디언을 안내삼아 보스턴에 도착하였다. 현재의 곤경을 잊어보려고 과거를 회상하던 그녀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구경꾼들 끝에 서 있는 남편을 발견하고 전율한다. 헤스터의 남편 칠링워스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안고 처형대 위에 서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헤스터를 심판한 재판관들 역시 벌의 집행을 보기 위해 나와 있었는데 마을 유지들의 청에 딤스데일 목사는 헤스터에게 아이 아버지의 이름을 밝히라고 설득한다.
“그대와 영혼을 나누었고 그리고 고통을 나누고 있는 그 남자의 이름을 대시오! 그에 대한 그릇된 동정이나 착한 마음씨로 침묵을 지켜서는 안되오! 그대가 침묵을 지킴으로써 그자에게 무슨 이득이 있단 말이오? 그대의 침묵은 그로 하여금 죄를 저지른 위에 다시 위선을 더하도록 유혹, 아니,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이오.”
헤스터는 젊은 목사의 깊은 눈을 들여다보았다.
“너무 깊이 찍힌 낙인이어서 도저히 그 글자를 떼어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고뇌 외에 그분의 고통까지도 견디고 싶습니다.”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를 밝히라는 칠링워스의 목소리에 이 아이에게는 지상의 아버지는 없다고 하며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감옥에서 환자와 의사의 신분으로 만난 칠링워스는 헤스터 앞에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였다.
“당신의 꽃봉오리 같은 젊음을 유혹해 늙은 나와 부자연스럽고 거짓된 관계를 맺게 했으니 내가 잘못이오. 우리에게 못할 짓을 한 그 작자가 도대체 누구요? 대답을 못한다고? 그렇다면 난 책에서 진리를 찾듯, 연금술에서 금을 찾듯이 그 사내를 찾아내겠소. 그놈은 결국 내 것이 될 거요.”
그러면서 늙은 의사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 것을 다짐한다.
“당신이 애인의 비밀을 지키듯 내 비밀도 지켜주시오! 이 땅에 나를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소. 여기에 나와 가장 긴밀한 유대로 연결된 남자와 여자와 그리고 아이가 있기 때문이오. 헤스터 프린! 내 고향은 당신과 그 사람이 있는 곳이오. 나의 주문을 어기지 마오!”
“그이와의 약속을 지키듯 당신과의 약속도 지키겠어요!”
형기를 마친 헤스터는 마을 외곽의 오두막에 자리잡고 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갔다. 다른 곳으로도 떠날 수 있었지만 이 땅에는 그가 살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이 땅에서 죄를 지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 형벌은 이곳에서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으로써 치욕의 고통이 그녀의 영혼을 씻어주고 또 다른 순결을 가져다주리라고 믿었다. 이는 자신이 뉴잉글랜드에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로서 오랜 숙고 끝에 스스로 도달한 결론이었다. 이곳에 살면서도 헤스터는 사회와의 관계에서 자기가 속해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할 만한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형식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이 고장의 거리를 거닐며 그녀는 이 주홍글씨가 자기에게 새로운 감각, 즉 남의 가슴속에 숨겨진 죄를 탐지해내는 힘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 일이 있어도 이 애를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엄마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종종걸음으로 따라다닌 헤스터의 딸 펄은 진주라는 단어를 연상케 하는, 헤스터가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해서 얻은 유일한 보물이라는 뜻이었다. 엄마가 상상력과 재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치장해준 옷을 입은 이 아이는 진주가 아닌 루비를 연상시키는 아주 예쁘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주었다. 태어날 때부터 추방당한 아이였던 펄은 청교도 아이들의 따돌림을 받아 놀아줄 친구가 없었고 동네아이들의 이런 감정을 알아차리고는 아이들의 조롱에 대해 격정적인 증오심으로 대항하였다.
항상 혼자 놀아야 했던 이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유심히 본 것은 엄마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였다. 들에서 꺾은 꽃을 가슴에 달린 글자에 던지면서 노는 펄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헤스터는 슬퍼하였다.
“오, 하늘에 계신 아버지! 당신이 아직도 나의 아버지라면 도대체 이 아이는 무엇입니까?”
스스로 미궁 속에 빠진 헤스터는 그 의문을 해결하지 못했다.
펄의 아버지를 알아내려다 실패한 이웃들은 이 아이의 남다른 성질을 보고는, 필시 악마의 자식일 거라고 수군거렸다. 이 어린아이가 제멋대로 자란다고 생각한 이웃사람들은 헤스터에게서 떼어놓아, 신심이 깊은 교구민이 양육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벨링엄 지사댁에 윌슨 목사, 딤스데일 그리고 이 젊은 목사의 주치의인 칠링워스가 펄의 양육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모였다. 대외적으로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던 헤스터는 여기에서만큼은 강력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하나님은 여러분이 내게서 빼앗아간 모든 것의 보상으로 이 애를 주셨습니다. 이 아이는 저의 행복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고통입니다. 또 벌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는 저를 벌주는 힘이 백만 배나 큽니다. 죽는 일이 있어도 이 애를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딤스데일 목사님은 과거의 제 목사님이었고 제 영혼을 책임지셨던 분입니다. 그러니 저를 위해 말씀 좀 해주세요. 어머니로서의 권리가 무엇인지, 어린애와 주홍글씨밖에 남지 않은 마음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목사님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난 이 애를 뺏기지 않을 거예요! 제 청을 꼭 들어주세요!”
수척해보이는 목사는 검은 눈 깊숙이 괴로움을 담고, 그러나 헤스터를 위해 힘차고 또렷한 목소리로 변호해주었다.
“아비의 죄악과 어미의 수치 사이에서 태어난 저 애는 어머니에게 여러모로 감화를 주기 위해 하나님 손에서 태어난 아이입니다. 저 애는 어머니의 축복을 위해 온 것입니다. 또 아이 어머니 자신이 설명한 바와 같이 어머니의 죄를 벌하기 위해 온 것이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가슴을 찌르는 고통이며 가시가 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저 여인은 아이를 있게 해주신 하나님의 기적을 엄숙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 죄지은 어머니는 죄지은 아버지보다 행복합니다. 이 모녀를 신의 섭리가 처리하신 대로 놔두도록 합시다!”
딤스데일의 도움으로 헤스터는 펄을 빼앗기지 않게 되었다.
한편 로저 칠링워스는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지식과 의술을 이용하여 건강이 점점 악화되어가는 딤스데일 곁에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뚜렷한 이유 없이 나빠져가는 목사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의 배려로 목사의 주치의가 된다. 이 두 사람은 한집에 기거하게 되었고 이에 칠링워스는 마치 실험대상이라도 삼은 듯 목사의 마음을 거침없이 파고들어갔다. 목사의 마음속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는 동안 칠링워스는 점점 더 악마적인 추악한 늙은이로 변해갔고 딤스데일은 양심의 가책으로 격심한 고통과 환상에 시달리게 되었다.
자정 처형대 위에 서다
헤스터가 처형대 위에 섰던 사건 이후 7년이 지난 어느날 밤, 바느질감을 가져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몽유병자처럼 처형대 위에 서 있는 딤스데일 목사와 뜻밖에 해후한 그녀는 너무 쇠약해진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헤스터! 헤스터 프린! 당신이오? 당신과 펄은 여기 서봤지만 나는 함께 서지 못했소. 다시 한 번 올라오시오. 그래서 우리 셋이 함께 서봅시다!“
딤스데일 목사와 헤스터 그리고 펄은 아무도 없는 한밤중의 처형대 위에 나란히 손을 잡고 섰다.
“목사님, 내일 낮에 여기에서 우리 엄마와 내 손을 잡아줄 수 있어요?”
“아니, 그건 안돼, 펄. 다른 날, 최후의 심판을 받는 날 잡아주마.”
목사는 속삭였다. 그 처형대 위에서 목사는 가슴에 손을 얹고, 그리고 헤스터 프린은 수놓은 글자를 가슴에 빛내면서, 둘을 이어주는 펄의 손을 잡고 서 있었다.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던 칠링워스를 보고 딤스데일은 헤스터에게 묻는다.
”저이가 누구요? 누구야! 저 사람을 보면 내 영혼은 소름이 끼치오!“
그러면서도 목사는 그에게 다가와 집으로 가자는 칠링워스의 손에 끌려 집으로 돌아간다.
7년 동안 수녀처럼 봉사의 삶을 살아온 그녀를 마을 사람들은 ‘우리의 헤스터’라며 자랑스러워한다. 이제 그녀 가슴에 달린 간음을 뜻하던 A는 ‘능력 있는 Able'이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마을의 재판관들은 그녀가 A자를 달지 않아도 된다는 논의를 하였으나 헤스터는 그것은 관리들이 마음대로 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거부하였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7년을 살아온 동안 마을사람들이 보는 헤스터의 모습이 그녀의 전부는 아니었다. 사회의 규범은 그녀의 법이 아니었다. 이제 그녀는 칠링워스의 손에서 딤스데일 목사를 구해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바닷가에서 만나게 된 헤스터는 칠링워스에게 딤스데일을 용서해달라고, 그 이상의 보복은 하느님께 맡겨달라고 간청하지만 그는 자기에게는 용서할 힘이 없다고 냉정하게 거절한다.
“헤스터, 9년 전의 나를 기억하오? 나는 평생을 학구적이고 사색적으로 살아왔지. 나만큼 행복한 인생도 없었지. 그런 나를 기억하시오? 당신은 나를 냉정한 사람으로 생각했겠지만 나는 욕심 없고, 친절하며, 공정한 사람이었어.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지금의 내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이미 얘기한 바 있소. 악마란 말이오! 누가 이렇게 만들었소?”
“저도 그 점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당신은 충분히 복수했어요. 그분도 이제는 당신의 정체를 알아야 합니다. 당신과의 비밀을 지켜왔기 때문에 그분께 해독과 파멸을 안겨주는 빚을 졌습니다. 이제 그 빚을 갚아야겠습니다. 당신에게 비루하게 바라고 싶지는 않아요. 누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증오심을 청산하고 다시 한 번 인간답게 되어주세요. 당신 자신을 위해서.”
“입 닥쳐, 헤스터! 내겐 용서할 힘이 없소! 당신이 말한 그런 힘이 내게는 없단 말이오. 당신이 첫발을 그릇되게 내디뎠기 때문에 악의 씨를 뿌려놓은 것이오! 이것이 우리의 타고난 운명이오. 시커먼 악의 꽃이 피려면 피게 놔두시오!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가고 그 사람은 당신 마음대로 하시오.”
헤스터는 냉정하나 현명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던 칠링워스의 추악한 변모에 가슴 아프면서도 그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감정을 품는 자신을 꾸짖어보았지만 그 감정을 억제하기도, 지우기도 불가능했다.
숲속의 연인들
옛 남편의 정체를 딤스데일 목사에게 알리겠다고 결심한 헤스터는 인디언들 사이에서 설교하던 엘리어트 사도를 만나고 돌아오는 목사와 숲속에서 조우한다. “헤스터, 헤스터 프린! 정말 당신이오? 살아 있는 당신이오?”
“그럼요, 살아 있고 말고요! 지난 7년 동안 살아 있던 것처럼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그런데 아서 딤스데일, 당신이야말로 정말 살아 있나요?”
숲속에서 만난 그들은 상대방을 유령처럼 두려워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헤스터는 괴로워하는 딤스데일에게 “당신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뼈저리게 뉘우쳤다”고 위로하지만 그녀의 말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내가 진정으로 회개했다면 벌써 오래 전에 이 위선적인 목사직을 떠났을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최후의 심판을 받듯 나 자신을 사람들에게 드러냈든가. 가슴에 주홍글씨를 달고 다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오. 나의 주홍글씨는 남모르게 불타고 있소! 지금은 모두가 거짓이고 모두가 공허요! 모두가 죽음뿐이오! 친구 한 사람이라도 있어 내가 가장 비열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준다면 차라리 내 영혼이 살아날 수 있을 텐데!”
“당신이 원하시는 친구, 그 죄의 공범자로 저를 택해주세요! 그런데 딤스데일 당신은 지금 원수와 한집에 살고 있어요.”
“오, 헤스터, 그게 무슨 소리요? 당신은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오! 그 수치! 그 창피! 병들고 죄 많은 가슴을 바로 그 사람 앞에 드러내놓다니! 당신을 용서할 수 없소!”
“벌은 하느님께 받겠어요! 당신은 용서해주셔야 해요! 용서해주세요, 제발!”
“용서하겠소. 하지만 어떻게 그 무서운 원수와 함께 같이 살아가란 말이오? 헤스터, 당신은 강한 여자이니 나를 위해서 어떤 결단을 내려주오!”
“모든 것을 버리고 문명사회이든 인디언들이 사는 곳이든 그곳으로 떠나세요. 딤스데일이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성함으로 나와 함께 떠나요!”
일단 이렇게 결심하고 나니, 고통에 짓눌린 딤스데일의 가슴에도 이상한 기쁨이 빛나는 듯했다. 정신적인 감옥에서 탈출한 죄수가 신선하고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때의 그런 기쁨이었다.
“헤스터 당신은 나의 천사요! 숲속에서 전혀 새로운 인간이 되어 새로운 힘을 갖고 하느님을 찬미하게 된 거나 다름없소!”
헤스터는 가슴 위의 주홍글씨를 떼고 머리의 모자를 벗었다. 숱 많은 머리가 어깨 위를 타고 흘러내렸다.“당신은 펄을 아실 거예요. 우리 둘의 귀여운 펄 말이에요!”
“그 애가 나를 좋아할까?”
주저하는 딤스데일에게 헤스터는 그 아이가 자기를 사랑하니 그도 역시 사랑할 거라며 개울 건너에 있는 아이를 불렀다. 그러나 펄은 너무나 변해버린 엄마의 모습을 보더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라면서 가까이 오려 하지 않았다.
펄은 이렇게 묻는다.
“저분이 우리를 사랑해요? 우리들과 손을 잡고 시내로 가주신대요?”
당황한 딤스데일은 키스를 해주면 아이의 환심을 살 수 있을까 해서 허리를 굽혀 펄의 이마에 키스한다. 하지만 펄은 엄마를 뿌리치고 시냇가로 달려가 이마를 씻어버렸다. 펄은 엄마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때까지 개울 건너에서 고집을 부리다 헤스터가 다시 모자를 쓰고 주홍글씨를 단 뒤 딤스데일이 떠나자 그제서야 엄마 곁으로 돌아왔다.
헤스터와 만나고 돌아온 목사는 전에 없이 원기가 솟았고 사상과 감정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숲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불경스런 말들을 지껄이는 환영에 사로잡혔다. 그는 길에 서서 마음속으로 ‘내가 미친 것일까? 아니면 악마의 수중에 넘어가버린 것일까? 숲속에서 악마와 계약하고 피로 서명했는가?’ 라고 외쳤다. 타락한 목사! 그는 바로 이런 계약을 맺은 것이다. 행복한 꿈의 유혹을 받아 죄악에 굴복하자 이 죄악의 독소는 체내로 퍼져갔다.
집에 돌아온 목사는 예전과는 달리 왕성한 식욕으로 식사를 하고 이곳에서의 마지막 설교가 될지도 모르는 선거축하 설교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해 밤을 꼬박 새워 원고를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