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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
햄릿(Hamlet, Prince of Denmark)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저 자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가장 진부하면서 가장 참신한 작품들 속에 인간성의 모든 것, 영구불변의 진리를 담다,



‘친숙한’ 셰익스피어, 그의 남아 있는 기록들, 남아 있지 않은 기록들

누가 뭐라든,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세계 최고의 극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쓴 37편의 드라마는 오늘날에도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어 TV, 영화, 연극 무대에 올려지고 있고, 챨스 램 남매가 각색한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들》을 포함, 독자에 따라 그 내용과 수준을 달리하는 책들이 계속해서 쏟아져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의 드라마 중 몇 편의 내용은 세계각국의 남녀노소에게 진부하리만치 친숙하다. 사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틋한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나 정작 셰익스피어가 어떠한 삶을 살았고, 자신을 둘러싼 당대 문제들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를 말해주는 직접적인 자료는 거의 없다. 단지 그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근대의 탄생이라는 엄청난 역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그가, 자신을 휘감고 도도히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알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삶에 대한 단서가 될 최초의 기록은 1564년 4월 26일의 세례 기록이다. 영국의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소읍 스트래트포트 온 에이븐에 있는 성삼위일체 교회는,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 사이의 3남으로 태어난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564년 4월 26일 이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버지가 마을의 읍장을 지낼 정도의 유지였으므로 셰익스피어는 상당히 풍족한 어린시절을 보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마을의 문법학교를 다녔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으로 남아 있는 기록은 결혼에 관한 것. 1582년 11월 27일 당시 18세였던 셰익스피어는 자신보다 8년 연상이었던 앤 헤서웨이와의 결혼허가서를 발부받았는데, 세 번의 결혼예고 후에야 결혼이 이루어지던 일반적인 관례와는 달리 급하게 허가서를 발부받았다는 사실과 신부와 신랑의 나이차이가 많이 나며 이들 부부의 첫딸 수잔나가 결혼 후 6개월 만에 태어났다는 것,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런던에서 활동한 십수년 간 두 사람이 떨어져 살았다는 사실 등등, 그의 결혼 생활은 후대인들의 온갖 상상의 근원이 되었다. 이들 부부는 2년 후 햄넷과 주디스라는 쌍둥이 남매를 얻게 된다. 이때부터 셰익스피어가 런던의 배우 겸 극작가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1592년까지,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극장의 시인, 셰익스피어

1592년 9월, 극작가였던 로버트 그린이 사망한 직후, 그가 임종 침상에서 탈고한 자서전격의 유작이 출판되었다. 그 팜플렛에서 그린은 셰익스피어를 '벼락출세한 까마귀'에 비유하면서, 대학교육도 받지 못한 풋내기 배우요 극작가인 셰익스피어가 영국의 연극계를 뒤흔드는 것에 심한 질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글은 1592년에 이미 셰익스피어가 배우로서, 극작가로서 확고부동한 자리에 올랐음을 증명해준다. 셰익스피어는 극작가로서 확실한 성공을 거둔 후에도 배우활동을 계속했는데, 1608년 기록에도 여전히 출연배우 명단에 그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1594년 챔벌린 극단에 입단한 그는 일 년에도 여러 편씩, 놀라운 언어구사력과 탄탄한 플롯을 바탕으로 각양각색의 생동감 넘치는 인물이 등장하는 극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당대 최고의 극작가로서의 명성과 부와 인기를 한몸에 누리게 된다. 1589년 《헨리6세》를 시작으로 1611년 《태풍》에 이르기까지 그는 총 37편의 극을 남겼다. 1613년 플렛처와 공동 집필한 《나의 두 귀족 친척》을 끝으로, 그는 극작가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고향인 스트래트포드로 돌아가 편안한 말년을 보냈으며, 1616년 4월 23일 생을 마감하였다.

‘영원한’ 셰익스피어, 격변기의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가 살았고 작품 속에 그려낸 시대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도입으로 근대가 태동하던 대변혁기였다. 그 시대에 두 힘의 충돌과 그 갈등을 축으로 하는 드라마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성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몇백 년을 이어오던 질서가 스러지고 전혀 새로운 질서가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에, 위로는 국왕으로부터 아래로는 하층계급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모든 계층이 함께 극장에 드나들며 무대에서 벌어지는 ‘역사’를 보고 그 역사의 형성에 참여했던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근대로 이행하는 역사적 흐름의 필연성을 짚어내고 그 질곡과 모순의 단초들을 예리하게 지적해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모두 셰익스피어의 사후에 동료 배우들과 인쇄업자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을 근거로 출간한 것들이다. 박제된 진리로서가 아니라 ‘열린’ 창작물로서의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갖는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하는 부분이다.


Short Summary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독일에서 공부를 하던 중 아버지의 부음을 받고 급히 돌아온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다 아버지 사망 후 두 달도 안되어, 그것도 숙부와 재혼한 어머니 때문에 햄릿은 혼란스럽고 우울하다. 바로 이때 그의 친구 호레이쇼는 죽은 부왕의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햄릿은 이 말을 듣자마자 아버지의 죽음에 뭔가 비밀이 숨어 있음을 직감한다.

마침내 햄릿과 만난 유령은 자신이 동생인 클로디어스에게 살해되었음을 알리며 햄릿에게 복수를 부탁한다. 햄릿은 유령의 말대로 복수를 맹세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는’ 중대한 일이기에, 그리고 어머니가 중간에 끼여 있기에, 그리 쉽지가 않다. 햄릿은 우선 세상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미쳐버린 척하기로 한다. 그러나 우발적으로 폴로니어스를 죽이게 되면서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 숙부에 의해 영국으로 보내어진다. 그가 없는 사이, 그가 사랑했던 오필리아는 일련의 사태에 충격을 받아 미쳐버리고 결국 물에 빠져 죽고, 오빠인 레어티스는 햄릿에게 복수를 다짐하는데….



햄릿(Hamlet, Prince of Denmark)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햄릿: 덴마크의 왕자. 학식과 용기, 감수성과 지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클로디어스: 형을 살해하고 왕위와 형수까지 차지한 냉혹한 인물이지만 뛰어난 현실감각과 적응력을 지니고 있다.

거르투르드: 햄릿의 어머니. 죽은 남편과 클로디어스, 햄릿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나약한 인물이지만 이들에게 각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인물이다.

오필리아: 햄릿이 사랑하는 여인. 자신도 햄릿을 사랑하지만 그의 복수전 와중에 제일 먼저 희생되어 미쳐버린다.

폴로니어스: 오필리아의 아버지. 클로디어스의 충복으로 매사에 참견하기를 좋아하고 말이 많다.

레어티스: 검술의 달인으로 프랑스에 유학 가 있는 오필리아의 오빠이다. 성질이 급하지만 동생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유별난 젊은이이다.

호레이쇼: 햄릿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로 햄릿의 복수 과정을 지켜보며 도와준다.





제1막 고통스러운 운명



세상이 온통 잘못되어 있어. 오, 저주받은 운명이여

내가 그걸 바로 잡기 위해 태어나야 했다니.



막이 열리면 두 명의 경비병이 등장하여 최근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의 위협과 이로 인해 국내에서 벌어지는 전쟁준비를 걱정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목격했던 선왕의 유령이 혹시 나라의 위기를 경고하려던 것이 아닌지 두려워한다. 경비병들은 이 소식을 햄릿의 친구인 호레이쇼에게 전하고 이 사태를 걱정하는 세 사람 앞에 다시 유령이 나타난다. 세 사람은 유령에게 말을 걸지만 유령은 아무 말 없이 사라지고 호레이쇼는 이 소식을 햄릿에게 알리기로 한다.

한편 궁정에서는 새로 국왕에 취임한 클로디어스의 축하연이 열리고 있다. 이 축하연은 또한 클로디어스와 거르투르드의 결혼을 축하하는 것이기도 한데, 떠들썩한 잔치 분위기 속에 오직 햄릿만이 섞이지 않은 채 이 광경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클로디어스는 새로 즉위한 첫 조치로 노르웨이에 사신을 보내 포틴브라스의 위협을 봉쇄하겠다고 하고, 이어서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레어티스의 청을 수락하는 등 국왕으로써 유능하고 능숙하게 국정을 처리한다.

또한 클로디어스는 햄릿이 위텐버그 대학으로 돌아가는 것을 만류하면서 죽은 아버지에 대한 애도는 그만하고 이제 자신 곁에 있으라고 짐짓 다정한 모습을 보인다. 거르투르드까지 이에 합세하여 설득하자 햄릿은 일단 그 명령에 따르겠노라고 대답하지만 혼자 남게 되자 곧 어머니와 숙부,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다. 일차적으로는 아버지가 죽은 지 두 달도 안되어 숙부와 근친상간적인 결혼을 한 어머니에 대한 것이고, 그래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 Frailty, thy name is woman“라며 여성 모두를 싸잡아 공격하지만, 이차적으로는 죽은 아버지와 클로디어스의 차이, 즉 아름답고 위엄 있는 태양의 신(Hyperion)과 반은 인간이고 반은 짐승인 괴물(satyr)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클로디어스의 지배를 기꺼이 받아들인 온 세상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햄릿이 이처럼 생각하며 독백하고 있을 때 호레이쇼와 경비병들이 들어와 죽은 선왕의 유령에 대해 알려주자 햄릿은 자신 역시 그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음을 드러낸다.

레어티스는 프랑스로 떠나기에 앞서서 햄릿의 구애를 두고 여동생 오필리아에게 애정어린 잔소리를 한다. 비록 햄릿이 지금은 오필리아를 사랑할지 몰라도 그는 일국의 왕자의 신분이고, 따라서 결혼이 그의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 분수를 알아서 현명하게 처신하라는 것이다. 아버지 폴로니어스도 이 견해에 동의하며 조심하라고 하자 오필리아는 다소곳한 딸답게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한다.

한편 궁정에서는 클로디어스의 경축연이 밤을 새워 흥청망청 계속되고 그 경축연에서 멀리 떨어져서 경비병들을 따라 성벽으로 올라간 햄릿은 마침내 선왕의 유령을 만난다. 호레이쇼와 친구들은 햄릿에게 그 유령의 정체를 알 수 없으니 따라가지 말라고 만류하지만 햄릿은 단호하게 그들을 물리치고 유령과 단둘이 호젓한 곳으로 간다.

유령은 자신이 선왕의 유령임을 밝히면서 자신이 회개조차 못하고 갑자기 살해당했기 때문에 천당에 가지 못하고 이렇게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클로디어스의 발표에서처럼 자신이 낮잠을 자다가 뱀에게 물려 죽은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클로디어스에 의해 독살되었음을 밝힌다. 호시탐탐 왕위와 왕비를 노리던 친동생 클로디어스가 평화롭게 정원에서 낮잠을 자던 자신의 귀에 독을 부어넣었고, 그래서 자신은 보기에도 끔찍한 모습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령은 햄릿에게 세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복수해달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과정에서 ‘네 마음을 더럽히지 말라 taint not thy mind’는 것이며, 세 번째로 어머니는 그냥 두라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아침이 다가와 유령은 고통 속으로 되돌아가고 혼자 남은 햄릿은 절규하며 어머니와 숙부에 대한 증오를 표출한다.

한편 햄릿을 찾아 헤매던 호레이쇼 일행은 햄릿이 무사한 것을 보고 안도하고 햄릿은 이들에게 오늘밤 있던 일을 비밀에 부쳐달라며 자신의 칼에 맹세할 것을 요구한다. 유령과의 만남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햄릿은 아무것도 얘기해주지 않고 단지 앞으로 자신이 혹시 미친 것으로 가장하더라도 놀라지 말며 뭔가 내막을 아는 듯한 내색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이제 햄릿은 고통스럽더라도 복수를 피해갈 수 없는 운명으로 떨어진다.



제2막 복수를 위한 준비

폴로니어스가 아들 레어티스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보낼 정탐꾼 레이놀즈와 얘기하고 있는 중에 오필리아가 놀라 뛰어들어온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방에 왔다간 햄릿의 행동에 너무나 놀라고 당황하여 아버지를 찾아온 것이다. 햄릿은 옷이 온통 풀어헤쳐진 채로 와서 아무 말 없이 오필리아의 팔을 잡고는, 자신의 팔 길이 만큼의 거리를 두고 오필리아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다가, 너무나 가여운 얼굴로 깊은 한숨을 쉬고는 팔을 놓아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끝까지 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뒷걸음질을 쳐 방을 나갔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폴로니어스는 햄릿의 광기가 오필리아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단정짓고 황급히 왕에게 보고하러 간다.이제 궁정의 모든 사람들이 햄릿의 광기에 대해 알게 된다. 왕과 왕비는 그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햄릿의 어린시절 친구들인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을 불러들인다. 이들이 왕을 알현하고 있을 때 폴로니어스가 들어와 노르웨이에 갔던 사신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와서 노르웨이의 위협이 사라졌다는 것, 그 대신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가 폴란드와 싸우러 가는 길에 덴마크 영토를 통과할 수 있도록 허락을 구하고 있다고 전한다. 왕은 그 소식에 기뻐하고 게다가 폴로니어스가 햄릿의 광기가 무엇 때문인지를 알아냈다고 하자 더욱 기뻐한다.

하지만 오필리아에 대한 사랑이 광기의 원인이라는 폴로니어스의 말에 왕과 왕비는 미심쩍어하고 거르투르드는 ‘선왕의 죽음과 우리의 성급한 결혼’이 아마도 광기의 원인일 것이라고 비교적 정확하게 지적한다. 어쨌든 이들은 햄릿과 오필리아의 만남을 숨어서 지켜봄으로써 폴로니어스가 내린 진단의 진위를 알아보기로 한다.

한편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들, 길덴스턴과 로젠크란츠를 보고 반가워하던 햄릿은 곧 이들이 왕의 정탐꾼임을 알게 되고 배신감을 느낀다. 이제 덴마크의 궁정은 정탐과 엿듣기가 횡행하는 곳이 되었고 친구들을 비롯하여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전해준 소식, 즉 위텐버그 대학에 있을 때 자신이 매우 좋아했던 순회극단이 덴마크 궁정을 향해 오고 있다는 소식은 잠시나마 햄릿을 매우 기쁘게 한다.

순회극단이 도착하고 햄릿은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햄릿의 부탁으로 이들은 햄릿이 좋아하는 한 대목인, 트로이의 왕 프리암의 죽음과 그 아내 헤큐바의 슬픔을 암송하고 햄릿은 감동받는다. 햄릿은 이들에게 다음날 저녁 궁정에서 〈곤자고의 암살〉의 공연을 부탁하고 여기에 자신이 쓴 부분을 추가해달라고 은밀하게 당부한다. 이는 클로디어스의 유죄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마지막 시험인 셈인데, 그러면서도 햄릿은 일개 배우들이 남의 슬픔을 이토록 절절하게 표현하는데 비해, 자신은 친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죄책감을 갖는다. 연극 공연은 클로디어스의 죄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것이 확인되면 자신은 바로 복수에 들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제3막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

길덴스턴과 로젠크란츠는 햄릿의 광기를 ‘책략적인 광기 a crafty madness’라고 부르며 햄릿이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피하기 때문에 그의 진의를 알아내기 어렵다고 보고한다. 이에 더욱 의심을 갖게 된 클로디어스는 햄릿을 미치게 만든 것이 과연 오필리아와의 사랑인지 의심하고 이를 알아보기 위해 폴로니어스와 함께 숨어서 햄릿과 오필리아의 만남을 지켜보기로 한다. 이를 알지 못하는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유명한 독백을 하며 등장하여, 이 모진 세상을 자살로 끝내고 싶은 충동과 그러나 그렇게 죽었을 경우 사후 세계가 어떨지 모르는데서 오는 불안감을 술회하면서 최근 아버지의 복수를 둘러싼 자신의 괴로움을 토로한다. 그러던 중 혼자 서성거리는 오필리아를 보고 처음에는 반갑게 인사하지만 곧 엉뚱하고 잔인한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입힌다.

햄릿은 오필리아가 돌려주려는 자신의 편지와 선물들을 거부하면서 자신이 보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오필리아에게 ‘honest’하냐고 묻는다. ‘honest’는 정직하다는 의미와 순결하다는 의미를 다 갖고 있는 단어이니 햄릿은 오필리아에게 이 두 가지를 다 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나는 그대를 정말 사랑했지 I did love you once."라고 했다가 곧 이어 “그대를 사랑하지 않아 I loved you not" 부인하면서, 오필리아에게 ”수녀원에 가라 Get thee to a nunnery“고 쏘아붙인다. 그리고 햄릿은 여자들의 화장과 음란함에 대해 비난을 퍼부으며 그래서 “더 이상 결혼을 해서는 안된다”고 일갈하면서 다시 한번 오필리아에게 “수녀원에 들어가라”며 퇴장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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