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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the Shrew)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크리스토퍼 슬라이 술취한 땜장이. 영주의 장난으로 칙사대접을 받자 자신이 진짜 영주인 줄로 착각하면서 극중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관람하게 된다.

뱁티스터 패두어의 부호

빈첸티오 피사의 노신사

루첸티오 빈첸티오의 아들, 첫눈에 비앙카를 사모하여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페트루치오 베로나 출신으로 말괄량이 캐서리나와 결혼하여 순종하는 아내로 길들이려고 한다.

캐서리나 뱁티스터의 말괄량이 맏딸

비앙카 뱁티스터의 얌전한 둘째딸





서극 - 말괄량이 길들이기 시작

술취한 땜장이 크리스토퍼 슬라이가 술값 때문에 술집 여주인과 싸우고 길거리로 쫓겨나 쓰려져 잠든 사이, 마침 사냥을 마치고 그곳을 지나던 영주가 그를 놀잇감삼아 자기 집으로 데려다 하인들을 시켜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히고 호사스런 침실에서 자게 한다. 잠에서 깨어난 슬라이는 영주의 지시를 받은 하인들로부터 자신이 실은 지체 높은 귀족이었으나 15년 동안 실성하여 거렁뱅이로 사는 꿈을 꾸다가 마침내 제정신이 든 것이라는 거짓말을 듣게 된다. 꿈인지 생시인지 어리둥절한 슬라이에게 그의 예쁜 부인으로 변장한 시종이 나타나 오랜 독수공방의 슬픔운운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하인들의 거짓말을 진실로 믿게 만든다. 자신이 영주임을 확신하게 된 슬라이가 만사 제치고 부인(시종)과 잠자리에 들고 싶어 안달하여 성화를 부리자, 시종은 영주의 장난이 들통날 위기를 모면하려고 마침 영주를 찾아온 순회극단의 배우들이 공연하는 유쾌한 희극을 구경하면 건강회복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로 그를 속이고 그에게 연극을 관람하게 한다.

나팔소리. 《말괄량이 길들이기》극이 시작된다.





제1막 결혼은 곧 전쟁

피사 명문가 출신의 루첸티오는 영리한 하인 트라니오와 함께 처음으로 패두어에 세상구경을 나온다. 그런데 이들이 처음 마주치게 되는 광경은 패두어의 부호 뱁티스터와 그의 두 딸 캐서리나와 비앙카, 그리고 비앙카의 구혼자들인 그레미오와 호텐쇼 일행이 벌이는 실랑이다. 당장이라도 혼사를 치르고 싶어하는 둘째딸 비앙카의 구혼자들에게 뱁티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두 분은 제발 그만 조르시오. 아시다시피 내 결심은 요지부동입니다. 글쎄 맏딸을 시집보내기 전에는 절대로 둘째딸을 줄 수가 없소. 만약 두 분께서 캐서리나를 좋아하신다면, 사양 마시고 제발 그애와 직접 담판해보시구려.”

그레미오와 호텐쇼가 서로에게 캐서리나를 떠넘기려 하면서 평생 시집도 못갈 여자로 캐서니라를 조롱하자, 그녀는 울분을 터뜨린다.

누가 당신들더러 내 시집걱정 해달라고 했나요? 난 결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어요. 하지만 만약 결혼을 하는 날엔 세 발 달린 의자로 당신네 머리털을 빗질해주고, 당신네 얼굴은 생채기를 낸 피로 화장시켜 광대 상판때기로 만들어줄 테야.

반면 뱁티스터의 편애를 받는 비앙카는 “아버님, 저는 아버님 분부대로 하겠어요. 이제부터는 책과 악기를 벗삼아 홀로 공부에만 전념하겠어요”라고 말함으로써 말괄량이 캐서리나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그레미오는 “뱁티스터씨, 저런 지옥의 마녀 때문에 작은 따님을 가두어두고, 언니의 독설의 대가를 동생이 치르게 할 작정이십니까?”라고 말하며 뱁티스터의 마음을 돌려보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대신 뱁티스터는 두 구혼자에게 음악과 시를 좋아하는 비앙카에게 적당한 가정교사를 추천해달라고 말하고 비앙카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버린다. 뒤에 남은 그레미오와 호텐쇼는 비앙카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무슨 수를 쓰든 적당한 가정교사를 찾아 추천하기로 작정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경쟁자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비앙카와 결혼하려면 언니 캐서리나의 신랑감을 찾아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급선무이니 이점에 서로 협력하자는 호텐쇼의 제안에 그레미오도 동의한다.

지금까지의 광경을 지켜본 루첸티오는 한눈에 얌전하고 온순한 비앙카에게 반해 열렬한 사랑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비앙카에게 접근할 방도를 찾아내겠다고 골똘히 생각하더니, 자신이 비앙카의 가정교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루첸티오는 영리한 하인 트라니오를 자기 대신에 루첸티오 역을 맡도록 시키고 자신은 트라니오 역을 자청하여 주인과 하인 역을 뒤바꾸는 시도를 한 다음, 루첸티오 역의 트라니오에게도 비앙카의 구혼자의 한 사람이 되도록 지시한다.

베로나 출신의 페트루치오가 패두어에 사는 친구 호텐쇼를 찾아온다. 호텐쇼가 패두어에 온 동기를 묻자, 페트루치오는 아버지 안토니오가 돌아가시고 난 뒤 아내도 얻고 돈도 벌 속셈으로 패두어에 왔노라고 대답한다. 이에 호텐쇼는 페트루치오를 은근히 떠본다.

“페트루치오, 그렇다면 까놓고 할 얘기가 있네. 자네 못 생긴 말괄량이를 아내로 맞아보지 않겠나? 달갑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 여자가 돈이 많다는 건 보증하네. 아주 큰 부잘세. 그야 물론 소중한 친구인 자네에게 그런 여자를 권하고 싶지는 않네만.”

“여보게, 우리 친구 사이에 빈말은 그만두세. 아무튼 충분한 재산만 있다면 됐네. 그녀가 저 플로렌티어스의 애인처럼 박색이라 해도, 예언녀 시빌 같은 할망구라 해도,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처럼 고약한 바가지쟁이라 해도 상관없네. 부자 마누라를 얻으려고 패두어에 온 내가 아닌가. 돈만 생긴다면야, 패두어는 천당이지 뭔가.”

이제 확신을 얻은 호텐쇼는 본격적으로 뱁티스터의 말괄량이 맏딸 캐서리나와 그녀의 치명적인 결점을 페트루치오에게 소개하고, 쇠뿔도 단 김에 빼랬다고 성질 급한 페트루치오는 호텐쇼에게 지금 당장 뱁티스터 집으로 안내해줄 것을 부탁한다. 이때 호텐쇼도 페트루치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즉 마음놓고 비앙카에게 접근하여 구애할 수 있도록 자신을 비앙카의 부친에게 음악에 정통한 가정교사로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한편, 그레미오는 자기를 대신하여 비앙카에게 구애를 해줄 가정교사를 물색해놓는데, 그 인물이 바로 학문에 능통한 가정교사로 변장한 루첸티오다. 그레미오와 마주친 호텐쇼는 캐서리나에게 구혼할 페트루치오를 그에게 소개한 후, 페트루치오가 캐서리나에게 청혼할 때 필요한 비용 일체를 두 사람이 같이 부담할 것을 제안하고 승낙을 받는다. 이때 루첸티오로 변장한 트라니오가 하인 비온델로를 대동하고 등장하여 뱁티스터 미놀라씨 댁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그리고 자신도 비앙카의 구혼자임을 밝힌다. 호텐쇼는 비앙카의 구혼자인 이상 그녀의 결혼에 걸림돌이 되는 언니 캐서리나 문제를 해결해줄 페트루치오에게 루첸티오(트라니오)도 보답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 말에는 루첸티오(트라니오) 역시 흔쾌히 동의한 다음, 경쟁자로서 싸울 땐 싸우더라도 지금은 친구로서 먹고 마시자며 일행을 잔치에 초대한다.



제2막 말괄량이를 위한 맞불작전

회초리를 들고 등장한 캐서리나가 비앙카를 때리며 구혼자들 가운데 누가 마음에 드는지 말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소동이 벌어진다. 그러자 뱁티스터가 나타나 왜 가만히 있는 비앙카를 괴롭히느냐고 캐서리나를 나무라는데, 그렇게 동생을 두둔하는 아버지에게 캐서리나는 이렇게 분통을 터뜨리며 뛰어나간다.

“좋아요, 알았어요. 저앤 아버지의 보물이니까. 어서 신랑을 얻어주시죠. 저애 결혼식 날 난 맨발로 춤을 춰야겠죠. 아버지가 저애만 귀여워하시니까. 난 처녀귀신 팔자대로 원숭이들이나 끌구 지옥으로 가는 거죠 뭐. 이제 말도 하기 싫어요. 혼자 외롭게 앉아 울기밖에 더 하겠어요. 이 분이 풀릴 때까지.”

이때 그레미오와 가정교사 캠비오로 변장한 루첸티오, 페트루치오와 음악교사로 변장한 호텐쇼, 루첸티오로 변장한 트라니오, 류트(일종의 현악기)와 책을 든 비온델로가 등장한다. 가정교사들을 안으로 안내하라고 시킨 후, 뱁티스터는 페트루치오와 이야기를 나눈다. 뱁티스터가 페트루치오에게 캐서리나와 결혼하면 자기가 죽은 뒤 땅의 절반과 2만 크라운의 재산을 지참금으로 주겠다고 제안하자, 페트루치오는 캐서리나가 과부가 될 경우 자신의 토지 전부와 임대권의 전부를 양도할 것을 약속하며 당장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재촉한다. 마음 같아서야 결혼계약서를 작성하고 한시라도 빨리 시집보내버렸으면 싶은 뱁티스터지만 딸의 불같은 성질을 잘 아는 그는 우선 페트루치오에게 말괄량이 캐서리나의 사랑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페트루치오는 그녀를 직접 대면하기 전에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를 계획하는데, 이를테면 이는 맞불작전이라 부름 직하다.

마침내 페트루치오와 캐서리나의 첫 대면. 예상대로 팽팽한 재치의 공방전이 벌어지고 어느 한쪽도 쉽사리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그렇지만 결국 페트루치오는 캐서리나를 주춤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이 모든 한담일랑 집어치우고 내 분명히 말하리다. 당신 아버지가 벌써 내게 당신을 준다고 승낙을 하셨소. 당신 지참금도 합의하고 말이오. 그러니 당신이 좋든 싫든 난 당신과 결혼할 것이오...... 나는 당신을 길들이기 위해 태어난 사내, 들고양이를 온순한 집고양이로 바꾸듯 당신을 얌전한 케이트로 만들어놓고 말겠소.”

이때 뱁티스터와 그레미오, 트라니오 일행이 나타나자 캐서리나는 이따위 미치광이한테 시집보낼 셈이냐며 다시 거칠게 저항하고, 이를 두고 페트루치오는 태연히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을 둘러댄다. 즉 자기들 둘만 있을 때 캐서리나가 자기에게 입맞추고 사랑을 고백했지만 남들에게는 계속 말괄량이처럼 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캐서리나의 저항을 무력화시킨 페트루치오에게 뱁티스터는 약혼이 성립되었음을 알리고 그레미오와 트라니오는 이 벼락약혼의 증인이 된다. 결혼식은 바로 일요일에 올리겠다는 말을 남긴 채 페트루치오는 황급히 떠나버린다.

캐서리나의 혼사가 정해지고 나자, 이제 뱁티스터는 아주 노골적으로 장삿군의 속셈을 드러내며 비앙카의 구혼자들 가운데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많은 재산을 내놓는 사람에게 딸을 주겠노라고 말한다. 그레미오가 상당한 재산을 내놓겠다고 먼저 제안을 하고, 이에 맞서 트라니오가 훨씬 더 많은 재산을 약속하자, 뱁티스터는 트라니오가 부친의 승낙을 받아오는 조건으로 캐서리나의 결혼식이 있을 일요일 다음 주 일요일에 결혼시켜주겠다고 말한다. 경쟁에서 진 그레미오가 “그래, 자네 부친이 호락호락 아들에게 유산을 물려줄까보냐”고 악담을 하며 퇴장하자, 무대에 혼자 남은 트라니오는 주인 루첸티오를 위해서 가짜 루첸티오라는 아들이 가짜 빈첸티오라는 아버지를 만들어내야 할 해괴할 상황이 생겼다고 얘기하며 퇴장한다.



제3막 미치광이 결혼식

리치오로 변장하고 류트를 든 호텐쇼와 캠비오로 변장한 루첸티오가 비앙카를 서로 먼저 가르치겠다고 실랑이를 벌인다. 이에 두 가정교사 사이에 끼여들며 비앙카는 단호하게 말한다.

“아니, 신사분들, 제게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것을 가지고 다투시다니 이중으로 잘못하시는 거예요. 저는 학교에 다니며 매를 맞는 어린애가 아니라구요. 정해진 시간표에 얽매여 꼬박꼬박 시간을 지키는 건 싫어요. 뭘 배우든 제 마음대로 하겠단 말예요.”

비앙카가 호텐쇼에게 류트의 조율을 해놓으라고 부탁한 사이, 루첸티오는 라틴어 번역을 해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신분과 가정교사로 변장한 목적을 비앙카에게 알린다. 호텐쇼 역시 비앙카에게 음계를 가르쳐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열렬한 사랑을 고백한다. 비앙카와 루첸티오가 먼저 퇴장하자, 호텐쇼는 루첸티오의 눈치가 수상하니 잘 지켜봐야겠다고 말하면서 만일 비앙카가 엉터리 사기꾼에게 마음을 뺏길 정도의 여자라면 자신은 다른 여자를 찾을 거라고 말하며 퇴장한다.

페트루치오와 캐서리나의 결혼식. 뱁티스터, 그레미오, 루첸티오로 변장한 트라니오, 캠비오로 변장한 루첸티오, 신부 옷차림의 캐서리나, 비앵커, 하인들, 그 밖의 군중들이 신랑 페트루치오를 기다리고 있다. 예식 시간에 맞춰 신랑이 나타나지 않아 애간장이 타는 신부 캐서리나는 망신살이 뻗쳤다며 울상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때 뒤늦게 등장한 페트루치오는 도대체가 혼례를 올릴 신랑으로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괴상망측한 복장을 하고 나타나서는 뭐 의복이 그리 중요하냐, 결혼하는 것은 자기지 의복이 아니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서둘러 교회로 향한다. 그리고 그레미오의 목격담에 의하면 예식 도중 신랑답지 못한 여러 가지 무례한 언행을 일삼아 경건해야 할 예식을 엉망으로 만들어 신부 캐서리나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심어준다. 게다가 이렇게 미치광이 결혼식을 올린 직후 신부가 주인공인 결혼피로연에도 참석하지 않고 곧장 길을 떠나려고 한다.

캐서리나가 피로연이 끝날 때까지만 머물자고 간청해도 페트루치오는 조금도 그 말에 듣는 척도 안한다. 마침내 캐서리나는 화가 났다.

“흥,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난 오늘 안가요. 아니 내일도 안가요, 마음이 내킬 때까진.”“이봐, 오만하게 굴지마. 노려보지도 발을 동동 구르지도 안달하지도 마. 내 소유물에 대해서는 내가 주인이 아니냐 말야. 이 여자는 내 재산이요, 동산이요, 집이요, 내 살림도구요, 전답이요, 곳간이요, 내 말이요, 소요, 당나귀요, 아무튼 내 물건. 여기 내 여자가 이렇게 있소. 누구든지 감히 손만 대봐라. 내 길을 막는 오만한 자에 대해서는 행동으로 내가 맛을 보여줄 테다.”

이렇게 대꾸한 페트루치오는 캐서리나를 안고 퇴장해버린다. 남은 사람들은 미치광이 결혼식에 어리둥절해하면서 결혼피로연으로 향한다.



제4막 당신이 달이라고 말하신다면…

페트루치오의 시골별장에 먼저 도착한 그루미오가 하인들을 다그쳐 주인 부부가 당도하기 전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함을 알린다. 이때 난폭하게 문이 열리며 페트루치오와 캐서리나가 들어온다. 두 사람은 모두 진흙탕에 빠져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진흙투성이다. 집안에 들어오자 마자 페트루치오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하인들을 나무라고 때리고, 말괄량이 캐서리나보다도 한술 더 뜬 말괄량이 짓거리를 거침없이 해댄다. 오히려 캐서리나가 하인들 편을 들면서 페트루치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야 할 지경이다. 저녁으로 가져온 음식들을 고기가 너무 탔네 어쩌구 하면서 내동댕이친 뒤 페트루치오는 캐서리나를 신방으로 안내한다. 그리고는 다시 무대에 나타나 자신의 말괄량이 아내 길들이기 방법을 설명하는 긴 독백을 늘어놓는다.

“난 이처럼 교묘하게 남편으로서의 지배권을 확립했지. 내 매는 지금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일 게다. 그러나 못참고 애걸복걸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지. 배가 부르면 길들이기가 힘들거든. 또 한가지 야생매를 길들이는 방법이 있지. 그건 잠을 못자게 하는 거야. 사납게 날개를 퍼덕이는 암팡지고 말 안듣는 매에겐 이 수가 최고지. 그리고 아까 양고기를 갖고 트집잡았던 것처럼 잠자리에 대해서 생트집을 잡는 거야. 베개는 저리, 이불은 이리, 시트는 저리, 닥치는 대로 내던질 테다. 그런데 이런 소동도 죄다 아내를 끔찍하게 위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처럼 해야 된단 말씀야. 바로 이것이 친절로써 마누라를 잡는 방법이라구. 이렇게 해서 그 미치광이같은 고집불통 기질을 꺾는 거라구.”

캠비오로 변장한 루첸티오와 비앙카가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사이, 루첸티오로 변장한 트라니오와 호텐쇼가 대화를 나누며 등장한다. 호텐쇼는 트라니오에게 비앙카가 캠비오에게 연정을 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중이었는데 마침 두 사람이 다정하게 입을 맞추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당장 비앙카를 경망스럽고 천한 여자로 매도하는 호텐쇼는 자신이 리치오가 아님을 알리고 비앙카를 포기한다는 확실한 증거로 사흘 안에 돈많은 과부와 결혼을 할 것이라고 말하며 퇴장한다.

이렇게 해서 호텐쇼를 따돌린 트라니오는 다음 계획에 착수하게 된다. 즉 가짜 빈첸티오 역을 해줄 사람을 찾아내어 뱁티스터에게 재산을 보증하게 하는 일을 꾸며야 되는데, 마침 빈첸티오와 용모가 비슷한 맨투어 출신의 교사가 트라니오의 덫에 걸린다. 맨투어 사람이 패두어에 오는 건 죽으러 오는 거나 다름없다는 등의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트라니오는 이 교사를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물론 속셈은 그가 패두어에 머무는 동안 빈첸티오 행세를 하게 하면서 자신을 도와주도록 주문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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