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 -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제인 오스틴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엘리자베스: 딸만 다섯인 베네트 일가의 둘째딸. 총명하고 생기발랄하며 자기주장이 강하다.
제인: 베네트 일가의 맏딸. 좀처럼 의사 표현을 하지 않으며 매사를 좋게만 생각한다.
다아시: 대지주 출신의 청년. 자신만만하고 다소 오만한 성격이나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면서 좀더 포용력 있는 사람으로 변모한다.
위컴: 잘생긴 외모에 언변도 뛰어나지만 분별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인 성격이다.
상당한 재산이 있는 총각에게는 아내가 필요하다
어느날 빙리라는 청년이 롱번 저택의 베네트씨 집 이웃에 있는 네더필드 저택에 세를 얻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재산 많고 성격 좋은 청년이 이사온다는 말을 들은 베네트 부인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다섯 딸 가운데 하나를 이 청년과 혼인시키려고 부산을 떤다. 맏이이자 가장 미녀인 제인, 총명하고 생기발랄한 둘째 엘리자베스를 비롯해서, 메리, 키티, 그리고 천방지축이고 활달한 막내 리디어 등 딸들도 빙리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마음이 들뜬다.
드디어 기다리던 첫 무도회날, 빙리는 자신의 누이 부부와 여동생 캐롤라인, 그리고 친한 친구인 다아시를 데리고 나타난다. 빙리는 역시 성격이 좋고 모든 사람들에게 예의바를 뿐 아니라 자상하여 이웃들의 호감을 산다. 그런데 그의 친구인 다아시는 빙리보다 키도 더 크고 수입도 훨씬 더 많다는 소문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거만하게 굴어서 빈축을 산다. 그는 마을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려고도 하지 않고, 춤을 추려 하지도 않는다. 한편 빙리는 베네트 집안의 맏이인 제인의 아름다움에 끌리고, 자기 친구에게도 마침 파트너가 없어 쉬고 있던 엘리자베스와 춤을 추라고 권유한다. 그러자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슬쩍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런 대로 참을 만은 하네. 그렇지만 나를 끌 만큼 예쁘지는 않아. 지금 난 말이야, 다른 남자들한테 무시당한 아가씨를 대접해주고 있을 기분이 아니야.”
우스꽝스런 일이라면 못 참는 엘리자베스는 친구들한테 이 일을 떠들면서 웃어댔지만, 그 순간부터 다아시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한편 제인은 빙리의 호감을 얻고 점차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갖는데, 어느날 빙리의 여동생 캐롤라인은 남자들이 외출한 날 시간을 보내려고 제인을 초대한다. 제인은 딸을 그곳에 오래 있게 하려는 어머니의 계략에 따라 마차도 없이 말을 타고 가다가 예상대로 그날 소나기를 맞아 감기몸살이 걸려 네더필드에 머물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제인에 대한 빙리의 관심과 사랑은 점차 남의 눈에도 띌 정도로 발전한다. 엘리자베스는 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험한 길을 마다않고 네더필드로 달려가서 간호를 하는데, 이런 행동은 숙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사람들의 빈축을 사나, 다아시만은 달리 느낀다. 네더필드에 며칠 머무르는 사이에,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는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 때문에 충돌하기도 하지만, 다아시는 점점 더 엘리자베스의 총명하고 발랄한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다아시에게 마음이 있는 캐롤라인은 이를 알아채고 질투한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인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베네트의 토지는 자식 가운데 남자 상속자가 없는 경우 친척에게 넘어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상속예정자인 콜린스가 롱번을 방문한다. 콜린스는 미혼의 목사인데, 베네트 집의 딸들 가운데 한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한다. 자신의 후원자인 캐더린 더 버그 영부인도 그가 결혼해 가정을 갖기를 바라고 있어, 이왕이면 미모가 널리 알려진 자신의 사촌 중 누군가와 결혼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물질주의적이고 속이 좁은데다 과시욕까지 있는 어리석은 인물인지라 냉소하기 좋아하는 베네트의 놀림감이 되고, 별로 가족들의 호감을 얻지 못한다.
가장 어린 두 딸인 키티와 리디어는 언니들과 달라 허영심이 많고 철이 없는 아이들로, 메리튼의 이모댁을 방문하기를 좋아하는데,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젊은 장교들을 만나는 것이 목적이다. 한번은 이들과 함께 두 언니와 콜린스까지 함께 메리튼은 방문하게 되었다. 가는 길에 이 일행은 조지 위컴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 마침 다아시와 빙리도 그곳을 지나갔다. 눈치빠른 엘리자베스는 위컴과 다아시가 서로 어색해하는 낌새를 채고 의아해한다. 위컴은 잘생기고 매너도 멋지고 언변도 좋아서 다들 그를 좋아하는데, 엘리자베스와는 특히 가까워진다. 위컴은 엘리자베스에게 자기와 다아시와의 관계를 말해주면서, 자기의 부친이 다아시 부친의 집사였는데, 다아시의 부친이 자신에게 약속한 목사자리를 다아시가 부당하게 거절했다고 말해준다.
빙리가 네더필드에서 무도회를 연 날, 초청받은 위컴이 나타나지 않자 그를 기다리던 엘리자베스는 다아시 때문이라고 바로 그를 원망한다. 콜린스와 춘 첫 춤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데, 다아시가 춤을 신청하여 얼떨결에 받아들인 엘리자베스는 위컴에 대해서 슬쩍 언급하나 다아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한편 제인은 빙리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이 역력하다. 그러나 그날 베네트의 가족들은 참기 힘든 추태를 보이고 만다. 셋째딸 메어리가 노래를 독점하는가 하면, 아버지는 민망스럽게 딸에게 무안을 주고, 콜린스까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아시한테 자신을 소개하고 나서서 눈총을 받게 된 것이다. 더구나 압권을 이룬 것은 어머니로, 큰딸 제인의 결혼이 마치 정해진 것처럼 큰소리로 떠들어 식구들과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한편 처음에 제인을 염두에 두었던 콜린스는 제인이 곧 약혼할 것이라는 베네트 부인의 말에 대상을 엘리자베스로 바꾸게 된다. 콜린스는 베네트 부인의 부추김에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하는데, 그는 왜 자기가 결혼해야 하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엘리자베스가 거절하자 놀라긴 하지만, 그는 이를 곧 여성들이 하는 자연스런 반응으로 돌리고, 거듭 명백한 거절의 뜻을 표해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경과를 콜린스씨에게서 전해들은 베네트 부인이 엘리자베스가 워낙 ‘고집센 바보애’라고 하자 콜린스는 그런 여자가 자기 부인으로 적합할까 하는 의심을 나타낸다. 콜린스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베네트는 일이 이렇게 되자 부인과 딸을 서재로 불러서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날부터 넌 부모 중 한쪽하고는 남남이 되어야겠구나. 네가 콜린스씨와 결혼하지 않으면 네 어머니가 널 안 볼 거고, 결혼하면 내가 널 보지 않을 거다.”
이런 희극적인 일이 일어난 순간에 때마침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럿 루카스가 방문해서 난처한 지경에 있던 엘리자베스 대신에 콜린스를 상대해준다. 엘리자베스는 친구에게 감사하는데, 곧 사태가 뜻하지 않은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샬럿은 엘리자베스에게 퇴짜를 맞은 콜린스를 부추겨서 결국 자신에게 청혼을 하게끔 한 것이다. 샬럿은 똑똑하지만 노처녀인 데다가 용모도 평범해서 집안의 걱정거리였는데, 직장과 신분이 보장된 콜린스와 약혼하게 되자 집안에는 경사가 났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샬럿이 콜린스 같은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친구에게 “말도 안된다”고 외친다. 샬럿은 결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엘리자베스와 다르다고 차분한 말로 대꾸한다.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지나친 반응에 대해 사과하나, 마음이 아프다.
한편 네더필드의 빙리와 그 친척들, 그리고 다아시가 갑자기 아무 통고도 없이 떠나버리고, 이후 캐롤라인이 제인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다시 돌아올 계획도 없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리고 빙리는 다아시의 여동생과 약혼하게 될 것이라는 암시도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이것이 빙리가 제인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런던에 붙잡아 두려는 캐롤라인의 생각일 뿐이라고 판단하지만, 빙리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점점 더 명확해진다.
오만과 편견이 낳은 오해
캐롤라인에게서 다시 편지가 와서 빙리가 네더필드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이 분명해지자, 엘리자베스는 빙리가 마음이 약해서 남의 말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제인은 실망을 금치 못하면서도 천사처럼 좋게만 해석한다. 빙리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자기한테 큰 애정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엘리자베스가 샬럿의 행동을 한탄하자, 그 결혼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하여간 다아시가 위컴에게 했다는 고약한 짓은 온 마을에 다 퍼졌고 제인만이 무언가 사정이 있을 거라며 다아시를 비난하려 하지 않는다.
런던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베네트 부인의 남동생인 엘리자베스의 외삼촌 내외가 롱번을 방문한다. 맏딸과 둘째와 친한 외숙모는 최근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조언한다. 제인에게는 런던에 오라고 초청하고, 특히 엘리자베스에게서 위컴과의 관계를 듣고서 위컴에 호감을 가진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위컴이 재산이 없으므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신중히 하라고 충고하길 잊지 않는다. 엘리자베스도 외숙모의 충고를 이해하고 그러마고 약속하는데, 얼마 안 가서 위컴 자신이 엘리자베스 대신 돈 많은 어떤 상속녀에게 관심을 돌리는 바람에 둘의 관계는 끝난다. 제인은 외삼촌 부부와 런던으로 가고, 콜린스와 결혼한 샬럿의 초청으로 엘리자베스는 켄트로 떠난다.
엘리자베스가 샬럿의 아버지 루카스 경과 그 딸 머라이어와 함께 샬럿이 살고 있는 헌스포드 목사관에 도착하자 콜린스는 늘 그러던 대로 과장된 태도로 집을 자랑하면서 은근히 엘리자베스의 선택이 얼마나 잘못이었는가를 보여주려 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샬럿이 가련할 뿐이다. 일행은 캐더린 드 버그 영부인의 대저택인 로징스로 초청을 받는데, 이것을 전하려고 들른 두 귀부인을 보고 머라이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돼지라도 정원으로 들어온 줄 알았더니, 고작 캐더린 영부인과 그 딸이잖아!” 하면서 심상하게 대한다.
로징스의 파티에 초청받았을 때도 루카스 경과 머라이어는 압도되어 아무 말도 못하는데, 엘리자베스는 영부인이 예의없게 꼬치꼬치 묻는 말에 당당하고 또박또박하게 자기의 의견을 말한다. 영부인은 또 엘리자베스와 그 자매들이 가정교사도 들이지 않고 자랐다는 것에 놀람을 금치 못한다. 엘리자베스의 똑부러지는 태도에 좀 놀란 영부인이 나이를 묻자, 엘리자베스는 재치있게 확답을 회피한다. 영부인으로서는 엘리자베스와 같은 독립성 있는 여성을 별로 본 적이 없다. 반면 엘리자베스는 영부인이 신분의 차이를 중시하고 좌중을 지배해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이자 사촌인 피츠윌리엄 대령과 함께 도착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가 목사관에 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방문한다. 다아시는 영부인의 조카인데, 도착하던 길로 이례적으로 목사관을 찾은 것에 콜린스 부부는 놀란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질문에 제인이 런던에 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다아시와 핏츠윌리엄 대령이 자주 목사관에 들러 엘리자베스와 만나자, 영부인은 여기에 점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로징스에서 같이 모인 날, 엘리자베스는 과거에 무도회에서 다아시가 보여준 매너를 환기시키며 비난한다. 그러자 다아시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하는 성품이라고 자신을 변호한다. 엘리자베스에 대한 다아시의 태도에 전과는 다른 경애심이 실려 있었지만, 엘리자베스는 눈치채지 못하고, 다만 다아시가 캐서린의 딸인 다아시 양에게 별 관심이 없음은 알아챈다.
다음날 아침 엘리자베스가 혼자 목사관을 지키며 제인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데, 다아시가 들어온다. 목사관과 샬럿의 친정집과의 거리가 화제가 되자, 다아시는 갑자기 다가앉으면서 엘리자베스가 항상 시골에, 롱번에 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갑작스런 행동에 엘리자베스가 놀라고, 다아시도 뭔가 감정이 변해서 다시 물러나 말없이 둘이 앉아 있는데, 마침 샬럿이 들어왔다. 다아시가 가고, 두 친구는 다아시가 왜 그러는지 궁금해한다. 샬럿은 다아시가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하나 엘리자베스는 믿으려 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는 핏츠윌리엄 대령과 산책길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제인과 빙리의 일에 관련된 말을 듣게 된다. 대령은 최근에 하마터면 잘못된 결혼을 할 뻔한 친구를 다아시가 구해준 일이 있다고 말해주는데, 엘리자베스는 즉시 그 친구가 바로 빙리이고 상대방 여성이 제인이라는 것을 알아챈다. 엘리자베스는 자기가 그토록 사랑하는 언니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은 장본인이 바로 다아시라는 것을 알고 너무나 분개한다. 다아시의 그런 행동이야말로 ‘가장 나쁜 종류의 오만’이라는 것이다. 두통이 나서 로징스로 가지 않고 혼자 집에 있는데, 마침 다아시가 들어온다.
다아시는 초조한 기색으로 방안을 이리저리 걸어다니더니, 다가와서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되지를 않아요.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제가 얼마나 당신을 열렬하게 찬미하고 사랑하는지 말하게 해주세요.”
엘리자베스는 경악하여 말이 나오지 않는다. 멍하니 바라보다가 얼굴이 붉어지면서 침묵을 지켰다. 그러자 이 침묵을 좋은 쪽으로 받아들인 다아시는 자신이 이같은 청혼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자존심과 싸웠는지, 엘리자베스의 열등한 친척들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털어놓았다. 청혼이 받아들여지리라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엘리자베스는 그의 말이 끝나자 냉담하게 청혼을 거절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그 말에 너무 놀란 다아시는 이제 분노로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자기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 역시 폭발하여, 다아시가 한 짓을 환기시키면서 자기가 얼마나 다아시를 싫어하는지를 밝힌다. 즉 언니의 희망을 망쳤고, 위컴한테 그런 야비한 짓을 한 그런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말이냐고 흥분해 따졌다. 다아시는 제인의 일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으나, 위컴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을 변호하면서 엘리자베스의 친척들이 열등하다는 자기 말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하였다. 그러자 엘리자베스는 ‘좀더 신사다운 매너로’ 행동할 수 없느냐고 치명타를 먹이고, 다아시는 이 말에 놀라면서 그 자리를 떠난다. 이 격렬한 장면이 있고 나서 엘리자베스는 혼자서 자기도 모르게 울고 만다.
다음날 다아시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서 두 가지 일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제인과 빙리를 떨어지게 한 것은 자기지만, 그것은 무엇보다 빙리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제인이 빙리에게 별로 관심이없는 듯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인이나 엘리자베스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이 보여준 행동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적절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인에 런던에 와 있다는 것을 빙리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하여간 제인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 위컴에 대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위컴의 주장과는 반대로 충분히 지원했으나, 위컴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데다 다아시의 여동생인 조지애너를 유혹하려 한 일조차 있어 결국 소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긴가민가 하였으나, 되풀이해서 읽을수록 다아시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선 위컴의 일을 하나하나 돌이켜볼 때, 다아시가 옳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자기가 그동안 너무나 ‘눈이 멀었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원인은 자기의 허영심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아울러 언니의 일에서도 다아시의 말에 일말의 진실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언니가 좀처럼 자기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며, 식구들이 추태를 부린 것도 역시 사실이다. 아버지는 권위를 잃었고 어머니는 분별이 전혀 없고 동생들은 무식하고 허영심으로 가득 차 있다. 가족이 언니의 장래를 망친 것이다.
다아시와 핏츠윌리엄 대령은 그 사이 이미 로징스를 떠났고, 엘리자베스도 런던에 가서 제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오는 길에 키티와 리디어와 합류하는데, 거기서 위컴이 속한 연대가 메리튼을 떠나 브라이튼으로 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청혼과 그가 보낸 편지내용에 대해서 제인에게 이야기한다. 제인은 역시 천사표답게 위컴이 그렇게 나쁜 인간임을, 그리고 도대체 그런 사악함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