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지음 | -
제인 에어(Jane Eyre)
샬롯 브론테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제인 에어: 서술자이자 여주인공. 어릴 때부터 외숙모 집에서 얹혀 지내다 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로체스터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헬렌 번스 로우드: 학원에서 만난 제인의 가장 친한 친구. 인내와 금욕을 제인에게 가르쳐준다.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향사 신분의 부유한 남성. 불행한 결혼의 덫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던 중 제인을 만난다.
블랑슈 잉그램: 화려하고 교만한 사교계 미인으로 로체스터와 결혼하려 한다.
외로운 더부살이
어느 겨울날, 바깥에선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응접실 벽난로 가에 단란하게 모여 앉은 외숙모와 세 자녀의 모습이 보인다. 들어오지 말라는 외숙모의 명령으로 응접실 바깥으로 밀려난 제인 에어는 이 집에 얹혀 사는 열 살짜리 고아 소녀. 제인의 어머니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난한 목사와 결혼했으나 한 돌바기 제인을 남겨둔 채 병에 걸려 세상을 뜬다. 제인은 외숙부가 맡았지만 그마저 얼마 안 가 사망하고 말았다. 이제 제인의 보호자는 외숙모 리드 부인뿐인데, 부인은 남편과의 약속 때문에 제인을 쫓아내지 못할 뿐이다.
제인은 창 커튼 뒤에 숨어 책을 읽으며 어두운 공상의 세계로 도피하지만, 금방 외사촌 존 리드에게 들킨다. 존 리드는 이 집의 모든 게 자기 것인데 제멋대로 책을 꺼내보았다는 구실로 제인을 괴롭힌다. 존이 책을 던지는 바람에 머리에 피가 난 제인은 격분하여 존을 비난하고, 화가 난 존이 달려들어 때리자 맞서 몸싸움을 한다. 그 벌로 제인은 외숙부가 임종한 이후로 비워놓은 ‘붉은 방’에 갇히게 된다.
‘붉은 방’에서 제인은 외숙부의 혼령이 나타났다고 생각하고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듣고 온 하녀들한테 내보내달라고 간청하지만, 리드 부인은 매몰차게 거절하고 문을 다시 잠가버린다. 공포에 질린 제인은 곧 기절한다. 진찰하러 온 약제사 로이드씨는 제인의 처지를 동정해서 기숙학교에 보내는 게 어떠냐고 조언한다. 제인이 눈엣가시 같기만 하던 리드 부인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제인은 앓아누운 사이 하녀 베시와 사이가 좋아진다.
기숙학교 이사장인 브로클허스트씨가 집에 찾아온다. 리드 부인은 그에게 제인이 거짓말쟁이라고 소개하는데, 이에 절망하고 분노한 제인은 부인에게 대든다.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녜요. 오히려 착한 여자인 척하지만 매정하기만 한 숙모야말로 거짓말쟁야. 날 빨리 학교로 보내줘요.”
가슴 속에 쌓인 원망을 쏟아낸 제인은 잠시 후련함을 느끼지만 곧 후회한다.
감옥 같은 로우드학원, 그리고 헬렌과의 우정
1월의 어느 추운 날, 제인은 새벽같이 길을 떠나 로우드학원에 도착한다. 흥분과 피로로 저녁밥에 손도 대지 못한 채 제인은 여학생들을 한곳에 수용하는 침실로 가서 곧 잠에 빠져든다. 다음날 아침, 학생들은 동트기 전에 일어나 세면대가 비기를 기다려 급히 세수를 마친 후, 기도와 수업을 한 후 아침식사를 한다. 이날 아침식사로 탄 죽이 나오는 바람에 학생들은 굶게 되고, 원장인 미스 템플은 점심식사 때 빵을 더 주도록 조치한다. 운동시간에 혼자 책을 읽고 있는 헬렌에게 다가간 제인에게 헬렌은 이 학원이 어떤 곳인지 말해준다. 로우드학원은 부모가 없거나 한쪽만 있는 아이들을 위한 자선학교로, 설립자의 아들 브로클허스트씨는 이사장 겸 경리책임을 맡고 있다. 수업시간에 제인은 헬렌이 벌받는 것을 목격하는데, 헬렌의 침착하고 다른 세계를 생각하는 듯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다음날 아침 제인은 다시 헬렌이 체벌당하는 것을 본다. 나중에 둘은 대화를 나누는데, 자기라면 선생님과 맞서 싸우겠다는 제인에게, 헬렌은 피할 수 없는 일일 때는 참고 견뎌내는 것이 의무라고 말해준다. 제인이 리드 부인을 원망할 때도 헬렌은 원망과 복수심보다는 내세에 대한 희망에 의지해 인내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날 제인이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졌다. 제인이 어떤 아이인지 학원에 알려주마고 했던 브로클허스트, 그가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그는 여분의 빵을 주었다고 미스 템플을 질책하면서, 곱슬머리인 한 여학생의 머리를 자르도록 명령한다. 곱슬머리는 욕망과 허영심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브로클허스트의 아내와 딸이 들어오는데, 그들은 호사스러운 복장에 화려한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다.
마침내 제인을 발견한 브로클허스트는 제인을 높은 걸상 위에 세워놓고는 이 아이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며 속임수라는 죄악에 대해 긴 장광설을 편다. 그리고 걸상 위에 반시간 더 서 있을 것, 나머지 아이들은 온종일 제인에게 말을 걸면 안된다는 벌을 내린다. 헬렌은 굴욕감과 억울함에 휩싸인 제인을 위로해주고 미스 템플 역시 제인의 편에 서준다. 이를 계기로 제인은 그들과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대화에서 많은 교화를 받게 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속박된 생활을 견뎌나가던 사이, 학교에 전염병이 발생한다. 통제가 좀 느슨해지면서 제인은 오랜만에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원래 병약하던 헬렌은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제인은 헬렌을 찾아가 마지막 밤을 같이 지낸다. 전염병을 계기로 이 학원의 비리에 세상의 이목이 쏠리면서 브로클허스트는 실권을 잃고 학원의 환경도 개선된다.
이후 6년을 이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 제인은 졸업 후에도 교사로 학원에 남는다. 그러나 교사생활 2년째되던 18세에, 미스 템플이 결혼을 하면서 학원을 떠난다. 그러자 뭔가 다른 삶에 대한 억눌려 있던 소망이 되살아나면서 제인은 세상으로 나가기로 결심하고 신문에 가정교사 구직광고를 낸다. 광고를 보고 연락해온 페어팩스 부인의 회신을 받고 제인은 출발 준비를 한다. 그 무렵 리드 부인 집 하녀 베시가 찾아와 점잖은 차림새의 에어라는 사람이 몇 년 전 제인을 찾아왔었다는 말을 해준다. 제인의 친척이 모두 가난뱅이라는 리드 부인의 말은 어쩌면 거짓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 속으로의 출발, 그리고…
10월의 추운 날, 다시 홀로 먼 길을 여행한 제인은 밤늦게 손필드에 도착한다. 페어팩스 부인은 제인을 격의없고 따뜻하게 맞아준다. 작지만 아늑한 혼자만의 침실로 안내된 제인은 고맙고 만족스런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이후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이 이 집의 주인이 아니라 친척으로서 집안관리를 맡고 있으며, 제인이 가르칠 학생도 부인의 딸이 아니라 집주인 로체스터씨가 돌보는 7,8세 가량의 여자아이 아델 바랑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에서 온 아델은 불어를 할 줄 아는 제인과 금방 친해진다. 제인은 아델이 천진하기는 하지만 어머니가 가수여서 그런지 잘못 교육받은 면도 있음을 느낀다.
수업이 끝난 후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의 안내로 3층짜리 대저택인 손필드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때 3층 복도에서 갑자기 소름끼치는 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데, 페어팩스 부인은 하녀 그레이스 풀일 것이라고 말하며 그레이스를 불러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준다.
제인은 아델을 가르치며 평온한 생활을 하지만, 좀더 많은 체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사귀고 싶다는 소망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런 충동으로 산란해질 때면 3층 복도를 거닐며 공상에 빠지곤 했는데, 그러다가 자주 그레이스 풀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몇 달이 흐른다. 1월 어느 오후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의 편지도 부쳐주고 산책도 할 겸 근처 마을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한다. 길을 가다 갑자기 거친 말발굽 소리가 나면서 말을 탄 남자와 만났는데, 그는 제인을 지나쳐가자마자 얼음에 미끄러지면서 말과 함께 넘어지고 만다. 그는 처음엔 제인의 도움을 거절하더니 발목을 삔 것을 알고는 제인의 부축을 받아들인다. 제인이 손필드의 가정교사라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서둘러 돌아오라”고 말하고 다시 말을 달린다. 그 말을 의아스럽게 여기면서 마을에 갔다가 손필드에 돌아온 제인은 그 남자가 바로 로체스터씨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날 로체스터는 아델과 제인에게 함께 차를 마시러 내려오라고 한다. 그는 이런저런 말로 제인을 떠보면서, 피아노를 쳐보라는 둥,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아 그림을 그린 게 아니냐는 둥 다소 무례하게 대한다. 줄곧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는 제인에게서 로체스터는 내심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 자리를 벗어난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에게서 로체스터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둘째 아들로 재산을 둘러싼 식구들과의 갈등 때문에 상당히 마음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손필드장도 원래 맏아들인 형의 소유였으나 형이 죽으면서 로체스터가 물려받았고, 그래서인지 좀처럼 오래 머물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이곳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후 며칠 동안 제인을 찾지 않던 로체스터는 어느날 불쑥 아델과 제인을 부르더니 아델한테 선물을 전해준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사이 로체스터는 자신을 지켜보는 제인을 보고 불쑥 “내가 잘 생겼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급작스런 질문에 제인은 즉시 “아니오”라고 답한다. 이같은 솔직함과 대화 중 느껴지는 재치에 끌린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자신의 과거와 괴로움을 넌지시 비친다. 이어서 자신의 무례함을 이해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경험이나 나이로 보더라도 좀 무례하게 굴 권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 농담조로 묻는다. 이에 제인은 이렇게 답한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든지 세상구경을 더 많이 하셨다고 해서 저한테 명령할 권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보다 정말 우월한지는 그 시간과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셨는지에 달린 문제겠지요.”이후 제인과 로체스터의 관계는 가정교사와 주인이라는 신분과 연령상의 차이를 넘어 동등한 인격자끼리의 만남으로 진전해나간다. 우선,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자신의 과거를 좀더 자세히 털어놓는다. 아델의 생모인 프랑스의 오페라 가수 셀린 바랑스는 로체스터의 정부였으나 젊은 남자와 사귀면서 그를 배신했다. 셀린의 상대가 못나기 그지없는 존재라는 것을 안 로체스터는 셀린에게, 그리고 그런 셀린에게 반한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그후 로체스터는 참된 사랑을 찾아 여자를 편력하던 생활에서 벗어나려 노력 중이라는 것이었다.
한밤중에 제인은 다시 이상한 웃음소리를 듣고 깨어나는데, 바깥에서는 발자국 소리도 들린다. 뭔가 이상하다고 여겨 밖으로 나와보니 복도에는 연기가 자욱하다. 타는 냄새는 로체스터의 침실에서부터 나는 것이었다. 냄새를 따라간 제인은 침대에 물을 끼얹어 로체스터를 깨운다. 로체스터는 사람을 부르자는 제인을 말리고 잠시 어딘가엘 다녀오더니 그레이스 풀의 짓이라고 말한다.
다음날 제인은 로체스터가 촛불을 켜놓고 책을 읽다가 잠드는 바람에 불이 났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로체스터가 이미 손필드를 떠난 것에 놀란다. 로체스터의 주변에 잉그램이라는 미모의 숙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제인은 아름다움이나 신분, 재산에서 모두 비교할 바가 못되는 자신의 처지를 상기하며 로체스터를 향한 부질없는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두 주 후 로체스터는 잉그램 양을 포함한 여러 손님들을 데리고 온다. 로체스터는 제인도 자리를 함께할 것을 요구한다. 손님들 사이의 로체스터를 보며, 제인은 그가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뛰어난 매력과 힘을 지녔음을 다시 실감하고, 그 자리의 숙녀들과는 다른 오히려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므로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잉그램 양은 그 자리에서 가정교사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고 그 말에 상처를 입은 제인이 살며시 방을 나오자 로체스터가 따라나온다. 제인이 괜찮은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누르면서 그는 앞으로도 계속 객실 모임에 참석하라고 말한다.
제인은 로체스터가 잉그램 양과 결혼할 마음이 있나보다 짐작하지만 질투를 느끼지는 않는다. 따뜻함과 진실이 없는 ‘잉그램 양은 질투 이하의 상대이고 질투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너무 유치’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돈과 신분을 보고 결혼하려는 로체스터에게도 비판적이다.
그러던 어느날 로체스터가 집을 비운 사이 리처드 메이슨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를 기다린다. 그리고 점쟁이 집시 노파가 찾아와 미혼 여성들의 점을 보아주겠다고 한다. 점을 치러 갔다온 잉그램 양은 불만과 실망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모두 점을 본 후에도 한 사람이 더 남았다고 우기는 노파 때문에 제인도 점을 친다. 노파는 화제를 로체스터와 잉그램 양 쪽으로 몰고 가고 제인의 숨은 열망을 그려내듯 말하면서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는데, 바로 로체스터다. 제인은 이런 장난을 나무라고 나서 메이슨이 찾아왔다고 전한다. 이 말을 들은 로체스터는 매우 놀라고 당황해한다.
그날 밤 제인은 비명소리에 깨 복도로 나온다. 손님들도 놀라 뛰어나와 우왕좌왕하는데 로체스터가 나타나 별일 아니라고 들여보낸다. 얼마 후 로체스터는 제인을 찾아와 도움을 청하며 3층의 그 수수께끼 같은 방으로 데려간다. 그 방에는 메이슨이 상처를 입고 누워 있고, 로체스터가 의사를 부르러 간 사이 제인은 피 흘리는 남자를 혼자 지켜본다. 그에게 상처를 입힌 ‘그레이스 풀’이 바로 옆방에 서성대고 있다고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의사를 데리고 돌아온 로체스터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시킨 후 메이슨을 떠나보낸다. 그리고 제인과 정원을 거닐며 자신의 과거 서인도제도에서의 생활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제 새 생활을 시작하려 하는데 관습이나 세상의 여론을 무시해도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제인은 인간보다는 하느님에게서 힘과 위안을 찾으라고 답한다. 로체스터 자신은 이미 구원의 길을 찾았다고 말하다가 오래 침묵을 지키더니, 그는 돌연 태도를 바꾸어 묻는다.
“잉그램 양과 결혼하면 내가 구원을 찾을 것 같소? 결혼 전날 밤 내가 오늘처럼 잠을 못 이룬다면 나와 함께 밤을 지새주겠느냐구?”
이후 제인은 어린애가 등장하는 꿈을 거듭 꾼다. 그리고 곧 리드 부인 집 마부였던 리븐이 찾아온다. 이제 베시의 남편이 된 리븐은 리드 부인의 아들 존이 방탕한 생활 끝에 죽었으며 그 충격으로 부인이 자리에 누웠다고 전한다. 부인이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제인은 리드 부인을 만나러 길을 떠난다. 부인의 용태를 지켜보는 사이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제인의 삼촌이 3년 전에 보내온 편지를 보여준다. 제인을 양녀로 삼아 재산을 물려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부인은 제인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제 화해하자는 제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리드 부인은 제인에 대한 미움을 털어내지 못한다.
그날 밤 리드 부인은 사망하고, 제인은 손필드로 돌아간다. 그 사이 페어팩스 부인에게서 로체스터가 결혼할 모양이라는 편지를 받았고, 그러므로 이제 손필드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돌아가는 제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도착해서 두어 주가 흘러도 결혼식을 올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제인은 다시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정원을 산책하던 로체스터는 잉그램 양과 결혼할 것처럼 말하면서 제인한테는 아일랜드의 가정교사 자리로 가라고 했다가, 다시 손필드를 떠나지 말라고 했다가 말을 바꾼다. 이에 제인은 반발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토로한다.
“선생님한테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이 되면서까지 제가 여기 남으리라고 생각하세요? 절 자동인형이나 감정도 없는 기계라고 생각하시나요? ...... 가난하고 미천하고 얼굴이 못생긴 하찮은 여자라고 제게는 이성도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자신과 로체스터는 동등할 뿐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하려는 로체스터보다는 자신이 더 낫다고 말한다. 그러자 제인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끔 유도하는 데 성공한 로체스터는 기뻐하며 제인에게 입을 맞추며 청혼한다. 제인은 처음에는 믿지 않지만 곧 기쁜 마음으로 청혼을 받아들인다.
두 사람이 결혼할 예정임을 알게 된 페어팩스 부인은 신분과 연령의 차이를 들며 제인에게 조심하라고 충고한다. 한편으로는 불쾌했지만, 제인은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처신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값비싼 예물과 혼례복을 마련해주려는 로체스터를 말린다. 제인은 로체스터한테서 선물을 받게 된 자신의 처지에 괴로움과 굴욕감을 느낀다. 심지어 로체스터의 미소가 ‘회교도의 군주가 자기가 내린 황금과 보석을 걸친 노예를 보고 만족하며 짓는’ 웃음처럼도 생각된다. 자신한테 자립할 만한 재산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 제인은 자신을 찾았다는 삼촌에게 편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