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치고 사랑도 무너져갈 때
조성용 지음 | 경향BP
삶에 지치고 사랑도 무너져갈 때
조성용(흔글) 지음
경향BP / 2021년 3월 / 376쪽 / 14,800원
마음이 일치 하는 것
우리는 누군가를 알아갈 때, 그리고 사랑하게 돼서도 언제나 취향을 묻게 된다.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즐겨 듣는 노래는 어떤 취향인지, 여행을 좋아하는지,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하지는 않는지 같은 시시콜콜한 질문들. 그것들에 대한 답이 쌓이면 얼마나 나랑 취향이 같은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한때, 나는 모든 게 일치해야 행복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음식 취향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여행도 한 사람만 좋아하면 남은 한 사람은 반드시 괴로울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랑 모든 게 같은 사람이라면 평생 나인 채로 살아도 괜찮을 테니 관계 속에서 마찰도 소음도 없을 거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모든 게 같다고 해서 잘 통한다는 것은 아니었고, 취향이 서로 달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잘 통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문이 열릴 때, 남은 한 사람의 문도 활짝 열리는 것. 순간의 마음이 일치하는 것이었다. 서로 좋아하는 게 일치한다고 해서 꼭 잘 통한다는 것은 아니었던 거다. 내 마음은 문을 열었는데, 상대방은 문을 닫아 놓았던 적도 있었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나는 제법 다른 것이 많았다. 사소한 성격부터 관계를 대하는 태도, 벌레를 무서워하는지, 겁이 없는지까지 다른 건 참 많지만 마음만은 잘 통한다. 배고파서 밥을 먹고 싶은 타이밍부터 방전돼서 휴식이 절실한 타이밍까지. 그래서인지 불편했던 기억보다 행복했던 기억이 훨씬 많다. 취향은 서로 존중해주면 그만이지만 마음이 통하는 건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고, 각자 다른 부분이 서로의 약점을 감싸줄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다. 같은 것과 잘 통하는 것의 차이를. 취향이 같은 사람을 곁에 둘 때보다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과 있을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을. 모든 게 일치하지 않아도 순간의 마음이 자주 일치하는 사람과 있을 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내 사람
혼자서 삶을 살아가는 건 멋진 일이지만 언젠가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인생에서 한 가지 숙제가 있다면 그건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편안하게 존재하며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 이 사람이면 평생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서는 사람. 없으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은 틀림없이 어려운 일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조차도 쉽지 않은데,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생에 한두 번 있는 번뜩임이니까. 그 순간 빛나는 인연을 잡을 수 있고 놓치지 않아야만 비로소 내 사람을 얻게 되는 거다.
지금 당신의 곁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이미 눈부신 인연을 가졌음에도 소홀함에 눈이 멀어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내 옆에 있어 줄 사람. 진정한 행복이 되어주는 사람. 매 순간 의미가 되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사람이 주는 힘, 그것보다 견고한 건 없고 가치 있는 것 또한 없다는 것.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많아도 내 사람만 있다면, 내 사람이 있다면, 더는 바랄 게 없다. 잊지 말자. 나를 온전히 좋아해 주는 내 사람이 있다는 건, 삶을 버텨낼 이유가 되고 내게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는 의미가 된다.
사라진 여유
관계 속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큰 기대를 걸지 않는 편이 좋다. 믿음을 주고 기대하는 일 뒤에 딸려오는 건 대부분 여전함이기 때문에. 사람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애쓸지 몰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잊어버리고 나태해진다. 예전의 나는 관계 속에서 기회를 후하게 주는 편이었다. 문제가 생겨도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기다렸다. 노력하면 좋게 바뀔 수 있다고. 안 맞아도 점점 맞아갈 수 있는 거라고. 허나,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처음부터 맞지 않는다고 느낀 사람과는 그냥 멈출 뿐, 쓸데없는 모험을 떠나지 않고 동시에 기대 또한 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관계, 지금 불행한 관계. 그것들을 굳이 지켜가면서까지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아픔을 감당할 힘도, 감정을 낭비할 여력도 더는 없다. 그러니 속상해 말라.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이니까. 당신이 싫어서라기보다는 내가 힘들어서 그런 거니까.
피어날 꽃들에게
나아가는 일보다 멈춰서는 일이 더 중요하단다. 매 순간 달려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사람은 지치고 생각보다 나약한 존재란다. 멈출 때는 제대로 멈추어 설 줄도 알아야 해. 나는 네가 그런 사람이기를 바란다. 내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걸 아는 사람이었으면. 멈춰서도 좋으니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었으면.
힘들다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억지로 나아갈 필요 없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건 무너지지 않는 것. 쓰러지지 않는 것. 너를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 누구도 네 몸, 네 마음을 대신 지켜줄 순 없으니. 지나치는 아름다움이 참 많다. 그것들을 너무 많이 흘려보내지는 않기를. 가끔은 길가에 핀 꽃 앞에, 밤하늘에 떠오른 달 앞에 한참을 멈추어 설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멈춰 서게 되어 있으니. 그 전에 아름다운 것 많이 보고 느끼며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았으면 한다.
끝난 인연은 끝난 대로
끝난 인연은 말끔히 끊어두는 편이다. 아쉬움이 남거나 다시 보고 싶어진다고 하여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게 되면 결국 더 공허해진다. 사랑이 끝나게 된 이유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서다.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서, 상황이 좋지 않아서. 헤어짐에 그럴듯한 이유를 붙이는 건 쉽지만, 결국 모든 이별은 사랑이 부족해서라는 이유로 귀결된다. 사랑은 위대한 감정이다. 무시무시하고 뜨겁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고 이겨내게 한다.
한때는 그런 감정에 취해서 끝난 사랑을 다시 돌려보려고 애썼다. 한번 어긋난 인연을 되돌리려고 꺼진 불씨를 살려보려고 했다. 그러나 남은 건 공허한 결말뿐, 그때부터 모든 관계의 끝은 끝으로 남겨두고 떠난다. 소중한 관계가 있다면 내 손 안에 있을 때, 내 마음에 있을 때 온 마음으로 다해 줘야 한다. 끝난 뒤 수습하거나 되돌리려고 해도 그 관계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한 번 갈라진 관계에는 불안이 남는다. 그건 위태로울 때마다 마음을 갉아먹게 된다. 그러니 지금, 당장 잘하자. 끝나지 않았을 때 노력하고 애쓰자. 끊어지지만 않았다면 언제든 기회가 있는 것. 후회할 관계를 만들지 말자. 관계를 더 끊어내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프니까.
감정 쓰레기통
곁에 있는 사람과 깊은 사이가 되면 점차 기대게 된다. 공감해주기를 바라고 내 감정을 설명하게 된다. 짜증도 났다가, 한탄도 했다가 힘든 것들을 탈탈 털어놓는다. 꼭 위로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는 게 아니다. 의지하고 싶어서, 내 감정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너라서.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사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부정적인 말들만 듣게 되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힘들어지는 순간이 온다.
가끔은 감정을 조절해야 할 때가 있다.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도 어떤 때는 멈춰야 할 때가 있다. 함께 있는 공간 속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 속에서 힘들다. 짜증이 난다. 피곤하다 같은 말들만 늘어놓게 된다면 언젠가는 들어주는 사람도 덩달아 전염되고야 만다.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기대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다만 함께 있는 순간마다 매번 그런다면 상대가 조금은 힘들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최대한 힘이 되어주고 기운을 주겠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자꾸 부정적인 말들을 접하게 되면 어두워질 수 있다는 것을. 함께 걷는 길, 서로에게 최대한 솔직해야만 더 오래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힘든 것들은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걸 끌어안고 감당하는 것이 건강한 사랑은 아니다.
내게 맞는 옷
어떻게 살 것인가? 수도 없이 나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예컨대 앞으로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살아갈 것인지, 착한 사람이 되어 살아갈 것인지 정한다고 해보자. 이기적으로 살기로 다짐한 사람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본인이 내키지 않은 것에는 냉소하고 호불호가 명확해서 관계 또한 억지로 연명하는 일이 잘 없을 테니까. 자연스럽게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지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한 사람은 사람들 대부분에게 괜찮은 사람이라고 불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들어줄 만한 부탁이라면 거의 들어주고 누구 한 사람을 배척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기에 자연스럽게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지게 된다.
허나 나는 이기적인 사람만이 행복하거나, 착한 사람만이 웃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사는 것에도 장점이 있고 착한 사람이 되어 사는 것에도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나의 몫이다.
조금은 신경질적이고 호불호가 명확하지만 잘 맞는 사람 몇 명은 확실히 존재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인가. 확실한 몇 사람이 있는 것보다는 모든 이들에게 온화하게 대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지게 되는 삶을 살 것인가. 살면서 절대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모든 건 내가 선택하기 나름이고, 뒤따라오는 것들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로 내 마음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고 내게 맞는 옷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이 모든 것의 종착역은 결국 내 마음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 스스로 모른 채 산다면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사람이 되고야 말 테니까. 길을 잃어버려 혼란스럽게 될지도 모르니까. 지금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떻게 살 건가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이 대답에 조금이라도 망설였다면, 지금 당신의 삶을 되돌아볼 차례다.
오래된 앨범
어릴 적, 사진이 담긴 앨범을 들여다보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태어나자마자 찍힌 발 도장. 그 발이 어느새 이렇게 자라났고 나도 어른이 되었다. 엄마는 앨범을 정말 근사하게 꾸며 놓으셨다. 내게 만약 딸과 아들이 생겨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사진을 찍었던 당시 엄마의 속마음까지도 앨범에 다 적혀있다. 덕분에 나는 어떤 사랑을 받고 자랐는지, 어디에 갔었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큰 선물을 받았는데 똑같이 무언가를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엄마에게도 그런 앨범이 있다면 행복해하시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어디 좋은 곳에 놀러 가거나 외출할 때면 사진을 열심히 찍어드리려고 한다. 웃는 모습, 행복한 모습, 사진으로 남겨뒀다가 기억할 수 있게. 늦지 않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놔야겠다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예전처럼 예쁘지도 않다고 주름진 모습에 속상해하시지만, 우리 눈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부모님, 평생 그렇게 옆에 있어 주셨으면 좋겠다. 맛있는 음식 힘들게 하지 않으셔도 좋으니까 그저 편히 있어 주셨으면.
그들의 마음은 우리가 보살펴야 하고 기억해주어야 한다. 그들이 우리를 위해 그래 주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 차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들의 전부였던 것처럼. 우리의 전부도 여전히 그들일 테니까.
같이 걸을까
‘같이 걸을까?’라는 말을 좋아해. 같이 걷는 것만큼 정성이 필요한 일이 또 있을까. 재밌는 게 이렇게 많은 세상인데 굳이 시간을 들여 걷는 것이 낭만적일 것은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발을 맞춰 걷고 얘기를 나누고 밤공기를 맞으며 어딘가로 나아가는 거. 말로 설명하기 힘든 두근거림이 있어. 좋아하는 사람과 걷는다면 더더욱. 별다른 말이 필요 없어지지. 모든 사랑이 함께 걸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듯이. 걷는다는 건 확실히 마음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보폭은 어떤지, 걸음 속도는 맞춰줄 수 있는지. 무엇보다 함께 걸으면 걱정 같은 게 사라지는지. 누군가를 알아가고 싶을 때는 함께 걷는 일 만한 건 없는 듯해. 그러니 같이 걸을까. 잠시만 시간을 내어주면 알 것도 같은데. 나만 느낀 감정인지. 너도 한순간 두근거렸는지, 우리가 함께일 수 있는지.
딸에게 하는 말
딸아, 좋은 사람은 생애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선물이란다. 마음이 움찔거릴 만큼 큰 감동을 주는 사람이 어쩌면 평생 한 번도 만나기 어려울지도 몰라. 좋은 사람은 애써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두려운 것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황홀한 것도 없단다. 잃을 것이 두려워 애써 밀어내지 말고, 제대로 한 번 겪고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좋겠구나.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 사랑해서 아플 수도 있다는 것. 차라리 사랑하지 말 걸. 후회하는 마음까지도. 그러나 그건 잠시일 뿐이다. 운명적인 사람은 삶을 뒤흔들 만큼 큰 영향이 되어줄 거야. 관계에 대한 생각 자체가 뒤바뀔 수도 있지. 겁내지 말고 받아들였으면 한다. 어떤 바람은 계절 따라 또다시 찾아오지 않아. 그 순간 부는 바람에 등 돌리게 된다면 평생 불어오지 않는 바람에 괴로울테니 멋지게 사랑하고 멋지게 겪어내기를. 사랑하는 딸아. 좋은 사람 곁에서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네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사람. 내일이 기다려지게 만들어주는 사람. 평생인 것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의 곁에서 웃으며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믿음을 가진 사람
살아가면서 한평생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며 살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음식조차도 매일 먹으라고 한다면 언젠가 분명 질릴 텐데, 자신이 가진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멋진 것 같다. 많은 것이 바뀌고 유행의 흐름도 금세 달라지는 세상 속에서 내가 가진 것을 지켜낸다는 것. 어설픈 마음으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믿음이고,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은 빛이 난다.
좋아하는 가수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 긴 연습생 생활을 마치고 데뷔를 했지만,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 활동도 제대로 못한 가수. 군에 입대했다가 이제야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 가수. 그의 서사는 눈물겹지만, 그의 목소리는 참 근사하다. 꾸준히 자신의 것을 하고 드러내며 울림이 있다. 그 많은 시간 동안 자신을 믿었던 마음처럼 단단하고 올곧은 울림. 노래를 듣다보면 그런 감정까지도 녹아 있는 것 같아 더 큰 감동이 온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믿음은 흐릿해진다. 내가 가는 길이 맞을까. 내가 하는 것이 맞을까. 서서히 의심하게 된다. 허나, 그런 마음에 굴복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빛을 보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겨내기가 쉽지 않고 자주 흔들리겠지만, 결국 인정받게 될 시간이 온다고. 그러니 나도 힘닿는 곳까지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글을 쓰는 일이든,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든 몇 년이고 몇십 년이고 꾸준히 달려 나가야겠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참 애썼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그럼 적어도 스스로 떳떳한 삶이 되지 않을까. 진실한 그 마음을 바라봐주는 사람이 몇 명쯤은 있지 않을까. 그거면 될 것 같다.
나를 돌아봐야 하는 순간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면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집에 도착하면 일찍 자는 것이 아깝다고 느껴졌을 때가 있다. 다음날 피곤하지 않으려면 얼른 씻고 자는 게 좋다는 걸 아는 데도 그러지 못한다. 이 밤을 그냥 놓쳐버리면 내일이 오고 또 달갑지 않은 하루가 시작되니까. 이것저것 바삐 하다가 결국 잠은 잠대로 늦게 자고, 피곤함은 또 누적된다. 나는 사람들이 이러한 경험을 하는 이유가 퇴근 후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아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