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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 다섯 번째

송정림 지음 | 나무생각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 다섯 번째

송정림 지음

나무생각 / 2017년 9월 / 288쪽 / 13,800원





1장 여름의 이웃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이 질문에 몇 분이나 행복하다고 대답할까요. 아마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그 불행이라는 것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인 경우가 많지요. 뭔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목이 마릅니다. 옷을 사면 모자도 사고 싶고, 집을 사면 더 큰 집을 사고 싶고, 회사에서 승진도 남보다 빨리 하고 싶습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빈 공간이 더 늘어나고 어찌 된 일인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결국 행복은 얼마나 가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내게 오는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고 느끼는 것, 그것이 행복입니다. 자, 다시 한 번 물어볼까요?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세상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지만

임신할 때는 자꾸 먹고 싶은 것이 생깁니다. 만삭의 몸으로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인절미가 먹고 싶어진 여자는 아파트 근처 떡집으로 갔습니다. 인절미 두 팩을 사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다다랐을 때 ‘엘리베이터 수리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아까 낮잠을 잘 때 언뜻 잠결에 엘리베이터를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 방송을 들은 것도 같았습니다. 여자는 아차 싶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오도 가도 못 하고 난감해하는데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오더니 말을 걸었습니다. “지금 엘리베이터 수리 중이래요. 걸어 올라가야 해요.” 여자는 만삭의 몸으로 어떻게 9층까지 올라가야 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때 그 아이가 또 말을 걸었습니다. “같이 가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괜찮아. 무겁지 않아.” 떡 봉지를 달라는 남자아이에게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는 “배속에 아기가 있잖아요!”라고 말하며 봉지를 빼앗아 들고는 여자보다 앞서서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습니다.

아이는 계단을 올라가다가도 뒤를 돌아보며 조금 거리가 멀어진다 싶으면 기다려주었습니다. 아이가 먼저 올라가고 여자가 따라가니 훨씬 힘이 났습니다. 뒤늦게 숨을 헐떡이며 집 앞에 도착한 여자에게 아이는 다시 떡 봉지를 내밀고는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인사하더니 아래층으로 씩씩하게 뛰어 내려갔습니다. 아래층에 살면서도 여자를 위해 위층까지 힘들게 올라왔던 것입니다.

여자는 빠르게 내려가는 아이에게 “고마워!”라고 말했지만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차서 더 이상 얘기를 못 했습니다.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씩씩한 그 아이를 다음에 만나면 머리라도 쓰다듬으며 칭찬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너무너무 고마웠어. 우리 아기도 너처럼 예쁜 마음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기다려주는 부모

경숙의 아들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굴지의 대기업에 합격했습니다. 요즘 취업난이 심각한데 취직이 되었다고 주변에서 축하가 쏟아졌고 경숙은 즐겁게 지갑을 열어 친지들과 친구들에게 한턱을 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몇 개월 다니더니 그 회사를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상사에게서 인격적인 모독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니 참고 다니라고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 후 아들은 다른 회사에 취직을 하지 못한 채로 3년을 흘려보냈습니다. 그런 아들을 보는 경숙의 마음이 썩어 문드러지는 듯 했습니다.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조금 더 분주하게 돌아다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왜 저렇게 방에만 처박혀 있는지… 모든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집안에 싸늘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속이 터질 것 같아서 소리 없이 제 가슴만 탁탁 치는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아들 직장 잘 다니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경숙은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러간 어느 날, 견디고 기다린 보람이 찾아왔습니다. 아들이 꿈에도 그리던 분야에 취업이 된 것입니다. 아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너는 왜 취업이 안 되는 거냐, 너는 왜 좀 더 노력하지 않느냐, 왜 좀 더 부지런히 뛰어다니지 않느냐… 닦달하기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고 믿어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서 “신은 인간을 채찍으로 길들이지 않고 시간으로 길들인다.”고 했지요. 무슨 일이든, 누구에게든 기다림이 필요한데, 기다리는 시간은 답답하고 초조하고 힘이 듭니다. 그러나 기다림은 자식한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부모 노릇입니다. 기다려준다는 것은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조금 늦게 출발하더라도 기다려주고, 조금 늦게 가더라도 기다려주고, 조금 늦게 이루더라도 기다려주고. 기다림은 사랑입니다.

그 사람은 나에게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 사람은 나에게 바라는 게 없었습니다. 높아져라, 나아져라, 빨라져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 원하는 게 있었습니다. 식사 잘하고 건강할 것! 그러니 그 사람을 괴롭힐 방법은 밥을 먹지 않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이유 없이 반항하고 싶어지던 날, 밥을 먹지 않고 학교에 갔는데 지각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교문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고.

나가서 봤더니 안타까운 얼굴로 서성이던 그 사람이 도시락 두 개를 내밀더군요. “네가 식사를 안 하면 내가 어떻게 일을 하니.” 하면서요. 그 사람은 법정 스님도 울고 갈 무소유의 달인입니다. 돈을 쥐도, 선물을 줘도, 그 손에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앞에 있는 다른 이에게 줘버리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탐하지 않고 살아서인지 그 사람의 눈빛은 언제나 아이처럼 맑습니다.

그 사람은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합니다. 비가 오면 사슴 같은 긴 목을 들어 멀리 창밖을 내다보며 나직이 한숨을 쉬곤 했습니다. 그러면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습니다.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나버릴 것 같아 그 품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꽃이 지고 난 자리에 피어나는 연둣빛 잎사귀를 꽃보다 더 좋아했습니다. 연두 꽃이 피었다며 맑게 웃는 그 모습은 천사 같았습니다. 연두 꽃 피는 계절에 양산을 쓰고 햇살 속을 걸어갈 때면 그 사람을 누가 채가기라도 할까 봐 나는 괜히 겁을 내곤 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아플 때면 밤새 눈물로 기도하며 내 곁은 지켰습니다. 그 사람은 내 마음을 읽는 독심술사입니다. 아무리 내색하지 않아도 슬픔을 들키고 맙니다. 힘든 것도 금세 알아차려 끼고 있던 반지까지 빼어내 나를 도우려 합니다. 나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을 게 분명합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습니다. 그 사람에게 점수 따고 싶습니다. 아니, 그저 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맑은 마음을 흐리게 하는 사람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간힘으로 다시 일어서려 합니다. 내가 힘껏 살아가는 이유이자 근거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젊고 아름답고 총명하던 나의 어머니는 구순을 지나며 기억을 잃어가고 체력을 잃어갑니다. 어머니를 모시던 오빠가 항암치료를 받게 되어 이제 요양원에 홀로 계시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가 언젠가 말했지요. “이 외로움을 네가 앞으로 겪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만큼 고독합니다. 홀로 외로움과 싸웁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연두 꽃 피는 계절에 손 편지를 써서 찾아갔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는데, 바람이 불어 어머니 손에 든 편지를 흔들었습니다. 그래도 꽉 쥐고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물건도 탐하지 않지만 자식이 쓴 편지만큼은 욕심내고 손에서 절대 놓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이제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합니다. 괜한 반항심에 밥을 안 먹는 것으로 속을 썩이던 그 벌을 이제 내가 받고 있습니다. 어머니한테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식사를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안 아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잘 안 하시니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교문 앞에서 도시락 들고 나를 기다리던 어머니의 표정이 되어 나는 어머니에게 안타깝게 사정합니다. “제발 식사 좀 해주세요. 엄마가 식사를 안 하시면 제가 어떻게 일을 해요.”

신이 나에게 한 가지 소원을 빌라고 하면, 일주일만이라도, 아니 삼 일, 아니 하루만이라도 어머니와 함께 노래 부르던 그 시간으로 데려다주라고 하겠습니다. 어머니와 ‘노들강변’도 부르고 ‘고향의 봄’도 부르던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그게 터무니없는 욕심이라면… 지금처럼 달려가 볼을 비빌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허락해주십시오. 조금만 더 어머니 손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주십시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사람, 내가 슬플 때 품에 안아주고, 내가 훨훨 세상을 날 수 있게 내 날개 밑에서 바람이 되어 밀어 올려준 사람… 어머니, 당신이 없다면 나도 없습니다.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어머니는 살아 계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버지가 계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그날은 하얀 눈이 펑펑 내려 저승길을 밝혀주는 듯했습니다. 아버지를 만나 행복하실 텐데… 이곳에 남은 나는 당신이 그리워 매일 눈물짓습니다. 머무는 곳이 다르다고 그리움마저 다를까… 하늘을 향해 안부를 전하고 당신이 그립다고 전해봅니다.



2장 눈에 눈물이 없으면



세상에 대고 소리치는 것

편의점에서 다짜고짜 화를 내는 노인을 봤습니다. 노인이 계산을 하려는데, 종업원이 다른 손님에게 물건을 찾아주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종업원이 이렇게 말했지만, 노인은 화를 벌컥 내더니 급기야는 물건을 던지듯 내려놓고 그냥 가버렸습니다.

화를 내는 노인을 보고 있자니, 캐서린 헵번과 헨리 폰다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황금 연못>에서의 노인이 생각났습니다.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 빌리에게 화를 내자, 빌 리가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왜 나에게 소리를 질러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손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빌리, 할아버지는 너한테 소리 지르는 게 아니란다. 할아버지는 인생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거야. 할아버지는 늙은 사자야. 늙은 사자는 아직도 으르렁거릴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만 하거든. 빌리, 언젠가는 사람을 잘 보아야 할 거야. 그리고 기억하렴. 그 사람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는 단지 그의 길을 찾고 있는 거야.”

아직 노인이 안 되어본 우리는 인생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그 느낌을 잘 알지 못합니다. 화를 낼 일도 아닌데, 벌컥 소리 지르고 물건을 던져버리고는 휘적휘적 걸어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의 등에는 분노보다 허탈감과 슬픔이 어려 있었습니다.

사랑받고 싶어서

르코르뷔지에의 전시회에 갔습니다. 세계 최초로 아파트를 만든 그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적으로 생을 마친 건축가입니다. 일본, 프랑스 등 7개국에 걸쳐 있는 그의 건축물 17개가 지난 2016년 7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지요. 어릴 적부터 화가가 꿈이었다는 르코르뷔지에. 그는 오전에는 화가로, 오후에는 건축가로 살았습니다. 그림을 알기에 건축을 더 즐겁고 표현할 수 있었다고 했지요. 이 건축가는 한마디로 천재입니다. 멋진 건축물들을 참 많이 지었는데 나중에 정작 그는 바닷가 마을에서 네 평짜리 최소한의 공간에서 아내와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네 평의 공간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르코르뷔지에는 평생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고 형이 바이올리니스트였는데, 어머니가 형한테만 사랑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르코르뷔지에가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는 것도 반대했고 그가 건축을 하는 것도 늘 탐탁지 않아 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어 했고 관심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르코르뷔지에는 늙으신 어머니의 기도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형의 위해서 기도하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어머니는 형이 아닌 르코르뷔지에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자신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는 어머니, 그 깊은 사랑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나를 아프게 한다는 책 제목도 있듯이 가족이 나를 아프게 할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더 갈구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더 안타깝습니다. 밝은 만큼 어두움도 존재하는 가족… 상처의 근원이면서 상처를 치료받을 수도 있는 가족….

이스라엘의 소설가 아모즈 오즈가 말했습니다. “가족이란 이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제도이자, 인간의 발명품 가운데 가장 신비롭고, 가장 희극적이며, 가장 비극적인 동시에 가장 역설적이며, 가장 모순적이고, 가장 매혹적이고, 가장 의미심장한 제도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그 마음을 품고만 있으면 그 사람을 모릅니다. 그래서 갈구하고 목말라합니다. 사랑한다면 표현하세요. 그리고 그 사랑이 시들지 않도록 물도 주고 햇살도 내려줘야 합니다.

내 잘못이었네

은서는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한동안 방황을 심하게 했습니다. 그 사람과 일생을 같이하고 싶었는데, 그 사람 아닌 사람은 인생의 파트너로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갑작스런 결별 통보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연락도 끊어버리고 도저히 만나주지 않는 그 사람을 잊지 못해 하루는 술을 마시고 거리를 걷다가 천막에서 점을 보는 할아버지가 있길래 불쑥 들어가 말했습니다. “그 사람… 나한테 돌아오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그렇게 말하니 눈물이 터졌고 울음을 그칠 수 없었습니다. “제발… 그 사람 좀 나한테 돌아오게 해주세요.” 나중에는 떼를 썼습니다.

철학관 할아버지는 은서가 다 울기를 기다렸다가 말했습니다. “손금 좀 보자.” 할아버지는 손금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널 버린 게 아니야! 네가 그 사람을 찬 거야!” 은서는 아니라고, 그 사람이 날 버린 거라고 그 사람이 나쁘다고 울며 말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다시 말해줬습니다. “울지 말고 집에 들어가! 들어가서 네 손금 중에 애정선을 잘 들여다봐! 그럼 내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될 테니!”

은서는 그날 밤 손을 펴서 애정선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손과 마주 잡았던 손, 손가락에 걸었던 약속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손금의 어디쯤에서 엇갈려버린 것일까, 애정선 어디쯤에서 이별이 예정돼 있었던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은서는 깨달았습니다. ‘그래, 그 할아버지 말이 맞았네. 내가 그 사람 버렸네….’

수많은 철학자들은 사랑은 결코 운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내가 뭔가 계산을 했기 때문에, 내가 뭔가 바라는 게 있었기 때문에, 내가 뭔가 지키지 못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애정선이 내 손금에서 사라져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사랑은 손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두 손에 달린 것입니다. 운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달린 것입니다.

바보라서 좋다

똑똑한 사람이 넘쳐납니다. ‘나는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습니다. 그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은 모두 잘못 알고 있다고 속단합니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자신을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연예대상을 받은 김종민 씨 인터뷰를 봤습니다. 그는 자신이 바보라서 좋다고 했습니다. 그의 성공비결이 거기에 있는 듯했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 의견이 다 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입니다. 바보는 다소 느리게 이해하지만 한 번 이해한 건 잊지 않는다고 김종민 씨가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한 사람은 뭐든 이해하려고 온 마음을 쏟습니다. 온 영혼을 다해 이해하니 그것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진심을 다하기 때문에 느리지만 스펀지처럼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에 고마워하고 진심을 다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타인에게도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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