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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콕토 시집

장 콕토 지음 | 스타북스



장 콕토 시집

장 콕토 지음

스타북스 / 2017년 2월 / 220쪽 / 12,000원





『시집』에서





정오

나무 천사, 뱃사공이 움직이는 그의 날개를,

비너스를, 그녀의 타조를, 그녀의 다이아몬드를,

평온해진 바다에서 기슭에 있는 그대에게 충실한 파도,

거품이 이는 명마가 끄는 에메랄드빛 사륜마차.



이곳의 표류물, 깡통, 닻, 대들보는,

해저 도시의 큰길에서 온 것.



바다는 물러난다, 자신의 침을 빨아들이며.



급히, 나는 벗는다, 셔츠를, 모자를.



해안으로 떠밀린 나체의 난파자, 나는 드러눕는다.

맹렬한 더위에 노출된, 우리 내부에 숨은

그을림이라는 인디언들을 내쫓으려고.





푸른색의 비밀

푸른색의 비밀은 지켜졌다. 푸른색은 그 땅에서 온다.

도중, 그것은 응결하여 산이 된다.

매미가 그리로 움직이고, 새들이 그리로 움직인다.



사실은,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사람은 프러시안 블루를 말한다.

나폴리에서는, 성모는, 하늘이 물러나면 벽의 홈에 남는다.



그러나 이 땅에서는, 모든 것이 신의 조화이다.

사파이어가 신의 조화라면, 성모도 신의 조화,

사이펀이 신의 조화라면, 수병의 옷깃도 신의 조화,

눈을 속이는 푸른 광선이 신의 조화라면,

나의 심장을 관통하는 그대의 푸른 눈도 신의 조화.





심장의 불길함

샘물은 흐른다, 개의 입처럼 불길하게.

장미에는 나도 놀란다, 워낙 미소조차 짓지 않기에.

나무들은 선 채로 잔다. 농담 따위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그는 자신의 그림자에게 명령한다,

<누워라, 쉬어라, 오늘 밤 출발한다>.

밤에, 그림자는 다시 가지를 오른다, 그리고 그들은 출발한다.



사랑하는 자는 벽에 글을 쓴다.



자신의 심장을 보면, 나는 이제 그대에게 미소 지을 수 없다.

그는 이 무월의 밤에 과하게 일한다.

그대의 위에 누워, 나는 흉보를 가져오는 그의 발걸음을 몰래 기다린다.





『기항지』에서





깨달음

자신에게 불성실해지면서까지

반하는 것은 바보 같다.

그보다 차라리 들어가자

자, 들어가자, 이 가게로

여기는 제정신이든 아니든

누구나 사랑을 할 수 있거든





좋은 것

선명히 보이는 북극성

말수가 적은 미녀

저녁 하늘의 붉은 구름

바람 속의 영국인

꼭 쥔 손의 도끼

배에서 기르는 늙은 고양이

새벽녘 밝아오는 하늘 모양

한창 물이 오른 혼혈 여인

모두 다 좋다

다 모두 좋다





양떼구름

하늘의 양떼구름

화장한 여자의 아름다움

모두 오래는

가지 않겠죠





『용어집』에서





우작(偶作)

그대의 이름을 조각하라

언젠가 하늘에 닿을 만큼

크게 자랄 나무뿌리에.

대리석과 비교하면 서 있는 나무가 더 이득이다

조각된 그대의 이름도 함께 커져 간다.





한밤중

아이는 자는 모양입니다.

크리스마스의 밤에는 자는 척하는 아이.

(젊은 엄마여, 이걸로 일단 안심입니다.)

옆방에서는 남편이 의자에 걸터앉아 대기 중,

뜻하지 않은 아이 불침번,

이것은 백의의 굴뚝 청소부.





젊은이에게 백발이 성성하면

젊은이에게 백발이 성성하면

두 눈은 부드럽고 피부는 윤기가 돈다.

그걸 보는 기쁨은

봄에 아름다운 올리브 나무를 바라볼 때와 같다.



바다는 신선하고 느린 파도로

희랍의 해변을 적시며

너희 올리브 열매에

하늘과 땅의 신을 함께 열리도록 해 준다.



겨울의 태양인 나,

너처럼 백발이 성성하나 젊은 이마를

헐벗은 장미 위에 드리우는 나에겐

백발이 된 너희 젊은이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드누나.





천사의 등

꿈속에 보이는 가짜 길과

환상적인 나팔 소리는

하늘에서 온 천사가 만드는

거짓말이다.



이것이 꿈이든 꿈이 아니든,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짓말을 알게 되지,

천사들이 곱사등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방 벽에 만들어지는

그들의 그림자는 굽어 있다





기쁜 것도

기쁜 것도 지나치면, 우리의 행복에 흠이 간다.

내 생명의 꿀벌이여, 그대는 어떤 나쁜 짓을 했는가?

그대들의 공허한 벌집이 죄의 거처인 이상,

나는 더는, 행복 따위, 바라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



한 마디의 호랑이를 감싸고 닭살이 돋아 장미가 시든다.

무엇보다 이 호랑이는 날개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인형을 망가뜨리는 수호천사에게도

잠자리같이 날개가 있다.



잉크와 눈의 얼룩이 있는, 오만한 학생들,

(등사판으로 학교 신문을 내고 있다)

등의 날개를 펄럭이며 학교를 살피러 오는,

허수아비조차 까치로 착각할 정도다.



눈은 운명의 손에 의해 이윽고 대리석이 된다,

대리석에서 소금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비너스가 하얀 길을 알고 있다,

결국 그녀는 드디어 소금에서 육체로 태어났다

일요일, 모두가 수영하는 백사장에서.



그러나 다시, 육체에서 조각으로 가는 우회로도 알고 있는 비너스도,

선 채로 잠이 들었다가 루브르에 와서 눈을 뜬다.

그녀에게 위험은 없다. 언제나 그녀의 살인이 들키는 것은,

한 세기 후이기에.



유년기여, 형벌을 사랑하는 잔혹한 마음이여,

재봉틀 소리에 이끌려 잠들라.

죽은 말벌과 화약 냄새와,

그대들의 불꽃을 만들기 위한 붙박이 태양이 준비되었다.



마을을 향한 산자락, 준비된 불꽃의 그리스도여, 도적들이여,

전야제에는, 군악대가 연주를 했다.

저녁이 가져온, 노을이 마음에 걸렸다,

그들이 죽은 뒤에, 프랑스 만세라는 글자가 나왔다.



단 하나 사랑의 한숨을 흘리며 바라보니 불꽃의 생명은 이미 끝났다.

죽음의 문턱에서 흰 새가 마지막 노래를 하듯, 불꽃은 푸른 눈을 부릅뜬다.

그렇지만, 불꽃의 마지막에 흥미를 느낀 군중은,

눈을 감고, 숨을 거두며, 포도밭에서 잠이 든다.



학교 시절의 추억이여! 나에게 더는 상관하지 마라,

저녁 하늘의 장미를 해치는 흠이 되지 마라.

나는 지금, 태어난 마을의 옥상에서 어지러워하고 있다,

나의 그늘은 잉크와 같이 흘러나간다, 나의 안에서.



나의 꿀벌들이 만드는 꿀은 나의 유년기의 그림자다.

나는 코르크보다 가볍다, 나는 거품보다 가볍다,

그렇지만 나는 가라앉는다,

비너스와 설인에게 끌려가면서.





서툰 천사들이……

비둘기들이여, 서툰 천사들이 너희 흉내를 낸다.

너희들은 마리아에게 예배한다. 그들은 각자의 초소 앞에서,

프랑스를 수호하는 임무를 맡는다. 아아! 우리는 그들을 실망하게 한다.

하늘은 밤새 마거리트를 딴다,

마지막 한 송이를 따니 사람들은 쇠살문을 연다.



가을이 되어 천사들이 추락한다,

우유 냄비만큼 천사들이 쏟아진다.



금색 나무, 오페라에서 귤이 잘 열린다.

3층석의 관객이 특히 자주 먹는다,

낮은 층의 관객은 귤을 먹지 않는다.



이 열 행의 시는 아름다운가, 추한가?

그것은 추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것에는 다른 가치가 있다.





새들은 눈으로 덮인다

작은 새는 눈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성별을 바꾼다.

실내복이 우리 부모와

에리스가 안타까워하는 변덕스러운 사랑을 속였다.

수수께끼 나비 그림이여, 그대들은 나에게는 투명하다.



아름다운 가면을 쓴 사람이여, 나는 그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뛰어오른다

피리 소리에 반한 태평스러운 허수아비인 그대의 엉덩이에.

유년기 학생이 읽는 소설에는,

5월의 달의 깃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보인다.



침대, 미칠 것 같은 양의 우리, 루이 16세 스타일의 거품,

우리의 묘비명은 겨자씨로 만들어져 있다.



불 위에 선 이미지, 그녀의 추억이,

포근한 목장 노래가 되어 새로운 장례를 만들어 낸다.



뒤에서, 앞에서, 러시아의 썰매가 늑대를 비추듯,

나르시스여, 그대의 비정한 처녀막은 돌아온다,

(딱히 죄는 아닐 것이다?)

그대가 손을 씻는 차가운 물은 보석이로다.





『오페라』에서





자화상

1

신비한 사고, 하늘의 오산,

내가 그것을 이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내 시의 전부다, 즉 나는

보이지 않는 것(그대 입장에선 보이지 않는 것)을 투사하는 것이다.

나는 말했다, <큰 목소리를 내도 소용없다. 손을 들어라!>

비정한 의상으로 가장한 범죄를 향해.

배신이 나에게 죽음의 농간을 알려 준다.

나의 푸른 잉크를 그들에게 부어

유령들을 바로 푸른 나무로 바꾸어 보였다.



그런 사업은 간단하며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광기적인 행위이다. 아무튼 천사를 괴롭히는 일이므로!

속임수를 연습하는 우연을,

걸음마 연습을 하는 조각상을 발견하기도 하니까.



공허히 보이는 마을의, 닭의, 학교의, 자동차의 경적 외에는,

들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전망대 위에 서서,

(이것이 도시가 내는 유일한 소리이다)

나는 들었다 하늘의 변두리에서 내려오는

마르세유인가 하는 놀라울 만큼의 소음을, 외치는 목소리를.



2

그리스.

그곳에서는 대리석도 바다도, 양처럼 주름져 있었다,

그곳에서는 뒤엉킨 뱀이 지팡이 장식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는 잔혹한 새들이 수수께끼를 내 온다,

그곳에서는 목동이 제멋대로인 독수리를 쫓는다,

그곳에서는 냉혈한 불륜자가 스케이트를 신고,

미치광이 같은 목소리를 내며, 석고 눈을 화나게 하고

연기의 왕과 여왕을 괴롭힌다……,

즉, 그리스풍 표현이 허용된다면

이것이 날개와 부리가 있는 신(아니 오히려 악마)이라는 것이다,



그럼 그다음은 메르쿠리우스, 도망치기 편한 모자를 쓰고,

숫자 8을 한 손에 들고.



3

자 그다음이 유년기. 나의 유년기에는 마부가

바람의 강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눈 뭉치를 애용하며 무기 삼아 날뛰는

학교의 제왕들, 건방진 풋내기들.

창은 섞었다, 작은 새와 철사를.

관능적이 되었다. 사팔뜨기 눈을 한 사랑스러운 마들렌.

그녀의 손가락은 나의 그것과 머플러에 숨어 꾀를 부린다…….

그녀는 가능한 나를 괴롭혔다.



그다음은 시작되었다, 유령이, 흉상이,

밤, 검은 장갑에, 두꺼운 손을 감추고.

속임수가 뛰어난 죽음의 미녀가

오른쪽과 왼쪽 얼굴을 순식간에 보였다.





일요일……

일요일 아침, 각자의 머리글자를 껴입고

자전거 타는 사람이 내기를 교환한다.

자전거 타는 사람과 시장의 타락한 왕들이여,

그대들의 사랑스러운 큰 강이 파리를 치장한다.



채소 재배자는 천국에서 장미꽃 위에 잠든다.

말을 타고 지평선을 달리는 사람,

지상과 천상에서 저명한 천재들이,

소리굽쇠의 외침같이 멀어진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시로 예를 표한다,

교외의 벤치에 앉아,

그대들의 풍경 화가의 다리 사이에

조심스러운 큰 손을 닦고.





홍당무가 되다

어린 소녀 두 명이 자신들의 그림자 끝에 서서

무엇에도 지지 않을 심술궂은 모습으로,

양산으로 벼락을 피하고,

웃으며 나에 대해 귓속말을 하고 있다.



갑자기 덮쳐오는 고독감, 이것은 무섭다!

오만한 기수의 사냥에 짓밟혀,

피로 빨개진 하나밖에 없는 나들이옷을 억지로 입고,

갑자기 홍당무가 되어 아첨을 잊는다.



닳고 닳은 이들이여, 내가 무엇이 그렇게 이상한가?

하늘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발을 저는 것이오,

신이 만약 나에게 대화를 허락한다면

그대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은 웃음을 부끄러워할 것이다.



벨 플라워와 마거리트의 목장 들판에 서서

그대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여기까지다.

그대들의 눈 뭉치는 진흙 덩어리다

그리고 새벽녘에는 그 은신처에서 슬퍼한다.



잘 웃는 소녀들이여, 웃어 보아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되질 않는가.

열마저도 그대들의 불도그 같은 방식에는 뜨거워진다

(생각은 무엇을 닮는가)

나야말로 젊은 소녀이며, 반대로 그대들은 악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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