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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달라도 괜찮아

김선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조금 달라도 괜찮아

김선호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1월 / 264쪽 / 13,000원





지금은 엄마랑 싸우면 누가 이기니?



한스의 소망은 아버지가 ‘영원히’ 사라졌으면, 즉 ‘죽어서’ 없어졌으면 하는 형식을 띠게 되었다. …… 그러나 사실 우리의 한스는 절대 나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 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선량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였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꼬마 한스와 도라』에서

사춘기 소녀 수지야, 보고 싶구나. 너의 당당하면서도 당돌한 질문들이 그리워지는구나. 수업 시간 언제든 손을 들곤 했지. 그러고는 다짜고짜 “왜 그래야 하는데요?”라는 질문을 거의 습관처럼 하던 것이 기억난다.

2학기 국어 시간이었을 거야. 그런데 평소 수지답지 않게 질문도 하지 않고 설명도 듣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이고 책에다 낙서를 하고 있었지. 선생님이 옆을 지나가자 너는 급하게 책을 덮어버렸어. 보여주기 싫다는 뜻이었겠지. 그런데 수지야, 미안하다. 네가 음악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때 열어봤단다. 물론 너는 졸업할 때까지 그러한 사실을 몰랐겠지. 국어책에 뭐라고 낙서를 했기에 선생님이 지나가자 그리 급하게 덮어버렸는지 알아야 했거든. 엄마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들을 적어 놓았지. 아직도 마지막 문구가 기억난다. “엄마가 지구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적어놓았더구나.

사실 그때 좀 놀라기는 했지만 네가 걱정되지는 않았단다. 수지 안에 있던 분노가 표출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지. 단순히 사춘기였기 때문이라는 별 도움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구나. 사춘기라는 말은 많은 어른이 청소년들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때, 마치 다 이해했다는 의사 표시로 사용하는 말 중에 하나란다. 그렇게라도 규정을 지어야 어른들 마음이 편하거든. 어른이 아이가 일으킨, 혹은 아이에게 일어난 사태를 파악하기 힘들 때 자신의 어려움과 부족한 이해력을 감추고 회피해버리는 데 아주 좋은 용어란다.

네가 면담하다가 그랬지. 딱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엄마가 좋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좋은 것은 없고 최악이라고. 엄마랑 말다툼을 해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고 말이야. 엄마가 한 번쯤 져주면 좋을 텐데, 얄밉고 비겁하게도 휴대전화를 못 쓰게 한다고 협박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막는다고도 했지.

왜 그렇게 엄마와의 다툼에서 단 한 번이라도 속 시원하게 이기지 못했는지 아니? 네가 엄마에게 계속 지는 싸움만 걸었기 때문이야. 이제부터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려주마. 그런 방법을 그 당시에 알려주지 않은 이유가 있단다. 그때는 선생님이 말해줘도 알아듣지 못했을 거야. 그때 너는 들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표출해야만 하는 시기였거든. 엄마와 싸우며 좀더 진을 빼고 난 다음에야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란다. 지금쯤이면 그때가 되었을 것 같다.

사회에서 큰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이 한 번쯤은 꼭 읽는 책이 있단다. 한 번이 아니라, 두고두고 읽으면서 곱씹는 책이란다. 『손자병법』이라는 책이야. 손자라는 사람이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저술한 책이지. 손자가 그 책을 쓰던 시대에는 종이라는 것이 없었단다. 그래서 나뭇조각에다 글을 썼고 그 내용이 지금까지 전해진단다. 여러 나뭇조각에 적어서 후대에는 원래 순서가 어땠는지조차 잘 모르게 되었지. 단지 여러 사람이 그 글을 해설하면서 역사적인 예화들로 살을 붙였지. 지금 네가 서점에서 찾아 읽는다고 해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곧 덮어버릴 거야.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 반드시 읽어보렴.

엄마와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전쟁에서 사용하는 전술이 담긴 『손자병법』까지 읽어야 한다니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선생님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엄마를 이기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설득해나가는 과정에서 세상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야. 어떻게 엄마를 설득하고 네 뜻과 의지를 세운 채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지 『손자병법』이 잘 알려주고 있단다.

수지야, 넌 엄마와 싸울 때마다 먼저 백기를 들었고 결국 그 분노는 엄마를 지구에서 사라지게 하는 낙서로 표출했지. 『손자병법』에서는 이렇게 말한단다. “이기는 싸움만 하라”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가 흔히 들어서 아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는 문구지.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하고 자주 인용되는 문구란다. 하지만 정작 『손자병법』 원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하는구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위태롭지 않다”고 말이야. 손자는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을 중요시했기 때문이지.

이제부터는 마음을 바꾸렴. 엄마를 이기려 하지 말고 엄마와 싸울 때 너 스스로를 보호하고 위태롭지 않을 만큼만 싸우는 거야. 그것이 시작이란다. 옛날에는 전쟁에서 지면 그 국가는 사라지고 백성들은 뿔뿔이 노예로 팔려갔단다. 엄마와의 싸움에서도 마찬가지야. 네가 계속 지는 싸움만 하다 보면, 너 자신의 정체성이 흩어져버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무엇을 해나가기보다는 부모의 결정에 의존해버리는 사람이 되고 만단다.

수지야, 너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먼저 그런 싸움을 시작했단다. 그러니 많이 서툴고 엄마의 ‘휴대전화 압수’라는 협박에 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지. 그래서 그러한 분노가 고스란히 담긴 낙서를 국어책에 흩날려버린 거야.

이제 네가 엄마와의 싸움에서 위태로워지지 않을 만큼만 싸움을 시작해보자. 그러려면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단다.

첫째, 네 삶의 목적을 세우렴. 쉽게 표현하면, 너의 꿈을 찾으렴. 그 꿈은 너에게 방향성을 준단다. 네가 휴대전화 게임을 하다가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종일 텔레비전을 보면서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다가도 깜짝 놀라 일어설 만큼 너를 끌리게 하는 무엇이 있어야 한단다. 그것이 너의 가장 큰 힘이고 무기가 될 수 있단다. 꿈이 없으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좋은 것들만 좇게 된단다. 그러한 즉흥적인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 엄마는 너를 혼내고 다그칠 수밖에 없단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너는 엄마에게 대들지만 성공하지 못하지. 네가 이루고 싶은 것을 찾고 그것을 엄마 아빠에게 공표하렴. 난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겠노라고 말이야. 그리고 그와 관련한 것들을 연습하거나 공부하거나 즐기렴. 그러한 와중에 엄마가 잔소리를 하면 당당하게 말하는 거야. 내 꿈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오늘 몇 시간 했는데 잠깐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고 말이야. 또는 연습을 몇 시간 했고 잠깐 기분 전환하려고 게임을 했다고 말이야. 그러면 적어도 협박에 무너지는 싸움을 하지는 않게 될 거야.

둘째, 속전속결이어야 한단다. 『손자병법』에서는 어설프더라도 서두르는 것을 추구해야지, 교묘한 작전을 세운답시고 오래 끌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단다. 싸움이 있기 전까지는 치밀하게 준비하더라도 일단 시작했으면 최대한 빨리 끝내라는 뜻이지. 엄마의 말에 일일이 토를 달며 싸움을 감정의 극한까지 끌고 가지 마렴. 네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차라리 깨끗하게 인정하고,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네가 먼저 말해버리렴. 이러이러한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니면 실수했던 것 같다고 말이야. 그러고 나서 네가 원하는 바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렴. 길고 자세히 설명하려 하지 말고 가장 말하고 싶은 바를 명확하게 말할 필요가 있단다. 어른들은 돌려 말하면 못 알아들을 때가 많거든. 각자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듣는 경향이 있단다. 그러니 네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표현하렴. 네가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말했는데도 안 된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그냥 네 방으로 들어가렴. 다음에 기회가 오면 또 이야기를 시도해보면 된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수의 자질이 무엇일까 생각하렴. 장수라고 표현하니 좀 이상하니? 보통 ‘리더’라고 표현하기도 하지. 하지만 싸움에서는 리더보다는 ‘장수’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단다. 수지 너는 장수의 자질이 충분했단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장수의 기질 중 하나인 도의와 기상이 넘쳤지.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란다. 손자는 그의 병법서를 펴자마자 나오는 「시계」편에서 ‘전쟁은 속임수’라고 했단다. 즉, 전쟁을 이끄는 장수는 “자신의 의도를 숨긴다”라고 표현한단다. 선생님이 어떻게 그런 비겁한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은 네가 조금 비겁하더라도 엄마와 이기는 전쟁을 하기를 바란다. 솔직하게 말해줄까? 엄마는 이미 오래전부터 ‘의도를 숨긴 채’ 너와 이기는 싸움을 시작했단다.

우리 수지, 오늘부터는 지는 싸움을 걸지 마렴. 너 자신을 위태롭게 만들지 말고, 네가 유리한 고지에 있을 때만 속전속결해라. 오늘부터 승리는 네 것이 될 거야.



지금 꿈이 없다고 해도 괜찮아



당신이 뭔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는데 만일 거기서 자연발생적인 즐거움이나 기쁨을 찾아낼 수 없다면, 그걸 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나 조화롭지 못한 것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때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즐거움을 방해하는 쓸데없는 부품, 부자연스러운 요소를 깨끗이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정운아, 잘 지내지? 여전히 그럭저럭 학교에 잘 다니리라 생각한다. 이제 곧 대학 입시가 다가올 텐데, 네 성적에 맞는 적당한 곳들을 고르느라 신경 좀 쓰이겠구나.

점심시간에 네가 면담하러 왔을 때, 그랬지. 누구는 의사 된다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누구는 예술 중학교 간다고 악기 연습 열심히 하고, 누구는 연예인 되고 싶다고 쉬는 시간에도 열심히 춤추고 하는데 정운이는 하고 싶은 게 없다고 말이야. 그래서 불안하다고 말이야.

공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재미있지도 않고, 축구는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프로 선수로 뛰고 싶을 정도는 아니고, 미래에 어른이 되어서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없다고 말이야.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열심히 뭔가를 하는데 자신은 그런 것 같지 않아서 뒤처지는 것 같다고 말이야.

그때 네 말을 듣고 좀 의아했다. 보통 그런 상담은 아이보다는 어머니가 와서 하는 일이 많았거든. 우리 애는 뭐 하나 확실하게 하는 게 없어서 걱정된다고 말이지.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네 어머니가 네게 얼마나 그런 걱정과 불안 섞인 말을 했을지 짐작이 갔단다. 오죽 많이 했으면 그런 걱정이 네게도 전이되었을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때 선생님이 네게 말해준 사자성어 기억나니? ‘대기만성’이라고 말이야.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이지. 사실 그 말은 조급해하는 너의 마음을 잠시나마 불안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표현이었다. 사실 정운이 너와 ‘대기만성’은 아무 연관이 없었단다. 무언가 다른 아이들처럼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적인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없애주려는 표현이었을 뿐이었다.

정운아! 선생님이 알기로 적어도 네 부모님은 네게 어떤 것을 강요하는 분이 아니었다. 되도록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아낌없이 지지해주실 분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학기 초 설문 중 자녀의 희망직업란에도 ‘정운이가 원하는 것’이라고 쓰셨지. 그런데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단다. 보통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는 과정 중에 찾아지기도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 일을 다 체험하고 나서 선택할 수는 없단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정운이에게 하고픈 결정적인 한마디는 작은 느낌을 구체화하라는 거란다. 쉽게 표현하면 ‘좋다’, ‘싫다’를 더 구체화하라는 뜻이야. 예를 들면 이런 거야. 학교 수업 중에 모둠 작업을 하다 보면 여러 아이의 의견이 나온단다. 그중 어떤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방법을 밝히고 이끌어가지. 그때 서로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아이들은 서로 자기주장을 하며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그래도 안 되면 거수로 결정하든지, 혹은 가위바위보로 결정을 하지. 그러한 가운데 정운이 너의 모습은 어땠는지 혹시 알고 있니? 그때 정운이의 위치는 ‘다 괜찮아!’였단다.

누군가 이렇게 하자고 해도 괜찮고, 저렇게 하자고 해도 괜찮다는 것이었지. 정운이는 분명 둘 다 괜찮았을 거야. 그래서 그렇게 말한 것이지. 그런데 정운아, 괜찮은 것 중에 그래도 더 괜찮은 것이 분명 있단다. 그 작은 차이를 발견할 줄 알아야 해.

에디슨이 말했지.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이라고 말이야. 그 1퍼센트의 영감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 같지만 결국 선택에 큰 차이를 만든단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어. 계속해서 조금 더 낫거나 조금 더 좋은 무언가를 찾아다니지. 이것도 그럭저럭 괜찮고 저것도 그럭저럭 괜찮다 해도 그중 1퍼센트라도 더 좋은 것이 있다면 그 1퍼센트가 전체를 차지할 만큼 커지는 씨앗이 된단다.

어떤 사람들은 무언가 열정적으로 빠져 있는 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한단다.

“난 이 길밖에 없어!”

“난 이 일 말고는 다른 데는 전혀 관심이 가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이들은 어찌 보면 극소수며 그들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이야. 혹은 뭔가에 미친 사람들만 가능하다고 말이야.

그런데 선생님 생각은 다르단다. 그들을 열정에 빠져들게 하고 무언가에 미치게 만든 것은 아주 작은 차이를 발견하고 그 간격을 계속 유지하는 데 있다고 말이야. 마치 도미노 게임 같은 거야. 도미노가 뭔지 알지? 조그만 블록을 수백 개 혹은 수천 개 깔아 놓고 단 한 개를 쓰러뜨리면 연속해서 쓰러지는 것이지.

그런데 도미노 게임에는 비밀이 있단다. 보통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도미노 블록을 길게 늘어뜨리지만, 도미노 블록은 넘어지면서 자신보다 조금 더 큰 블록을 넘어뜨릴 수 있단다. 그리고 블록은 다시 조금 더 큰 블록을 쓰러뜨릴 수 있고 말이야. 이렇게 조금씩 더 큰 블록을 계속 이어 놓으면, 맨 나중에는 처음 블록보다 엄청나게 큰 블록을 쓰러뜨릴 수가 있단다.

네가 원하는 무언가도 마찬가지야. 그냥 이것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다고 하며 똑같은 블록을 계속 늘어놓지 마라. 조금이라도 더 좋다고 생각하는 블록의 색깔을 처음보다 약간 더 큰 블록으로 바꾸어라. 그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너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큰 블록과 마주하고 너는 그것을 쓰러뜨릴 힘을 찾게 될 거야.

네 감각을 무디게 만들지 말고 세심하게 사용하렴. 아주 조금의 차이라도 더 좋고 나은 것을 선택하렴.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란다.

그리고 네 진로는 ‘너 자신’과의 대화란다. 다른 친구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과 네 선택과는 무관하단다. 친구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네 안에서 느끼는 작은 차이에 귀를 기울이렴. 그냥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느끼는 곳을 향해 지속적으로 걷는 거야.

김정운 교수는 『가끔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서 이렇게 표현했단다. “다가올 내일의 작은 변화에 대한 기대로 오늘의 삶에 잔잔한 리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마음의 리듬을 ‘설렘’이라고 표현했지. 선생님도 같은 생각이다. 무언가 약간의 ‘설렘’을 찾으면 된단다. 엄청나게 큰 열정과 해일 같은 몰두까지는 아니어도 된단다. 그 작은 ‘설렘’이 네가 가야 할 나침반이 되어줄 거야. 그러한 나침반 하나면 태평양 한가운데서도 결코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단다.

기억을 더듬어 아주 작아도 네가 설렜던 순간을 찾아보렴. 그 설렘이 네가 가야 할 길의 열정이 될 거란다.



카톡방은 진짜 공간이 아니야



수용소나 정신병원의 삶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무대 뒤, 즉 배후 공간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숨을 공간이 없다. - 김정운, 『가끔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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