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신
이기찬 지음 | 중앙경제평론사
무역의 신
이기찬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 2015년 6월 / 308쪽 / 13,800원
프롤로그_ 위기에 처한 미래전자
미래전자 회의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회의는 여느 때처럼 최만호 전무의 발언으로 시작되었다.“지난달 영업실적이 말이 아닙니다. 3개월째 판매 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요. 회사의 자금사정도 좋지 않고, 이대로 가면 정말 큰일입니다.”최 전무는 찌푸린 표정으로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이 부장의 생각은 어떤가?”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국 부장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이테크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입니다. 벌써 몇 달째 제이테크에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광고라면 우리도 할 만큼 하고 있지 않나?““지금 제이테크는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사용할 정도의 제품이라면 믿고 구입해도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해외시장 진출이 국내 판매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건 어떻습니까?”“아니, 이 부장. 생각을 하고 좀 말을 해. 해외시장 진출하는 게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잖아. 해외영업을 담당할 조직도 없고. 설령 지금 시작한다 하더라도 당장 오더를 따낸다는 보장도 없잖아. 공연히 해외시장 진출한다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한시바삐 국내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회의는 최 전무의 일장 훈시로 막을 내렸다.
특명, 해외시장을 뚫어라
“자네 전공이 영문학이지? 영어는 잘하나?”
영업부의 홍석진 대리가 방으로 들어오자 이 부장이 다짜고짜 물었다.
“그저 그렇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 영어를 써본 적이 없었던 홍 대리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네가 할 일이 생겼네. 우리 회사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지 알아봐. 오더를 받아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고. 시간이 없네. 서둘러야 해.”“부장님, 잠깐만요. 실제로 수출오더를 받으려면 최소한 무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저는 무역의 ‘무’ 자도 모르는데요.”“홍 대리도 알다시피 우리 회사에 해외영업담당이 없지 않는가.”
“그러니까 사람을 새로 뽑아야…….”
“그럴 시간이 없어. 게다가 당분간 이 일은 비밀리에 추진해야 하네. 특히 최 전무님 모르게. 최 전무님은 해외시장 진출 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니까 말이야.”“그래도 수출을 하려면 회사차원의 지원이 필요할텐데요. 물건도 확보해야 할 거고.”
“일단 수출오더가 확정되고 나면 지원을 요청해야지. 그때까지만이라도 비밀을 유지하자는 거야. 공연히 수출하겠다고 나섰다가 일이 잘 안 되면 망신만 당할 수도 있으니 말일세.”“부장님 말씀은 잘 알겠는데요, 제가 무역에 대해 뭘 알아야 말이죠.”
“주변에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이 없는지 잘 생각해보게. 아무튼 자네만 믿겠네.”
홍 대리는 한 동안 막막한 심정으로 고민하다 일단 책을 통해서라도 무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무역실무 책을 들여다본 홍 대리는 이내 책을 내려놓고 말았다. 아무리 집중해서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장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판국에 언제 책을 통해서 무역을 배운단 말인가.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무역에 통달한 귀인을 만나서 속성으로 족집게 과외를 받는 수밖에 없었다. 홍 대리는 대학동창 중 대기업 해외영업부에 다니는 박민호에게 도움을 청했다. 박민호는 도와주고 싶지만 해외지사 발령을 받아 곧 출국해야 한다며 대신 동창 나현주를 만나보라고 했다.“어? 현주가 무역회사에 다녀?”
“모르고 있었어? 현주 아버님이 자타가 인정하는 무역 전문가시잖아. 종합상사를 비롯해 무역 현장에서만 30년간 활동하셨고, 책도 여러 권 내셨어. 한마디로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최고의 무역 전문가야.”홍 대리는 마음속으로 현주를 만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갑자기 학창 시절 현주의 모습이 떠올랐다. 소심한 성격인 석진은 한 동안 현주를 마음에 품었지만 혼자 애만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 현주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 현주를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었다. 현주는 그런 석진을 부담 없는 선배로 대했다. 그리고 졸업한 후로 현주를 다시 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그분이 현주 아버님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냐?”
“얼마 전에 신문에 난 기사 못 봤어? 현주가 미국 유명 방송사의 서울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알파걸’을 다룬 기획기사였는데 기사 말미에 현주가 나승환 소장의 외동딸이라는 얘기가 나와. 근데 너 학교 다닐 때 현주 좋아하지 않았냐?”민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현주는 약속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헐레벌떡 나타났다. 긴 생머리에 학교 다닐 때 모습 그대로였다. 현주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현주는 반색을 하며 무슨 용건인지 묻지도 않고 당장 만나자고 했다. 석진은 현주가 눈앞에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근데 어쩐 일로 날 찾은 거야?”
석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나승환 소장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했다.
“아빠 일이라면……”
현주가 말꼬리를 흐렸다. 왠지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실은 아빠와 따로 살아. 아빠는 가평 쪽에 있는 전원주택에서 혼자 지내셔. 아무튼 아빠한테 말해보고 연락 줄게.”
귀인을 만나다
홍 대리가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차를 멈추자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아담한 전원주택이 눈에 들어왔다.“어서 와요.”
나승환 소장이 반갑게 맞았다.
홍 대리가 소파에 앉자 현주에게 들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무역을 배우겠다고?”
“네, 소장님”.
홍 대리는 나 소장에게 궁지에 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해 단시일 내에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사정을 이야기했다. “저는 무역의 ‘무’ 자도 모르는데 절 제자로 받아주시겠습니까?”
“누구 부탁인데 거절할 수 있겠나! 그리고 어설프게 아느니 아예 백지상태인 사람을 가르치는 게 훨씬 쉬운 법이라네.”“근데 오늘 하루 동안 배워서 당장 해외거래처를 상대할 수 있나요?”
“걱정 말게. 무역을 안 해본 사람은 무역하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지만 실제로 해보면 별 거 아니라네.”“책에서 설명해놓은 것을 보니까 엄청 복잡하고 이해도 잘 안 되던데요.”
“그건 대부분의 책들이 지나치게 이론적이거나 지엽적인 내용까지 다루고 있어서 그런 걸세. 우리나라 무역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역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학자들이 책을 쓰고 강의한다는 걸세. 그러니까 학교에서 무역을 전공한 학생들조차 회사에 들어가면 새로 무역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걸세.”나 소장은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자, 그럼 지금 자네가 무역을 배우려는 목적이 뭔가? 한마디로 해외바이어를 개발해서 물건을 팔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어떻게 바이어를 개발하고 어떻게 거래를 성사시켜서 물건을 수출하는지만 알면 되지 않겠나.”홍 대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알고 보면 정말 별거 아니라네. 그런데 자넨 왜 진작 무역을 공부해두지 않았나?”
“저는 국내영업 담당인데요.”
“해외영업 담당자만 무역을 공부해야 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일세.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봐야 하네. 글로벌 시대에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을 구분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생각일세. 더욱이 무역을 빼고는 우리나라 경제를 논할 수 없네. 그래서 ‘무역에 강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거지. 자, 이제 본격적으로 무역 공부를 시작해보세. 우선 여기 적혀 있는 네 가지 용어를 기억해두게.” 나 소장은 노트를 꺼내 식탁 위에 펼쳐놓았다. 거기에는 FOB, CIF, T/T, L/C라고 적혀 있었다.“FOB하고 CIF는 일반적인 무역거래에서 가격을 정하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지. 국내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도 배송료를 포함시킬 수도 있고 포함시키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FOB 조건은 물건 가격에다 선적항에서 물건을 실을 때까지의 비용만 포함시킨 것이고, CIF 조건은 도착항에 물건이 도착할 때까지의 비용이 포함된 조건이라네. 예를 들어 FOB Busan이라고 하면 부산항에서 선적할 때까지의 비용만 포함시킨다는 뜻이고, CIF New York이라고 하면 물건이 뉴욕항에 도착할 때까지의 비용, 즉 뉴욕항까지의 운임과 보험료까지 포함시킨다는 뜻이지.”“T/T와 L/C는 뭔가요?”
“무역거래에서 사용하는 결제방식이라네. T/T는 Telegraphic Transfer의 약자로 상대방의 은행계좌로 물품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이고, L/C는 Letter of Credit의 약자로 신용장이란 뜻이지. 여기서 신용장이란 수입자를 대신해서 수입자의 거래은행에서 수출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증서일세. 수출자는 은행을 믿고 물건을 선적한 다음에 선적서류를 챙겨서 은행에 제출하고 물품대금을 지급받으면 되고 수입자는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선적서류를 인도받아서 선박회사로부터 물건을 인수하면 되는 거네. 우선 이 정도만 알아도 일반적인 무역거래를 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걸세.”“그런데 무역실무 책에는 엄청나게 많은 무역용어가 나오던데요.”
“원래 무역거래라는 것이 품목이나 거래방식에 따라 워낙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책에 등장하는 무역용어가 많을 수밖에 없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일반적인 무역거래에서는 극히 일부분의 용어만 사용된다는 점일세. 즉 무역현장에서는 주로 FOB 아니면 CIF 조건을 사용하고 결제방식도 거의 대부분 T/T와 L/C로 이루어진다네.”“소장님 말씀을 들으니 조금 안심이 되네요. 어느 세월에 책에 나오는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거든요.”“자, 그럼 이제 실제로 무역거래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세. 무역거래를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템과 거래처를 개발하는 걸세.”“저희 회사는 이미 수출할 아이템이 정해져 있으니까 바이어만 개발하면 되겠네요. 바이어는 어떻게 개발하나요?”“바이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취급품목이나 상대국, 거래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하네. 알리바바(www.alibaba.com), 이씨21(www.ec21.com), 이씨플라자(www.ecplaza.com) 등과 같은 인터넷 무역거래 알선 사이트를 통해 바이어를 개발할 수 있고, 또는 KOMPASS와 같이 전 세계 무역업체들의 정보를 책으로 묶어놓은 디렉토리를 이용할 수도 있지. 그리고 무역협회나 KOTRA와 같은 무역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할 수도 있고,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통해서 바이어를 개척할 수도 있다네.”“실제로 그런 방법을 통해서 바이어를 개발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나요?”
“바이어를 개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제대로 된 바이어를 만나기가 힘들다는 거지.”“왜죠?”
“한번 생각해보게. 구매력이 있고 믿을 만한 바이어라면 이미 거래하고 있는 거래처가 있을 것 아닌가. 그런 바이어들이 뭐가 아쉬워서 잘 알지도 못하는 상대와 새로 거래를 트려고 하겠나?”나 소장을 말을 듣고 보니 당장 거래를 틀 만한 바이어를 만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막연히 유력 바이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부딪쳐보게.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하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걸세.”“그럼 바이어를 개발하고 난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협상을 통해서 품명(description), 수량(quantity), 가격(price), 거래조건(trade terms), 포장(packing), 선적항(shipping port), 목적지(destination), 선적기일(shipment), 결제방식(payment) 등과 같이 계약의 핵심이 되는 조건들에 대해 합의해야지.”“품명이나 수량, 선적조건들은 바이어와 상담을 하다 보면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그렇지. 계약조건 중에서 가장 합의하기 힘든 것이 가격과 결제방식이지.”
“모든 계약조건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다음엔 무엇을 하나요?”
“합의된 내용대로 수출자는 계약과 일치하는 물건을 보내주고 수입자는 합의된 결제방식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면 되네.”“물건을 외국으로 보내려면 절차도 복잡하고 챙겨야 할 것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네. 우리가 해외여행을 할 때 여행사의 도움을 받듯이 무역운송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포워더(forwarder, 운송주선인)의 도움을 받아서 처리할 수가 있다네. 또한 운송 도중의 사고를 보상해주는 적하보험은 보험회사에 맡기면 되고, 통관과 관련한 모든 업무는 관세사가 대신 처리해준다네.”“설명을 듣고 보니 무역이 정말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네. 무역업무 자체야 어려울 것이 없지만 중요한 건 믿을 만한 바이어를 만나서 제대로 된 오더를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지.”홍 대리는 나 소장을 찾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무역의 기본적인 흐름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모든 것이 현주 덕분이었다.
풀리지 않는 실마리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비록 나 소장으로부터 무역의 기본적인 흐름은 배웠지만 아직 생소하기 그지없는 무역 일을 혼자서 해낼 수 있을까? 홍 대리의 머릿속에는 처음 시내운전에 나서는 초보운전자처럼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했다. 홍 대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메일함을 열고 밤새 들어온 메일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메일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음에 연락하겠다는 식의 우회적인 거절 메일 몇 통이 눈에 띌 뿐이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바이어를 잡기 위해서 안 해본 것이 없었다. 나 소장이 일러준 대로 인터넷 무역거래 알선 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리고, 국내외 무역 관련 기관의 웹사이트를 뒤져서 매일같이 수십 통의 메일을 발송했다. 심지어 각국 대사관 상무관실을 들락거리며 바이어를 물색하기도 했다. 물론 몇몇 바이어들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사항이나 가격을 문의하곤 했지만 구체적인 상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처음에 바이어로부터 문의 메일을 받았을 때는 금방이라고 오더가 성사될 것 같은 환상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좋은 소식 좀 없나?”
전체 회의가 끝난 후 이 부장이 홍 대리를 따로 불러 세워놓고 물었다.
“죄송합니다.”
홍 대리는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워낙 상황이 안 좋아서…….”
회사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판매부진이 자금사정을 악화시켰고, 자금부족 때문에 광고비와 판촉비 지출이 줄어들자 매출액이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이 부장으로서는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현 상황을 역전시킬 만한 카드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해외시장 진출을 무기로 국내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제이테크의 기세를 꺾을 방법이 없었다. 맞불작전의 하나로 비밀리에 추진 중인 해외시장 진출 건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두바이에서 온 메일
“이 사람 순진하구만.”
홍 대리의 하소연이 끝나기도 전에 나 소장이 말했다.
“세상에 거래제의를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오더를 하는 바이어가 몇이나 있겠나. 그건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결혼 승낙을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