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팠던 날
심이준 지음 | 라이온북스
사랑이 아팠던 날
심이준 지음
라이온북스 / 2012년 9월 / 228쪽 / 13,000원
Scene 1. 3cm, 서투른 당신과 나의 거리
운명을 만드는 비밀의 열쇠
2012년 3월 21일: 가산디지털단지 내 한 구내식당에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붙었다. 분실카드로 식권 300장을 사 간 '그분'을 찾는다는 문구였다. 한두 장의 식권을 구매했다면 피해자도 웃고 넘어가겠지만, 분실카드로 4천 원짜리 식권을 무려 300장이나 결제한 것이다. 120만 원을 모두 계좌로 입금하지 않으면 CCTV 판독 후 형사 처분하겠다는 엄포를 담고 있었다.
2012년 3월 22일: 유현 씨는 카드를 잃어버렸다. 지하철을 타려고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려는 순간, 신용카드를 분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카드 습득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이었다. 고객센터 직원은 습득자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었다. 유현 씨는 카드를 습득한 진훈 씨를 만났고, 카드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유현 씨는 고마운 마음에 진훈 씨에게 "밥을 꼭 사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두 사람은 서로 운명이라 느끼고 평생 함께할 연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분실카드가 그들을 만나게 하고, 그들을 사랑하게 한 것이다.
운명은 불가항력일까: 운명은 불가항력인 사고(accident)처럼 보인다. 카드를 잃어버린 것이 내 의사가 아니었던 것처럼, 누군가를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것 또한 어쩌면 내 의지(will)와 상관없는 알 수 없는 미래(will)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유현 씨나 진훈 씨처럼 자신에게도 '운명'이 다가오길 기대한다. 언젠가는 사고처럼 운명의 대상이 나타나주길 바라며 기다린다.
이 사람, 저 사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사람은 저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저 사람은 그 사람과 만나고 있다. 이 사람은 저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그 사람과 사귀는 것을 보고, 운명이 아니라 단정 짓고 물러서기로 한다. 자신의 의지(will)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다가가지도 않은 채, 짐짓 포기한다. 저 사람이 정작 처음 마음에 품고 있었던 사람이 이 사람이었는데도, 두 사람은 의지(will) 부족으로 결국 운명이 엇갈린다. 이 세 인물은 당신(이), 당신을 좋아했지만 표현하지 못한 사람(저),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연인(그)이기도 하다. 이처럼 여태껏 당신은 '당신을 좋아했지만 표현하지 못한 사람'을 숱하게 놓쳤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은 '부족한 의지' 때문에 눈앞에서 운명을 놓쳐버린다.
destiny와 destination: 영어 단어로 운명은 'destiny'이다. 도착지란 뜻의 'destination'은 destiny와 어원이 같다. 운명(destiny)이란 것은 도착지(destination)로 출발하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그저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만 있다면 저 사람은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저 사람에게 내가 먼저 다가갔다면 그 사람으로 인해 사랑을 포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운명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똑같이 카드를 주웠지만 피의자가 될 수도, 오래 기다려온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 진훈 씨는 유현 씨에게 카드를 찾아주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 파출소에서 조서를 쓰느냐, 유현 씨와 함께 손을 잡고 석촌호수를 걷느냐는 순전히 진훈 씨의 선택이었다. 유현 씨가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붙은 포스터처럼 "돈을 입금해 달라"는 엄포가 아니라, "밥을 꼭 사고 싶다"고 말하게 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불가항력인 운명(destiny)이 아니라, 진훈 씨의 자율적인 의지(will)였다. 운명에도 의지가 작용한다. 의지가 없다면 운명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이 우연처럼 보여도 의지가 있는 선택과 행동이 맞물려 만들어낸 선물과 같은 것, 그것이 '운명'이다.
Scene 2. 나를 미치게 하는, 잠 못 들게 하는
여자의 특권, 여자의 매력
자신의 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에 비해, 여자들은 충분히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임에도 자신의 매력을 발굴하지 못한 채 쿨하게 만족하며 살아가는 여자들이 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 매력이거늘, 이들은 하루하루 자신의 아름다운 여성성을 사장시키는 것이다. 어떤 여자는 많은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고, 또 어떤 여자는 나쁜 남자 때문에 힘들어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에게 어떠한 매력이 있는지 알고, 그 매력을 상대에게 어필할 줄 아는 여자들은 많은 남자 때문에 힘들지언정, 결코 나쁜 남자 때문에 울지 않는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해야 할 불편한 사실들이다. 또한 이것은 당신이 이성에게 어필하는 매력적인 눈웃음을 연습할 시간을 아껴 알아둬야 할 불문율의 진실들이다.
화장하지 않는 여자: 신인상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쇠라의 작품 <화장하는 젊은 여자> 속에서 쇠라는 자신의 여자 친구인 마들렌느가 분첩을 바르기 직전인 포즈를 그림으로 담아냈다. 18세기의 여자도 화장대 앞에서 거울을 보며 화장을 했다.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여자는 화장대 앞에서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있다. 화장은 자신의 여성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화장에 대한 여자들의 관심 또한 실로 방대하다.
그래서 여성이 화장하는 것을 포기했다면 '꾸며진 여자'로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화장은 이제 연애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자 타의적 필수다. 심지어 화장하는 것이 예의가 되고 있는 정도의 분위기랄까. 사실 화장을 지우고 살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여자'가 아니라 '엄마'로 살아가는 시점이다. 내가 아니라 가족을 생각하는 시점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극단적이라고 반발하고 싶은가? 하지만 그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여자로서의 여자'인 나를 생각한 건강한 화장은 여자로서 나의 특권이니 충분히 누려라. 자신의 연인에게 푸근한 엄마로 보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오늘 좀 달라보이는데: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샤론 스톤은 다리를 꼬는 장면으로 전 세계 남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물론 그때 스타킹과 하이힐은 필수였다. 그 후 하이힐과 스타킹은 여성이 남성에게 섹스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인식됐다. 남자들은 원시시대부터 식량과 직결된 사냥을 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시각'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여성의 섹시한 모습에 남자는 시각적으로 아주 강렬한 자극을 받는다. 단,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하이힐과 스타킹을 적절하게 매치하는 센스다. 과도한 하이힐과 스타킹은 남자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넌 긴 머리가 예뻐: 여자의 긴 머리카락은 남자에게 늘 마음 한쪽에 자리 잡은 판타지이며 로망이다. 남자가 긴 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은 지저분하다고 표현하지만, 여자가 긴 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을 지저분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물론 짧은 헤어스타일도 때때로 충분히 예쁘지만, 긴 생머리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만큼 더 매력적이다. 머리카락이 하루아침에 자라는 것이 아닌 만큼, 오랫동안 잘 관리된 여자의 긴 머리카락은 남자들을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게 한다. 톱스타 여자 연예인들은 숏커트인 경우가 드물다. 연예인들이 영화를 찍거나 드라마를 찍을 때를 제외하고 긴 머리를 유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긴 머리카락이 '여성성'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수단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긴 머리가 잘 어울리는 여자를 거부할 남자는 세상에 거의 없다.
여자라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 뉴질랜드의 빅토리아 대학 연구팀은 2009년 시선 추적 장치를 사용해 남자들이 여성의 나체 사진에서 어디를 가장 먼저 보는지 살펴봤다. 허리 부분에 시선을 준 남자는 세 명 중 한 명뿐이었고, 얼굴을 먼저 보는 사람은 20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 1위는 가슴이었다. 47퍼센트 가까이 되는 남자들이 가슴을 보는 것에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사람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와 젖을 입에 물고 생존을 시작한다.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이자, 태초의 기억이다. 가슴은 여자로서 여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진정한 본질이다. 고로 가슴 크기로 매력의 본질을 가늠하는 것은 어폐고, 실례다. 가슴의 크기와 관계없이 여자라면 자신의 가슴을 가꾸고 관리하고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그것은 남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 그리고 미래의 아이를 위한 것이다. 여자의 가슴은 성 상품화의 대상이 아니라, 모성의 상징이다. 여자의 증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자의 가슴은 남자의 가슴과 달리 충분히 기능적이며 매력적이다. 무책임하게 방치한 자신의 몸에 지금부터 각별한 관심을 쏟아보자.
남자의 특권, 남자의 매력
억압받고 살아온 남자의 특권: 대부분의 남자는 자신만의 색깔을 발굴하지 못한다. 정장은 화이트칼라의 노동복으로, 수염은 철저하게 깎아야 하는 지저분함으로, 땀은 불쾌한 불결함으로, 근육은 무지함으로, 리드(lead)는 독단으로, 모든 남자다움은 평가 절하되었다. 우월감에 빠진 마초주의는 분명 경계해야 하지만, 애초 남자라는 동물의 매력을 특정한 경계에 가둬서는 안 된다.
수트 입은 남자는 섹시하다: 여자의 매력을 드러내는 옷은 꽤 많다. 원피스, 핫팬츠, 미니스커트까지 굳이 하나의 아이템을 꼽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그에 비해,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옷은 많지 않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단연 남자의 옷은 정장(suit)이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섹시함을 느끼는 것은 찢어진 청바지가 아니라, 절제되고 클래식한 한 벌의 수트다. 물론 수트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무조건 외제차를 탈 것 같다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철저히 자기계발을 하는 남성,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남성으로 어필할 수 있다. 수트를 잘 소화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왠지 모를 아우라를 느낀다. 그것은 마치 남자가 수트를 입은 것이 아니라 '나체'로 서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정장은 그만큼 섹시하다.
땀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운동하고 난 뒤 흘리는 땀은 개인 고유의 체취를 드러낸다. 2011년 2월에 방송되었던 EBS 다큐프라임 <남과 여>에서는 땀 냄새가 배어 있는 티셔츠 실험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땀을 통해 배출되는 면역 유전자 HMC가 남녀 간의 끌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실험이었다. HMC는 신체의 면역체계에서 단백질 생성을 돕고 피부 박테리아와 상호 작용함으로써 몸에서 나는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끌리는 유전자라면 땀 냄새에도 끌린다는 것. 결국, 운동을 통해서 흘린 땀이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의 땀은 여자에게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고 자신의 건강함을 드러내는, 향수보다 강력한 무기일지도 모른다.
내게 식스팩을 보여줘: 여자에게 남자의 근육이란, 결국 개인의 취향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락부락 보디빌더의 '어려운 근육'은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섹시한 식스팩이면 몰라도 자신의 남자에게 강배근, 승모근, 대퇴 이두근을 기대하는 여자는 거의 없다. 여자가 남자의 근육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생활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병뚜껑을 따지 못하고 있을 때, 무거운 것을 들지 못하고 있을 때 남자의 근육은 여자에게 성적 호감을 준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근육만으로는 여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힘보다 중요한 건, 힘을 쓰는 마음이니까.
우리 오늘 뭐 먹을까?: 간혹 남자는 명령하는 것과 리드하는 것을 혼동한다. 여자가 원하는 것은 명령(order)이 아니라, 리드(lead)다. 명령하면 독단이 되고 리드하면 결정이 된다. 또한 여자는 우유부단함을 싫어한다. 우유부단함은 선택하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최악은 명령이고, 그다음이 우유부단함이다. 남녀 사이에서 메뉴를 선정할 때의 상황을 살펴보자.
여자 : "오늘은 뭐 먹지?"
남자 : "모르겠어. 뭐 먹을래?"
여자 : "……자기 마음대로 해."
여자는 뭐 먹을지 고르지도 못하고, 고르지도 않는 남자에게 화가 난다. 결국 제풀에 지쳐서 여자가 메뉴를 고른다. 자기 앞에 앉은 사람이 굉장히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애초에 아무런 선택지를 준비하지 않은 남자 때문에 여자는 짜증이 난다. 다음의 상황을 보자.
남자 : "오늘은 초밥 먹으려고."
여자 : "초밥? 오늘은 별로인데, 다른 거 먹자."
여자는 원래 초밥을 먹고 싶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견은 한 번도 물어보지 않고 '초밥을 먹겠다'고 이미 결정한 남자에게 실망한다. 자신의 앞에 앉은 사람이 배려심 없고 이기적인 남자라고 생각하면서. 이건 남자다움이 아니라, 독단적인 결정이다.
남자 : "오늘 먹고 싶은 거 있어? 초밥은 어때?"
여자 : "응. 초밥도 좋은데 파스타는 어떨까?"
남자 : "그래! 파스타가 좋겠다."
리드형의 남자에게 여자는 여자로서 배려받는다고 느낀다. 여자의 의견을 한 번 물어보는 센스, 권하는 재치, 그리고 받아주는 노력. 초밥을 권했지만 여자가 원한 파스타를 선택하는 것은 의견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리드하는 것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초밥 VS 파스타의 대결이 벌어진다면 남자로서 갈등 조절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리드하는 능력도 부족한 남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양보가 언제나 미덕은 아니지만, 이러한 양보는 훗날 여자가 먼저 초밥을 권하게 한다.
모든 남자가 리더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여자를 리드하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유부단형'은 여자를 질리게 하고 '명령형'은 여자를 떠나게 한다. 갈팡질팡하고 쪼잔한 고집만 보여준다면 스스로 남자답지 못함을 인증하는 셈이다. 넉넉하고 여유롭게 리드(lead)한다면, 여자는 매력을 느끼고 남자를 따르게 될 것(follow)이다.
Scene 3. 연애의 반대편에서 사랑이 답하다
영리하게 싸우고 똑똑하게 극복하기
일면적 진실: 조선시대의 명문장가 백호 임제가 술에 취해 말을 타려고 할 때였다. 하인이 말했다. "나으리! 취하셨습니다. 신을 짝짝이로 신으셨습니다."
임제는 나막신과 가죽신을 한 짝씩 신었던 것이다. 그러자 임제가 대답했다.
"길 오른편에서 보면 내가 나막신을 신었다고 할 테고, 왼편에서 보면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 텐데, 뭐가 문제란 말이냐?"
연암 박지원의 낭환집서( 丸集序)에 나오는 이야기다. 연인들의 싸움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남자는 나막신을 신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는 가죽신을 신었다고 생각한다. 남녀 모두 틀리지 않았다. 실제로 나막신도 신었고 가죽신도 신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면에서만 바라본다. 그렇게 연인들의 싸움은 평행선을 달린다. 분명 말에서 내려오면 나막신도 신었고, 가죽신도 신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자신의 관점에서만 문제를 살피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관계의 갈림길: '어떠한 말싸움에서도 마지막 말을 하는 사람은 여자다. 그 이후에 남자가 어떤 말을 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말싸움의 시작이다.' 유명한 인터넷 유머의 한 구절이다. 사랑하면 싸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가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싸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 서로 다치지 않기 위해서 잘 싸우는 기술을 알아야 한다. 잘못된 싸움은 균열을 만들기 때문이다. 균열이 반복되면 이별과 가까워진다. 하지만 영리하게 싸우고 똑똑하게 극복하면 정이 들고 탄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싸움은 관계의 갈림길이다.
승리가 목적은 아니다: 싸움에도 횟수가 중요하다. 사소한 다툼을 반복하는 것보다 크게 한 번 싸우는 것이 낫다. 자잘한 불만들이 생길 때마다 째깍째깍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싸우는 것은 자신의 감정만을 위한 길이지 관계를 위한 길이 아니다. 상대방도 당시에는 미안하다고 하거나 알겠다고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보통 한 귀로 흘려버린다. 누구나 내가 원하는 면만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없다. 두 사람의 성격이 완벽하게 화합할 수는 없다. 단지, 그동안 상대방의 좋은 면만 보고 사귀었던 것이다. 그런데 싸움이 끝없이 반복되면서 결국, 서로의 성격차이를 인지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는 잘 안 맞는구나.' 참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아예 참지 않는 것은 더욱 좋지 않다. 몇 번은 참으며 이해하려 하자. 그럼에도 참기 어려울 때 "고민하고 말한다"라며 운을 떼고 한 번 제대로 싸우자. 이럴 경우 상대방도 더 깊게 생각하게 되고 미안함도 느끼기 쉽다. 제대로 싸운다는 것은 크게 싸운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명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 이해와 개선이 싸움의 목적이란 것을 명심하자. 연인 간의 싸움에서 승패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