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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광근 지음 | 레터북


진광근 지음

레터북 / 2011년 2월 / 448쪽 / 15,000원





차용


싸늘한 시선이 사내의 얼굴에 떨어졌다. 사내는 깊숙이 고개를 숙여 시선을 피했다. 사내가 생각해도 과한 요구인 듯싶었다. 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요, 뱉어진 말이었다. “자네, 3만 원이라고 했나?”

냉기가 툭툭 떨어졌다.

“예, 대감마님!”

“3만 원이면 얼마나 큰돈인지 알기나 하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겐가?”

얼마 전 조정에서 덕수궁 중건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 3만 원이었으니 차용(借用)하는 돈으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사내는 작심한 듯 어금니를 깨물었다. “대감마님! 큰돈이옵니다. 소인을 믿어주신다면…….”

‘당돌한 놈이군!’

대감은 북한산 쪽에 시선을 던져둔 채 사내의 시선을 피하였다. 우홍(遇鴻) 민영익이 누구던가? 명성황후의 배경을 업고 한성판윤, 이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낸 인물이 아니던가. 조선홍삼전매권이라는 막강한 이권을 쥐고 이룬 재력은 조선을 사고도 남을 만큼이라고도 했다. 그런 민영익을 앞에 두고 3만 원을 빌려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사내의 머리에 지난 7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양주에서 경성까지는 걸어서 하루가 꼬박 걸리는 거리다. 어머니와 동네 친지들의 배웅을 받고 경성으로 떠나는 상희의 걸음걸이는 나는 듯이 가벼웠다. 22년 동안 태어나고 자란 동네에서 벗어나본 적 없는 무지렁이가 꿈속에서도 가보지 못했던 길, 경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상희는 지금 민영익 대감의 측근으로 있는 외삼촌 최상기가 불러 죽동궁 민영익 집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아무런 기반이 없던 상희를 민영익의 호위무사로 들인 것으로 보아 최상기에 대한 민대감의 신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기묘년(1879년) 동짓달, 반상(班常)의 구별이 희미해진 세상이었다. 민대감의 호위무사로 일하면서도 상희는 짬이 나면 한시도 책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책을 읽지 않을 때는 시선을 허공에 던진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희는 무리의 구심점으로 자라고 있었다. 상희는 진심을 다하여 민대감을 지켰다. 민대감을 지키는 것만이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었다. 5년여의 세월이 무심히 흐르고 흘러 갑신년(1884년)의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민대감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영의정에 올라 권력의 절정에 도달했다. 민대감의 성공은 곧 상희의 성공이었으니 오히려 민대감보다 더 뿌듯한 것은 상희였을지도 몰랐다.



갈증


민대감의 호위무사로 호구지책이나마 하고 있던 사내였지만 알 수 없는 갈증에 항상 목이 말랐고 갈증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더욱 답답했다. 민대감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일을 하는 것만이 갈증을 풀 수 있는 길이라 여겼고 실제로 민대감을 위하여 진정으로 온 힘을 다해 일했다. 하지만 갈증은 더욱 심하게 사내의 목을 조여 왔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옴치고 뛸 재간이 없는 현실 앞에 사내는 또 다른 좌절을 맛보고 있었다. 또다시 밀려드는 무력증에 사내는 고통스러웠다.상희가 민대감의 호위무사로 밥을 축낸 지 4년 4개월 춘삼월 삼짇날, 그동안 상희를 면밀히 지켜봐왔던 민대감은 상희를 불러 재정보좌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대감은 상희를 외거로 내보내 독립시키기로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죽동궁의 재무일을 보기에는 아까운 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일 처리에 있어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않았고 일을 대하는 태도 역시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고독의 일면이 얼핏 얼굴에 스치는 것을 놓칠 민대감이 아니다. 자신이 품기에는 그릇이 너무 컸다. ‘세상을 담아야 할 그릇을 종재기로 쓰고 있었구나!’

민대감은 상희를 겉으로는 온전히 자신의 아랫것으로 대하였으나 속으로는 그의 알 수 없는 원시적 열정에 동경의 마음이 일었다.

광산왕으로 이름을 떨친 이용익 또한 민대감의 후광을 업고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고 비선조직의 일원으로 민대감을 후원하는 세력 중의 하나였다. 민대감의 후원을 입은 이용익은 민대감의 정치적 추종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고, 지방에서 비밀리에 사병을 꾸리고 있었다. 상희 역시 언젠가는 이용익과 같이 쓸 재목임을 민대감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은 민대감은 누마루로 상희를 불러올렸다. 예전 이용익의 뒷배로 보아준 금액이 3천 원이었다. 작은 금액이 아니다. 그런데 상희가 요구한 금액은 도가 지나쳤다. 민대감의 눈은 노기로 가늘게 떨렸다. 감히 어느 안전이던가? 이렇듯 당당한 아랫것은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방자하지 않은가? 슬며시 노기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미운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내게도 저만한 배포가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가? 남자 배포가 저 정도는 돼야지.’

민대감의 가슴에 설핏 치밀어 오른 노기는 이내 동경으로 바뀌었다.

“담보는 무엇이냐?”

상희는 마른침을 크게 한 번 삼켰다.

“소인의 목숨을 바치겠나이다.”

“어허……, 고얀지고! 3만 원이 큰돈임에는 틀림이 없다만 그렇다고 생때같은 목숨을 걸어? 너 같은 나부랭이 목숨이 나에게 무슨 소용 있어 담보로 잡겠느냐!” 노골적인 무시였다. 3만 원을 담보할 수 있는 담보물이 있다면 민대감에게 돈을 빌릴 필요는 없다. 담보물이 없으니 바칠 것이 목숨밖에 더 있겠는가? 상희는 눈을 들어 민대감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소인은 조선 최고의 상인이 되고 싶습니다.”

민대감은 짐짓 노기 어린 표정으로 큰기침을 내뱉으며 북한산을 바라보았다. 상희를 처음 보았을 때 민대감은 상희의 눈에 서린 원초적 열정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이제 민대감은 그 열정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노기를 띤 척 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 그것이었구나! 네놈 눈에 숨겨진 알 수 없던 열정이 바로 그것이었구나!’



민대감의 면전을 물러나와 마당으로 내려선 상희는 두 다리가 후들거리고 민대감의 면전에서 나눈 대화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다만 민대감이 내뱉은 마지막 말만이 또렷이 떠오를 뿐이었다. ‘허허, 그놈 참 심보가 도둑놈 심보로군! 이왕 도둑이 되려거든 일본을 훔치는 큰 도둑이 되거라. 조선은 땅덩어리가 작지 않느냐!’ 민대감의 말을 되새기던 상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흘렀다. 당시 1원이면 쌀이 두 가마였고, 1등 답 한 마지기 값이 30원이었으니 3만 원은 어마어마한 거금이었다. 그런 거금을 선뜻 빌려준 민대감도 대단했지만 상희의 배포도 어지간한 것이다. 죽동궁에서 상희의 생활은 이렇게 끝맺게 되었다. 출(出), 죽동궁

죽동궁을 나온 상희는 임시거처로 수은동에 방 한 칸, 부엌 한 칸의 단촐한 초가 하나를 사들였다. 그리고 죽동궁에서 함께 일했던 오상은, 장춘재, 백은수 세 사람을 불러다 놓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독백처럼 내뱉었다. “나는 조선 최고의 상인이 될 것이야, 누구도 다다르지 못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볼 것이야.”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조선 최고의 상인’이라는 말이 세 사내의 머릿속에서 한참을 맴돌았다.“내, 민대감 댁에서부터 자네들을 눈여겨봐 두었네, 조선의 상권을 틀어쥐고 싶네……! 나를 도와주게들…….”상희의 말이 끝났을 무렵 세 명의 사내들은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상희의 배포와 진정성에 신뢰와 동경을 넘어 존경심마저 생겨났기 때문이다.

상희가 공물조달업으로 빠른 시일 내에 상업의 기반을 마련한 데에는 민대감의 도움이 거의 절대적이었다. 민대감의 후원은 결국 민대감 자신을 위한 것이었으나 상희는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단시일 내에 괄목할 성장을 이룩했던 것이다. 당시 민대감은 김옥균 등 개화파와 대립하는 양상이었는데, 개화파 청년정치가 중 일부가 민영익 제거 음모를 꾸민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러한 부분은 공조직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었기에 비밀스런 사조직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상희는 그러한 민대감의 의도와 심중을 정확히 읽었고, 민영익이라는 거목을 배경으로 단시일에 큰돈을 번 것은 사실이었으나 당시 상희가 이룬 재력을 후일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청일전쟁과 소가죽 장사


1894년 8월에 시작된 청일전쟁은 일본이 황해에서 청국 북양함대 5척을 격침시킴으로써 일본에 유리한 형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민란이 일어났고, 동학군은 재차 봉기하여 일본인 상인을 살해하고 일군과 소규모의 접전을 벌이는 등 조선팔도가 전쟁과 소요로 들끓고 있었다. 광풍이 휘몰아치는 격동의 시기에는 돈 역시 벼락같이 휘몰아치는 법이다. 전쟁의 이면을 조용히 주시하고 있던 상희가 어느 날 수하들을 불러 모았다. “소가죽을 끌어모아라!”

“예, 소가죽이라굽쇼?”

상희를 중심으로 양쪽 의자에 앉아 있던 장춘재와 백은수는 의아한 시선으로 상희를 바라보았다.“그래, 소가죽이라고 하였다. 이번 일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나와 너희 둘 외에 집안사람들도 알아서는 안 될 일이다. 각별히 유념하여라…….” 은근하였으나 비장한 말투였다.



을미년(1895년) 2월 12일 청(淸)의 북양함대 사령관 정여창이 마침내 일본함대에 항복했다. 전쟁이 끝난 그해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동그란 안경 너머 유난히 작은 눈을 가진 마쓰오(松尾)라는 사람이 종로거리에 나타났다. “저 사람이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대상이라지?”

마쓰오를 알아본 종로시전 상인들이 쑥덕거렸다.

“일본 대상이 뭣 땜에 종로거리를 쏘다닌다나?”

“소가죽을 사러 왔다고 하는 소문을 자네는 듣지 못했나?”

“소가죽……? 일본에는 소가 없어 조선까지 소가죽을 사러 와? 참 별일이군…….”

마쓰오라는 대상이 소가죽을 사기 위해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종로바닥에 퍼졌다.속속 들어오는 소식에 마쓰오는 귀를 의심했다. 흔한 것이 소가죽인데 벌써 20일이 지났지만 겨우 매입한 것은 몇백 축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리 먹을 것이 궁하기로 조선인들은 소가죽도 끓여 먹는단 말인가?’

마쓰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마쓰오가 스가사와라 간시치 장군에게 일본 본토로 소가죽을 공수키로 약속한 기간이 2개월이었다. ‘각하, 조선의 소가죽은 싹 쓸어서 가져다 바치겠습니다. 마쓰오를 믿어주십시오. 각하!’

간시치 장군 앞에서 다짐한 말이 떠올랐다. 마쓰오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고 여겼다. 일본정부에 조달물품을 독점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번 일에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었다. 야심 차게 건너온 조선 땅이었다. 조선에서 나는 소가죽 물량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적어도 10만 축은 쉽게 매입하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20일 동안 사들인 소가죽이 몇백 축에 지나지 않았다.“분명히 뭔가가 있다!”

마쓰오의 표정에서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달포의 시간이 지날 무렵 총책임자를 불러 앉힌 마쓰오의 두 눈이 가늘게 빛나고 있었다.

“누군가가 소가죽을 사재기해놓은 게 틀림없다! 지금 당장 그 사재기를 한 자들을 물색해봐라! 알겠는가?”소량으로 사들이던 소가죽 매입을 중단한 지 보름이 지난 후 총책임자가 마쓰오의 방을 찾았다.“마쓰오 상, 조선 팔도 소가죽을 전부 쓸어간 상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마쓰오는 예상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느 놈들인지 확인은 해보았나?”

“조사를 철저히 하였으나 신병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쓰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 무엇 때문에 소가죽을 쓸어 모았다는 말인가? 그리고 소가죽을 사들인다는 소문이 장안에 퍼졌는데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인가?”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가죽을 사들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지금쯤이면 물건이 시장에 나와야 했다.

마쓰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갈 무렵 중절모를 쓴 사내가 마쓰오가 묵고 있는 손탁호텔로 들어섰다. 연락을 받은 마쓰오는 1층 접객실로 내려갔다. 신식양복에 중절모를 쓴 사내는 많이 보아줘도 30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애송이였다.“나를 보자고 한 게 당신이오?”

사내가 중절모를 벗으며 눈인사를 했다. 사내의 눈을 마주 대한 마쓰오는 순간적으로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방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평생 가야 한 번 씻는 적이 없는 불결한 자들 아닌가. 제법 겉모습은 꾸몄다만 그래봤자 조선인 아닌가?’ 마쓰오는 지저분하고 거짓말 잘하는 조선인을 황국신민으로서 개화시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보았자 인간 쓰레기장에서 쓰레기로 사는 놈일 뿐이지…….’

마쓰오는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뭐요?”

“필요한 소가죽은 얼마나 되오?”

사내의 말은 퉁명스러웠다.

“방금, 소가죽이라고 하였소?”

“그렇소.”

마쓰오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소문으로 떠돌던 소가죽 몰이꾼이 이 자일지도 모른다.

“그래, 물량은 얼마나 있는 게요?”

“물량만큼 지급할 돈은 있는지 모르겠소?”

마쓰오의 눈에서 핏발이 튕겼다. 젊은 놈이 예의범절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간시치 장군의 얼굴만 안 떠올랐다면 당장 요절을 냈으리라. 마쓰오는 노기를 억지로 눌러 내렸다.

간시치 장군은 조선의 소가죽을 금액에 관계없이 몽땅 몰아오라고 명령했다. 마쓰오는 소가죽을 뭐에 쓸지는 몰라도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쉽게 생각했다. 간시치 장군으로부터 명령을 받았던 때는 청일전쟁 막바지였고 장군의 명령이 일본내각의 결정인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조선병합 과정에서 물자와 관련한 중요 요직을 간시치 장군이 맡을 것은 확고한 사실이었다. 이는 곧 자신이 조선에서의 각종 이권을 독점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부푼 꿈을 안고 인간의 쓰레기터에 온 지 20일째 되었는데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과연, 이 자는 소가죽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 걸까……?’

마쓰오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양 모두를 사겠소.”

“12만 축을 다 살 수가 있겠소?”

마쓰오는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나 사내 쪽으로 몸을 굽혔다.

“12만…… 축이라고 하였소……?”

“그렇소.”

12만 축이라면 애당초 마쓰오가 매입목표량으로 삼았던 물량보다 2만 축이 더 많았다. 마쓰오는 천천히 의자에 다시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 “지금……, 12만…… 축이라고 하였소……?”

“12만 축이 조금 넘을 것이오.”

담담한 말투였다. 안경테 뒤쪽 마쓰오의 두 눈은 안경알만큼이나 커져 있었다.

“물건을 봐야 믿을 수 있겠소이다.”

“필요한 양이 어느 정도요?”

“12만 축이든, 20만 축이든, 전부를 사겠으니 물건이나 우선 봅시다.”

마쓰오는 물건을 보자고 재촉했다.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창고에 들어선 마쓰오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한동안 소가죽을 경이로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게…… 다 소가죽이 틀림없소?”

천천히 상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직접 확인해 보시오.”

마쓰오는 소가죽 한 장을 펼치더니 꼼꼼하게 살폈다.

“좋소, 계약합시다. 지금 당장!”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한 축에 얼마를 쳐주겠소?”

마쓰오의 눈알 두 개가 좌우로 빠르게 왔다 갔다 했다. 그러더니 곧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축당 얼마씩에 매입하였소?”

“매입가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어요?”

퉁명스러운 대꾸였다.

“매입가의 두 배를 쳐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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