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반의 십자가
김동리 지음 | -
사반의 십자가
김동리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사반: 로마의 식민지 상태인 유대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혈맹단의 단장. 메시아가 올 날을 기다리며준비하다가 예수에 대해 알게 된다.
하닷: 혈맹단의 단사. 우연히 동굴에서 사반을 만나 사반이 혈맹단을 만들 때 단사의 지위를 위촉받아 활동한다. 별을 보며 미래를 예언한다.
실바아: 하닷의 딸. 하닷이 사반과 맺어준다. 신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자.
야일: 사반의 심복. 실바아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져 고뇌에 빠지게 된다.
마리아(막달라): 사반이 우연히 죽인 로마 백부장의 여자였는데, 나중에 사반과 다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실 사반과는 친남매간이다.
메시아를 찾는 사람들
‘헤르몬’과 ‘언티 레바논’ 두 산에서 발원하는 ‘요단강’ 물은 동쪽으로 목마른 광야를 끼고 서쪽으로 ‘꿀 흐르는 땅’ 가나안을 안은 채 북에서 남으로 흘러, ‘죽음의 바다’ 염해(鹽海=死海)에 이른다.
갈릴리 바다가 요단강으로 흐르는 남쪽 강 입구에 사반과 야일은 한 시간 가까이 배를 띄우고 있었다. 서른이 넘어 보이는, 약간 노기를 띤 시꺼먼 수염의 사반이 그보다 예닐곱 젊어 보이는 순진하게 생긴 야일에게 요한이 갇혀 있는 마켈라스에 진상을 조사하러 간 단원이 오는 것이 보이는지 물어 보았다.
도마는 열 나흘 전 사반의 명으로 헤롯(안디바)에게 잡혀 투옥된 요한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갔었다. 그런데 도마는 도중에 ‘나바티야’ 왕 아레타스의 밀사를 만났고 그 밀사가 사반을 만나기를 원해 사반의 허락을 받아 함께 오는 길이었다. 도마의 배에는 아레타스 왕의 밀사인 아굴라와 열 너덧 살 되어 보이는 하닷의 딸이 함께 타고 있었다. 아굴라는 아레카스 왕의 예물과 편지를 사반에게 바쳤다. 그리고 아레타스 왕이 사반과 같이 협공 작전을 펴길 원한다는 말을 하지만 사반은 대답을 미룬다.
멀어지는 사반의 배를 보며 아굴라가 그 행방을 묻지만 야일은 묻는 것 자체가 무례하다고 생각하여 냉정하게 대하며 다른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굴라는 그의 마음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먼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나바티야와 유대(헤롯 왕가) 사이의 불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에 대해서는 야일도 대강은 알고 있었다. 나바티야에 대한 유대인들의 문화적 우월감과 지리적 우월감, 그에 대한 나바티야 인들의 반감은 오래 되었다. 그런데 근자에 벌어진 두 왕가의 국혼 문제와 그 파탄은 전통적인 반감에다 불을 지른 사건이었다.
헤롯과 아레타스는 각각 자기들의 둘째 아들 안디바와 딸 안나를 정혼시키기로 약속했다. 헤롯은 유대와 나바티야 사이의 대립을 해소하고 우호적인 통상의 길을 틔우고 싶은 생각이었지만 또한 그 결과로 자기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헤롯은 결혼만 성사시키고는 죽어 버렸다.
헤롯이 죽자 로마 당국은 헤롯의 바램과는 반대로 분할 정책을 실시했다. 그런데 나바티야와 유대 사이의 대립의 결정적 이유는 헤롯의 아들, 안디바 때문이었다. 안디바는 호색한으로 동생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취했고 안나를 돌보지 않았다. 헤로디아까지 박해하자 안나가 나바티야로 도망쳐 버렸다. 그러자 나바티야의 침공을 두려워 한 안디바가 먼저 접경 지대로 군대를 몰고 가 나바티야에 압력과 협위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 늙은 데다 왕실 내부의 알력으로 인해 아레타스는 보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때 세례 요한이 투옥이 된 것이다. 세례 요한이 안디바의 행위(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를 민중 앞에서 비난했는 데다가 헤로디아가 투옥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야일은 아굴라를 태우고 가버나움의 동쪽 선창을 향해 뱃머리를 돌렸다. 그때 사반과 도마, 하닷의 따님을 태운 배는 겔게사를 향해 갔다. 그들의 ‘본부’가 겔게사 부근의 산 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마는 하닷이 여행길에 아로엘 마을에 있는 자기 집에 들러 자기 딸을 데리고 와 달라고 부탁했다는 말을 했다. 딸의 이름은 실바아였다.
사반은 열 여덟 살 때 겔게사 부근의 절벽 위에 깊은 동굴을 발견했다. 그리고 스물 다섯 살 때 그곳을 근거지로 ‘혈맹단’을 조직했다. 그의 본명은 도비야로,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나이 일곱 살 때 그의 어머니는 남 몰래 딸을 낳았으나 강가에 버렸다. 그가 열 네 살 때 혼인 말이 있었으나 어머니의 과거 때문에 파혼을 당했고, 열 일곱 살 때 장가를 갔으나 열 네 살 먹은 신부가 첫날 밤 기절을 했다. 그후 자주 아프더니 넉 달만에 죽고 말았다. 그러자 사반은 방랑의 길에 올랐다. 방랑 도중에 그 동굴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는 그 동굴이 어려서부터 꿈꾸던 곳이라 여겼다. 그가 동굴에 들어가 보니 그 안에 나이가 쉰 정도 되어 보이는 중늙은이가 앉아 있었다. 영감은 육년 후에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동굴을 떠나 버렸다.사반은 거기서 삼 년 동안 무예를 익혔다. 그리고 스물 한 살 때 동굴을 나와 방랑을 계속했다. 그는 싸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서 로마 군대를 물리칠 수는 없었다.
스물 네 살 때 다시 동굴로 돌아와 동지를 얻어 소규모의 군대를 만들고자 했다. 동굴에 돌아오니 옛날 그 노인이 와 있었다. 사반은 그동안의 일과 계획에 대해 말했다. 노인의 이름이 하닷이었다. 그는 술객(術客)이었다. 노인은 칠 년 뒤 사반이 큰 인물과 만날 것이라 예언하고 그동안 이름과 얼굴을 숨기고 그늘진 곳과 외로운 곳에만 다닐 것을 충고한다. 이때부터 사반은 본명을 버리고 비밀 결사를 조직할 것을 결심한다. 그리하여 이듬해 봄 혈맹단 조직에 착수하여 제일차로 단원 일곱 명을 뽑았는데, 아나니아, 스가랴, 도마, 야일, 갈리오, 유다 들이었다. 그들은 피로써 맹세하고 하닷을 단사(團師)로 추대했다.
사반은 메시아에 대한 새로운 신념으로, 자기들은 비밀적인 조직과 훈련을 쌓아 두었다가 메시아의 날에 감연히 일어날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그는 단원들의 신임과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구상은 하닷의 예언 때문이었다. 즉 사반은 하닷이 만날 것이라 예언한 큰 사람을 메시아로 해석했던 것이다. 혈맹단의 조직은 철저히 일차 단원 중심으로 하고 이차단원(즉 일차단원 각각 밑에 두게 되는 새로운 일곱 단원)부터는 세포적인 존재로 제한하였다. 운영 자금은 헌금과 극히 제한된 약탈(일반 단원에게는 비밀)로 이루어지며 단원은 각자 직업을 가지기로 했다. 일반 단원을 메시아의 날, 그날의 봉기를 위해 그때까지 자격과 임무는 비밀에 붙여진다. 사반을 포함한 일차 단원의 임무는 무엇보다도 메시아의 날을 놓치지 않고 일반 단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반은 세례 요한의 출현과 그 정체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도마는 사반에게 세례 요한이 자기 스스로 메시아가 아니며 단지 자기 뒤에 올 그를 위해 사람들의 귀를 열어두는 것뿐이며, 그가 자기가 누구인지 말할 것이라고 했다는 말을 한다. 도마는 이어 요한은 투옥 이후에도 메시아로서의 증거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투옥되기 전 요한이 나사렛에서 목공 노릇을 하던 예수라는 자를 보고 하나님의 아들이라 했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예수라는 자가 가나 마을의 혼인 잔칫집에서 냉수를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보였다고 알리면서 혹시 메시아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사반은 그 말을 듣고 확신하며 예수를 만나기로 결정한다.
사반이 실바아를 데리고 굴로 찾아가자 하닷은 딸에게 이제 같이 지낼 것을 알린다. 하닷은 아라비아 사람으로 열 다섯에 혼인, 열 여섯에 아들을 낳고 열 일곱부터 집을 나와 도술을 닦기 시작했다. 이후 몇 년에 한 번 정도 집을 찾아갔을 뿐이다. 그가 점성술에 빠진 이유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 단지 별에 대한 흥미와 습관, 막연한 사명감 때문이었다. 하닷은 실바아에게 매일 몸을 씻고 하늘의 별을 보게 했다. 실바아는 불평도 없이 하닷의 명대로 잘 참아갔다.
이러는 동안 도마가 아나니아와 함께 돌아와 아굴라와의 협상 내용에 대해 보고했다. 그리고 예수가 문둥병 환자를 낫게 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면서 자기는 그가 메시아임을 확신한다고 결론지었다. 아니니아도 예수가 행한 이적을 다 보았노라고 하면서 예수가 시몬(베드로) 장모의 열병도 낫게 했다고 보고한다. 유다도 이어서 예수가 성전 안에 들어가 장사치들과 레위, 서기관들을 꾸중한 이야기와 니고데모라는 자가 예수께 배움을 청하자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했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하닷이 예수를 꼭 만나야겠다고 하자 아나니아와 도마가 예수가 나타나는 대로 보고하기로 하였다.
사반은 가버나움과 벳세다 근해에서 연락을 기다렸다. 그때 호숫가 나무 그늘 아래에서 비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물귀신의 소리였다. 야일이 여자를 발견했다는 소리에 가보니 한 여자가 있었다. 사반은 그 여자가 어디선가 본 것 같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여자에 대해 알고 싶었으나 여자는 알려 주지 않고 돌려 보내달라는 말을 했다.
다음 날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는데 과연 다음 날에도 여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여전히 여자는 신분을 밝히려 하지 않았다. 사반은 여자를 안고 물가로 내려와 배에 태웠다. 사반은 냉정한 여자를 내버려두고 술을 마시다가 그 여자를 어디서 보았는지 생각이 났다. 사반이 삼 년 전 로마 군인을 활로 쏘아 죽인 일이 있는데 그때 로마 군인 옆에 있던 여자였다. 이름은 마리아며 막달라 사람이었다. 그 일로 자기도 반 년이나 감옥에 있었고 자기를 가까이 하는 남자는 혐의를 받기 때문에 지금도 자기는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반은 자기는 도둑이며 자기 또한 과거를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밤에만 만나자고 했다.
그후 사반은 굴에만 나오면 마리아를 찾았다. 그러자 하닷이 사반에게 주의를 주며 사흘 동안 나가지 말 것을 요구하며 나흘 째 회의를 열 것을 명령하고 사반은 이에 따랐다. 사흘이 지나자 하닷이 실바아를 데리고 와 사반에게 그녀를 받아들이기를 요청했다. 사반은 사양했지만 끝내는 받아들였다. 사반 역시 실바아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었고 게다가 하닷이 사반이 왕이 될 것이었다. 그날 밤 둘은 혼례를 치루었다.
다음 날 회의는 혼례 축하연도 겸한 것이 되었는데 거기서 사반은 예수에 대해 보고받은 내용을 일차단원들에게 알렸다. 회의 뒤 흥겨운 잔치가 벌어졌는데 야일만이 침울한 얼굴로 이따금씩 실바아의 얼굴을 보았다.
야일의 일은 겔게사 앞바다에서 고기를 낚는 척하며 주위를 탐색하고 연락을 중계하는 일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단과 사반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실바아가 눈에 보였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는 이제 굴을 찾아가는 것이 두려웠다.
본부 회의가 있은 지 닷새만에 사반은 마리아를 찾았다. 실바아는 실바아대로 마리아는 또 그대로 사랑스러웠다. 실바아는 신비한 미모와 향기를 지녔고 마리아는 열정적이며 난숙한 육체미를 지녔다. 그날 마리아의 입에서도 예수의 이름이 나왔다. 마리아는 자기 이모의 아들에게서 예수가 훌륭한 분이라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사반은 그의 동생을 만나 보기로 했다.
야일은 사반이 나와서는 마리아를 몰래 만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억울하고 안타까웠다. 실바아가 불쌍했다. 그래서 실바아에게 매를 갖다 주었다. 그는 그녀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반과 예수
숫가라 쪽에서 가버나움으로 돌아온 예수는 그의 제자(추종자)인 베드로(시몬)의 처가에 묵고 있었다.
장인이 없는 처가에서 베드로는 큰아들과 같았다. 예수가 머문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예수를 시험해보고 싶어하는 자들과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예수가 중풍 환자를 치료하는 이적을 보이자 의심하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더 두고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선창가에 나간 예수 앞에 세리 마태가 나타나 예수의 뒤를 따르게 되었다. 마태는 그날 오후 자기 집에서 예수 일행을 청했다. 그 자리에 사반 일행도 아나니아의 중개로 함께 하게 됐다. 사반은 예수에게 당신이 우리가 기다리던 그분이냐고 물으며 땅 위에서 맺은 것을 땅 위에서 이루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그런 사반을 보며 예수는 ‘하늘에서 이루어질 것’이란 말을 했다. 예수의 말을 들은 사반은 침통해졌고 얼굴은 분노로 타올랐다. 그 자리에서 도마도 예수의 뒤를 따르고자 하는 뜻을 밝혔다.
사반 그리고 도마, 아나니아, 유다는 마태의 집을 나와 아나니아의 집에서 다시 토의를 했다. 아나니아는 예수의 말에 대해 불평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도마는 자기는 이적을 직접 보았고 그를 믿으며 그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유다 역시 도마의 말에 찬성하면서 모두 예수의 제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반이 예수의 말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무엇보다도 예수는 근본적으로 자기들과 다른 것이 있음을 느꼈다고 하자 거기에 아나니아가 동조했다. 결론적으로 사반이 예수와 적극적인 접촉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하다는 말을 하자 혈맹단 단원들이 대거하여 예수의 뒤를 따르게 되었다.
예수는 마태의 집을 나와 호숫가에서 배를 탔다. 오늘 사반 일행의 질문은 그의 젊던 날의 고민을 다시 환기시켰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막연하나마 여호와 아버지가 유대 나라와 유대 사람을 구하도록 자기를 보냈다는 것을 믿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증거를 보여 주시리라 믿으며 기다렸다. 그의 나이 서른 살 때 어느 날 ‘하나님의 말씀’이 ‘빈들’에서 임하심을 들었다. 그 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세례 요한이었다. 세례 요한의 ‘천국’ 소리는 예수의 마음속에 위대하고 황홀한 심적 전기를 일으켰다. 그와 동시 그의 마음속은 성신으로 충만하기 시작했다. 예수는 다음 날 도마와 유다를 비롯한 사반 단원들이 찾아왔을 때 각별하게 맞아 주었다.
사반은 돌아와 하닷에게 다시 운세를 쳐 달라고 하였다. 하닷은 사반의 별과 위대한 별이 서로 비추고 있으며 때가 왔다는 말을 했다. 돌아온 사반을 보고 실바아는 그동안 누구를 만났는지 묻는다. 사반은 예수에 대해 얘기하고 마침내 마리아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실바아는 예수와 마리아를 만나고 싶다고 하며 사반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사흘 뒤 사반은 가버나움으로 나가 아굴라에 대한 도마의 보고를 들었다. 당시 아굴라는 자기대로 요한의 제자들과 손을 잡고 예수의 행적과 혈맹단의 정체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그즈음 마리아는 가버나움 근처 고라신에 있었기 때문에 사반은 거기서 그녀와 함께 있게 됐다. 사반은 그녀에게 자기의 실제 신분과 활동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마리아는 사반이 실바아와 자기를 오가는 것을 알고 사반에게 반쪽 사랑이라고 화를 냈지만 결국 사반에게 복종하고 말았다.
사반에게서 기별을 받은 실바아가 야일의 인도로 고라신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사반의 어머니가 마리아를 처음 보았을 때에 비해 실바아를 귀엽게 보지 않았다. 그 반면 마리아는 자기보다 열살이나 어린 실바아에게 주눅이 들었다. 실바아는 마리아가 갖고 있지 못한 의연하고 존귀한 듯한 품격이 있었다. 실바아는 마리아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며 금팔찌를 선물로 주었다. 마리아는 사반에게 자기에게도 보석을 달라고 보채며 화를 냈다. 실바아는 마리아에게 우호와 선의를 보였으나 마리아는 거리감과 부담을 느낄 뿐이었다. 결국 이틀 뒤 마리아는 막달라로 떠나 버렸다. 실바아도 하닷이 그녀의 친정이 있는 아로엘로 보내고자 하여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사반은 아로엘로 보내는 것은 좀더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도마를 통해 사반의 의견을 들은 아굴라는 혈맹단과 사반에 대한 볼모와 약점을 잡기 위해 혈맹단 본부와 사반의 소재를 알고자 했다. 그리하여 밀정들을 갈릴리 호수 연안의 도시에 잠복시켰다. 아굴라는 야일이 어떤 여인과 호수에 나타나면 야일은 죽이고 여인만을 나바티야로 호송하라는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