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임채영 지음 | 북스토리
연암 박지원
임채영 지음
북스토리 / 2012년 3월 / 336쪽 / 12,800원
꽃과 열매를 맺은 땅을 그리며
순박한 백성들을 만날 수 있었던 면천(지금의 충청남도 면천),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천혜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던 양양, 모두 잊을 수 없는 고장들이다. 그중에서도 백성들과 땀 흘리며 성공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안의만큼 기억에 오롯이 남아 있는 곳도 없다. 경세제국학(經世濟國學, 세상을 경영하여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방안을 연구하는 학문), 이용후생(利用厚生, 생활 도구를 개발하여 백성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궁리하던 벗들과의 유쾌한 만남을 생각하면, 그 만남을 통해서 익힌 학문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었던 안의 현감(지금의 경상남도 함양군의 일부, 당시 안의는 함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넒은 고장이었다) 시절에 나는 행복했다. 평생 벼슬을 탐하지도 않았고, 인연도 없었기에 벗들과 익힌 학문을 실현할 곳이 없었다. 그러다 나이 쉰이 되어서야 벗 유언호의 천거로 선공감(국가에서 하는 공사를 관리하고 감사하는 관청) 감역 벼슬을 얻어 나가게 되었다. 선왕 정조대왕이 유공을 불러 물었다고 한다. "재주가 뛰어난데도 아직 벼슬길에 나서지 못하고 불우하게 지내며 재주를 썩히는 자를 알고 있는가?" 그러자 유공은 지체 없이 아뢰었다.
"오래전부터 사귄 벗 중에 박지원이라는 자가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형조판서가 그자와 벗이었단 말인가? 박지원이라는 이름은 나도 오래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소. 최근에는 잠잠하더니 경을 통해 주변에 둘 수 있게 되었구려."정조대왕은 그 즉시 빈 관직을 수소문하여 발령을 냈다. 그렇게 시작한 관직 생활을 5년 넘게 하다가 처음으로 능력껏 한 고을을 경영할 수 있게 되었다. 내 나이 쉰다섯에 이를 때였다. 안의에서 보낸 5년. 나이에 비하면 한직이자, 보잘것없는 직책으로 보였으리라. 하지만 안의는 내가 가진 성정과 처신, 벗들과 함께한 학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땅이었다. 선왕의 든든한 배려 속에 내 마음껏 일다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그 시절, 내게는 기회의 땅이었고,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 인연은 우연치 않게 찾아왔다.
오랜 구악(舊惡)을 일거에 없애다
주상전하께 사은숙배(謝恩肅拜)하고 임지를 향해 출발한 지도 어느덧 열흘이 넘었다. 쉬지 않고 열흘 넘게 길을 왔지만 아직 임지인 안의 땅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 그 뒤로도 쉬지 않고 걸어 다음 날 점심나절이 되어서야 함양을 지나 오후쯤 안의 관아에 들어설 수 있었다. 안의 관아에 들어서기 바쁘게 거처할 내동헌(고을에 부임한 원과 가족들이 살던 곳)을 찾지 않고 동헌(東軒, 고을 원의 집무실)으로 향했다. 함께 데리고 온 종복인 창대의 도움을 받아 의관을 정제하고 나서니 아전과 통인들로 빼곡했다. 그러나 이곳의 주인인 안의 백성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방 있는가?"
이방이 앞으로 나서며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조아렸다.
"가능하면 많은 고을 백성들을 불러 모으도록 하시오."
이방은 부리나케 동헌 문을 빠져나갔다. 잠시 후 동헌 마당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모두 들어라. 본관이 이곳 원으로 있는 동안은 불필요한 꾸미기를 하지 말라. 고로 본관이 행차할 때 나팔을 불어 백성들의 통행을 막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관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필요하면 본관이 부를 것이니 본관의 움직임에 따라 쓸데없이 모든 아전들이 뒤따르는 거추장스러운 일은 절대 하지 말라. 그 시간에 아전들은 자기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는 것이 백성을 위하는 길이자 진실로 본관을 대접하는 일이다. 관아의 모든 일은 행색을 내지 말고 조용한 가운데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라. 알겠느냐?""예이."
작은 도둑, 큰 도둑 모두 잡아들이다
장터에서 백성들의 주머니를 털던 도둑들을 모두 잡아 경상 감영으로 압송하고 나서 얼마 후 경상 감사가 치하를 하면서 귀한 인삼을 보내왔다. 그 인삼은 도둑을 잡는 데 공을 세웠던 군졸들과 관기에게 골고루 나눠 주고, 종복인 창대와 장복에게도 별도로 챙겨 주었다. 창대와 장복은 내 곁에 머문 후 처음으로 받아본 값진 물건이었다. 신바람이 난 창대와 장복은 주막으로 달려가 인삼을 꺼내놓고 술값 흥정을 하던 중에 주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 고을에서는 아전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향리치고 인삼 안 가진 사람 없으니 공연히 우쭐댈 것 없소."창대와 장복이 돌아와서 전하는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의심 가는 구석이 적지 않았다. 지방의 궁벽한 고을 아전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인삼을 구경할 수 있었단 말인가. 향리들은 또 어디에서 돈이 난 것인가. 동헌에 보관된 문서에 의하면, 안의에서 생산되는 곡식 양은 환곡 징수를 하고 나면 한 해 살기도 빠듯한 실정이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고을 재산에 손을 댔다는 증거였다.
다음 날 아침 통인을 시켜 서청(아전들이 집무를 보는 장소)에 머무는 모든 아전들을 모으라고 일렀다. 큰 일이 없을 법한데 갑자기 모두 모이라고 했으니 아전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동헌에 들어섰다. "모든 아전들은 들으시오. 아전들은 지금 서청에 보관되어 있는 모든 문서들을 빠짐없이 동헌으로 나르시오.""예? 사또 나리, 무엇 때문에 그러시는지요?"
"동헌에 보관된 문서를 살펴 이 고을의 상황을 대략 알았으니 이제는 고을의 살림살이를 알아야 하지 않겠소? 어제 주막에서 내 가솔이 들은 바에 의하면 인삼 정도는 이 고을 아전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했소. 이것은 아전 녹봉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오. 내가 의심을 풀기 위해서는 그대들이 그동안 기록한 장부 내역을 확인해야만 하겠소. 속히 서두르시오."시간이 얼마 지난 뒤, 아전들이 그동안 안의 고을 경영과 관련된 기록들을 모두 내왔다.
"이것이 모두 다인가? 단 하나도 빠짐이 없으렷다?"
"예이, 틀림없사옵니다."
대답하는 아전들의 표정을 살폈다. 아뿔싸! 내 생각이 틀린 듯 했다. 아전들의 얼굴은 조금도 주눅 든 기색이 아니었다. 그동안 숱한 고을 원을 모시면서 이골이 난 자들이었다. 이들은 원보다 한 발자국 앞서 가 있었다. 원이 부임하였을 때는 기강을 잡기 위해서 아전들을 호되게 몰아붙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하고 있었다."그렇다면 이제부터 자네들은 본관이 필요한 문서를 부를 때마다 찾아내도록 하라."
"예이."
실제로 모든 문서를 살펴보겠다는 말에 아전들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그러나 곧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눈치였다. 저 많은 문서를 어떻게 다 볼 수 있겠느냐 하는 표정들이었다. 이들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이들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했다. "이방은 들라. 저 문서 속에서 관아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곡식의 양을 알 수 있는 문서부터 찾아내라."이방이 허둥지둥 동헌으로 올라와 문서를 헤집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이방은 산같이 쌓인 문서들을 뒤척이며 공연히 시간을 끌었다."고을 살림에 기본이 되는 중요한 문서를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른단 말인가? 어서 찾아라. 자네들도 이방을 도와라."나머지 아전들이 동헌으로 뛰어 올라왔다. 아전들은 손을 바삐 놀렸지만 정작 내가 명령한 문서를 찾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고을 경영을 방만히 한 대가로 모두 경상 감영으로 줄줄이 엮어가야만 정신을 차리겠느냐!"
오래 지나지 않아서 이방이 몇 장의 문서를 내 앞에 내놓았다. 그것은 지난해 이전 원이 떠나면서 인수인계를 위해 작성한 문서였다. 그런데 그 문서에는 정확함이 없었다. 대략 몇 휘(보통 열다섯 말이나 스무 말을 1휘라고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추궁거리가 되지만 보다 정확한 증거를 위해서는 부족했다."이방은 붓과 종이를 들고 본관 옆에 앉아라."
이방이 받아 적을 준비를 마친 것을 확인한 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본관 박지원은 전임 원이 남겨놓은 환곡(춘궁기에 백성들에게 빌려주었다가 가을에 이자를 붙여 받아 저장한 곡식)과 향곡(전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저장하는 군량미) 및 호조의 저치미(중앙 정부에 올라가는 대동미 중 일부를 고을에 남겨 만약에 있을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저장한 곡식)로 총 구만 휘를 인수한 것을 확인하노라."마침내 받아 적기를 끝낸 이방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게 문서를 바쳤다.
"원의 도장은 어디에 있느냐? 냉큼 찾아서 가져오라."
잠시 후 이방이 내 앞에 안의 현감 직인을 내려놓았다.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방이 작성한 문서에 직인을 찍었다. "전임 원이 인계한 문서와 내가 인수를 확인한 문서를 하나로 합하여 잘 보관하여라."
"명심하겠습니다."
"안의 고을에는 창고가 모두 몇 개인가?"
"관창이 세 곳, 사창이 두 곳으로 도합 총 다섯 곳에 창고를 두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관아에서 가장 가까운 창고가 어디에 있느냐?"
"서청 바로 옆에 제일 큰 관창이 있습니다. 사또 나리, 갑자기 그건 왜 물으시는지요?"
"문서 내용이 맞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 이방이 앞장서고 모든 아전들은 본관 뒤를 따르라. 수를 헤아릴 줄 아는 통인 몇도 데려가야 한다."말을 마친 뒤에 아전들이 만류할 틈을 주지 않고 벌떡 일어섰다. 동헌에 서 있던 이방이 쪼르르 내려와 길잡이를 하고, 다른 아전들이 뒤따랐다. 마지못해 걸음을 옮기는 아전들의 표정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표정이 이토록 참혹할까 싶었다.
"문을 열라."
이방이 눈짓을 하자 통인 하나가 관창의 문을 열었다.
"이곳이 관창 중에 가장 큰 곳이라고 했느냐?"
"예이. 여기에 총 오만 휘를 저장하여 두고, 나머지는 각 창고마다 일만 휘를 비축해두고 있습니다."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뒤에 관창 안으로 들어섰다. 한눈에 보기에도 오만 휘에서 턱없이 부족했다. 이만 휘 이상은 비어 보였다. "아전들과 통인들은 제각기 쌓아둔 곡식 더미를 분배하여 하나도 빼거나 부풀리지 말고 정확하게 셈을 하여 알리도록 하라."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전들과 통인들이 곡식 더미 하나씩을 맡고 셈을 하기 시작했다. 아전들과 통인들이 일일이 헤아려 보고한 곡식은 총 이만 구천 휘였다. 이만 일천 휘가 사라진 것이다. 예상은 했다. 어느 고을이나 아전들의 포흠(逋欠, 고을 아전들이 관의 곡식이나 재물을 사적인 이유로 사용하는 것)이 극성을 부린다고 했다.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참담했다."그 많은 곡식들이 사라진 이유가 무엇인가?"
아무도 답이 없었다. 불안에 떠는 아전들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이는 포흠이다. 포흠을 저지르면 어떤 벌을 받는지 아는가?"
"예이……."
아전들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서청 옆 관창에서만 이만 일천 휘가 모자랐다. 나머지 네 곳을 일일이 조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자네들이 스스로 각 창고마다 비는 곡식 양을 적겠는가?"아전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서로 눈길을 주고받기 바빴다.
"저희들이 거짓 없이 소상하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방이 대답을 하고, 종이와 붓, 벼루 등을 아전들 앞에 놓아주었다. 그러자 아전들이 쭈그리고 앉아 적기 시작했다."다 적었으면 본관에게 가져오라."
이방이 아전들 앞에 놓인 종이를 거둬왔다. 네 곳의 창고를 모두 합치니 비는 곡식의 양이 사만 휘에 가까웠다. 서청 옆 관창에서 확인한 것까지 합치면 도합 육만 휘였다."비는 곡식이 모두 육만 휘이다. 참으로 엄청나서 본관은 말을 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포흠을 감추고 살았겠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무사하리라고 생각하는가. 그 많은 곡식이 증발한 마당에 감영에서 점검이라도 나오면 절대 숨길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언제 주상전하가 내려 보낸 암행어사가 들이닥칠지 모른다. 백성들은 이미 자네들이 포흠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본관이 자네들을 엄히 다스리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세상 천지에 자네들의 죄상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그때 자네들은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자손은 부끄러운 조상을 감추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사또 나리!"
아전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바닥에 박았다. 아전들은 죄상이 낱낱이 드러난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절박함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는 그들을 내려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저자들은 나라의 곡식을 도둑질했으니 죽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저들을 죽이거나 유배를 보내면 사라진 곡식을 되찾을 방법이 없지 않은가? 엄벌에 처하는 것이 주상전하와 나라에 도움이 되겠으나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라진 곡식을 채워 넣는 것이 아닌가?'해결할 방법을 정했다.
"기억을 잘 더듬어 각자 포흠한 곡식 양과 날짜를 정확히 적어 내도록 하라. 그러면 본관이 너희들을 살릴 방도를 찾아볼 것이다."모든 것이 드러난 이상 망설일 것도 없다고 여긴 모양이었다. 아전들은 이방이 나눠준 종이에 자신들이 포흠한 곡식의 양을 적기 시작했다. 아전들이 적어 내려가는 동안 나는 이 일을 처리할 방안을 궁리했다. '우선 사라진 곡식을 모두 채워 넣어야 한다. 그러고 난 뒤에 감영에 들어가 사실을 고하고 저자들을 대신하여 용서를 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사라진 곡식을 채우지 않고는 용서받기도 힘들 것이다.'이방을 비롯하여 아전들이 포흠한 곡식 양을 적어 바쳤다.
"들어라. 그대들은 지금 즉시 달려 나가 좌수(座首, 현청에 둔 우두머리로 고을 수령을 보좌하는 역할), 이정(里正, 오늘날의 이장)은 물론이고 각 마을에서 신망 있는 원로들을 모두 동헌으로 모이게 하라."
동헌 앞마당이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다 모였느냐?"
"분부하신 대로입니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렇지 않아도 키가 크고 체구가 당당한데 동헌 마루에 우뚝 서니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다."너희들은 포흠을 저지른 자를 국법에서 어떻게 다스리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육만 휘나 되는 막대한 곡식의 포흠을 확인하였다. 본관 혼자 살 작정이라면 즉각 이 사실을 감영에 보고하고 감사의 지시대로 행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몇 명이 목숨을 잃을지 모르며,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취조를 받아 불구의 몸이 될 것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동헌 마당을 가득 메운 자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았다.
"죄를 지은 아전들을 모두 잡아들여 목을 베고 그들의 일가친척을 옥에 가두고 논밭을 몰수한다면 피가 낭자하고 고을 또한 황폐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라진 육만 휘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조정에서는 우리 고을에 책임을 물어 사라진 육만 휘를 채워 장부대로 맞춰놓으라고 지시할 것이다. 결국 백성들도 살기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그대들이 얼마나 위중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느꼈다면 본관이 내놓는 해결 방안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대들이 약조를 한다면 본관은 처벌을 면하게 해줄 것이며, 억울한 백성들에게 연대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다. 없어진 곡식 육만 휘를 원 상태로 채워 넣는 것을 앞으로 2개월로 잡는다."이 말에 동헌 앞마당이 술렁였다. 포흠의 대가를 조금도 받지 않은 자라면 억울해할 수도 있었다. 이와 같은 동요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잘 들어라. 본관의 명령을 따르면 집이 없는 자는 집을, 전답이 없는 자는 전답을, 아내가 없는 자는 아내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본관과 약속을 하지 않거나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는다면 그대들은 후임 현감에 의해 혹독한 고초를 당하게 될 것이다. 본관은 있는 그대로 장부를 인수인계했고, 떠날 때는 본관 눈으로 확인한 것을 정확하게 기재할 것이다."잠시 의견을 정리할 말미를 주기 위해 말을 끊었다. 동헌 앞마당이 다시 술렁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