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광수 지음 | -
사랑
이광수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안 빈: 박애주의를 실천하는 의사. 문인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의사가 되어,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본다. 석순옥과 이상적인 사랑을 나눈다.
최옥남: 안빈의 아내로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 석순옥에 대한 질투를 자제하며 남편의 내조에 최선을 다하나 결국 폐병을 앓다 죽는다.
석순옥: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 교사직을 그만두고 사모하는 안빈의 병원에 간호부로 들어가 그를 돕는다. 안빈과의 정신적인 사랑을 나눈다.
허 영: 석순옥의 남편. 방탕한 생활과 유약한 성격의 시인으로, 강한 소유욕으로 석순옥과 결혼하 지만 순옥의 순수한 마음을 오해해 의심하며 갈등하는 인물이다.
박인원: 사리가 분명하고 합리적인 성격을 소유한 여성. 순옥에 대한 우정으로 안빈을 돕기 시작하지만 마침내 그를 존경한다.
사모하는 이의 곁으로
언니! 아무런 일이 있어도 난 갈 테야. 이 골목으로 들어갈 테야. 난 그 어른 곁에만 있으면 만족이야. 그 밖에 내가 무엇을 바라겠수. 십 년 동안 두근두근 혼자 사모하던 어른 곁에 있게만 되면 고만이지. 안 그렇수? 언니. 자 가요, 나하고 안 선생님 병원 앞까지만 같이 가요. 그리구 변치 말구 내 보호자가 되어 주어요, 언니.
‘안빈내과소아과병원’이란 간판이 붙은 이층 벽돌집 앞에 젊은 처녀 둘이서 옥신각신 무슨 말인가를 하고 있다. 한 명은 한사코 병원으로 들어가자고 하고, 나머지 한 명은 계속해서 병원에 들어가려는 처녀를 만류한다. 마침내 만류하던 처녀는 병원에 들어가려고 하는 처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지 승낙을 하고 만다.
이 두 명의 처녀는 석순옥과 박인원이다. 순옥과 인원은 둘 다 전문학교를 졸업한 신여성으로 중등학교 교사다. 순옥은 평소 글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의사 안빈을 혼자 사모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떻게든 안빈 곁에 있고 싶은 생각에 간호사가 되어 안빈의 병원으로 찾아갔다. 안빈을 만난 순옥은 안빈의 모습에 숨이 막힐 것 같았지만, 용기를 내어 병원에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했다. 이런 순옥을 한동안 바라보던 안빈은 갑자기 순옥을 향해 자신의 아내를 한번 만나보라는 말을 했다. 순옥과 인원은 병원을 나와 안빈의 아내인 옥남을 찾아갔다. 옥남은 안빈이 의학 공부를 하는 7년 동안 교원생활과 재봉틀질로 남편의 뒷바라지를 한 현모양처였다. 옥남은 순옥을 보는 순간 그녀가 안빈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순옥 역시 옥남이 남편에 대한 사랑이 지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대면에서부터 두 사람은 서로 안빈을 사모하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순옥의 눈에 옥남은 자신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여성으로 보였고, 옥남 역시 모든 면에서 순옥이 자신보다 위에 있는 여성으로 보였다.
순옥은 옥남에게 간호부가 되게 해달라고 했다. 결국 옥남은 안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순옥을 간호부로 채용했다. 간호부가 된 순옥은 자신이 사모하는 안빈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문득문득 자신이 옥남이 누릴 행복을 빼앗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안빈의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이 모든 걱정을 떨쳐 버렸다.
당시 안빈은 폐병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안정요법에 대한 연구를 했다. 이 연구를 위해 안빈은 토끼, 고양이, 개, 닭 등을 상대로 공포감과 분노에 대한 실험을 했고, 동물의 실험 결과를 자신에게 직접 대입하여 검증해 나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순옥은 안빈을 위해 자신의 피를 뽑아 주었다. 그런데 그녀의 피 속에 육체적인 사랑을 나타내는 ‘아모르겐’이 검출됐다. 순옥은 자신의 사랑이 들킨 것 같아 몹시 부끄러웠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지고의 사랑과 자비심에서 연유한 보편적 사랑을 나타내는 ‘아우라몬’이 필요했다. 순옥은 안빈의 연구를 돕기 위해 자신을 짝사랑한 허영을 만났다. 그리고 그의 도움으로 ‘피’를 구했다. 허영은 순옥을 너무나 짝사랑했다. 하지만 순옥의 마음은 오직 안빈에게만 향했다. 결국 순옥은 허영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빈의 연구를 위해 허영에게 뽑은 피에서 ‘아우라몬’이 발견됐다. 순옥의 도움으로 안빈은 연구를 끝낼 수 있었으며, 이 일로 인해 안빈 역시 순옥을 정신적으로 사랑하게 됐다.
육체적 사랑에 눈먼 허영의 질투
석순옥은 허영 씨와 혼인할 마음은 털끝만치도 없습니다. 알아들으셨습니까. 다시는 잊어버리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순옥의 말은 맵고 쌀쌀하였다. 허영의 얼굴은 처음에는 빨갛게 되었다가 곧 창백하게 변하였다. 허영의 뺨과 입술이 경련을 일으킨 것같이 씰룩거리더니 눈에 약간 살기가 떠오른다.
안빈의 학설은 실험 결과의 독특함과 사람들의 관심으로 인해 언론의 집중적인 화제가 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안빈의 연구의 숨은 공로자로 옥남과 순옥에 대한 기사를 실었고, 어떤 언론에서는 순옥이 전직 교사요 대단한 미인이란 근거로 안빈과의 여러 가지 로맨스를 만들기까지 했다. 이에 허영은 심한 질투심을 느꼈다. 화가 난 허영은 안빈의 병원을 찾아와 안빈에게 순옥과의 관계를 추궁했다. 순옥은 화를 참지 못하고 허영에게 당신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화가 난 허영은 순옥과 안빈의 관계를 신문에 악의적으로 선전하고, 결국 그 소문은 옥남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됐다. 병약했던 옥남은 한편으론 남편의 인격을 믿었지만, 순옥의 높은 인격과 미모, 나이 등을 생각할 때마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질투심이 느껴지고 결국 건강이 악화됐다. 옥남의 건강이 악화되자, 안빈은 옥남에게 원산으로 요양을 갈 것을 권했다. 그리곤 직접 아이들과 함께 원산으로 내려갔다. 안빈은 일 주일 동안 아내를 위해 모든 정성을 다 한 후, 병원 일 때문에 아내를 순옥에게 맡기고 자신은 병원으로 돌아왔다.
옥남과 함께 있게 된 순옥은 아이들을 친부모처럼 따뜻이 보살피고, 밤잠을 설치면서 옥남의 건강을 보살폈다. 순옥의 건강한 아름다움과 자신의 쇠약한 육체를 비교하며 질투심에 사로잡혔던 옥남은 점차 순옥의 고매한 인격과 품성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순옥이 안빈을 향해 품은 사랑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순옥과 화해를 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들과 안빈을 돌봐주라는 부탁을 했다. 순옥은 이런 옥남이 한없이 측은하고 불쌍하게 보였다.
옥남의 병세는 날로 악화되었다. 순옥은 병석에 있는 옥남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혼인을 할 길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옥남이 죽자, 옥남의 죽음을 두고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그 소문들은 허영이 악의적으로 만들어낸 소문들이었다. 순옥은 자신으로 인해 안빈이 고초를 당할 것을 염려하여 마침내 사랑하지도 않는 허영과의 결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을 대신해 안빈과 아이들을 보살펴 줄 것을 친구 인원에게 부탁했다. 인원은 순옥에게 사모하는 안빈과 결혼을 하라고 하지만, 안빈과 정신적이며 성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소원이라는 순옥의 간청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순옥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순옥은 안빈과의 대화를 통해 허영과 자신이 인간의 힘으로 끊을 수 없는 질긴 인연의 끈으로 맺어져 있음을 자각했다. 순옥은 허영과 결혼만 하게 되면, 그간 자신과 안빈 사이에 나돌았던 모든 소문이 싹 사라지고, 자신의 결백이 증명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결혼이 여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인지에 대해 모른 채 안빈을 위해 허영과 결혼을 결심했다.
허영과 결혼한 순옥의 미래
허영은 솟아오르는 울분을 다 쏟아 놓지 아니하고는 견딜 수 없었다. 아내인 순옥이가 남편의 예술을 폄론하고 다른 사람의 예술을 은근히 칭찬하는 평은, 그 남편에게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인 것과 같았다. 그래서, “안빈의 소설은 모르겠소. 허지마는 시루야 어떻게 허영과 비긴단 말이요? 안빈의 시는 시 아니어든. 케케묵은, 시대에 뒤떨어진 거란 말요.
인원이 자신을 대신해 안빈과 아이들을 정성을 다해돌봐 주는 것에 마음을 놓은 순옥은 허영과 결혼을 했다. 순옥은 남편이 비록 정신적인 면보다는 물질적인 면을 추구하지만 자신이 남편을 따뜻이 대하면 남편도 좋아질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허영은 이런 순옥의 기대는 첫날밤부터 무참히 깨져 버렸다. 허영은 결혼 첫날밤도 보내기 전에 술에 취해 버렸고, 시도 때도 없이 순옥의 육체만을 탐했다. 순옥이 조금이라도 절제를 당부하면 허영은 자신의 불타는 사랑을 몰라준다며 항의를 했다. 이런 남편이 처음에는 싫었지만 순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남편과의 사랑 행위에 빠져들어, ‘이만하면 한 세상 사는 게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안빈에 대한 사모의 정과 그리움을 남편에 대한 애정으로 달랬다.
한편 안빈은 순옥을 허영에게 떠나 보내고 나서 자신이 정말로 순옥을 사랑했음을 알게 됐다. 그는 식욕을 잃기도 하고, 걸핏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순옥과 허영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인원이 그렇게도 순옥을 사랑하면서 왜 허영에게 순옥을 보냈냐고 따지자, 안빈은 순옥을 사랑했기에 보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순옥을 잊을 수가 없었다. 잊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욱 순옥에 대한 생각이 또렷하게 나타났다. 안빈은 점차 말수가 적어지고 의기소침해졌다. 인원은 이런 안빈이 야속하기도 하고, 결혼을 하고 나서 연락한번 주지 않는 순옥이 미워졌다. 순옥을 찾아간 인원은 정작 순옥이 안빈이 걱정한 것처럼 근심에 쌓여 있지 않고, 허영과 단란한 결혼 생활을 하자, 가벼운 배신감마저 느꼈다.
허영은 순옥에게 집 밖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한 채, 여러 가지 선물도 사오고, 가끔은 순옥에게 빠져 신문사를 빠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허영은 신문사를 그만두고 김광인이란 자와 어울리기 시작했다. 순옥이 보기에 김광인이란 자는 심히 불길한 위인으로 보였다. 순옥은 허영에게 김광인과 가까이 하지 말 것을 권했지만 오히려 남편 일에 간섭한다며 타박만 들었다. 게다가 허영은 김광인이 자본을 출자해 자신이 큰 출판사업을 할 것이라며 순옥에게 아무 걱정 말라고 했다. 허영의 헛된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던 순옥은 어느날 느닷없이 닥친 집달리가 방안으로 들어와 집안의 모든 물건들에 대해 차압을 하고 가버렸다. 그날 밤 허영은 자신이 김광인에게 속아 모든 재산을 다 날렸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 일을 계기로 순옥은 처음으로 허영과 이혼을 생각하게 되고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이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옥은 우선 결혼 때 오빠에게서 물려받은 돈 3천원과 남의 손에 넘어가는 집을 지키기 위해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생계가 막막했기에 오빠의 도움으로 순옥은 안빈 박사 곁에서 의사가 되는 공부를 해야 했다. 허영은 당장 순옥이 벌지 않으면 생계가 막막해 아내가 안빈 곁에 있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어쩔 수 없이 순옥이 안빈 병원 간호부 일을 맡는 것을 허락했다. 그해 사월 순옥은 의사가 됐다.
순옥의 결혼으로 안빈의 집에 들어갔던 인원은 처음에는 오직 순옥을 위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빈과 생활하면서 점차 그의 높은 정신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자신도 모르게 안빈에 대한 사모의 정을 쌓아갔다. 인원은 안빈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커질 때마다 자신이 순옥이 누려야 할 행복을 가로챈 것이 아닌가 하고 미안한 감정을 가졌다. 그 미안함을 갚기 위해 인원은 막 의사가 된 순옥의 실험 대상이 되는 걸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 허섭이란 어린애가 폐병으로 입원을 했다. 순옥은 심혈을 기울여 허섭이를 보살폈다. 허섭을 지극히 돌보는 모습을 보고 아이 어머니인 귀득은 무척 놀랐다. 사실 그녀는 우연히 이 병원에 들른 것이 아니라 순옥의 남편인 허영과 내연의 관계인 여자였다. 귀득은 순옥을 보자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그리고 더 이상 자신과 허영과의 관계를 비밀로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곤 섭이 허영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순옥에게 털어놓았다. 게다가 귀득은 자신은 허영과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 순옥더러 섭을 맡아 키우라고 간청을 했다. 순옥은 놀랐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순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허영과 이혼할 생각을 했지만 귀득이 한사코 허영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하자, 섭을 맡아 키우기로 결심하고, 귀득에게 섭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서 보라고 했다.
순옥을 통해 귀득과 섭의 이야기를 들은 허영은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했다. 이런 허영을 보며 순옥은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안빈이 순옥의 일생은 수난의 일생이고 순옥이 이 세상에 온 것은 수난을 하러 왔다는 말에 힘을 얻어 모든 일을 용서했다.
그러나 허영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어머니와 함께 오히려 귀득을 며느리처럼 대했다. 게다가 시어머니는 남편이 씨앗을 얻을 수도 있는 걸 가지고 이혼을 거론하는 순옥에 대해 패악에 가까운 까탈을 부렸다. 이러는 사이 귀득은 허영과 관계를 맺고 또 임신을 하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순옥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허영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혼만은 하지 않으려 했으나, 순옥이 집을 나가자, 할 수 없이 이혼을 하고 귀득과 결혼했다.
안빈의 호의로 귀득과 결혼한 허영은 귀득이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귀득은 여행중에 병을 얻게 됐다. 여행에서 돌아온 귀득은 병색이 완연했다. 순옥은 성심을 다해 귀득을 치료했다. 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녀는 순옥의 간호에도 불구하고 결국 죽었다. 엎친데 덮친격이랄까, 새 며느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시어머니는 병을 얻었고, 평소 방탕한 생활을 일삼던 허영은 성병에 걸리고 뇌일혈로 쓰러져 거동이 불가능해졌다.
병든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북간도로 간 순옥의 운명
순옥의 일상 생활은 행복되었다. 날마다 안 빈의 곁에서 병자를 보고 또 왕진을 가고- 모두 다 자유로워서 아무 거리낌이 없는 것이 기뻤다. 조용히 제방에 앉았을 때에는 마음껏 안빈의 그림자를 가슴에 안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마치 지긋지긋한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의 볕을 받으면서 양지쪽 파릇파릇한 풀밭에 앉아서 돌돌돌 흘러가는 개울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이 마음이 화창하였다.
허영과 이혼을 한 순옥은 하루하루가 너무나 행복했다. 사모하는 이 곁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 껏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행복했다. 그러나 순옥은 그 행복은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뇌일혈로 쓰러진 허영이 늘 마음에 걸렸다. 하는 수 없이 허영의 일을 안빈과 상의하게 됐고, 안빈은 순옥에게 끝없는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했다. 순옥은 안빈의 한없는 용서의 사랑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못되게 군 허영과 시어머니를 위해 도움을 주기로 결심했다.
순옥이 허영과 시어미니에게 정성을 다해 치료를 하자, 그들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순옥에게 감사해 했다. 이 모습을 본 순옥은 자신이 남편과 시어머니를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도 병원을 개업해야 한다고 느꼈다. 순옥은 오빠의 도움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북간도로 향했다.
순옥이 북간도로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인원은 순옥을 잡지 않는 안빈에게 화가 났다. 그리곤 순옥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자 안빈은 자신은 순옥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나 순옥의 사랑은 자신에 대한 사랑이 아닌 중생에 대한 사랑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순옥이 허영과 시어머니에게 보인 사랑은, 사랑의 불씨가 꺼진 그들의 마음에 다시 새로운 사랑의 불씨를 만드는 일이라며 순옥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인원은 안빈의 순옥에 대한 깊은 사랑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한편으로 안빈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깊어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인원은 이런 자신에 대해 자책도 하고 달래보기도 했지만 나날이 깊어만 가는 사랑을 어쩔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역시 순옥처럼 자신의 마음을 안빈에게 내 보일 수가 없었다. 대신 그는 안빈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