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어떤 나무들이 살고 있을까?
김인숙, 전지영, 차경숙 지음 | 파라주니어
우리 동네에는 어떤 나무들이 살고 있을까?
김인숙, 전지영, 차경숙 지음
파라주니어 / 2012년 12월 / 304쪽 / 17,000원
1장 길가에 심는 나무
메타세쿼이아_ 살아 있는 화석
중일전쟁 중에 발견되다: 메타세쿼이아를 처음 발견한 것은 1937년으로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때였어요. 당시 중국 정부가 일본군에 밀려 서쪽 산간지역으로 쫓겨 가는 과정에서 발견되었지요. 하지만 처음으로 발견한 나무라 해도 전쟁 중에 신경을 쓰기는 어려웠을 거예요. 그러다가 1941년 양자강 상류 지역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답니다. 그때 발견된 것은 키가 35m나 되는 거대한 나무였다고 해요. 이후 중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이 나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1946년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나무가 화석식물이라는 거예요.
살아 있는 화석: 화석식물이 뭐냐고요? 말 그대로 화석으로 발견된 식물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에 지구에 살았지만 지금은 화석으로만 볼 수 있는 식물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화석동물은 여러분도 잘 아는, 바로 공룡이랍니다.
메타세쿼이아의 화석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중국은 물론 미국 서쪽 해안, 또 우리나라 경상북도 포항에서도 발견되었지요. 화석을 보면서 사람들은 '예전에는 이런 식물도 살았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그 화석 속 식물이 중국의 깊은 골짜기에서 발견된 거예요. 놀라운 일이었겠죠? 식물은 이런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공룡이 살던 때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어, 화석으로도 볼 수 있고 실제로 살아 있는 식물로도 볼 수 있는 나무들이지요. 은행나무나 소철도 여기에 속합니다. '살아 있는 화석'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경우지요.
전 세계로 퍼져나가 사랑받다: 중국에서 발견된 메타세쿼이아는 이제 전 세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권장 가로수'로 지정해 많이 심었어요. 그래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로 이름난 거리도 꽤 많습니다. 전라남도 담양이나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은 영화나 드라마에 나와 특히 많이 알려졌지요.
메타세쿼이아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왜 이 나무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요. 큰 키에 쭉 뻗은 줄기가 우람하고, 침엽수이면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모습이 독특하죠. 게다가 줄지어 서 있는 이 나무를 보면 왠지 모르게 이국적인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메타세쿼이아는 키가 아주 큽니다. 내가 본 것 가운데 가장 키가 큰 것은 아파트 9층 높이까지 자란 것이었어요. 보통 아파트 한 층은 대략 2.6m니까 그 나무의 키는 대략 23.4m인 건데, 아직 덜 자란 거예요. 메타세쿼이아는 35m까지 자라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는 메타세쿼이아와 한 가족에 속하는 자이언트세쿼이아로 키가 무려 112m에 이른다고 해요. 레드우드라고도 부르는 그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다는군요. 112m라니 얼마나 큰 건지 감이 잡히지 않죠? 100m 달리기를 한 적이 있다면 그때를 생각해 보세요. 보통 사람들은 100m를 달리는 데 20초 정도 걸리죠. 그러니까 그 나무가 옆으로 누워 있고 우리가 그 옆을 달린다면 20초를 넘게 달려야 나무 꼭대기까지 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큰 키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나무 꼭대기까지 올려 보내기도 힘이 들겠지요. 그런데도 레드우드는 오래 사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보통 1000년 이상은 살고 오래된 것은 3000살이 된 것도 있다고 해요. 이렇게 오래 사는 비결은 두꺼운 나무껍질에 있다고 하는데, 자연적인 산불이나 병충해가 침입해 와도 갑옷처럼 보호해 주기 때문이래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부일 뿐이죠. 나무들이 이렇게 오래 사는 이유 역시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어요. 자연이 신비로운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겠죠?
2장 정원에 심는 큰키나무
마가목_ 깊은 산속에서 우리 동네 정원으로
마가목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생소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을 거예요. 그도 그럴 것이 원래 이 나무는 주로 산에서, 그것도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나무거든요. 하지만 생김새가 워낙 아름다워 처음 보는 사람들도 금방 눈을 빼앗기고 만답니다. 가파른 산을 오르다 만난 마가목을 보고 감탄에 젖은 사람들이 사진에 담아와 무슨 나무인지 찾아보는 경우가 아주 많지요.
울릉도 지방에선 마가목을 가로수로 심어 놓았는데, 아직은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이에요. 하지만 아름답고 탐스러운 데다 공해에도 강해, 대도시 아파트에서도 정원수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가목이란 이름은 봄에 새싹이 돋을 때의 모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마치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난다는 뜻으로 마아목(馬牙木)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것이 나중에 마가목이 된 거죠. 푸릇푸릇 위로 솟는 새순은 정말 힘 있어 보여요.
약효가 알려지면서 수난받은 나무: 마가목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면 주로 약으로서의 효능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오래전부터 약으로 이용되어 왔는데, 최근에 그 효과를 방송에서 보여 주었답니다. 그 일로 해서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마가목이 전에 없던 큰 수난을 받고 있다고 해요. 가지와 열매가 잘리고 나무껍질이 벗겨지고……. 그걸 가져간 사람들은 얼마나 몸이 불편했으면 그랬겠나 싶은 생각이 들어 빨리 병이 회복되길 바라면서도, 잘 자라는 나무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서는 벌칙을 주고 싶어요. 빨리 나아서 적어도 열 그루 이상의 마가목을 심고 오라고 말이죠.
별이 박힌 마가목 열매: 마가목은 아무런 약효가 없다고 해도 정원수로서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나무입니다. 내가 처음 마가목을 본 것은 가을이었어요. 마가목의 진수는 뭐니 뭐니 해도 열매인데, 그 열매가 내가 처음 본 마가목의 모습이었답니다.
늦은 봄이면 벌써 꽃이 지고 그 자리에서는 열매가 맺기 시작하는데, 꽃이 있던 자리마다 초록열매가 하늘을 향해 달립니다. 초록이던 열매가 가을이 되면 주황색으로 바뀌고, 초겨울부터는 붉은색으로 여물어 가지요. 그러면 더 이상 위를 향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요. 이때 나무 아래에서 열매를 보면 꽃잎이 떨어진 자리가 마치 별처럼 보인답니다. 여러 열매가 촘촘히 매달린 열매들을 보면 수많은 별들이 박힌 것 같지요. 넉넉히 달린 붉은 열매는 겨울철 새들에게 훌륭한 먹이가 됩니다.
겨우내 기다린 마가목 꽃: 4월이면 마가목 가지에 새순이 돋아납니다. 두릅나무의 새순처럼 씩씩하게 위를 향해 돋아나는데, 새순을 살짝 헤쳐 보면 가운데에 작은 알갱이들이 보여요. 곧 꽃이 될 부분이지요. 5~6월이 되면 드디어 꽃이 피는데, 봄에 새순과 함께 올라왔던 꽃봉오리에서 흰 꽃이 피어납니다. 동글동글한 5장의 꽃잎 안으로 20개 정도의 수술이 작은 원과 큰 원을 이루고 있지요. 중앙에는 3~4개의 암술이 있고, 전체적으로 납작한 원형의 꽃이랍니다. 앙증맞은 꽃들이 모여 작은 꽃무리를 이루고, 다시 작은 꽃무리가 모여 큰 꽃무리를 이루어, 풍성한 꽃나무를 만들어 내지요.
계수나무_ 달나라에 사는 나무
보름달이 뜨는 날 밤, 특히 추석이나 정월대보름 밤에 달을 본 적이 있나요? 달을 자세히 올려다보면 밝은 가운데 조금 어두운 그림자 같은 무늬가 보일 거예요. 그 모양을 보고 사람들은 많은 상상을 했답니다. 옛날 중국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의 모습으로 보았어요. 달 오른쪽에 두 갈래로 갈라진 무늬가 마치 토끼처럼 보였나 봐요. 그런데 계수나무는 어떤 나무일까요? 왜 하필이면 달나라에 사는 나무가 계수나무인 걸까요?
꽃이 아니라 잎을 자랑하는 계수나무: 계수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는 무척 귀한 나무입니다. 하지만 원래 고향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중국이지요. 그래서 달에 계수나무가 산다는 이야기도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왔답니다.
계수나무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잎입니다. 하트 모양 잎은 사랑스러움뿐 아니라 향기로운 냄새도 나거든요. 화려한 꽃보다 잎을 더 자랑하는 나무는 많지 않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곱게 드는 단풍나무나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는 느티나무 같은 게 있기는 하지만, 잎에서 향기로운 냄새까지 나는 나무는 거의 없지요.
어떤 냄새가 나느냐고요? 솜사탕 먹어 봤나요? 설탕을 가열해 가는 실모양으로 만든 다음 막내에 돌돌 감아 먹는 달콤한 솜사탕 말이에요. 계수나무 잎에서는 바로 그 냄새가 난답니다. 특히 가을에 노랗게 물들기 시작할 때에는 계수나무 근처에 가면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진동을 하지요. 옛날 사람들이 달나라에 계수나무가 산다고 생각한 까닭은 잎에서 나는 이 냄새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향긋하고 달콤한 냄새가 꽃이 아닌 잎에서 나는 걸 보고, 하늘나라의 일부인 달나라에 살 만한 나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우리 동네에서 계수나무를 만나는 방법: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하는 계수나무는 건물 바로 앞에 심지는 않지만 공원이나 아파트에 많이 심는 나무예요. 줄기가 어느 정도 곧게 자란 다음에는 굵은 가지와 잔가지가 많이 갈라져 나무 모양이 아주 예쁘기 때문에 옛날부터 조경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대요. 그러니까 달콤하고 향긋한 계수나무 잎의 향을 맡아 보고 싶다면 주위를 잘 둘러보세요. 특히 아파트 단지 가장자리나 공원 산책로에 많습니다. 가을에 산책을 하다가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그리고 노랗게 물들었고 하트 모양의 잎을 가진 나무를 찾으면 그게 바로 계수나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달나라에 산다는 계수나무, 만나기 참 쉽죠?
수정과를 만드는 계피는 계수나무가 아니다: 얼음이 살짝 언 시원한 수정과는 식사 후 디저트로 그만인 우리나라 전통 음료이지요. 검붉은 빛이 돌고 투명한 수정과는 특유의 향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수정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계피를 계수나무 껍질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피(皮)는 한자로 껍질을 가리키는 말이어서 계수나무 껍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계피는 육계나무의 껍질이랍니다. 육계나무는 계수나무와 종류가 다른 녹나무과에 속한대요.
이제, 식당에서 디저트로 수정과가 나오거나 시나몬향 빵을 먹게 되면, 어른들에게 계피는 계수나무의 껍질이 아니라 육계나무의 껍질이라고 말해 주세요. 아마 대부분의 어른들이 놀라며 '어, 정말이야?'라고 말할걸요. 참, 시나몬은 계피를 가리키는 영어랍니다.
3장 정원에 심는 떨기나무
수수꽃다리_ 라일락이 아니라 수수꽃다리
옛날에는 정향나무라 부르다가 요즘은 라일락이라고 부르는 나무가 있습니다. 정향나무는 중국에서 온 이름이고 라일락은 서양에서 왔어요. 그 나무의 우리 이름은 바로 '수수꽃다리'입니다. 그런데 수수꽃다리와 라일락은 거의 구분하기 어렵지만 종류가 조금 다르답니다. 그래서 수수꽃다리까지 라일락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 라일락을 서양 수수꽃다리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해요.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다 보니 진짜 우리 이름인 수수꽃다리가 오히려 낯설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 나무들의 이름에 너무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름을 무척 잘 짓는 것 같아요. 잘 익은 수수를 보면 수수꽃다리의 꽃봉오리와 정말 많이 닮았습니다. 나는 처음 수수꽃다리라는 이름을 들은 이후부터 누군가가 수수꽃다리를 라일락이라 부르면 그 자리에서 꼭 순우리말 이름을 알려 줍니다. 여러분도 이제 수수꽃다리라고 부르기로 해요.
'미스 김'이라는 나무: 우리가 우리 고유의 식물에 대해 무심한 것은 이름만이 아니에요. 190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는 식물의 분류나 개량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반면 당시 일본이나 서양에서는 식물을 분류하고 품종을 개발하는 등 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어요. 식물연구에 앞장선 이들 나라 사람들은 자기 나라 식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물에까지 관심을 가졌지요. 그러다 맘에 드는 우리 나무를 보면 자기 나라로 가져가 품종을 개량한 다음 대량으로 번식시켜 판매하기도 했죠.
미국에서 '미스 김'이라고 부르는 나무도 그런 경우예요. 1947년 미국인 엘윈 M. 미더(Elwin M. Meader)가 수수꽃다리 종류인 털개회나무 종자를 북한산 백운대에서 채취해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미스 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묘목회사를 통해 팔고 있는데 아주 잘 팔린다는군요.
수수꽃다리는 북부지방에 자생지가 있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입니다. 그런데 '미스 김'처럼 여러 경로를 통해 서양으로 나간 종류가 많아요. 그리고 놀랍게도 그 가운데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있지요. 우리는 그런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많은 종류의 수수꽃다리를 모두 라일락이라고 불렀던 거예요. 게다가 우리 땅에서 변함없이 자라고 있던 수수꽃다리 종류들까지 죄다 그렇게 불렀지요.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식물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 나무를 보존하고 개량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수수꽃다리 같은 억울한 나무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독일에서는 행운, 영국에서는 슬픔: 많은 사람들이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따스한 날씨와 싱그러운 나무들, 무엇보다 아름다운 꽃들이 있어 그런 말을 하겠지요. 독일에서는 이 아름다운 5월을 '수수꽃다리 계절'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처녀들은 수수꽃다리 꽃을 들여다보면서 다닌대요.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잎을 찾기 위해서죠. 수수꽃다리 꽃은 끝이 네 갈래로 갈라지는데, 어쩌다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것도 있답니다. 독일에서는 이런 꽃을 찾아 삼키면 연인의 사랑이 변치 않는다는 얘기가 전해온답니다. 그리고 행운의 네 잎 클로버처럼 다섯 갈래의 수수꽃다리 꽃을 '행운의 꽃'이라고 부른대요.
반면 영국에서는 보라색을 슬픈 색이라 생각하여 보라색 수수꽃다리를 눈에 보이는 곳에 꽂아 두지 않는대요. 또 여자들은 수수꽃다리 꽃을 몸에 지니지 않는다고 해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다는 옛말이 있기 때문이죠. 만약 약혼을 했는데 남자가 수수꽃다리 꽃을 한 송이 보내면 파혼을 의미하는 거래요. 두 나라가 같은 꽃을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죠? 여러분들은 수수꽃다리 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탐스러운 꽃과 찾기 어려운 열매: 수수꽃다리 꽃은 작은 꽃들이 모여 커다란 꽃 뭉치를 만들어 탐스럽게 보입니다. 향기도 강하죠. 그래서 벌이나 나비들이 많이 올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답니다. 꽃 하나를 보면 꽃잎은 긴 꽃통에서 4갈래로 갈라져 나오는데, 수술이나 암술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없는 것은 아니에요. 꽃통 속에 있지요. 게다가 갈라진 꽃잎 사이, 그러니까 꽃통 입구가 좁아 벌이나 나비가 꿀을 얻기 어려워요. 그러니 수수꽃다리를 찾아오는 곤충들이 없는 거랍니다. 수술이나 암술을 보려면 꽃을 갈라야 하는데, 그렇게 해서 살펴보면 수술이 두 개밖에 없어요. 그래서 꽃가루받이가 잘 일어나지 않고 열매도 많이 열리지 않습니다.
무화과나무_ 꽃 없이 열매 맺는 나무라고?
만약 세상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만들고 싶나요? 난 항상 서늘한 가을이었으면 좋겠어요. 나무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먹을 것 걱정 없고,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살기 쾌적하니까요. 또 공기를 오염시키는 자동차는 없고, 도로 대신 사람들이 여유롭게 산책하도록 넓은 들판이 여기저기 있었으면 좋겠어요. 옛날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했나 봐요. 서양에서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먹을 것 걱정 없는 하늘나라 같은 곳을 '에덴동산'이라고 불렀어요. 에덴동산에는 사과나무가 있는데, 거기 살던 하와와 아담이 쫓겨난 까닭은 바로 그 사과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먹어서는 안 되는 사과를 먹어 벌을 받았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