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스카이
조남호, 이여신 지음 | 글로세움
플라이 스카이
조남호, 이여신 지음
글로세움 / 2012년 12월 / 264쪽 / 12,800원
엄친아가 있긴 한 건가: 대강은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웹툰 <바람의 파이터>를 보기 위해서다. 잠시 후 누군가 대강의 어깨를 툭 쳤다. "야, 허대강!" 한참 재미있는 부분에서 맥이 끊긴 대강은 신경질이 났다. 돌아보니 강하리다. 강하리가 누군가. 전교 5등 밖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모범생이다. 학원도 안 다니고, 과외도 안 하고, 오로지 혼자 공부해 그 성적을 내는 독종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강하리를 마녀라고 부른다. 대강은 하리와 유치원 때부터 지금껏 쭉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어서 친하다면 친하다. 엄마끼리도 친하고. "네가 웬 바람이 불었냐? 점심시간도 아까워서 공부하는 애가?"
"그냥. 날씨가 좋잖아." "니네 엄마 만날 정문에서 너 기다리고 있더라. 대체 학원을 몇 개나 다니는 거야?" "아, 몰라. 과목별로 다 다니는 거 같애. 미치겠다." "그러니까 스스로 열심히 좀 하지. 그냥 네가 알아서 공부하겠다고 해. 그럼 학원 안 보내실 거 아니야." "학교에서 들은 거 학원에서 또 들으니까 이해가 잘 돼. 진도도 뽑아야 되고." "치, 학원에서 또 들을 거면 학교 수업을 왜 듣니?" 그런가? 하긴 학원에서 어차피 들을 거라고 생각해서 수업에 건성인 건 사실이다.
오후 5시. 엄마의 차 안이다. 매번 차에 탈 때마다 엄마는 영어CD를 틀어놓는다. 대강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자는 척을 한다. 퍽! "아얏!" "너, 어디서 잠을 자, 잠을. 그 성적에 잠이 오냐?" 대강의 엄마 나잘난은 아들을 째려보았다. 이럴 땐 대꾸하지 않는 게 신상에 이롭다는 걸 터득한 대강은 입을 꾹 다물었다. "수학 학원, 이번 달까지만 다녀. 다음 달부터는 다른 학원 알아뒀어." "또 바꿔?" "두 달 전에 예약했는데 지금 간신히 자리가 났어. 대치동에서 요즘 엄청 뜨는 데야. 너 무조건 스카이 대학 보낼 거니까 그리 알아. 사람 구실하고 살려면 엄마가 하란 대로 해." 대강은 숨이 막힌다.
나잘난이 말했다. "사촌끼리 자꾸 비교해서 그렇긴 한데, 니 사촌 고수 말이야. 걘 이번에 진단평가 5등 했대. 걘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모양이더라." 학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말씨름은 끝이 났다. 대강은 강의실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다시 핸드폰을 켰다. 그리고 아까 하리 때문에 읽다 만 <바람의 파이터>를 보기 시작했다. 뭐 어차피 이번 달까지만 다닐 거니까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다. 딴 학원 가면 교재도 바뀌는데 뭘. 대강은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의 죄를 덜어본다.
어디를 향해 뛰고 있는가: "엄마, 일주일 뒤에 중간고사 보니까 오늘부터 저 좀 챙겨주세요." 고수는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고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서인지 시험 때 엄마가 챙겨주지 않으면 영 불안했다. "알았어." 고수의 엄마 나최고는 지난 10여 년간 매니저를 자처하며 그림자처럼 아들을 챙겨왔다. 전문대를 나온 그녀에게 있어 학벌은 커다란 콤플렉스였다. 며칠 전 임원 엄마들 모임에서만 해도 그렇다. 대체 엄마들 학력이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딴 걸 물어보는 건지. 꼬치꼬치 캐묻는 반장 영재 엄마가 제일 얄미웠다. 자기가 명문대 나온 거 뻐기고 싶어서 일부러 돌아가며 물어보는 꼬락서니 하고는. 하긴 명문대 중에서도 최고인 S대 출신이니 누군들 뻐기고 싶지 않겠어. 그렇다고 영재 엄마를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엄마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은 모름지기 자식을 남 보란 듯 잘 키우는 거다. 아암 그렇고말고. 나최고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앙다물었다.
"이건 무조건 외워. 수학도 유형이야. 암기라고. 문제가 다 거기서 거기니까 이해가 되지 않으면 문제 유형을 싹 다 외워버려." "근데요, 엄마. 서술형은 외워서 될 일이 아니라니까요." 나최고는 말했다. "그러니까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는 거야. 엉덩이를 누가 오래 붙이고 있느냐에 따라 명문대 합격이 판가름 나는 거야." 나최고는 사당오락을 철칙으로 알고 있다. 학창 시절 언니 나잘난은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했다. 그러나 자신은 그러하지 못했다. 그 결과 언니는 명문대에 가고 자신은 전문대에 가게 된 거라 굳게 믿었다. "자, 한 시간 줄 테니 78쪽까지 풀어." 잠시 후 나최고는 답안지를 채점하고 난 후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고 수준의 문제는 꼭 한두 개를 틀리네. 대체 뭐가 문제지?" "문제 유형을 외운다고 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있어요. 응용문제는 잘 안 풀린다고요."
공부 특훈이라고?: 피 튀기는 중간고사가 끝나자 강남 학원가에는 아이들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누구누구가 어떤 학원에서 공부하고 점수가 수직 상승했다는 전설이 떠돌고, 그 소문에 휩쓸려 아이들은 철새처럼 학원을 옮겨 다녔다. 나잘난도 유명세를 탄 학원들을 쫓아다니느라 파김치가 될 지경이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한참 저녁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자기야, 나야. 하리 엄마." "웬일이야?" "자기, 대강이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학원 알아보고 다닌다고 얘기 들었어. 그러지 말고 우리 하리랑 공부 특훈을 시켜보면 어때?" "공부…… 특훈이라니?" "응. 서울대 공부법으로 유명한 '스터디 코드' 알지? 왜 진국남이라고 그 유명한……." "그럼 알지."
스터디 코드라면 공부법 전문가로 정평이 난 진국남이 운영하는 곳이 아닌가.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공부법을 연구해 학습법을 개발했고, 그걸 토대로 강의해 지금까지 수많은 명문대생을 배출한 곳이다. 나잘난은 호기심이 동했다. "거긴 왜?" "거기서 이번에 중학생들을 표본 집단으로 선발해 공부법을 전수한다는 거야. 어때?" "고민할 게 뭐 있어. 무조건 해야지." 무엇보다도 나잘난은 전교 1, 2등을 다투는 하리도 한다는데 망설일 게 뭐 있겠나 싶었다. 그래서 결정했다. "대강아, 이제부터 너 공부 특훈을 따로 받을 거야." "참나, 하다하다 별 걸 다 배우래. 엄마는." "하리도 같이 하기로 했으니 토 달지 말고 해. 아참, 고수도 같이 해보자고 할까?" 그렇게 하여 고수도 함께하기로 했다.
방과 후, 고수는 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멀리서 영재가 고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최고수, 집에 가냐? 같이 가자." 고수가 말을 꺼냈다. "영재, 너 나랑 같이 공부할래?" 고수는 어제 엄마한테서 들은 스터디 코드에 대해 설명해나갔다. "허대강이라고 내 사촌 애랑 걔네 학교 일등도 같이 한다나 봐. 좋은 기회인 것 같은데 같이 할래?" "그러니까 우리가 실험대상인 거네." "실험대상? 응, 그렇지. 그럴 수도 있겠네." "암튼 재밌겠다, 그거. 같이 하자." 영재는 별 고민도 없이 결정했다.
플라이 스카이: 오늘은 스터디 코드의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다. 스터디 코드는 너무나 많은 팀이 참가 신청을 하였기에 전국의 학생들 중에서도 지역적인 특성과 학생의 구성을 고려하여 표본집단을 선발했다고 한다. 사회자의 설명이 끝나고, 멘토 선생님 소개가 이어졌다. 허대강, 강하리, 최고수, 이영재도 한 팀이 되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멘토 선생님과 첫 만남을 가졌다. "반갑다, 내 이름은 최선일이야. 앞으로 일 년간 너희들의 멘토가 될 거야. 너희들 모두 큰 뜻을 품고 여기에 왔을 거야. 이곳에서 원하는 걸 꼭 얻어갔으면 좋겠다. 모임은 매주 토요일 여기 스터디 코드 건물 내 교실에서 가질 거고. 학교나 학원처럼 수업은 하지 않고, 너희들에게 미션을 주고 스스로 그것을 해결해가는 식으로 진행할 거야. 그런데 우리 팀은 뭐라고 부를까?" 영재가 외쳤다. "방금 생각난 건데 '플라이 스카이' 어때? 우리 모두 스카이 대학에 가자는 의미로 말이야." 아이들은 모두 환호했다. 최선일의 표정도 환해졌다. "그럼 이제 우리 팀은 '플라이 스카이' 팀으로 결정한다. 이의 없지?" "네." 일주일 후 토요일. 최선일은 오자마자 아이들을 둘러보며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은 대체 공부를 왜 하니?" "왜긴요.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지요." 대강의 대답은 퉁명스러웠다. "저는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공부를 잘해야 일차적으로 내가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있고, 그래야만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잖아요." 하리의 대답은 야무졌다. "영재는 할 말 없냐?" "그냥 재밌어서 해요. 수학이나 과학은 진짜 재밌잖아요. 문제의 원리가 풀리면 얼마나 짜릿한지 몰라요." "하리나 영재나 모두 옳아. 각자의 입장이 다르니까. 내가 그런 질문을 한 건 너희들의 마음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어. 공부를 하려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니까."
첫 번째 미션: "오늘은 너희들에게 첫 번째 미션을 주겠다. 그 전에 너희들의 문제점을 짚어보기로 하지." "그런데 선생님이 들고 계신 파일은 뭐예요?" "이건 오리엔테이션 때 너희들 어머니하고 이야기 나눴던 걸 토대로 정리한 개인별 자료야." 파일을 뒤적이던 최선일은 맨 처음 하리를 쳐다보았다. "먼저 강하리, 네가 우등생인 건 높이 사지만, 기껏해야 너희 학교에서나 우등생이지. 네 성적이 수능에서도 같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내신 시험과 수능은 유형이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 하리는 자존심이 구겨졌다. "고수는 수학이 문제구나. 공부하는 시간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아마도 공부법에 문제가 있을 거야." 고수는 선생님이 자신의 고민을 짚어내는 걸 보고 놀랐다.
"영재, 넌 머리만 믿고 언제든 공부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문제야. 언제까지 머리만 믿고 있을 셈이야?" 영재는 피식 웃었다. 맞는 말이다. 딱히 열심히 하지 않아도 성적이 잘 나오니까 여태 공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머님은 네가 과학고에 가길 원하신다는데, 넌 어때?" "과학이 재밌으니까요. 그렇다고 과학고에 딱히 가야 하나 싶어요. 거기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하고 싶은 건 할 수 있잖아요." "이영재, 그건 너무 안일한 생각이야.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노력으로 하는 거야." "선생님, 저는요?" "허대강, 넌 기본기를 다져야 할 것 같아. 성적이 들쑥날쑥한 것은 공부습관이 잡히지 않아서야. 게다가 기본이 없는 채로 학원에만 의존했으니 최악의 조합이라 할 수 있지. 성적을 끌어올리는 건 그다음 문제야." "선생님, 최악의 조합이라뇨?"
"음. 너희들은 학원에 다니면 그게 공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배운 것을 내 것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학원에서 들었다고 그 과정을 생략하면 하나마나야. 그래서 최악의 조합이라고 표현한 거야. 자, 이게 너희들의 첫 번째 미션이다. 각자 봉투 속에 적힌 미션을 보고 다음 시간까지 완수하도록." 봉투 속에 적혀 있는 각자의 미션은 다음과 같았다. '과학고를 방문해보고 느낀 점 적어오기 (이영재) / 수능 기출문제 풀어오기 (강하리) / 언ㆍ수ㆍ외 과목, 중1부터 현재까지 공부해온 문제집 적어오기 (최고수) / 타임스위치를 옆에 놓고 절대 집중시간 체크해오기 (허대강)'
미션이 기가 막혀: 그날 저녁 대강은 당장 미션을 수행해보기로 했다. 대강은 의기양양하게 책 한 권을 뽑아 들고 타임스위치를 켰다. 그러나 웬걸. 책을 펼친 지 5분이 지나자 스멀스멀 딴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새로 나온 게임 생각에 빠져들었다. 얼른 타임스위치를 보니 기껏 5분이 지나 있을 뿐이다. '그래, 처음이라 긴장해서 그런 거야. 다시 해보자.' 대강은 자세를 바로 하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5분이 지나면서 역시 또 딴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잘난은 간식거리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가 대강이 머리를 쥐어박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스터디 코드에서 무슨 일 있었어?" "그게 아니고……" 대강은 자신의 미션이 적힌 종이를 건넸다. "어머머머, 대체 이게 뭐야? 일주일 동안 해야 할 일이란 게 고작 이거야?" 공부 특훈이라고 해서 일종의 전 과목 특수과외쯤으로 생각했던 나잘난은 갑자기 화가 났다. "거기 그만 다니자.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집중시간 체크나 하라니" "왜 이랬다 저랬다야. 언제는 하리, 고수랑 같이 하라더니. 내가 알아서 할게. 그만둬도 내가 그만둬." 나잘난은 고민 후, 자문을 구하기 위해 하리 엄마를 만나기로 했다.
서점 안은 한가했다. "그런데 왜 서점에서 만나자고 했어?" "하리 숙제 때문에. 멘토 선생님이 우리 하리한테 왜 수능 기출문제집을 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아. 이걸 보니까 정말 막막하다. 대체 어떤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 걱정이 태산이네." 서점 내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앉은 둘은 한숨만 팍팍 내쉬었다. "그래도 하리는 기본이 돼 있잖아. 우리 대강이한테는 집중시간 체크를 해오라나 뭐라나. 아무래도 그만둬야 할까 봐." "아마도 선생님은 기본기를 쌓으라고 그런 숙제를 내줬을 거야. 모든 공부의 기본은 집중력이니까. 좀 더 지켜봐. 내 보기엔 그 선생 괜찮아. 괜히 명문대 갔겠어?"
두 번째 미션: "난 선생님이 왜 우리에게 그런 미션을 주셨는지 알 것 같아." 토요일 정모에서 아이들을 만나자마자 하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쏟아냈다. "문제를 풀어봤는데 글쎄 반타작도 못한 거 있지." 고수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전교 1, 2등을 다툰다는 하리가 반타작이라면, 자신은 손도 못 댈 게 뻔했다. 고수는 국어, 수학, 영어 과목에서 어떤 문제집을 풀어왔는가를 정리해보자, 자신의 문제점이 보였다. 수학의 경우 심화 문제집을 거의 풀지 않았다. 심화 문제의 경우는 한 문제를 가지고 한 시간 동안 끙끙거릴 때도 있었다. 그러니 진도를 나가겠다고 생각하면 심화 문제집은 자연히 멀리 하게 된다. 영어는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교과서와 문법책만 공부했고, 독해와 리스닝은 학원에서 하는 것 외에는 거의 손대지 않았다. 영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인 게 당연했다.
"영재야, 너는 어땠어?" "수요일에 수업 끝나고 한성과학고에 가봤어." "가보니까 어때?" "기분이 이상하더라. 막연했던 생각을 구체화하였다고 할까?" 영재는 과학고 학생들을 보니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렸다. "허대강, 네가 웬일로 조용하네." "흥, 난 기껏 시간 체크하는 게 다라서 할 말이 없다." 그때 뒤에서 최선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미션을 풀어본 소감이 어때? 선생님이 왜 그런 숙제를 내주었는지 깨달았니?" "예, 선생님." 하지만 대강은 불만을 쏟아냈다. "선생님. 전 잘 모르겠어요." "저번 시간에도 말했지만, 대강이는 먼저 공부의 기본기를 다져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자세부터 갖춰야 하거든. 그게 공부의 기본이니까. 자, 말이 나온 김에 너희들에게 두 번째 미션을 주지. 각자의 문제점을 알았으니까 처방전을 줘야지."
최선일은 들고 온 봉투를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부리나케 자신이 받은 봉투를 열어보았는데, 두 번째 미션은 다음과 같았다. '쓸데없는 학원을 정리하고, 한 달 안에 집중시간을 40분으로 늘릴 것 (허대강) / 수학 심화 문제집을 한 권 정하여 완벽하게 풀기 (최고수) / 일주일에 책 한 권씩 읽고, 감상문 쓰고, 사고력 수학 공부하기 (강하리) / 과학고 입시에 대해 알아보고 준비하기 (이영재)'
학원 중독에서 벗어나기: 20분. 지금까지 대강은 집중시간을 20분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주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2주 동안 20분을 늘렸으니까 나머지 2주 동안 노력하면 40분을 채울 수 있다. 더디기는 했지만 성공이 눈앞에 보였다. 한편 나잘난은 불안한 마음에 시간마다 대강의 방문을 벌컥벌컥 열어댔다. 대강은 엄마의 그런 태도가 참을 수 없었다. "엄마는 참, 왜 이렇게 들락날락해? 집중해야 하는데." "너 게임하는 건 아니지?" "아니야. 제발, 방해 좀 하지 마." 엄마가 게임 얘기를 해서인지 갑자기 게임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 여태 열심히 했잖아? 딱 30분만 게임을 하자.' 대강은 자신에게 상을 준다는 핑계로 컴퓨터를 켰다. 딱 게임 사이트에 들어가려는 찰나 '띠링' 소리가 났다. 이런, 멘토 선생님이다. '샘: 잘 하고 있지? / 대강: ……네. ^^~~ / 샘: 지금쯤 게임하고 싶어 미치겠지?^^ / 대강: 귀신같네. 어케 알았어요? / 샘: 딱 그럴 때지. 답답하면 친구들한테 격려의 문자라도 보내. 게임하지 말고. / 대강 : ^^;; / 샘 : 명심해. 한 달 안에 미션을 완수하지 못하면 또 한 달간 반복해야 된다. / 대강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