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덕이
임정진 지음 | 푸른숲주니어
바우덕이
임정진 지음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0월 / 176쪽 / 9,000원
대원군의 하사품안성 남사당패가 묵는 전각 앞으로 대원군이 내린 상자가 도착했다.
"바우덕이는 내려와 하사품을 받으라."
바우덕이는 느닷없는 하사품에 깜짝 놀라 황급히 엎드렸다. 보에 싼 상자를 조심스레 여니 옥관자(망건에 달아 당줄을 꿰는 작은 단추 모양의 고리로, 옥으로 만든 것)가 들어 있었다. "자네의 기예가 가상하여 대원군 나리께서 친히 내리시는 하사품이네."
바우덕이를 비롯한 남사당패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옥관자에 절을 올렸다. 곰뱅이쇠 덕기는 옥관자를 두레기에 매달아 하늘 높이 올렸다. 그리고 뿌듯이 차오르는 기쁨의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옥관자를 올려다보고 또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바우덕이를 처음 만났던 날이 어제인 양 또렷하게 떠올랐다.
바우덕이, 집을 떠나다 일 년치 놀이판을 접고, 고향에 가는 사람들은 각자 길을 떠나고 남은 남사당패가 불당골에 들어왔다. 남사당패가 청룡사 요사채(절에서 승려들이 숙소로 쓰는 건물)에 짐을 풀자, 공양주 보살이 곰뱅이쇠 덕기를 찾았다. "며칠 전에 자네 친구가 다 죽게 생겼다고 기별이 왔어. 저쪽 산 너머 동네에 사는 어릴 적 친구라던데? 후영이라고, 영재골로 찾아오라고 하던데."오랜만의 소식이었다. 후영이가 장가가기 전에 살던 집은 알지만 혼인을 한 뒤에는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덕기는 부지런히 걸어, 해질 녘에 어렵사리 후영이네 집을 찾았다. 방문을 여니, 살코기 썩는 냄새가 코를 훅 찔렀다. 손바닥만 한 봉창뿐인 방이라 어두침침해서 누운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나, 덕기일세."
"응, 어서 와. 컥컥. 이런 꼴이야, 내가. 허허으흐헉."
덕기는 조심스럽게 후영이의 손을 맞잡았다. 나뭇가지에 삼베조각을 휘감은 것처럼 말라비틀어진 손이었다. 어쩌다 이 친구는 이 꼴이 되었을까?"색시는?"
"버얼써 갔지."
"가다니? 죽었는가?"
"죽기는. 나간 지 헉헉, 오래되었어. 딸만 두고."
밖에서 타박타박 발소리가 들려왔다. 자기 얼굴보다 더 큰 바가지를 힘겹게 든 계집아이가 방문 앞에 서 있었다. 어리지만 이목구비가 또렷했다. 후영의 딸 바우덕이였다.
덕기는 다음 날 새벽녘에 다시 후영이 방을 찾았다. 그런데 방 안이 너무 조용했다. 덕기는 손등을 후영이 코 밑에 대어 보았다. 이미 까무룩 숨을 거둔 후였다. 다행히 세상을 떠난 친구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바우덕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덕기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바우덕이는 울기 시작했다. 덕기는 바우덕이를 품에 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천천히 말했다."아가야, 이제 아버지 걱정은 하지 마라. 너는 네 걱정만 하면 된다. 네가 클 때까지 내가 돌봐 줄 터이니, 앞으로는 울지 마라."
맹랑한 아이 "어허, 덕기가 곰뱅이쇠가 되더니 간이 부었나? 저런 코흘리개 계집애를 뭣에 쓰려고 데려왔을까?"여태껏 남사당패에 계집아이가 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른 패에서도 보지 못한 일이었다. 바우덕이는 고개를 살짝 들고는 방에 모인 사람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제 이 사람들과 같이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차분하게 놓였다. 혼자 살게 될까 봐 어찌나 간을 졸였던지…….
남자들만 있는 남사당패에 계집아이를 데리고 온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리석은 짓이었다. 곰뱅이쇠는 감았던 눈을 뜨고 슬며시 말했다. "칠성아, 내일 날 밝으면 저 아이를 해원사에 데려다 주게. 비구니들이 어린이를 내치지는 않겠지."졸고 있던 바우덕이가 그 말에 눈을 치켜뜨더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중 싫어."
다들 놀라서 계집아이를 바라보았다
"중은 머리카락 없어. 난 도투락댕기 달 거야. 이렇게 긴 댕기, 고운 비단으로 만든 거."칠성이는 바우덕이의 야무지고 당돌한 대답에 크게 웃었다. 양반집 아가씨들이나 드리우는 비단 도투락댕기를 꿈꾸다니 참으로 맹랑한 아이였다.
바우덕이가 저고리의 몸니를 잡아내면서 중얼중얼 뭐라고 읊조렸다.
"떼이루 떼이루 띠어라 따……."
덜미놀음(꼭두각시놀음)을 시작할 때 부르는 구음이었다. 바우덕이는 지난가을에 남사당패 놀음을 구경했는데, 그 소리가 제일 귀에 남아서 틈만 나면 흥얼거리곤 했다. 어느새 바우덕이는 일어나 어깨춤까지 추면서 노랫가락을 불러 댔다. 엄마가 자주 부르던 노래였다. 방 안에 있던 남사당패 서너 명의 귀가 쫑긋해졌다. 서로 다른 기예를 가지긴 하였으나, 소리와 춤에는 전부 귀와 눈이 밝은 터여서 바우덕이가 내는 소리의 맛을 금방 알아차렸다. 바우덕이는 소리가 끝나자, 살포시 절을 한 뒤 방바닥에 앉아 '아휴' 하고 낮게 한숨을 쉬었다. 이 무리에 같이 있으려면 조금이라도 기예가 있어야 한다는 걸 느낌으로 알아차린 것이었다. 꼭두각시는 방 안의 사람들을 빙 둘러보며 말했다."당분간 데리고 있어 보자고."
마음이 흔들리면 몸도 흔들린다 무상사 스님이 부탁한 연희를 위해 꼭두쇠는 먼저 상무동과 의논을 하였다.
"오무동을 사방으로 세우자고요? 그럽시다, 뭐 어려운 것도 아니고."
상무동은 순순히 그러자고 하였다. 오무동을 하려면 아래서 중심을 잡아 줘야 하는 이가 제일 힘이 드는데, 상무동이 기뻐하는 낯을 하여 참으로 다행이었다. "사람이 부족하니 바우덕이도 끼워 넣어야겠소."
연습은 절 아래에 있는 공터에서 하기로 하였다. 바우덕이는 상무동을 쫓아 연습장으로 나섰다. 상무동은 바우덕이에게 하나하나 꼼꼼히 일러 주었다."박을 잘 맞추어야 한다. 내가 들어 올리려고 할 때 네가 위로 몸을 휙 들어 줘야 쑥 올라간다."바우덕이는 긴장되어 침을 삼키려 했지만 입안이 바짝 말라 있었다.
"제일 위로 올라서면 잡을 게 없지. 팔을 벌리고 서 있어야 해. 쉬운 일은 아니다. 넌 아직 작고 가벼우니 아래 사람이 수월하긴 할 게다. 마음이 흔들리면 몸도 흔들린다. 조심해라."'아버지 어깨 위라 생각하면 되지, 뭐. 아버지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힘을 줄 거야.'
바우덕이는 상무동의 두 손을 잡고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마을이 더 넓어 보였다. 바우덕이는 웃음이 나왔다. 크게 소리 내어 웃지는 못했지만 자꾸 웃음이 나왔다. 참 좋았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니 마음이 툭 트였다.
아무리 추워도 매일 밖으로 나가 연습하는 사람은 어름사니였다. 바우덕이는 쪼르르 쫓아 어름사니가 줄 타는 것을 구경하였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우덕이는 자기가 줄 위에 선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고개가 올라갔다. 어름사니는 바우덕이가 숨어서 보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 왜 매일 날 쫓아다니냐?"
"재미있어서요."
"재미는 무슨. 가락도 없고 매호씨도 없는데."
"매호씨가 무어래요?"
"나하고 재담을 주고받는 친구지. 지금은 고향에 갔다. 날 풀리면 다시 오겠지."
바우덕이는 어름사니의 부채가 움직일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구경했다. 봐도 봐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바우덕이는 어름사니의 몸짓과 손짓, 부채 바람까지 아주 꼼꼼하게 올려다보았다.
난 어름사니가 될 거야귀 있는 사람들은 바우덕이가 하는 소리가 특별하다는 걸 모두 알아챘다. 아직 어린아이인데도 많은 노래의 가사를 익혀 줄줄 불러 대는 것도 신기하거니와, 슬픈 노래는 참말 슬프게, 신나는 노래는 구성지게 불러 젖히는 바우덕이의 재주는 특별했다. 바우덕이는 소리를 청하는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고 어떤 노래를 할지 정했다. 어느 날, 곰뱅이쇠가 그런 바우덕이를 보고는 물었다."바우덕아, 넌 왜 소리하기 전에 사람 눈을 그리 빤히 들여다보느냐? 어린것이 어른 눈을 뚫어지게 보는 것은 건방져 보이기 십상이니 주의해라.""그게 아니고요. 앞에 선 사람이 어떤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지 알려고 그러는 거예요."
"눈을 보고 어찌 아니?"
"슬픈 눈이 있고요. 무서워하는 눈도 있어요. 그러면 그 사람은 어떤 소리를 듣고 싶을까 생각해 봐요."곰뱅이쇠는 사람의 마음을 짐작하고 노래를 고른다는 바우덕이의 말을 듣고 속으로 적이 놀랐다.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건만, 어린것이 남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애를 쓸 줄을 알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사람들에게 하도 치여서 그렇겠지. 어린애가 어른들만치 고생했으니 속이 일찍 트인 게지. 부모 품 안에 있었으면 철없이 어리광이나 부릴 터인데.' 곰뱅이쇠는 그런 생각을 하니, 바우덕이의 그 깊은 속이 더욱 짠하게 여겨졌다.
꼭두쇠는 아픈 허리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는 날이 많아졌다. 하지만 곰뱅이쇠가 바우덕이의 그런 속 깊은 행동거지를 말해 주면 아픈 와중에도 빙긋이 웃었다."자네가 애 하나는 제대로 데려온 듯하네. 나중에 어느 광대보다 놀라운 광대가 될 걸세."
"바우덕이가 소리가 남다르기는 하나, 소리만 가지고 연희판에 설 수는 없으니 기예를 하나 골라 깊이 가르쳐야겠는데.""그래야지. 허나 아무리 내가 꼭두쇠라 해도 어느 뜬쇠더러 계집애를 맘먹고 가르치라는 말은 함부로 못 하겠소. 내가 말하기 전에 먼저 바우덕이를 알아보고 탐내는 뜬쇠가 있을 것이오. 두고 봅시다."
바우덕이는 다들 늦잠을 잘 때, 먼저 일어나 장구를 들고 뒤꼍으로 나가 연습을 했다. 언젠가는 줄을 타고 세상을 내려다보고 싶었지만, 어름사니가 기예를 가르쳐 줄 것 같지 않아 걱정이었다. 처음부터 여자아이에게 기예를 가르쳐 주고 싶어 하는 뜬쇠는 없었다. 하지만 바우덕이가 야무지게 소리며 장단이며 연습하는 걸 보고, 뜬쇠들은 조금씩 기예를 가르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우덕이는 어름사니가 줄타기 기술을 가르쳐도 될 만한 아이라고 인정하게 하려면 소리며 장단이며 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소리며 장단이며 연습을 했다.
"오늘부터 줄타기를 배워라."
바우덕이는 어름사니의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이제 드디어 줄타기를 배우게 된 것이었다. 남사당패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바우덕이는 마음껏 환히 웃었다. "고맙습니다. 어려운 거 압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깝죽거리지만 않으면 된다. 두 다리 있으면 누구나 다 탈 수 있는 게 줄이다."
"정말 누구나 탈 수 있습니까?"
"그럼. 하지만 아무나 타는 건 아니다."
바우덕이는 줄 위에 선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혼자 빙긋이 웃었다. 어름사니 등 뒤쪽에서 이야기를 듣던 곰뱅이쇠가 "잘 되었구나."라고 희미하게 뇌까렸다.
눈을 감고 땅 위에 그은 줄금 위에서 걸어 다니는 연습을 마친 바우덕이는 드디어 줄에 올랐다. 밧줄 위에 올라가자 온몸이 긴장이 되어, 발가락 끝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다. 첫날은 두 걸음을 채 잇지 못하고 떨어지고,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갔다. 머릿속으로는 이미 수없이 줄을 탔다. 진짜 줄 위에 서면 가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바우덕이는 매일 연습하고 싶어 했지만 어름사니는 바람이 너무 세찬 날이거나 아주 추운 날은 줄을 매지 않았다. 줄을 매지 않는 날에는 소리 연습을 하며 맨땅 위에 그은 금 위를 걸어 다녔다.
줄 위의 꽃 "열 살짜리 계집아이가 저리 줄을 척척 타다니, 허허허."
다들 바우덕이의 줄 타는 모습을 보고는 대견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바우덕이는 마음이 갑갑하였다."저는 언제 연희 마당에 서나요?"
바우덕이는 참다 참다 곰뱅이쇠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바우덕이의 솜씨는 이제 어름삐리 중에서는 제일 뛰어났다. "아직 멀었다."
"제가 계집아이라서요?"
"그런 것이면 어름사니가 애당초 널 가르치지도 않았지. 넌 줄 위에 올라서서 노래만 부르고 걸어 다닐 셈이냐?"바우덕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연희판에서는 재담을 잘하는 어름사니가 특히 인기가 좋았다. 줄 아래서 우스갯말을 받아쳐 주는 매호씨가 따로 있지만 어름사니에게도 재담은 중요한 제2의 기술이었다. 그동안 줄 위에서 이런저런 묘기를 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늘 입을 꾹 다물고 줄만 생각하고 연습을 했다. 노래는 자신 있는데 재담은 미처 연습할 겨를이 없었다. 바우덕이는 어름사니에게 졸랐다."이제부터 저에게도 재담을 가르쳐 주세요. 가르쳐 주시면 잘하겠습니다."
"아하하하. 재담은 배운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세상살이가 한눈에 보여야 재담도 하는 것이지."
바우덕이는 침이 말랐다. 줄 위에서 걷고 줄 위에서 뛰고 줄 위에서 눕는 재주까지 익히느라 솜털 하나하나를 곧추세우면서 지내 왔다. 그런데 이제 재담까지 척척 해야 한다니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그동안 남사당패들이 했던 재담을 다시 생각해 보니, 아무리 미리 재담을 준비하여도 그때그때마다 구경꾼들 모습이 다르고 풍속이 다르고 인심이 다르니 대꾸도 제각각이었다. 그러면 그때그때 눈치껏 말을 바꿔야 하고, 엉뚱한 질문이 올라오면 적절히 대답을 해서 사람들을 웃겨야 했다. 그냥 땅에서 말하라면 그쯤 대꾸야 못 하겠는가 싶지만, 온 신경이 줄 타는 데 몰려 있으면서 그렇듯 여유롭게 재담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진짜 식구어름사니가 학질로 쓰러지고 말았다.
"내일 줄을 타거라."
곰뱅이쇠는 바우덕이에게 딱 그 말만 하고 돌아섰다. 바우덕이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바라던 일이었건만, 막상 내일 줄을 타게 되다니 그래도 되는 것인지 두려웠다. 패거리들은 바우덕이의 실력이 연희관에 내세울 정도로 탄탄한지, 그 정도 배짱이 있는지 장담할 수 없으니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름사니 대신 줄을 탈 수 있는 사람이 바우덕이뿐이라는 걸 알기에 다들 잠자코 있었다. 꼭두쇠는 바우덕이가 줄을 타야 하는 날 아침에 바우덕이에게 차분히 말했다."불강아지 같던 네가 이리 컸구나. 너에게 짐을 많이 지우게 되었다, 고맙다."
줄 앞에 섰다. 우선 줄고사(줄타기를 하기 전에 지내는 고사)를 지내야 했다. 북어와 술 한 잔, 마른 대추 한 움큼이 사발에 담겨 올려졌다. 정성스럽게 절을 올리고 삼현육각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자 바우덕이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구경꾼들은 어름사니가 여자라는 걸 알아채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바우덕이는 구경꾼들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느끼며 준비한 기예를 차근차근 펼쳐 보였다. 나풀거리며 화장사위를 할 때면 여기저기서 한숨인지 감탄인지 알 수 없는 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바우덕이는 하늘에서 걱정스레 내려다보고 있을 아버지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줄 위에서 노닐었다. 어디선가 보고 있을지도 모를 엄마에게 자랑하는 마음으로 줄 위에서 소리를 했다. 바우덕이가 줄타기를 마치고 땅으로 내려서자 여기저기에서 엽전을 던져 주었다. 바우덕이는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