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되기 전에 꼭 가져야 할 것들
전영철 지음 | 팬덤북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꼭 가져야 할 것들
전영철 지음
팬덤북스 / 2012년 5월 / 268쪽 / 13,000원
꿈_ 삶의 방향이 꿈이다: 목표보다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중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가난했기 때문에 중학교 입학금이 없었던 탓이다. 입학금을 마련하려고 초등학교에서 ‘학교 기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발소나 신문 보급소를 차리기도 했고, 토끼나 닭 같은 작은 가축들을 사육하기도 했다. 그 당시 너나없이 가정형편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서 아름답고도 치열한 삶을 살았다. 상급 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더 많이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그것이 곧 꿈이라고 알던 시절이었다.
준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 돼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라면, 준호 꿈은 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일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일까? 불확실한 뭔가가 있다. 준호가 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교사 자격증을 따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사범대학교에 진학해야 한다. 대학 4년, 군대 2년을 성실히 보내면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보통은 이 지점에서 꿈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학교 선생님 되기가 쉽지 않다. 요즘 공립학교나 사립학교 모두 임용 경쟁률이 몇십 대 일이 넘는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라면 꼭 학교 선생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학원 선생님이나 캠프 지도자, 학습 관리사, 진로지도 교사, 상담 교사, 태권도 사범 등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직업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니 학교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어느 것을 하건 꿈을 이룬 셈이 된다. 학교 선생님이 꿈이라고 한다면 목표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꿈이라면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방법이다. 준호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놓고 좀 더 진지하게,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어떤 사람들은 학교 선생님이 되면 당연히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냐고 얘기할 수도 있다. 그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관직을 가지고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국민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독재를 일삼는 권력자, 도박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않는 가장, 선생님에게 대드는 학생, 회사 직원이면서 영업 비밀을 빼돌려 팔아먹는 사람…… 과연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어떤 자리에 있으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목표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이유는 보다 근원적이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길이나 방향을 선택해도 좋다. 다만 단 한 가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방향만큼은 용납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열심히 가야 한다. 이왕이면 신나게 가는 것이 좋다. 가다 보면 숨겨진 재능이 나타난다거나, 뜻하지 않게 주위에서 도움을 받는다든가, 환경의 변화로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원래 자신이 생각했던 목표보다 훨씬 멋진 성취를 할 수도 있고, 못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방향은 유지된다.
끼_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잘하는 것이 좋다.”
어느 날 참새 한 마리가 열린 창문을 통해 교실로 들어오는 바람에 난리가 났다. 학생들은 놀라기도 했지만 굉장히 재미있어했다. 넘치는 혈기를 누르며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을 때였으니, 그 상황을 얼마나 즐기고 싶었을까. 책과 공책을 휘두르며 괴성을 질러댔다. 참새는 참새대로 큰일이었다. 좁고 낯선 곳으로 들어와서 갑갑하고 놀란데다, 떼로 몰려 있던 덩치 큰 동물들이 갑자기 아우성을 쳤으니 말이다. 빨리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지만, 열린 창문으로 나가지는 못하고 교실을 날아다니다가 닫힌 창문에 충돌하기를 반복했다. 너무 안타까웠다. 마음 한편으로는 ‘저런 바보! 그걸 모른단 말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문이란 문은 모두 열었다. 참새는 마침내 밖으로 나갔고 수업은 이어졌다. 참새를 보고 웃었지만, 사실 우리도 비슷하다. 자신의 모습을 한발 떨어져서 차분히 보지 못한다. 늘 허둥대고 서두른다. 매번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며 임기응변으로 산다.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도 어렵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실제 모습과 달리 좌우가 바뀌어 있다. 자신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을 수 없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놓고 들어 보라. 분명 이상하게 들린다! 사실 다른 사람들이 듣는 내 목소리는 녹음된 목소리에 훨씬 가깝다. 스스로 느끼는 자신과 남들이 보는 자신은 다르기 마련이다. 그만큼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직시하기가 어렵다.
여러분의 재능도 그렇다. 자신보다 옆에서 관찰하는 사람이 더욱 정확하게 발견해 내는 일이 많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 대부분은 주변의 어른들이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키워 준 경우다. 재능이 있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대부분은 재능이 뭔지, 좋아하는 일이 뭔지도 모르는 채로 이십 대를 맞이한다. 어쩌다 뭐가 좋다는 학생을 보면 드라마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주인공이 비행기 조종사면 얼마 후에 항공 산업과 관련된 꿈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고, 드라마 배경이 병원이면 의사나 간호사의 꿈을 얘기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식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확실히 학년 초에 얘기했던 장래 희망과 학년 말에 얘기하는 장래 희망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런 일은 정상이다. 어제 좋았던 일이 오늘 싫어질 수 있다. 며칠 전에 멋지게 보였던 일이 갑자기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가 날마다 성장해서 더 높이, 더 멀리 보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아한다고, 관심이 간다고 무조건 올인해서 뛰어드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단순히 좋아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정말 좋아하는지, 그 일을 위해서 역경과 고난을 견딜 수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좋아하게 되면 노력하게 되고, 그러면 당연히 전보다는 잘하게 된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려고 마음먹는 것이 똑똑하게 노력하는 첫걸음이다.
인생은 짧지 않다. 긴 시간 지내다 보면 하고 싶은 일들은 바뀐다. 그렇지만 재능은 자신만의 고유한 것이기 때문에 잘 바뀌지 않는다. 오랫동안 가까이해야 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잘하는 쪽에서 구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장기를 잘 두는 사람은 장기로,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바둑으로 승부를 보자고 달려드는 모습이 정상이다. 노력하는 사람은 확실히 아름답고 숭고해 보인다. 문제 풀이에 몰두해 있는 학생을 바라보면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에 감동을 받곤 한다. 주변에서 쳐다보는 줄도 모르고 몰입해서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멋있게 보이는 줄 아는가.
그렇다곤 해도 노력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이왕이면 똑똑하게 노력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재능이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사람이 재능이 있으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이길 확률은 상당히 높다. 그래도 재능이 충분하면서 노력도 하는 사람을 뛰어넘기는 어렵다.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는 논리가 틀려 보이지는 않지만, 직업을 선택할 때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여러분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누군가가 심어준 것은 아닌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직업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 지식이나 기술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잘하는 일(재능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특히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남들에 비해 괜찮은 결과를 얻었던 분야는 없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여러분이 가장 순수했을 때 드러났던 재능이기 때문이다.
꾀_ 지식과 경험이 만나 지혜가 태어난다: “독서는 지혜의 보물 창고다.”
누구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한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자신이 못난 사람 같고, 그렇다고 뭐라고 대꾸하자니 잘못하긴 했고……. 잔소리에 대적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뿐이 아니다. 잔소리는 듣는 것만큼 하기도 싫다. 잔소리를 자꾸 하면 왠지 좀스러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잔소리를 하는 마음은 ‘전부 너 잘되라고 말해 주는 거야!’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어른들 잔소리가 많았다.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말인지! 그런데 이런 어른들의 잔소리가 바로 삶에서 터득한 지혜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밤에는 쓰레기 버리지 마라.”
“비 오는 날에는 머리 감지 마라.”
“마을에 상가喪家가 섰을 때는 빨래하지 마라.”
어느 날 퇴근 후 저녁 식사를 겸해서 늦게까지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귀가했다. 다음 날은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었다. 아침에는 출근 준비에 바빠서 미리 분리수거를 해놓는다. 그날도 밤늦게 버렸다. 그런데 다음 날, 출근해서 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당신, 옷 못 봤어요? 빨려고 내놓았는데 없어졌어요!” 아뿔싸! 전날 저녁에 몽땅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어른들의 잔소리나 속담에는 지혜가 담겨 있다는 교훈이다. 그 속뜻을 되새기자고 다짐했다. ‘밤에는 쓰레기 버리지 마라!’
헤어드라이어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 비가 오면 대기에 습기가 가득 찬다. 그럴 때 머리 말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추운 겨울날이라면 머리를 통해 빼앗기는 체열이 전체의 70% 이상인데다가,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5분의 1로 줄어든다. 어려운 살림에 병치레하는 환자가 집안에 생긴다는 것은 생계의 직격탄이다. 머리의 보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깨닫고 지혜로 물려주셨던 것이다. ‘비 오는 날에는 머리 감지 마라’는 잔소리가 그저 한 사람의 생각에서 나왔겠는가. 비 오는 날의 특징과 사람의 몸에 대한 지식을 연결해 생각한 것이다. 각각의 영역이 있는 두 지식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생긴다는 걸 생각만으로 깨닫기는 쉽지 않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그걸 모두 일일이 경험해 보고 알아내기에는 삶이 너무 짧다.
‘마을에 상가가 섰을 때 빨래하지 마라’는 말에는 일의 경중과 선후를 따져 대처하라는 지혜가 담겨 있다. 빨래는 사실 내일 해도 되고 모레 해도 되는 일이다. 상가는 3일이건, 5일이건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는 도움을 주고받을 수 없는 다급한 일이다. 그때가 지나고 나서 아무리 말로 위로해 봐야 말뿐인 셈이 되고 만다. 상가에 가서 음식이라도 한 접시 날라 주고, 1시간이라도 앉았다 돌아오는 것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진정한 도움을 주는 행동이다. 공동체에서 이기적이라고 낙인찍힐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공적인 일이 사적인 일보다 우선이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자신이 직접 겪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익히는 간접 경험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이 현명하다. 그 방면에서 가장 탁월한 방법이 바로 ‘독서’다. 지혜는 지식과 경험이 만나서 생겨난다. 독서를 논술의 한 방편이나 교양을 높이는 방법으로만 생각하는 건 정말 짧은 생각이다. 독서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영양제나 마찬가지다. 비타민 G(知)가 듬뿍 담겨 있다. 지혜로운 생각은 자신과 주변을 이롭게 한다. 가까운 곳에 있는 도서관에 여러분 삶에서 최고의 가치가 될 보물이 숨어 있다. 그 보물은 나눠 가져도 모자라지 않으며, 자꾸만 맛봐도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길에 떨어져 있는 만 원짜리 한 장에는 유혹을 느끼면서 왜 엄청난 보물에는 눈을 감고 있는가!
깡_ 제대로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제대로 한다는 게 뭘까? 가장 중요한 걸 가려내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덜 중요한 걸 포기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끝까지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신문에 기사가 났다. 과학 분야 영재로 기대를 모으던 학생이 처음에 원했던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입학을 포기하고 의사가 되기 위해 다른 대학교로 진학했다. 사실 새삼스러운 기사는 아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벌써 10년도 전부터 일어난 일이다. 여기서 선택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고 싶다. 막상 선택을 할 때는 지식보다는 경륜과 경험 그리고 약간의 배짱이 필요하다. 어린 나이에 용기 있는 선택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진로 선택을 했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를 골랐다는 뜻이다.
진로를 정했으니 전문의가 되기 위해 적어도 13년은 수련해야 한다. 13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다른 일을 새롭게 시작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선택할 때는 끝까지 함께할 것 같던 진로란 놈이 13년 동안 잠깐이라도 삐끗해서 다른 길을 기웃거렸다가는 처음에 생각했던 종착지와는 전혀 다른 역에 여러분을 내려놓고 모르는 척 휭 가버린다. 선택은 그런 것이다. 여러분 앞에는 그런 선택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생글거리며 기다리고 있다. 마치 언제라도 되돌릴 수 있는 척하는 분위기로 여러분을 유혹한다. 컴퓨터에 익숙하니 Undo 기능을 잘 알 것이다. 꼭 Undo가 될 듯 보여도 안 되는 것이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 삶을 기적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외길로만 와도 지금 이렇게 잘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영혼이 바뀌지 않는 이상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언제까지나 남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 법이다. 왠지 끌림의 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에 버금가는 법칙 아닌가 싶다. 제대로 한다는 건 선택의 다른 이름이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깔_ 행복을 빚는 솜씨: “피와 눈물과 땀, 세 가지 흘리기를 두려워 말자.”
우산을 들고 나갔다가 두고 온 적이 있는가? 나 역시 많이 그랬다. 어떨 때는 그냥 넘어갔지만, 어떨 때는 부모님께 혼난 적도 있다. 그때는 뭘 그까짓 우산 가지고 역정을 내시나 하고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지금은 우리 집 아이들이 우산을 챙기지 못하고 흘리고 다니면 마찬가지로 역정을 내고 있다. 왠지 자기 물건을 챙기지 못하고 흘리고 다니는 습관이 될까 불안해서다. 하지만 인생에서 반드시 흘려야만 하는 것이 세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피와 눈물과 땀이다.
피는 자유와 인권의 상징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인권은 앞선 세대의 피를 밟고 서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권력과 기득권에 저항하고 싸우면서 얻어 낸 결과다. 그 과정에서 죽고 다친 사람들이 많다. 선진국일수록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는다. 바로 국민들이 피 흘리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정당하지 않은 수단을 써서 잠깐 동안 정권을 차지한다고 해도 곧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 자명하다. 피 흘리는 것은 단순히 육체에 산소를 공급하는 물질로서의 피를 흘릴 각오를 넘어 마음의 분노, 부끄러움,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가꾸기 위해 도전, 당당함, 용기로 우뚝 서는 걸 의미한다. 피 흘리기를 겁내는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의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 요즘 노예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 뜻에 따라 사는 사람이다.
눈물은 감동의 공감과 상징이다. 특히 요즘 시대에는 공감 능력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무얼 요구하는지, 왜 그런지 미루어 짐작하고 배려해 주는 자세, 이것이 역지사지다. 가장 자연스러운 소통의 배움터가 바로 가정이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 말이다.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얻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다.” 정확한 출처를 알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글귀다. 가슴 태우던 짝사랑을 우리 모두 맛보지 않았는가. 대표적인 짝사랑이 첫사랑이다. 첫사랑에 빠지면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된다. 감각이 예민해지고 가슴도 쿵쾅거린다. 같은 그림이나 글을 끝없이 반복하기도 하고, 말수도 줄어든다. 상대를 생각만 해도 목구멍에 감정이 엉겨 붙는 것 같다.
짝사랑은 사실 상대의 느낌이나 감정과는 관계없는 일방통행이다. 서서히 서로의 감정을 끌어올리기보다는 한쪽의 감정이 급격히 상승하다 보니 상대의 느낌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진다. 돌출 언행으로 이어져서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급기야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향해 우리는 돌진한다. 그래서 첫사랑은 백전백패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