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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피아크족, 알래스카의 또 다른 얼굴

카롤린 나르디 지예타 외 지음 | 산하
카롤린 나르디 지예타 외 지음

산하 / 2009년 7월 / 92쪽 / 9,000원

까마귀가 가져온 빛


아주 먼 옛날, 세상은 캄캄한 어둠 속에 잠겨 있었고, 오직 한 곳, 우야크 만 너머의 한 마을에만 빛이 있었지요. 이 마을의 촌장은 자기 아들에게만 빛의 비밀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에 같은 마을 사람들도 빛의 비밀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늘 어둠 속에서 지내던 다른 마을들은 빛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계속 원정대를 보냈지만 아무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둠 속의 마을 중 한 마을의 촌장인 킬라크가 아주 중대한 결심을 하고 "사냥꾼과 어부들과 전투할 수 있는 나이가 된 모든 남자들은 나의 바라바라(코디액 섬 주민들의 집을 부르는 말)에 모이도록 하라!"라고 외쳤습니다. 사람들이 모이자 킬라크가 입을 열었습니다. "내일 빛의 마을로 새 원정대를 보내고자 한다. 누가 지원하겠느냐? 우리 마을에 빛을 가져오는 사람에게는 나의 맏딸인 아카를 신부로 주겠노라."



아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숙녀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빛의 마을로 가려고 나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때, 까마귀 한 마리가 깍깍대며 말했습니다. "내가 가서 빛을 가져오겠어요. 돌아와서 아름다운 아카를 아내로 맞이하겠어요!"까마귀는 곧장 하늘로 날아올랐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날고 또 날았습니다. 마침내 하늘이 밝아 왔고, 까마귀는 빛이 환히 비치는 어느 샘가에 앉아 때를 기다렸습니다. 조금 있으니 송자라는 빛의 마을 촌장의 딸이 나타났습니다. 까마귀는 아주 작고 가벼운 솜털로 변해 바람을 타고 날아가 아가씨의 코끝을 간질였습니다. 그녀는 그 솜털을 코로 빨아들이고 말았지요. 그로부터 얼마 뒤 송자는 작은 까마귀 한 마리를 낳았습니다.

송자의 아버지 슈루니크는 귀여운 첫 손자인 까마귀를 무척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어린 까마귀는 빛의 마을 어디든 못 가는 데가 없었습니다. 비밀스러운 장소인 촌장의 방에까지 들어간 어린 까마귀는 방 한가운데에 궤짝 세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촌장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이 궤짝들은 뭔가요?"그러자 촌장이 대답했어요. "얘야, 이 마을에서 네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가도 되지만 저 궤짝들만큼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단다!"어느 날, 촌장이 낮잠을 자려고 자리에 누웠는데, 어린 까마귀는 또 다시 궤짝에 대해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졸린 할아버지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네 맘대로 하렴. 제발 나는 잠 좀 자자!"그러자 어린 까마귀는 얼른 어른 까마귀로 변하여 궤짝 세 개를 등에 묶고 소리 없이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까마귀는 계속 날아서 마침내 어둠의 마을 촌장인 킬라크 앞에 내려앉아 의기양양하게 말했습니다.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습니다."



놀란 촌장 앞에서 까마귀는 첫 번째 궤짝을 열고 달을 꺼내 하늘에 걸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궤짝을 열고 별들을 꺼내 달 주위에 흩어 놓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으로 보는 부드러운 달빛과 별들의 반짝임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촌장은 약속을 지켰고, 까마귀는 촌장의 큰딸인 아카와 결혼했습니다. 결혼식 다음 날, 까마귀는 촌장을 찾아가서 말했습니다. "만약 제가 달과 모든 별들을 합한 것보다 더 밝고 강력한 빛을 하늘에 가져온다면 무얼 주실 건가요?" "흠…… 그렇게 한다면, 나의 둘째 딸도 아내로 주마."그러자 까마귀는 세 번째 궤짝을 열고 태양을 꺼냈습니다. 태양은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더니 곧 환한 빛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까마귀는 촌장의 둘째 딸 아라나크와 결혼했습니다. 그리하여 까마귀와 촌장의 두 딸은 사이좋게 지내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자고새 여인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 바닷가에 둘이서만 사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형은 늙고 키도 작고 잘생기지도 못했고 다리도 약간 절뚝거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단히 친절했습니다. 동생은 젊고 키가 크고 힘도 세고 잘생겼습니다. 하지만 성격이 아주 고약했습니다. 그들은 매일 사냥을 하며 지냈습니다. 어느 날 저녁, 형제는 바깥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해가 지는 서쪽 하늘에서 웬 자고새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새는 그들을 향해 똑바로 날아와 동생 옆에 앉았는데, 자세히 보니 암컷이었습니다. 동생은 새를 발로 내쫓았습니다. 그러나 새는 또다시 돌아왔습니다. 동생은 손으로 새의 목을 움켜잡아 멀리 던져 버렸습니다. 새는 이번에는 형 옆에 앉았습니다. 형은 새가 참 예쁘다고 생각하고 바라바라로 데려갔습니다. 그러고는 새에게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주고, 자신이 깔고 자는 돗자리 옆에다 바다표범가죽으로 작은 잠자리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사냥을 나갔던 형제는 저녁이 되어 바라바라로 돌아왔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으니까요. 그들은 서둘러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는데도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고,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바다표범 고기가 불 위에서 익고 있었습니다. 자고새는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형은 자기 돗자리 위에 바다표범 가죽으로 만든 장화 한 켤레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화는 그의 발에 딱 맞았습니다. 다음 날 저녁에도 집 안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고, 고깃국이 불 위에서 끓고 있었습니다. 자고새는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형은 자기 돗자리에서 지난 번 것과 비슷하게 생긴 장화 한 켤레를 또 발견했습니다. 이번에는 장화에 귀엽고 예쁜 수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두 손으로 장화를 빼앗으며 험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번엔 내 차례란 말이야!"하지만 동생의 발은 너무 커서 장화가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형은 바다표범 사냥을 떠났고, 동생은 곰을 사냥하러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를 올랐습니다. 그러나 바닷가로 가던 형은 도중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바라바라로 돌아가서 이렇게 훌륭한 선물을 준 손님을 기다리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집 바깥에 자리를 잡고는 몇 시간을 기다렸지요. 그런데 문득 집 쪽을 보니, 굴뚝에서 벌써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형은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웬 아가씨가 바다표범 가죽으로 장화를 꿰매고 있지 뭐예요!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형은 붉고 흰 깃털로 싸인 멋진 자고새 가죽을 발견했지요. 형은 이 아름다운 아가씨가 누구인지를 깨달았습니다. 형은 아가씨에게 자신의 아내가 되어 주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신랑 신부가 되었습니다. 사냥에서 돌아온 동생은 형이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물었습니다. "어떻게 저 아가씨를 얻었지?"그러자 형은 이렇게만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은 내 아내야. 그뿐이야."



그날부터 저녁마다 형은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아내에게 되돌아왔고, 그걸 볼 때마다 동생은 질투심에 속이 상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동생은 바닷가로 형을 뒤쫓아 가 죽여 버리고는 얼른 바라바라로 되돌아와 여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 남편은 죽었어. 이제부터 당신은 나의 아내야."그러자 여인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그럴 일은 절대 없어!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당신은 나를 거칠게 내쫓았어. 당신의 형은 나를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해 주었지. 나는 결코 당신의 아내가 되지 않을 거야!"여인은 자고새 가죽을 찾아내더니 단숨에 껴입고는 동생을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늘로 날아올랐지요. 그 뒤로 동생은 두 번 다시 자고새 여인을 볼 수 없었습니다.



쌍둥이의 복수

카마이와 칼루크는 쌍둥이 형제인데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여동생 티카를 자기들끼리 돌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티카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집들은 많았습니다. 티카에게는 멋진 노래로 영혼들을 위로해 주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형제는 이런 제안을 모두 거절했습니다. 티카도 오빠들과 함께 살기를 원했습니다. 형제는 자기들보다도 더 사랑하는 티카를 위해 열심히 신체를 단련했습니다. 두 해가 지나자 고된 훈련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카마이와 칼루크는 겨우 열두 살이었지만, 큰 사냥에 참여하는 청년들 못지않게 키가 크고 힘이 세었습니다.



티카는 그런 오빠들을 따라 물고기 잡으러 가는 것을 아주 좋아했는데, 어느 날, 날아다니는 나비들을 뒤쫓다가 그만 어느 성질 급한 곰과 정면으로 마주쳤습니다. 티카는 갓 잡은 연어 한 마리를 손에 들고 있었는데, 곰이 그 냄새를 맡은 겁니다. 연어를 곰에게 던져 주고 그 자리를 피했으면 좋았을 텐데, 겁에 질린 티카는 자기도 모르게 물고기를 두 팔로 꼭 껴안은 채 달아났습니다. 곰은 단숨에 쫓아와서 티카와 연어를 한꺼번에 먹어 버렸습니다. 티카가 곰에게 잠아먹혔다는 소문은 온 마을에 퍼졌고, 카미가네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카미가네는 용감한 사냥꾼이었는데, 티카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티카가 죽었다는 소식에 그는 몹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쌍둥이 형제 때문에 티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쌍둥이 형제를 어느 외딴 바라바라로 끌고 가서는 몽둥이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죽도록 두들겨 팬 뒤 꽁꽁 묶어 가둬 버렸습니다. 카마이와 칼루크는 절망했습니다. 누이를 잃은 것도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데, 마을 사람들에게 버림받기까지 했으니까요.



울다가 잠이 든 형제의 꿈속에 티카가 나타났습니다. 티카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잠든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뜬 뒤에도 티카의 노래가 귓가에 울리고 있었습니다. 카마이와 칼루크는 티카가 꿈에서 부른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는 마음을 가라앉혀 주고, 용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로 떠오를 무렵, 노랫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쌍둥이 형제를 묶고 있던 끈이 음의 진동으로 끊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바라바라의 벽이 와르르 무너지며 먼지 구름을 피웠습니다. 형제의 손에는 어느새 활과 화살이 들려 있었습니다. 쌍둥이 형제는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티카가 우리의 생명을 구했어!" "티카의 복수를 해야 해!"

그 뒤, 카마이와 칼루크는 이름난 곰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형제는 곰을 잡을 때마다 곰의 내장을 갈랐습니다. 그들은 어느 날 아주 늙은 곰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곰의 내장을 갈라 보니 그 안에 누이의 조개 목걸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티카의 노래가 숲 속에 메아리쳤습니다. "고마워~ 고마워~"이제 티카의 영혼은 자유롭게 조상들의 세계로 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카마이와 칼루크는 카미가네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쌍둥이 형제가 그에게 조개 목걸이와 곰 가죽을 내밀자, 카미가네는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고, 형제는 새로운 땅을 탐험하기 위해 카누를 타고 동쪽으로 떠났답니다.

밍크들의 멋진 삶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야!"이누크는 낚시 도구들이 갖춰진 자신의 새 카약 앞에서 외쳤습니다. 이 멋진 카약은 할머니가 이누크에게 준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이누크는 카약 다루는 법을 금방 배웠고, 매일 아침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는 바닷가에서 점점 먼 곳으로 나갔다가 한밤중에야 물고기를 가득 싣고 돌아왔습니다. 어느 날 아침, 할머니는 이누크에게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이누크야, 앞으로 카약을 타고 네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도 좋아. 하지만 저기 보이는 만(바다가 육지 속으로 파고들어 있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말거라. 혹시라도 저기에 갔다가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테니까. 그리고 이 자루와 밍크 가죽을 카약 뱃머리에 잘 간수해 두어라. 자루 안에는 네 목숨을 구해 줄 작은 활과 화살이 각각 네 개씩 들어 있고, 밍크 가죽도 목숨이 위태로울 때 도움이 될 거야."이누크는 할머니의 선물들을 카약에 잘 간수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습니다. 이누크는 바다표범 한 마리를 쫓다가 집에서 너무 멀리까지 나아갔는데, 어느새 금지된 만의 입구에까지 와 있었습니다. 이누크는 호기심을 못 이겨 만 한가운데에 있는 섬에 내려섰고, 활과 화살이 든 자루와 밍크 가죽을 들고 섬의 꼭대기에 있는 바라바라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 위쪽에서 커다란 바위들이 굴러내려 와서 이누크는 가까운 곳에 있는 우묵한 구덩이로 황급히 뛰어들었습니다. 그러자 바위들이 구덩이 위를 덮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막아 버렸습니다. 당황한 이누크는 할머니가 주신 밍크 가죽이 생각나서 가죽을 옷처럼 입었더니, 놀랍게도 밍크로 변했습니다. 밍크가 된 이누크는 발톱으로 땅바닥을 파헤치면서 가까스로 구덩이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다시 소년으로 돌아온 이누크는 카약을 물에 띄우고 있는 힘을 다해 노를 저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바닷가에서 한 노인이 이누크를 향해 다정하게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바라바라로 이누크를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누크를 자신의 사위로 삼겠다고 하면서 그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노인은 숲으로 가서 나무를 좀 해오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누크는 숲으로 갔는데 끔찍한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골들이 나무에 여기저기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누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무를 하려는데, 커다란 맹수 한 마리가 나타나 그를 향해 다가왔습니다. 이누크는 얼른 활을 꺼내 맹수의 옆구리에 두 대를 쏘았습니다. 맹수는 큰 상처를 입어 죽고 말았습니다. 이누크는 화살을 뽑아내고, 나무를 해서 바라바라로 돌아왔습니다. 그가 무사히 돌아오자 노인은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사실 노인은 자기 섬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마법으로 죽여 잡아먹는 무서운 주술사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노인은 이누크에게 자기 딸들과 함께 수영을 하러 가라고 말했습니다. 이누크는 장차 장인어른이 될 노인의 말을 거절할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밍크 가죽만은 몸에 지녔습니다. 이누크가 헤엄을 치고 있는데, 갑자기 고래 한 마리가 나타나 그를 삼켰습니다. 몸이 사방으로 흔들렸지만 그는 가까스로 밍크 가죽을 껴입고, 고래가 물 위로 떠올랐을 때 콧구멍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노인은 무사히 되돌아온 그를 보고 또다시 놀랐습니다. '이번에도 나의 마법이 통하지 않다니! 하지만 이 녀석을 꼭 죽이고야 말겠어.'다음 날 아침, 노인은 이누크에게 결혼을 하기 전에 먼저 가족에게 인사를 하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를 만나고 싶었던 이누크는 곧바로 자신의 카약에 올랐습니다. 노를 저어 한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산더미 같은 거대한 파도가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이누크가 재빨리 활을 꺼내 화살을 쏘자 파도가 부서져 버렸습니다.



한편, 주술사인 이누크의 할머니는 멀리서 두 눈을 감은 채 손자의 모험을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이제야 할머니는 한숨을 돌렸습니다. 이누크가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날 저녁, 이누크는 배를 좀 채우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육지에 올랐습니다. 물고기들이 가득한 큰 호수까지 걸어갔지만 물고기를 잡을 도구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밍크 가죽을 껴입고 물속으로 들어간 이누크는 주변에 살고 있는 밍크들과 금방 친해졌습니다. 그는 아무 걱정거리도 없는 밍크들의 생활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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