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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괜찮을 거야

캐럴린 코먼 지음 | 개암나무
이젠 괜찮을 거야

캐럴린 코먼 지음

개암나무 / 2008년 4월 / 136쪽 / 8,500원

집을 떠나다


제이미는 아빠가 다른 여동생인 어린 아기 닌과 함께 침실에서 자고 있었는데, 뭔가 소리가 나서 잠을 깼다. 그 순간, 아기 침대에 도착한 새 아빠 밴이 닌을 들더니 미사일처럼, 총알처럼, 방을 가로질러 던졌다. 다행히 복도에서 엄마가 두 팔로 닌을 퍽 받았다. 닌을 던지고 난 밴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닌의 침대 옆에 서 있었는데, 그의 모든 게 아래로 축 처져 있었다. 아직도 침대에서 눈만 크게 뜬 채 바라보는 제이미의 몸은 두려움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엄마는 닌을 가슴에 부둥켜안은 채 겁에 질린 제이미를 데리고 그날 밤 차를 몰고 밴의 집을 떠났다.



얼 아저씨 집 / 침묵 마술 / 은빛 트레일러

깜빡 잠이 든 제이미는 자동차의 덜컹거림에 눈을 떴다. "내 마술 책이랑 도구 가져왔어?" 제이미는 다급하게 물었다. "응. 가방 안에 있어." 엄마의 대답이 두근거리던 제이미의 가슴을 가라앉혔다. 지금은 얼 아저씨한테 가는 길이라고 엄마가 말했다. 자동차는 곧 얼 아저씨가 사는 스타크에 도착했다. 제이미는 종종 얼 아저씨가 자기 아빠라고,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고, 얼 아저씨는 제이미의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아기일 때부터 알던 제일 친한 친구라고 엄마가 딱 잘라 말했지만, 제이미는 얼 아저씨가 외삼촌이기라도 했으면 하고 생각했다. 자다가 문을 연 아저씨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별일 아니라는 엄마의 말에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들어오라고 했다.



제이미는 얼 아저씨의 집 거실에 있는 소파 겸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깨어 보니 햇살이 방안에 가득했다. 옆에 누워 있는 엄마에게 제이미가 물었다. "아저씨는?" "일 나갔을 거야. 닌이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잤다는 게 믿어지질 않아." "오늘 학교 가는 날 아냐?"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렇겠지. 하지만 너하고 나한테는 오늘이 자유의 날이야. 자동차에 가서 네 가방을 가져와. 마술 도구 말이야." 그렇다. 그거야말로 제이미가 지금 하기에 꼭 알맞은 일이었다. 아파트 문을 열고 찬란한 햇살과 깨끗하고 차가운 공기 속으로 걸어 나갔다. 환한 세상은 제이미의 눈을 아프게 했다. 제이미는 자동차로 달려가 가방을 꺼내어 들고, 얼른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곧바로 얼 아저씨가 와서 팬케이크를 만들어 주자, 제이미는 기분이 좋아졌다.



제이미는 팬케이크를 먹고 나서 좋아하는 마술 책을 펼쳤다. 그 마술 책은 제이미와 밴, 엄마가 처음으로 함께 만났을 때 밴이 사준 책이었다. 다시 일을 하러 나가는 얼 아저씨에게 엄마가 물었다. "다녀온 뒤에 트레일러 보러 갈 거야?" 아저씨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래. 다녀와서 함께 가자." 아저씨가 일하러 나간 뒤 제이미와 엄마는 부엌 식탁에서 카드놀이를 했다. 문득 엄마가 물었다. "괜찮아, 제이미?" "……나도 몰라." 닌이 침실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그림이 다시 떠올랐다. 엄마가 말했다. "너와 닌, 우리 모두를 위해, 우리가 함께 지낼 곳을 찾으면 괜찮아질 거야." 3시쯤 얼 아저씨가 돌아왔고, 신이 난 제이미는 엄마랑 함께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아까처럼 밝았지만, 지금은 엄마랑 닌과 함께 있어서 괜찮았다. 모두 함께 아저씨의 트럭에 올라탔다.



모두들 편안한 마음으로 흔들리는 트럭에 앉아 있었는데, 문득 모든 게 다시 모험처럼 제이미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밤중에 도망 나올 때의 얼어붙은 12월의 밤 공기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잘 곳이 있고, 날씨도 완벽하며, 자유의 날이다. 닌도 신이 나는지 발을 굴렀다. 저 멀리 트레일러가 눈에 들어왔다. 트레일러 왼쪽에는 호수도 있었다. "너만의 스케이트장도 있단다." 아저씨가 팔꿈치로 제이미를 간질이며 말했다. 코네티컷에 사는 트레일러 주인의 나무를 관리하던 얼 아저씨는 지난해에 트레일러에서 살았는데, 결혼했던 준과 갈라서면서 트레일러를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고 했다. "나는 살 만하지만……." 트레일러로 가까이 운전해 가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저씨가 말했다.



트레일러 안에 들어가 보니 냉장고처럼 추웠고, 얼마나 작은지 꼭 작은 상자 같았다. 그러나 제이미는 트레일러가 맘에 들었다. 엄마가 제이미에게 어떠냐고 물었다. "난 좋아." "제이미, 우리가 지금 여기 와 있는 건 함께 지낼 곳을 찾기 위해서야. 너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알았어?" 제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외딴 산 속에 있는 이 작은 트레일러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아저씨의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자고 했지만, 엄마는 결국 트레일러에서 살기로 아저씨와 얘기를 끝냈다. 제이미는 가슴이 뛰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서 있는 이 트레일러는 이제 제이미네 것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축제 / 두려움

제이미 가족은 다음 날 트레일러로 이사했다. 엄마는 얼 아저씨의 낡은 책상에서 서랍을 하나 꺼내 닌을 위한 침대를 만들었다. 닌의 침대를 보자 그 옆에 서 있던 밴의 모습이 떠올랐다. 제이미는 엄마가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랐다. 제이미는 트레일러 뒤의 작은 방에 있는 침대에서 잤다. 침대는 그것밖에 없었다. 엄마는 뒤로 젖혀지는 소파에서 잤다. 보통 때 제이미는 밴을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밴은 여기 없으니까. 제이미가 자주 생각하는 건 오히려 다른 일이었다. 제이미는 엄마랑 그로브턴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축제에 가고 싶었다. 금요일 저녁이 되자 엄마는 '그랬던 한 주'가 끝난 기념으로 제이미를 크리스마스 축제에 데려갔다. 닌은 아그네스 할머니한테 맡겼다. 아그네스 할머니는 밴의 엄마인데, 엄마가 도움을 청하면 닌을 돌봐 주곤 했다. 제이미는 아그네스 할머니를 좋게 생각했지만, 밴 같은 아들을 두었다는 걸 생각하면 할머니가 몹시 불쌍했다.



두 사람은 7시 30분쯤 그로브턴에 있는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축제장소인 그 학교 체육관에서 제이미는 하고 싶었던 게임들을 했고, 엄마와 함께 아이스크림, 핫도그 등도 사먹었다. 엄마가 그만 가자고 해서 두 사람은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갔다. 그때 갑자기 엄마가 제이미의 손을 와락 움켜잡으며 아이스크림 판매대 옆으로 잡아끌었고, 둘은 판매대 옆에 함께 쪼그려 앉았다. 엄마가 왜 그러는지 보기 위해 제이미는 몸을 뒤로 돌렸다. 곧 제이미도 보았다. 밴을, 체육관 관람석을 걷고 있는 밴의 등을.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숨어서 밴을 지켜보았다. 그때 갑자기 밴이 돌아서더니 두 사람이 있는 쪽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밴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멍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집으로 오는 길의 자동차 안은 엄마의 침묵으로 가득 찬 캄캄한 동굴 같았다. 엄마는 더 이상 제이미에게"이제 괜찮아"라고 말하지 않았다. 아그네스 할머니 집에 들러 닌을 데리고 트레일러에 돌아온 엄마는 계속 무서운 얼굴을 하고 제이미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제이미는 화가 나서 닌의 침대를 발로 찼고, 엄마는 소리를 질렀다. "뭐 하는 거야? 밴 하나로도 부족해 너마저 이 짓을 하겠다는 거야?" 제이미는 목욕탕으로 들어가서 먹은 것을 게워 내기 시작했다. 갈비뼈가 아파 올 때까지 게워 내고 나자 두 다리마저 떨렸다. 언제부터인지 제이미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던 엄마가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야, 불쌍한 내 아가. 내가 잘못했어."엄마는 제이미를 침대로 데려가서 눕히고는 말했다. "제이미, 우리는 두려움을 앓고 있어. 하지만 우리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는 앞으로도 낯선 사람을 볼 때마다 숨게 되고 죽는 날까지 세면대에 얼굴을 처박고 토하게 될 거야."



담임선생님 / 크리스마스트리 / 스케이트

그날 이후로, 제이미와 엄마와 닌은 아무 데도 가지 않고 트레일러 안에서 지냈다. 제이미는 자기와 엄마와 닌이 지구에 살아남은 최후의 생존자들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모든 사람은 폭탄에 맞아 죽고 세 사람만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믿었다. 얼 아저씨만 빼고. 제이미는 아무도 모르는 산속의 트레일러 안에서 사는 것이 더없이 편하고 좋았다. 월요일은 학교에 가는 날이었지만, 제이미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날 오후, 제이미의 담임인 데스로처스 선생님이 찾아왔다. 엄마는 어색하게 선생님을 맞이했고, 선생님과 엄마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제이미는 학교에 나와야 합니다. 저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그동안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엄마는 불안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 제이미를 보고 밖에 나가 있으라고 했다. 제이미는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트레일러 주위를 몇 번 돌고 나자 다시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헐떡이며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가자, 선생님이 엄마에게 말했다. "화요일 오후에 제이미가 저랑 함께 남아 있을 거라는 약속, 잊지 마세요." "예, 알겠어요. 감사해요." 선생님이 제이미에게 말했다. "네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기쁠 거야." 선생님이 가자마자 엄마가 말했다. "너는 학교에 가야 해." 제이미는 엄마가 너무 미웠다. '왜 엄마는 나를 트레일러 밖으로, 폭발해서 오염된 세상으로 내보내려는 걸까?' "좋은 선생님이야. 우리를 도와주실 거야." "뭘 도와줘?" "그냥 도움말이야. 우리가 필요할 때."



크리스마스는 다가오고 있었다. 제이미는 선물로 받고 싶은 마술 도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카탈로그에 표시했다. 제이미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언제 크리스마스트리를 살 거야?" "우리는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제이미. 네 맘에 드는 걸로 하나 고르렴." 제이미는 트레일러 바로 곁에 있는 조그맣고 완벽한 나무 하나를 찾았다. 제이미와 엄마는 그날 밤 팝콘을 튀겨 나무에 매달았고, 제이미는 동그라미를 쳐 놓은 마술 도구 카탈로그의 사진들을 오려 장식품을 만들었다. 이튿날까지 그렇게 조금씩 두 사람은 제이미가 고른 나무를 꾸몄다. 때로는 한심해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였지만, 어찌 보면 아름답기도 했다.



엄마는 선생님과 약속한 대로 아침마다 제이미를 버스에 태워 학교로 보냈다. 엄마와 닌을 트레일러에 남겨 놓고 학교에 가는 게,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게, 제이미는 꼭 죽으러 가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데스로처스 선생님은 화요일 오후에 제이미를 학교에 남게 하고, 엄마를 그로브턴에서 열리는 모임에 나가게 할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엄마는 그 모임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여자들의 만남이며 엄마도 나가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방학이 시작되기 하루 전, 화요일 오후, 제이미는 선생님과 함께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었다. 갑자기 선생님이 제이미에게, 엄마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생각해 보았느냐고 물었다. "돈이 어디 있어요?"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말을 제이미는 곧바로 주워 담고 싶었다. 그때 선생님은 작은 화분에 담긴 선인장을 제이미에게 내밀었다. "엄마에게 화초를 선물하고 싶은 적은 없었니? 원한다면 줄게." "아주 작네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엄마가 좋아하리라는 걸 알기에 제이미는 선생님에게 선인장을 달라고 부탁했다.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틀 동안 눈보라가 몰아치며 땅 위의 모든 것을 섬세하고 두꺼운 눈 이불로 덮어놓았다. 제이미에게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마술이었다. 그런데 눈보라가 트레일러 문을 막아 버려 안에서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정오가 되기 전에 자동차 소리가 들리더니, 얼 아저씨가 얼음을 깨 문에서 떼어 내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 뒤에야 가까스로 문을 열고 들어온 아저씨가 엄마에게 말했다. "패티, 닌이랑 쇼핑하고 와. 오늘은 제이미한테만 먼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거니까." 제이미는 아저씨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아저씨는 트럭에서 뭔가를 꺼내 왔는데, 검정 가죽에 은색 날이 반짝거리는 스케이트였다. 스케이트를 보자 제이미의 몸에 전류가 흘렀다. 아저씨는 제이미를 데리고 빙판이 된 연못으로 갔다. 제이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저씨에게 스케이트 타는 법을 배웠다. 너무 신기했다. 온몸이 꽁꽁 얼었지만, 그런 것들은 문제도 아니었다.



이젠 괜찮을 거야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엄마는 살 것이 있다며 나갔고, 트레일러에는 닌과 제이미밖에 없었다. 갑자기 밖에서 트럭 소리가 들려 제이미는 부엌 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밴의 트럭이었다! 제이미는 달려가 닌을 안고 침실로 갔다. 제이미는 자기 침대의 안쪽에 닌을 눕히고 아무도 닌을 찾지 못하게 주위를 담요와 이불로 성처럼 쌓아 올리고는 침대 밑으로 숨었다. "패티?" 밴이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이미는 밴이 닌을 찾아낼까봐 걱정이 되어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와 닌을 감싸고 있는 이불을 확인한 뒤, 밴이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도록 밖으로 걸어 나갔다. 제이미는 두려움에 떨며 밴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밴은 누구를 해치러 온 사람 같지가 않았고, 오히려 제이미처럼 겁을 먹은 것 같았다. "패티 있니?" "아뇨." "패티를 기다려도 될까? 밖에 나가서 기다릴게." 제이미는 엄마가 오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오지 않기를 바랐다. 제이미는 엄마가 놀랄 것이 걱정되었다.



트레일러 계단을 내려간 밴을 창문으로 보니, 다시 보아도 화가 났거나 무엇을 던질 것 같지는 않았다. 제이미가 문을 열고 밴에게 말했다. "제가 새로운 마술을 할 수 있는데, 한번 볼래요?" 밴이 마술을 구경하고 있으면, 엄마가 돌아와 밴의 트럭을 보고, 원한다면, 자동차를 돌려서 떠날 수도 있을 거라고 제이미는 생각했다. 밴은 다시 안으로 들어왔고, 제이미는 동전 마술을 시작했다. 그런데 엄마의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차를 세운 엄마는 떠나기는커녕 거칠게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분노와 두려움으로 파랗게 질린 엄마는 닌의 안전을 확인한 뒤 밴에게 물었다. "뭘 원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밴은 아까와 똑같았다. 아기를 던지고 난 뒤처럼 기운이 하나도 없이 축 처진 밴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밴이 얘기를 좀 하자고 하자, 엄마가 제이미에게 말했다. "닌을 안고 밖으로 나가. 엄마가 밴이랑 잠시 얘기한 뒤 바로 너한테 갈게." "싫어." 제이미는 엄마를 두고 달아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제이미는 서로 바라보았고, 두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끈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침묵을 깬 사람은 밴이었다. "갈게." 밴이 트레일러를 떠났다.



그제야 제이미는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제이미는 울고, 울고, 울었다. 엄마가 제이미를 안으며 "괜찮아, 아가, 걱정하지 마. 우리는 무사해"라고 말할 때에도, 제이미는 멈출 수가 없었다. 제이미가 실컷 다 울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 이번에는 닌이 울음을 터뜨렸다. 등을 둥글게 말고 새빨갛게 일그러진 얼굴로 자기가 외면당했음에 분노하는 닌을 보자, 제이미와 엄마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닌이 울음을 멈추자 힘든 일을 함께 겪어 낸 사람들처럼,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닌을 안고 소파에 앉으며 엄마가 물었다. "마술 공연 어때?" 그랬다. 제이미도 그걸 바랐다. 한참 정성껏 준비를 하고 나서 제이미는 마술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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