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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하라

에스메이 라지 코델 지음 | 세용
특별반 수업 / 나의 꿈 / 도서관에서 / 개학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인 여자아이이고, 이름은 사하라이다. 나의 부모님은 이혼했고, 나는 엄마와 둘이 친구처럼 살고 있지만 사실은 아빠가 무척 보고 싶다. 얼마 전 학교에서는 내가 말썽을 부린다며(나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이지만) 복도에서 따로'특별수업'을 받게 했다. 아이들은 특별수업을 받는 나를 '특별한 사하라'라고 놀리며 지나갔다. 결국 나는 유급을 하고 다시 5학년 수업을 듣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는 글 쓰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있다. 나는 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시간을 무척 좋아한다. 드디어 새 학년(다시 5학년)이 되었고, 나는 친한 친구이자 사촌동생인 레이첼과 같은 반이 되어버렸지만, 꿋꿋이 이겨 나갈 것이다. 그런데 개학 날 학교에 가니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이번에 새로 오신 선생님이 될 거라고들 했다.



새로 오신 선생님



선생님이 걸어 들어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깜짝이고 또 깜짝여 봤다. 얼굴은 흰색에 가까웠지만 백인인지 동양인인지, 피부색이 옅은 흑인인지 갈피가 안 잡혔다. 입고 있는 노란색 원피스는 할머니가 입을 법한 다소 유행이 지난 옷이었지만, 한쪽 어깨가 약간 드러나 있었다. 아무래도 교사라기보다 벨몬트 L 정류장 근처 던킨 도너츠 가게 앞에서 할 일 없이 죽치고 있는 한물간 십대 펑크 록 가수 같았다. "내 이름은 프와티에란다. '프와'와 '에'를 강하게 발음하는데, 프랑스어의'투셰'라는 단어와 운이 맞지? '투셰'는 술래잡기에서 '잡았다'는 뜻이야. 아이들은 대개 날 뾰족이 선생님이라고 부른단다. 그럼 우리가 교실에서 지켜야 할 규칙으로 어떤 게 좋겠니? 무엇 '하지 않기'라는 말로 끝나는 규칙은 정하지 않기로 하는 규칙은 어떨까? 무엇 '하기'라는 말로 끝나는 규칙을 정해보자." 그러고 나서 선생님은 칠판 위에 다음과 같이 썼다. '잘 보기, 잘 듣기, 사려 깊게 행동하기'



그러고 나서 뾰족이 선생님은 표지가 흑백의 대리석 문양으로 된 작문 공책을 돌렸다. "이건 너희들 일기장이야. 먼저 날짜부터 적고 시작해. 나는 너희들이 쓴 걸 읽어보고 가끔 내 의견을 달겠어. 선생님이 읽어보는 게 싫으면 그 날 일기 맨 위에 동그라미 안에 'P' 자를 써넣고 그 위에 사선을 그어 놓으면 돼. 이렇게." 선생님은 칠판 위에 그림을 그렸다. "일기에는 너희 생활에 대해 써라. 쇠뿔도 단 김에 빼랬다고, 지금 당장 시작!" 우리는 곧 다들 글을 쓰거나 연필 끝을 입으로 잘근잘근 물어뜯으며 눈을 천장으로 치켜 뜨며 생각에 골몰했다. 나만 빼고. 난 차례차례 아이들을 쳐다보며 걔들이 무슨 글을 쓸지 상상해 보았다.



그런 다음,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생각해 보려 했다. 내가 어쩌다가 유급되었는지를 쓰려다 이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나는 엄마를 크게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쓰고 싶었지만, 이건 선생님이 아니라 엄마에게 해야 할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 또한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이런저런 생각만 하다 수업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앞에 놓인 일기장은 텅 빈 그대로였다. 겁이 더럭 난 나는 펜을 집어 들고서 이렇게 썼다. '전 작가예요.'



선생님이 들려준 우화 / 사실과 진실 / 일기



뾰족이 선생님은… 뾰족하다. 코도 뾰족하고, 귀도 뾰족하고, 심지어 가끔씩은 목소리까지 뾰족해진다. 특히 선생님이 '너'라고 말할 때 그렇다. '너'란 말은 대개 대럴 사이크스한테 하는 말이다. 대럴 사이크스의 눈은 항상 화가 나 있다. 대럴은 항상 툴툴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계속 중얼대서는 마침내 뾰족이 선생님도 더 이상 무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만든다. 나는 내가 왜 학교 선생님들이나 상담 선생님에게 화를 내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대럴은 왜 화를 내는지, 그것도 왜 모든 사람한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뾰족이 선생님은 우리한테 근심거리가 있으면 그건 다 집에 놔두고 오라고 한다. 선생님은 매일 아침 교실에 들어가려면 근심 바구니를 먼저 이용하라고 한다. 우리는 선생님이 내민 큰 녹색 바구니에다 우리의 근심을 던져 버리는 시늉을 하고는 교실에 들어간다. 선생님은 우리가 교실에까지 근심거리를 들고 들어가면 공부를 제대로 못 한다고 한다.



뾰족이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해주는 이야기조차 뾰족한 데가 있다. 선생님은 여우와 까마귀 같은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해 주고는 "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이솝이라는 사람이 지은 이야기야. 이솝은 자신이 사람들에게서 관찰한 어떤 특성, 즉 신랄함이나 인내심, 우둔함, 교활함, 교만 같은 사람의 특징을 동물에게 부여한 거야."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나면 선생님은 우리에게 그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대답했고, 선생님은 일일이 듣고 나서 좋은 의견이라고 해 주든지, 틀리게 말한 부분을 고쳐 주든지 했다. 또 우리가 낸 일기를 읽어보고 하나하나 답을 달아 주었고, 잘 쓴 아이들에게는 칭찬 스티커를 주었다. 아이들은 차츰 뾰족이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별나긴 해도 우리를 때리는 법이 없었고, 말썽꾸러기 대럴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스티커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뾰족이 선생님의 가정 방문



레이첼과 나는 레이첼의 아기 동생 프레디를 안아주고 놀다가 프레디에게서 배 아픈 감기에 전염되었다. 우리는 먹은 걸 다 토하기 시작했고, 학교에도 갈 수 없게 되었다. 이모는 직장에서 더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엄마가 하루 휴가를 내고 우리를 돌봤다. 레이첼은 잠들어 있었고, 나는 그냥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현관 벨이 울렸다. 글쎄 뾰족이 선생님이 찾아온 것이다. 나는 놀라서 자는 척했다. 선생님이 문간에서 묻는 소리가 들렸다. "존스 부인? 사하라 집에 있나요? 사하라 숙제를 가지고 왔는데." "이렇게 수고를 끼쳐서 어떡하죠? 사하라와 레이첼은 자고 있어요. 잠깐 들어오시겠어요?" 문이 닫히고 옆방인 부엌으로 들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곧 엄마의 말소리가 들렸다. "사하라하고 잘돼 가나요?" "무슨 말씀이시죠?" "제 말은, 생활기록부 보셨겠죠?" "아뇨. 전 생활기록부 보는 걸 안 좋아해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생들은 금방 알아채거든요." "그럼 아직 사하라의 생활기록부를 안 보셨단 말이지요?" "네. 전 그저 사하라만 보죠." "그래요? 어떻게 보이나요?" 엄마가 약간 숨을 죽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그랬다. "사하라는 작가가 될 거예요. 책을 읽어 주세요. 또 집안 곳곳에 펜과 종이를 많이 갖다 두세요. 자기 스스로 읽을 책도 많이 갖다 주시고요." "정말로 생활기록부를 보지 않으셨네요. 세상에나." 엄마가 감탄하고는 다시 말했다. "저, 사실 사하라는 유급을 당했어요." "그것 참 좋은 글감이 되겠네요." "사하라를 낙제시킬 건가요?" "아, 전 학생을 낙제시킨 적이 없어요." "전 저 때문에 낙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엄마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엄마가 말을 계속했다. "제가 집안을 잘 건사하지 못했나 봐요. 걔 아빠 문제도 제대로…." "잠깐만요. 부인은 아주 훌륭한 분이에요. 자신을 그렇게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으세요." "왜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네요." 뾰족이 선생님이 돌아가고 난 뒤 나는 진짜로 잠들려고 애썼다. 피곤해서가 아니라 슬픈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경우엔 그저 '미안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낙제를 해서 나 자신을 실망시켰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는 나 자신을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일기를 썼다.



고아



다음 날, 학교에서 뾰족이 선생님이 말했다. "사하라, 나 잠깐 볼까? 방과 후에 교실에 좀 남아라. 잠깐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나한테 할 얘기? 무슨? 혹시 내가 대럴의 일기를 훔쳐보고 있다는 걸 아신 걸까? 아이들이 다 집에 가고 난 후 선생님은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일기장 더미를 뒤지더니 내 일기장을 찾아 꺼내 들었다. "미안하지만 네 일기에 대해 몇 가지 물어봐야겠다. 너 혹시 집에 무슨 타임머신 같은 것을 숨겨 놓은 건 아니겠지? 그러니까, 미래로 몇 년 앞으로 가서 이 일기를 쓰고 다시 돌아왔다거나 그런 거 아니지?" "아, 아니요. 선생님. 그런 일은 없는데요." 선생님은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훌륭해! 있을 건 다 있어!" "뭐가요?" "단어가, 네 재능이!" 선생님은 그러더니 품이 좁은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내 손에 올려주었다. 무지개 꼬리를 달고 있는 황금빛 칭찬 스티커였다. "자, 이제 확인해야 할 건 다 했으니까 가도 좋아." 나는 날듯이 운동장으로 뛰어나왔다. 나는 한숨을 돌렸다. 이제야 숨을 다시 쉴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 선생님 / 사하라 / 문학적 자서전



며칠 후, 뾰족이 선생님은 우리에게 예상치 못했던 주문을 했다. "이제 내가 너희들 이야기 좀 들어 보자꾸나. 저번에 내가 너희한테 자기 이름을 누가 어떻게 지었는지 일기에 한 번 써보라고 했던 것 기억나니? 너희 중에 누가 그것 좀 읽어볼 사람?" 아이들은 돌아가며 일기를 읽었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아이들 앞에서 뭘 발표한 적이 거의 없어 무척 긴장했으나, 아빠가 사막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내 이름에 관해 내가 두서 없이 쓴 긴 일기를 읽었고, 반 아이들은 내 일기가 감동적이라며 환호했다. '특별한 사하라'라고 외치면서.



그날 밤 나는 엄마의 침대로 갔다. 엄마는 마치 내가 어딘가로 가 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한쪽 팔로 내 어깨를 꽉 껴안았다. "노래 불러 줄래?" 엄마가 반쯤 농담으로 말했다. "무슨 이야기 하나 해주던지 아니면 너희 선생님이 가르쳐 줬다는 시를 하나 외워 주겠니?"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어떤 시를 들려줄까 생각하다가, 뾰족이 선생님이 가르쳐준 시 중에서 가장 내 맘에 들었던 프랭크 오하라의 '문학적 자서전'이라는 시를 엄마에게 속삭였다.



어렸을 때 나는 혼자 놀았다. 학교 운동장 한구석에서 항상 혼자서.

인형도 싫었고 놀이도 싫었고, 동물도 나를 따르지 않았고 새들은 날아가 버렸다.

누가 날 찾으면 나는 나무 뒤로 숨어 외쳤다. "나는 고아야."

하지만 지금 나는 여기 이렇게 있다. 모든 아름다움의 중심으로! 이렇게 시를 쓰면서!



엄마는 마치 내가 엄마 품에 있다는 걸 확인이라도 하고 싶은 듯 다정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건 내게 위로가 되는 일이었지만, 난 이젠 위로를 받지 않아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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