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향해 가는 개
헤닝 만켈 지음 | 아침이슬
프롤로그 / 강가의 집 / 별을 향해 가는 개
모든 것은 소년이 겨울 끝머리 그 밤에 보았던 그 외로운 개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날 밤 잠에서 깬 소년이 창가에 앉았는데, 개 한 마리가 가로등 아래서 주위를 둘러보더니 사라져 버렸다. 그 개는 이 추운 겨울밤 어디로 가는 길일까? 소년은 그 외로운 개를 잊을 수가 없었다. 소년은 다시 자려고 누워 눈을 감았는데, 그 외로운 개가 뛰어오는 게 보였다. 아마도 머나먼 별을 향해 가는 길일 게다. 소년은 개를 찾아 꿈속으로 끌어들여야만 했다. 꿈속에서 둘은 함께 있을 수 있을 것이고 겨울밤의 저 바깥처럼 춥지 않을 것이다……. 소년의 이름은 요엘 구스타프손이었고, 때는 1956년 겨울이었다.
소년은 이제 막 열세 살이 되었다. 소년의 아빠 사무엘은 벌목꾼이다. 그래서 매일 새벽 숲 속으로 나무를 베러 간다. 요엘이 사는 집은 강가에 있는데, 요엘은 저 아래 강둑에 비밀을 하나 갖고 있다. 커다란 철교의 돌 교각 옆에 가운데에 금이 간 거대한 바위덩어리가 있는데, 요엘은 그 갈라진 바위틈에 누워 자신만의 바다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의 상상 속의 바다의 모습은 모두 전에 선원이었던 아빠가 말해 준 것들이었다. 화덕 위쪽의 유리 진열장에는 배 모형이 걸려 있다. 그 배의 이름은 '셀레스티네'였다. 참고로 요엘의 엄마는 요엘이 아주 어렸을 때 떠나 버렸다. 요엘은 사람들이 왜 엄마가 없느냐고 물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한편 요엘에겐 두 가지 소원이 있다. 하나는 부엌의 화덕을 새로 사는 거고, 또 하나는 자전거를 사는 거다. 아빠는 가난해서 두 가지 다 사기가 어려웠다. 요엘은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공책 한 권을 샀다. 항해 일지, 새 공책의 이름이다. 요엘은 공책 겉장에 '별을 향해 가는 개'라고 썼다. '이건 비밀 조직의 이름이야.' 요엘은 첫 장에 '별을 향해 가는 개를 찾는 일은 1956년 3월 8일에 시작됐다'라고 글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그날 밤 요엘은 밖으로 나가 첫 항해를 시작했다. 우선 자전거포로 가서 요엘이 점찍어 둔, 날아가는 말이 그려져 있는 빨간색 자전거를 구경하고 있는데, 자동차가 한 대 지나갔다. 늙은 미장이의 녹슨 트럭이었다. 그의 이름은 시몬 우르배데르였지만 사람들은 그를 '늙은 미장이'라고 불렀는데, 그는 예전에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왜 한밤중에 낡은 트럭을 타고 돌아다니는 건지 요엘은 궁금했다. 바로 그때 요엘의 시선이 우연히 창밖의 빈 거리를 향했는데, 그 개가 뛰어오고 있었다. 별을 향해 가고 있는 외로운 그 개라는 것을 요엘은 알아차렸다. 하지만 요엘이 거리로 나왔을 때, 그 개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낯선 아이 / 한밤의 모험
며칠 뒤 요엘은 수업이 끝나고 강가로 갔는데, 요엘의 바위 위에 어떤 낯선 소년이 앉아 있었다. 건방져 보이는 그 아이는 이름이 투레라고 했고, 새로 온 판사의 아들이며 법원 위층에서 살고, 가을부터 학교에 다닐 거라고 했다. 그 아이가 뭐 재미있는 일이 없냐고 묻자 갑자기 요엘한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비밀이 하나 있긴 해. 하지만 밤중에만 있어. 어때?" "나도 갈게." "화물 차량 옆에 있을게. 12시경에." 그리고는 둘은 헤어졌다. 저녁에 아빠가 어떤 여자와 함께 왔는데, 요엘이 가끔 주간지를 팔러 가는 맥주 집에서 일하는 사라였다. 아빠는 그 여자와 함께 커피를 마셨다. 요엘은 자기 방으로 가서 생각했다. '저 여자를 죽여 버릴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저 여자가 아빠를 빼앗아 갈 거야.' 사라가 가고 난 뒤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가 말했다. "아까 온 아줌마도 너 같은 아들이 있었는데, 불이 나서 죽었대. 그 애 아빠도 같이. 아줌마는 너 같은 아이를 보면 그 일이 생각난대." 요엘은 그 아줌마가 아빠를 좋아하지만 않는다면, 다시 와서 함께 커피를 마셔도 괜찮을 것 같았다.
15분 전 12시, 요엘은 밖으로 나갔다. 투레는 정말로 약속 장소에 나왔다. 요엘은 투레를 데리고 강 아래쪽 철교로 갔다. 다리 위에는 어마어마한 철 아치들이 서 있었다. 요엘은 투레에게 비밀 조직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엘은 그 개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개가 별을 찾아가고 있다는 자기의 상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비밀 조직에 들어오려면, 비밀 조직을 배반할 경우 저 아치 위를 기어오르겠다는 서약을 해야 해." 투레는 서약을 했고, 두 아이들은 빈 거리를 쏘다녔다. 다음 날 밤에도 요엘은 투레와 만나 개를 찾아보려 하는데, 코 없는 여자 게르트루드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잘못되어 코를 잃어버렸는데, 코를 잃고서 강물에 빠져 죽으려고 했지만, 어떤 사람이 그녀를 구해 냈다고 한다. 그녀는 다리 저편에 있는 작은 집에 혼자 산다. 요엘이 투레와 헤어져 집에 들어갔을 때, 아빠 사무엘의 침대가 비어 있었다. 요엘은 아빠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요엘을 버렸다 / 네 비람의 호수
요엘은 거리로 뛰어나갔다. 요엘은 사라의 집을 알고 있었다. 불빛이 비치는 사라의 집 창문을 들여다보니 사라와 아빠가 있었다. 분노가 끓어올랐다. 요엘은 돌을 집어 창문을 향해 냅다 던지고, 집까지 쉬지 않고 달음질쳤다. 이제부터는 절대로 아빠 사무엘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사무엘이라고만 부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무엘은 벌써 일하러 나간 뒤였다. 부엌에 커피를 끓인 흔적으로 있는 것으로 보아 어쨌든 아빠가 집에 돌아오기는 한 것이다. 집을 나온 요엘은 학교로 가지 않고 자기도 모르게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전나무 사이에 늙은 미장이가 있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밧줄을 눈 속에 놓고 있잖아. 언제 다시 오면 내가 수프를 끓여 주마. 그 수프를 먹으면, 넌 미래를 볼 수 있을 거야." 요엘은 다시 집으로 갔다. 저녁에 사무엘이 큰사슴 고기를 들고 기분 좋은 얼굴로 들어왔다. 요엘은 창문에 돌을 던진 것에 대해서 아빠가 묻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만일 아빠가 오늘도 사라한테 간다면, 난 도망칠 거야.' 하지만 그날 밤은 아빠가 사라에게 가지 않았다. 요엘은 기쁜 마음으로 나갔다. 화물 열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투레는 개미집을 찾아서 삽으로 파내 봉투에 넣고는 코 없는 여자 게르트루드의 집으로 가자고 하더니, 그 집 창문을 열고 개미들을 흩뿌렸다. 요엘은 투레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갔다. "내일은 그 여자네 구스베리 나무에 니스를 뿌리자." 더욱 이상한 말이었다. 요엘은 투레와 헤어져 집으로 오자마자, 사무엘이 침대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요엘은 항해 일지를 꺼내, 다음과 같이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제 선원들은 모두 사라졌다. 사무엘 구스타프손이 마지막으로 물결에 휩쓸려 갔다. 그의 아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애썼지만, 이제 배에는 요엘 구스타프손 혼자 남았다…….'
다음 날 아침 요엘은 사무엘이 간밤에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요엘은 그날도 학교에 가지 않고 북쪽 숲으로 향했다. 눈 속에 누워 죽어 버릴 작정이었다. 요엘은 숲으로 가다가 미래를 보게 해 준다는 늙은 미장이의 수프가 생각나 늙은 미장이의 집으로 갔다. 늙은 미장이는 요엘을 보고 말했다. "너는 불행해 보이는구나." 요엘은 갑자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빠 사무엘과 엄마 예니, 비밀 조직, 사라, 별을 향해 가는 개, 모든 것에 대해 얘기했다. 늙은 미장이는 요엘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다고 하고는, 요엘을 트럭에 태우고 북쪽을 향해 한없이 달리더니 숲길에서 멈췄다. 요엘이 늙은 미장이를 따라 걸어갔더니 눈 덮인 호수가 나타났다. 우르배데르는 말했다. "병원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이 호수에 처음 왔는데, 난 굉장히 슬펐단다. 그때도 겨울이었어. 얼음 위에 서서 내 이름을 불렀더니 숲에서 바람이 불어왔어. 슬픔, 분노, 기쁨을 속삭이는 바람들에 이어 네 번째 바람은, 내 얼굴에 불게 할 바람은 내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어. 내가 기쁨의 바람을 선택하자 내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것 같았어. 그 바람들이 아마 너도 도와줄 거야. 자, 난 트럭에서 기다릴게." 늙은 미장이는 사라졌다. 요엘이 자기 이름을 불렀으나 바람은 불어오지 않았고, 갑자기 해가 구름을 비집고 나왔다. 요엘은 해 쪽으로 몸을 돌리자 얼굴이 따뜻해졌다. 이제는 눈 속에 누워 죽겠다던 생각은 유치하게 느껴졌다. 요엘은 트럭으로 가서 늙은 미장이에게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늙은 미장이는 요엘을 문 앞까지 태워다 주고 갔다.
집에는 사무엘이 벌써 와 있었다. '내가 돌을 던진 걸 사무엘이 안 거야. 내가 학교에 가지 않은 것도.' 하지만 요엘의 생각은 틀렸다. 숲에서 사고가 나서 동료가 나무에 깔려 죽었다고 침울한 얼굴로 사무엘이 말했다. 갑자기 부엌 의자에 앉아 있는 사무엘이 작은 아이 같아 보였다. 지금 말해야만 해. 요엘은 생각했다. 사무엘이 슬퍼하고 있을 때, 화를 낼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때에 해야 해. "난 사라 아줌마 싫어요. 왜 만나요?" "그 사람과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가끔 난 네 엄마가 너무도 그리워. 하지만 그 사람은 너와 나를 버리고 달아났어."갑자기 사무엘이 일어섰다. "사라한테 같이 가자, 요엘. 분명 네가 먹을 걸 만들어 줄 거야." 요엘은 가겠다고 했다. 사라의 집은 밝고 따뜻했다. 요엘은 사라가 해 준 저녁을 먹고 의자에서 잠이 들기까지 했다. 아침에 깨어 보니 아빠는 숲으로 간 뒤였고, 요엘은 사라에게 아침까지 얻어 먹고 그 집을 나왔다. 학교로 가는데 투레가 생각났다. 그 애는 밤에 화물 열차 옆에서 요엘을 기다렸을 것이다.
슬픈 사람들
그날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요엘은 항해 일지를 썼다. 시몬 우르배데르와 네 바람의 호수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몬 우르배데르는 수마트라의 야만인들에게 십 년간 잡혀 있다가 이제 막 풀려났다. 요엘과 시몬 우르배데르는 함께'네 바람의 섬'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섬을 탐험하고 육지로 돌아왔다…….' 한편 요엘은 비밀 조직에 대해 생각했고, 또 밤에 밖으로 나간다면 혼자서 그 개를 찾고 싶었다. 그 개가 중요했다. 그날 밤 요엘은 화물 열차가 있는 곳에서 투레를 만나 전날 밤에 나올 수 없었던 사정을 설명했다. 투레가 다리 아치 아래 서더니 갑자기 윗도리 속에서 커다란 전정가위를 꺼냈다. "어젯밤에는 나 혼자 코 없는 여자네 집 구스베리 나무에 니스를 발랐어. 오늘 밤엔 네가 이 가위로 벽에 있는 담쟁이를 잘라 버려." "난 그런 일을 할 생각이 없어." "넌 겁쟁이야. 넌 어젯밤에 오기로 한 약속을 어겼으니까 저 다리 위로 기어올라가야 해. 결정해. 담쟁이야, 다리야?" "알았어. 할게. 하지만 내가 비밀 조직을 배반했기 때문은 아냐."
요엘이 가지를 자르기 시작할 때 현관문이 열리면서 코 없는 여자가 나왔다. "거기서 뭐 하니? 들어와라. 얘기를 좀 해야겠다." 투레는 벌써 도망가고 없었다. 요엘은 코 없는 여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난 네가 왜 이런 짓들을 했는지 알고 싶구나. 어느 날 아침 부엌이 온통 개미 천지더니, 다음 날은 누군가 내 구스베리 나무를 죽여 버렸고, 이제 네가 내 꽃들을 잘라 버렸어. 난 사람들이 내 뒤에서 뭐라고 하는지 안단다. 난 거의 십 년 동안이나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볼 수 있단다. 왜 그런 짓을 했니?" 요엘이 대답이 없자 아줌마는 말했다. "이제 가거라. 하지만 다시 와서 왜 그랬는지 말해다오." 요엘은 그 여자의 집에서 나와 다리 쪽으로 뛰어갔다. 갑자기 투레가 나타나더니 말했다. "넌 약속한 일을 못 했으니까 아치 위로 기어올라가야 해." "그래! 내일 아치 위에서 오줌을 갈겨 줄게." 이렇게 말하고 요엘은 집으로 뛰어갔다.
따뜻한 손 / 아빠의 비밀 / 에필로그
다음 날 저녁 아빠가 말했다. "요엘. 네가 학교를 마치면 어디든 항구가 있는 곳으로 가자. 더 이상 이 숲을 견딜 수가 없구나." 요엘은 생각했다. 삼 년만 더 버티면 돼! 아빠는 열이 있다며 자러 들어갔다. 12시 조금 전, 요엘이 밖으로 나가 다리 쪽으로 갔다. 투레가 커다란 가위를 들고 뛰어왔다. "가위는 필요 없어, 투레. 올라가서 네 머리통에 오줌을 갈길 테니까." "넌 절대 못 올라가." 요엘은 눈을 감고 아치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웠다. 갑자기 투레가 내려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요엘은 계속 올라갔고, 드디어는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디선가 늙은 미장이의 트럭 소리가 들렸고, 아빠 사무엘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리고는 아빠 사무엘의 손이 느껴졌다.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손. "뒤쪽으로 천천히 기어와라. 내가 널 꼭 붙잡고 있으니까 마음 놓고." 요엘이 내려오는 동안 아빠가 계속 속삭이면서 요엘을 진정시켰고, 요엘은 차에 태워졌다. 아빠가 요엘을 안고 계단을 올라가서 침대에 뉘고는 발을 문질러 주었다. 요엘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요엘은 아빠에게 그날 밤 이야기를 들었다. 투레는 요엘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거리로 뛰어 나가, 시몬 우르배데르의 트럭을 보자 양팔을 휘저었고, 우르배데르는 상황을 알고 요엘의 집으로 가서 아빠에게 알렸다. 아빠는 온몸에 열이 펄펄 끓는 채로 맨발로 달려와서, 요엘에게로 기어 올라와 내려가도록 도와주었고, 우르배데르가 그들을 집에 데려다 준 것이다. 아빠가 말했다. "인석아, 만약 네가 떨어져 죽었으면 난 절대 살아갈 수 없었을 거야." 그때 요엘은 알았다. 아빠는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란 걸. 그날 밤 사건이 아니었으면 요엘은 결코 그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빠 사무엘이 장을 보러 간 사이에 요엘은 항해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어제 선장 사무엘 구스타프손은 부상당한 망수를 구하기 위해 거친 폭풍 속에 돛대에 올라서 또 한 번 영웅적인 일을 해냈다.' 요엘은 또 다리로 갔다. 투레가 걸어오더니 가위를 내밀며 말했다. "넌 내 머리에 오줌을 갈기지 못했어." 요엘은 주먹으로 투레의 얼굴을 갈기고는 말했다. "넌 이제 비밀 조직에서 제명됐어."
다음 날 저녁 요엘은 코 없는 아줌마의 집으로 찾아가서 아줌마에게 사과했고, 아줌마는 괜찮다고 했다. 요엘은 자기도 모르게 아빠의 항해 이야기를 했고, 아줌마는 요엘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주었다. 요엘은 그녀를 비밀 조직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엘이 집으로 돌아오니 셀레스티네가 식탁 위에 놓여 있었고, 아빠가 말했다. "배에 먼지를 털어 주려고 했는데, 그 아래 책이 한 권 있더구나. 난 절대로, 그걸 펼쳐 보지 않을 거야. 사람한테는 모두 비밀이 있으니까. 아빠의 비밀 얘기를 하나 해 줄게. 내가 네 나이였을 때, 우리 아버지인 네 할아버지는 폭풍우에 고깃배가 뒤집혀서 돌아가셨어. 상심한 나는 집 근처 바닷가 바위에 올라가 누워서 중요한 일이 일어나길 기다렸는데, 너무 추워서 포기하고 말았어. 하지만 난 깨달았어. 폭풍우 속에 바위에 누워 중요한 일을 기다렸던 것 자체가 아주 큰일이었다는 걸.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단다." 그 날은 아빠가 요엘에게 처음으로 비밀 얘기를 한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요엘은 온도계를 보았다. 영하 1도였다. 봄이 멀지 않았다. 그리고 봄이 왔다. 요엘의 집 부엌에는 전기 화덕이 생겼고, 날아가는 말도 요엘의 것이 되었다. 어느 날 아빠는 요엘에게 엄마 얘기를 했다. "그때는 네 엄마가 너무 어렸어. 지금은 어쩌면 널 떠난 걸 후회할지도 몰라. 차마 너를 보러 올 용기가 없는지도 모르지. 그건 너한테 달려 있단다. 네가 정말 엄마를 만나고 싶다면, 너한텐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어."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었다. 요엘은 날아가는 말을 타고 달렸다. 별을 향해 가는 그 개는 다시 볼 수 없었다. 아마 그 개는 벌써 자기 별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