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머니 속의 괴물
그라시엘라 몬테스 지음 | 푸른숲
이제부터 내 얘기를 시작할게 / 그 별 볼일 없는 월요일은 이렇게 시작되었지
국어 선생님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언제나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기 전에 우선 한마디만, 딱 한마디만 하고 싶다. "내 주머니 속에 괴물이 있어요!" 이제 됐다. 이제 마음이 한결 진정되었으니, 국어 선생님 말대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
이 멋지고, 끔찍하고, 엄청난 일은 월요일에 시작되었다. 나는 내게도 '멋지고, 끔찍하고,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땅꼬마에다 말라깽이이며, 이는 대문짝만 하고, 머리카락은 늘 사방으로 뻗쳐 있는 열한 살짜리 여자 아이에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원래 월요일을 싫어하는 데다 그날은 엄마가 끈질기게 내가 너무도 싫어하는 샛노란색 폴라를 입으라고 해서, 나는 뿔이 돋은 채 학교에 갔다. 여기서 내 친구관계를 잠깐 설명하면, 우선 파울라는 제일 친한 친구다. 비록 파울라가 베로니카랑 노는 바람에 5학년 때 한 번 절교한 적이 있지만 말이다. 참고로 베로니카는 우리 학년에서 가장 튀는 아이인데, (나와는 다르게) 금발을 찰랑거리며 레이스 양말을 뽐내고 다닌다. 그리고 올해 전학 온 마르틴은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괜찮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날, 베로니카가 마르틴과 같이 나타나는 걸 보았을 때,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쁜 일이 셋째 시간에 일어났다.
우리는 5월 25일(아르헨티나 혁명 기념일) 행사를 준비 중이었는데, 6학년이 연극을 하게 되어 페데리코와 나는 연극 대본을 만들었고, 내가 헤로니마 역을 맡아서 기분이 좋았다. 헤로니마는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 용감한 처녀인데, 나는 헤로니마 역의 의상으로 홀리아 할머니의 주름 장식이 달린 블라우스, 낡은 커튼으로 엄마가 만들어 준 치마, 숄 대신에 쓸 만한 내 하얀 털옷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다. 하지만 그날 베로니카는 가방에서 근사한 왕관과 새하얀 머릿수건을 꺼내고, 레이스가 달린 하늘색 무대 의상도 집에 있다고 자랑하며, 베티 선생님에게 자기가 헤로니마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슬프게도 베티 선생님이 말했다. "어머나! 베로니카, 정말 멋지구나! 이네스,(이네스는 나다) 베로니카가 헤로니마 역할을 맡으면 어떻겠니?" 내 가슴은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왕관과 머릿수건을 구경하러 가는 아이들 발길에 처절하게 짓밟히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나는 덧옷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고, 털이 복슬복슬하고 따뜻한, 나를 살짝 깨물기까지 하는 뭔가를 느꼈다.
내게도 '멋지고, 끔찍하고, 엄청난 일'이 생긴 것 같아 /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나는…
처음부터 보통 일이 아닌 '멋지고, 끔직하고, 엄청난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사실은 나를 몹시 기쁘게 했다. 상처 입은 내 가슴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를 재빨리 흘끔 들여다보았다. 보랏빛과 초록빛을 띤 털 뭉치 같은 것이 부풀었다 꺼지기를 반복했고, 찍찍거리는 것 같은 소리도 들렸다. 쉬는 시간에 나는 화장실로 가서 문을 잠그고는 조심스럽게 주머니를 열어, 천천히 털 뭉치에 손가락을 갖다 댔는다. 그러자 별안간 털 뭉치가 양쪽으로 쩍 벌어지더니, 날카로운 이빨로 나를 확 깨물었다. "내 주머니 속에 괴물이 있어!" 나는 이렇게 소리쳤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알다시피 (국어 선생님 말처럼) 나는 쓰는 것은 잘하는데, 말하는 것은……. 아무튼 내가 쓰다듬으니 괴물은 좋은지 곧 잠잠해졌다. 수업이 끝나고 나는 언제나처럼 페데리코, 파울라, 마르틴, 야니나, 마리아나와 같이 184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보통 수다를 떨면서 간다. 그날도 친구들은 모두들 떠들어대는데, 나는 주머니 속에 있는 내 괴물 생각에 버스 안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집까지 뛰어가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동안 내 괴물과 단둘이 있고 싶었다. "이네스, 엄마는 너 그렇게 문 닫는 거 맘에 안 들어!" 문이 쾅 닫히는 소리에 엄마는 이렇게 소리쳤다. 나는 덧옷을 벗어서 주머니 속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 곳에는 내 사랑스러운 괴물이 있었다. 털은 초록빛, 보랏빛, 그리고 푸른빛이 돌았는데, 입하고 털밖에 없었다. 저녁 식탁에서 아빠가 학교에선 별일 없었느냐고 물었다. "있었어, 아빠. 내 주머니 속에 괴물이 있어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랑스런 내 괴물의 멋진 복수전 / 파스타 플로르 파이가 통쾌하게 뭉개졌다고!
사람들은 모두 내가 착한 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착해서 말이다) 처음에 나는 내 괴물이 쓸모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에 나는 목욕하려고 옷을 벗고, 샛노란 폴라를 방구석에 던져 놓았다. 다음 날 아침, 엄마의 비명 소리가 나를 깨웠다. "이네스! 이딴 짓은 절대 용서 못해! 엄만 네가 그런 짓을 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 넌 절대로 입을 안 열 테지. 너 크게 벌 받을 줄 알아." 나는 머리까지 담요를 뒤집어쓴 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다시는 폴라 안 사 줄 테니까 그런 줄 알아. 그리고 꽃무늬 바지는 국물도 없어. 꿈도 꾸지 마! 알아들어?" '폴라가 거기서 왜 나와? 무슨 일이야?'나는 어리둥절했다. 엄마가 슬리퍼를 탁탁거리며 부엌 쪽으로 가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무슨 일인지 보려고 일어났다.
바로 그곳, 의자 위에 걸쳐져 있는 샛노란 폴라는 구겨지고, 찢기고, 침 범벅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내가 한 짓이 아니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라 옷장 손잡이에 걸려 있는 덧옷 주머니를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거기 내 괴물이 있었다. 조금 더 커진 것 같았다. '너였니? 가엾은 것, 배가 고팠구나!' 나는 확인해 보려고 엉망이 된 폴라를 갖다 대자, 별안간 괴물이 커다란 입을 벌리고, 유일하게 아직 손을 안 댄 오른쪽 소매를 순식간에 씹어 먹었다. 나는 폴라를 의자에 다시 걸쳐 놓고, 우유를 마시러 갔다. "이네스, 왜 그런 짓을 했지?" 아빠가 매우 엄격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목이 멨다. 나는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아빠, 내가 그런 게 아니야. 내 괴물이 그랬어."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국어 선생님 말처럼)……. 특히 목이 멜 때면 더더욱….
엄마 생일날 라켈 이모가 우리 집에 왔다. 이모는 올 때마다 파스타 플로르 파이를 가지고 오는데, 나는 파스타 플로르 파이를 싫어한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괴물을 잡아 보았더니, 처음 나타났던 날보다 상당히 커졌고 더 묵직해졌다. 이모는 다정한 말을 못하는 데 있어 선수다. 그날도 라켈 이모는 나한테 '말랐다', '솜털이 많다'라고 말한 뒤, 엄마와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도 같이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주머니가 조금 가벼워진 걸 느꼈다. 엄마가 이모가 가져온 파이를 가져오라고 해서 부엌으로 갔더니, 구역질나는 파스타 플로르 파이와 산산조각 난 예쁜 꽃무늬 사기 접시가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내가 소리쳐서 엄마와 라켈 이모가 부엌으로 왔다. 라켈 이모는 고양이 때문이라고 말했고, 엄마는 그럴 리가 없다며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
괴물, 또 너니? / 난 잘못 없어. 내 괴물이 그런 거잖아
라켈 이모는 아빠가 쥐꼬리만큼 버는 것에 대해 엄마나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늘 말한다. 나는 우리 아빠도 잘못이 없다고 본다. 분명히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닐 거다. 그러나 아빠가 쥐꼬리만큼 벌지 않았다면 나는 무릎에 꽃무늬가 있는 바지를 입고 야니나의 생일 파티에 갈 수 있었거나, 적어도 레이스 양말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마르틴이 처음 함께하는 생일 파티가 아니라면, 그리고 베로니카가 나를 보고 "얘, 이네시. 넌 왜 생일 파티에 올 때마다 항상 똑같은 옷만 입니?"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모든 것이 끔찍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주머니에 내 괴물을 넣고 야니나의 생일 파티에 가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다. 야니나네 집에 모인 아이들은 빌려온 비디오테이프로 영화를 보고는 병 돌리기 게임을 했다. "이제 불 끄고 숨바꼭질하자!" 안드레스가 불을 끄자마자 나는 야니나의 침대와 벽 사이 구석에 들어가 웅크리고 몸을 작게 만들었다. 뭔가 따뜻한 게 내 손을 스치는 느낌이 들었고, 찍찍 쥐 소리가 들리더니, 비명 소리가 들렸다. "아! 안돼! 누가 날 찔러요. 제발, 불 켜요!" 그리고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불이 켜져서 보니 베로니카가 구석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레이스 양말은 너덜너덜 찢겨 있었고, 왼쪽 발목에서 두세 방울의 피가 났다. 그 순간 내가 왜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는지 모르겠다. 내 괴물이 한숨을 쉬며 천천히 부풀었다 꺼지기를 계속했다.
나는 걱정이 있으면 위가 닫혀 버린다. 그래서 야니나의 생일 저녁에 엄마한테 밥을 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불을 끄고 담요를 목까지 덮고 누워서 내게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생각했다. 자꾸만 베로니카의 발목이 생각났고,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말했다. '난 잘못 없어. 내 괴물이 그랬잖아.' 문틈으로 빛이 조금 들어와 책장, 의자, 살짝 열린 옷장 문이 또렷이 보였다. 뭐가 뭔지 구별할 수 없어 주머니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도 알 수 없었지만, 괴물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이젠…… 벗어나고 싶어! / 지금의 나는 '진짜 나'가 아니야
어쨌든 문제는, 폴라, 파스타 플로르 파이, 레이스 양말 사건과 함께 내 괴물이 날이 갈수록 무거워졌다는 사실이다. 월요일 아침, 나는 무거워진 괴물을 학교에 데려가지 않으려고 괴물을 낡은 운동화 속에 조심스럽게 집어넣고는 내 방으로 돌아왔는데, 괴물이 다시 덧옷 주머니 속에 있는 게 아닌가! 처음으로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괴물이 나를 떠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손으로 괴물을 끄집어내려고 했더니, 내 괴물이 나를 물어버렸다. 전보다 훨씬 길어진 날카로운 이빨로. 손이 피범벅이었다. 나는 더 이상 용감할 수 없었다. "엄마! 엄마! 나 피 나!" 나는 울기 시작했고, 엄마는 내 손에 소독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였다. 다 울고 나니 닫혔던 위가 조금 열리고, 가슴에 박혔던 못이 조금 빠지고, 목이 덜 메었다. "이제 됐어. 근데 어쩌다 다친 거야?" 나는 얼마나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엄마, 주머니 속의 내 괴물이 그랬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배지 달려고 안전핀 찾으러 재봉실에 갔는데, 부딪혀서……."
그때부터 나는 내 괴물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나한테서 떨어지지 않을까봐, 표시가 날까봐 겁이 났다. 그날 아침부터 내내 나는 점퍼를 입고 있었다. 점퍼는 큼지막하고 길어서 주머니를 잘 가려 주었지만, 더운 날씨인데도 점퍼까지 입고 있는 나를 모두 이상하게 보았다. 그날부터 나는 밤마다 괴물 때문에 공연을 망치는 악몽을 꾸었다. 5월 24일 밤, 나는 엄마한테 목구멍이 아프다고 말했다. "어머, 이누치타!(나의 애칭이다) 네 작품이 이제 막 개봉되는 이 시점에 아프다니! 열은 없지?" 열은 없었다. 그리고 목구멍도 아프기보다는 숨이 막힐 듯 목이 메는 것 같았다. 엄마는 내게 아스피린 한 알과 밀크 티를 주고는(나는 밀크 티를 무척 좋아한다), 아기였을 때처럼 나를 무릎에 앉히고 등을 긁어 주었다(나는 등 긁어 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나는 꽤 오랫동안 내 괴물을 잊었다.
악몽의 날에 있었던 '다른 일'들
그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주 길게 머리를 땋아 내리고, 하얀 머리핀을 꽂았다. 나는 앉아서 우유를 마시며 오늘은 악몽에서처럼 위험한 날이 아니라 좋은 날, 따뜻한 날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네스, 옷걸이에 덧옷 있으니 입어라. 막 다림질했어."어쩌면 괴물이 더러운 덧옷에 그대로 붙어 있는 동안, 나는 깨끗하고 주머니가 텅 빈 덧옷을 입고 팔짝팔짝 뛰며 학교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옷걸이에 걸린 덧옷은 오른쪽 주머니가 불룩했다. 내 괴물은 나를 떠나지 않은 것이다. 학교에 가니 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모두 교실 안에서 분장을 하고 있었다. 헤로니마가 아닌 나는 얼마나 서글프던지! 베로니카는 레이스 달린 하늘색 옷을 입고, 볼에 점을 세 개씩이나 찍고 입술을 새빨갛게 칠했지만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베로니카는 헤로니마가 될 수 없어. 헤로니마는 나니까.'이렇게 생각하니 서글프던 가슴이 괜찮아졌다.
그때 갑자기 베로니카가 흥분해서 울기 시작했다. 왕관이 흘러내리고, 머릿수건이 땅에 떨어져서, 의상이 길어 발에 밟혀서, 아빠와 엄마가 공연에 안 올 거라서. 그 모든 이유 때문에 베로니카는 도움을 청하며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베로니카, 당장 진정하지 않으면 네 역할은 이네스에게 넘길 거다." 베티 선생님이 그 말을 했을 때, 나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당연히 나한테 넘겨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베로니카에게 도와주겠다고 작게 말하고, 베로니카의 얼굴을 씻으러 화장실로 데리고 갔다. 베로니카의 머리를 빗겨 주는데, 베로니카가 말했다. "숱은 적고, 머리카락은 가늘고, 볼품없어." 그 애 머리카락은 정말 볼품없었다. 나는 내 하얀 머리핀으로 왕관을 고정시키고, 점을 하나만 찍어 주었다.(이게 훨씬 더 예뻤기 때문이다.) 그리고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안드레스 대사가 끝나면 곧바로 씩씩하게 들어가서 큰 소리로 외치라고. "나도 자유롭고 싶어요!"
굿바이, 괴물!
이것들은 그 유명한 공연 날 일어났던 일이다. 첫째, 내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훌리아 할머니가 왔다! 둘째, 미겔 앙헬 삼촌도 왔다. 삼촌이 날 보자마자 엄마에게 말했다. "누나, 얘 머리 땋으니까 옛날 누나 모습이랑 똑같네." 삼촌의 말에 엄마는 미소를 지었다. 셋째, 연극은 대성공이었다. 페데리코와 나는 작가로서 무대 위로 올라가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넷째, 베로니카는 목소리가 너무 작았다. 연극이 끝나자 베로니카는 내게 인사를 하러 왔고, 우리는 '도망자'라는 영화를 보러 가자고 약속했다. 다섯째, 아빠가 나를 꽉 안고서 작품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아빠도 어렸을 때 글을 쓰고 싶었다고 했다. '아빠가 비밀을 말해 준 건 처음이야.'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여섯째, 정오에 홀리아 할머니, 미겔 앙헬 삼촌, 아빠, 엄마, 나는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일곱째, 오후에는 라켈 이모가 또 파스타 플로르 파이를 가지고 왔는데, 안타깝게도 들어오다가 발도메로(우리집 고양이)와 부딪쳐 접시를 땅에 떨어뜨렸다. 여덟째, ……. "자, 다 잘되었군요. 그런데 괴물은요?" 하고 여러분은 물을 것이다.
고맙게도 잘 되었다. 괴물은 아주 많이 작아졌고, 무게도 거의 느낄 수 없다. 언제나 주머니 한 귀퉁이에 처박힌 솜털 같다. 그날 저녁, 내가 용기 내어 홀리아 할머니에게 내 괴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행운이었다. 할머니가 내 머리를 빗어 주는 동안, 나는 말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가끔 가다가 말이지……. 내 주머니 속에 괴물이 있어." "이네시타, 그거 별거 아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주머니 속에 괴물을 가지고 있단다." 할머니와 나는 아주 작은 소리로 천천히 괴물에 대해 이야기했다.(그렇게 하는 것이 괴물을 작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머니가 말했기 때문이다.) 그다음 월요일, 덧옷을 입었을 때 내 괴물은 아주 작아져서 꼭 솜털 같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처음처럼 시작하지만, 다르게 끝이 난다. "내 주머니 속에 괴물이 있어요. 하지만 아주 작고, 무섭지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