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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책벌레들 2

김문태 지음 | 뜨인돌어린이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

김문태 지음 / 이량덕 그림

(주)뜨인돌어린이 / 2007년 4월 / 160쪽 / 9,000원

서자들의 친구, 정조대왕 -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 책으로 키우다


1800년 2월 초하루, 세자가 벌써 11살이나 되었으니 이제 눈을 감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련하다. 그때가 아마 할아버지이신 영조대왕께서 나라를 다스리시던 1762년 동짓날이었을 게다. 그 때 홍국영은 왕자들의 서당인 시강원의 열서로 나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 당시 나는 세상을 알고 싶어서 궐 밖으로 자주 나가곤 했다. 그날도 아침 일찍 홍 열서와 몰래 궁궐을 빠져나와, 어느 마을에서 제기차기를 하고 있는 내 또래의 유득공과 박제가라는 아이들을 만나 어울려 놀았다. 그 때 나는 그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 아이들이 서자라서 서당에 못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무척 안타까웠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서자이신 할아버지의 손자이니 서자나 마찬가지이므로 그 아이들과 같은 처지란 생각이 들어, 열심히 책을 읽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자고 그 아이들과 얘기했었다.



"아바마마!" 세자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우리 세자를 보니 이 아비의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그만. 껄껄. 그래 세자는 요즘 무슨 책을 읽었느냐?" "얼마 전에 『명심보감』을 읽었고, 요즘 『소학』을 읽고 있어요. 그런데 소자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책을 읽으면 세상을 멀리 넓게 보게 되고, 세상을 올바르게 만드는 힘을 키울 수 있단다." "그럼 아바마마께서 하신 위대한 일들은 모두 책을 통해 키운 힘으로 하신 건가요? 서얼 차별을 없애기 위해 힘쓰신 일도 그런 거죠?" "서얼 차별 문제는 네 증조할아버지이신 영조대왕께서도 고치려 하셨단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고르게 주는 탕평책을 쓰셨지. 이 아비도 모든 사람들은 공평하게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서얼 차별을 없애는 법을 만들었는데, 1779년에 처음으로 검서관에 임명한 유득공, 박제가, 이덕무, 서이수는 모두 다 서얼 출신들이란다."



이때 승정원의 도승지가 문서를 받들고 들어온다. 관공서에 있는 노비들을 풀어주면 안 된다는 상소문이다. 언제나 내 마음이 통할 것인가. 내가 죽기 전에 노비들을 모두 일반 백성으로 풀어주고 가야 할 텐데. 이런 내 마음을 헤아리는 도승지가 끼어든다. "상감마마, 힘을 내시옵소서. 상감마마께서는 1791년에 성균관에서 서얼들이 따로 앉는 차별을 없애셨을 뿐만 아니라, 중인들의 문학 단체인 〈옥계 시사〉를 지원하여 『풍요속선』이라는 시집까지 만들게 하셨나이다. 서얼, 중인, 천민을 가리지 않으셨으니 어찌 성인 임금이라 아니하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던 세자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말문을 연다. "아바마마, 책을 읽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어요. 세상을 올바르게 다스리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해 독서한다는 걸요. 그럼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이 아비는 기본적인 뜻에 의문을 갖고 책을 읽었단다. 읽고 난 후에는 그 생각을 정리하여 기록했는데, 독서기라는 책을 만들어 어려서부터 읽었던 모든 책을 경ㆍ사ㆍ자ㆍ집이라는 분야별로 나누어 상세히 기록했다. 그런 다음 책의 제목과 지은이를 적고, 의심나는 곳이 있으면 자세하게 주를 달고, 끝에는 읽은 날짜와 감상을 적어 두었지. 그러곤 한가할 때 그걸 펼쳐 보면서 반성의 기회로 삼았단다." 세자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저 해맑은 미소가 온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힘이 될 것이다.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산새 지저귀는 따스한 봄날이 머지않았구나.

서당 못 다니는 아이와 서경덕 - 책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배우다

1544년 춘삼월, 내가 기거하는 소박하고 아담한 화담 서재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꽃과 풀과 나무에 취해 걷다 보니, 산 아래 자그마한 마을이 코앞에 닿는다. 우람한 느티나무 밑에 양반집 자손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혼자 놀고 있기에, 내가 물었다. "지금 시간에 서당에 안 가고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금세 아이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어깨가 축 늘어진다. "전 열세 살이나 됐는데, 집이 가난해서 서당에 다닐 수 없어요."



내 어릴 적 이야기가 이 아이에게 힘이 될지도 모르겠다. "네 나이 때, 우리 집도 무척 가난해서 서당에 다니는 건 꿈도 못 꿨지 뭐냐. 일곱 살 때쯤 우리 어머니께서 나를 공부시켜야겠다고 우기셔서, 그날부터 아버지께 『천자문』을 배우기 시작했지." "와, 참 잘 됐네요. 저도 아버지께 『천자문』을 배웠는데." "난 그때부터 혼자 책을 읽기 시작했단다. 『유합』, 『계몽편』, 『명심보감』, 『십팔사략』, 『자치통감』, 『소학』 같은 책들을 읽었지." "와! 혼자서요?" "난 책을 읽으면서 사물의 이치를 곰곰이 생각했단다. 하늘은 왜 하늘이고, 땅은 왜 땅인지. 그리고 남자는 왜 남자이고, 여자는 왜 여자인지를 궁리했지."



"그럼 어떤 책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음. 뭐니 뭐니 해도 열여덟 살 때 읽은 『대학』이겠구나. 그 가운데 모든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는 격물치지를 내 공부의 으뜸으로 삼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격물치지하면 뭐가 좋아요?" 갈수록 어려운 질문을 한다. 조금만 가르치면 큰 인물이 될 자질이 있다." 『대학』은 수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란다. 격물ㆍ치지 다음엔 성의ㆍ정심ㆍ수신ㆍ제가ㆍ치국ㆍ평천하 순서로 발전하지. 격물치지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는 것은 물론 그 다음엔 참되게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올바르게 하며, 자신을 닦아 집안을 다스리고, 또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며 온 천하를 평정하는 거야."



"그 후론 어떤 책들을 읽으셨는데요?" "『예기』와 『춘추』와 『주역』 같은 책들을 읽었지. 그중에서도 중국 북송시대의 학자인 소응이 쓴 『황극경세서』란 책을 읽는 데 애를 먹었단다. 그 책은 12권으로 되어 있는데, 『주역』의 이론을 이용해 수리로써 천지만물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걸 관찰하고 설명해서 무척 어려웠어. 그래도 난 그 책을 읽고 또 읽어서 마침내 그 뜻을 알아냈단다."

"할아버진 대단하세요. 그 다음은요?" "『황극경세서』를 사람들이 읽기 쉽도록 주를 붙여 설명한 『황극경세서해』라는 책을 지었단다. 요즘은 『성리대전』을 다시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격물치지하여 터득한 것과 비교하면서 내 생각이 맞는지 증명하며 지낸단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단다. 나는 어려서부터 너무 힘들게 공부했기 때문에 스승이 없어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단다. 오늘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내일부터 내가 기거하는 화담 서재에 오너라." "정말요? 저 같이 아무것도 배운 게 없는 아이도 할아버지께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돈도 없는데…" "나는 돈이 필요 없는 사람이니 아무 걱정 말고 그냥 오렴."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아니 훈장님."

가출 소녀와 벤저민 프랭클린 - 작가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며 책을 읽다

오늘은 1752년, 내가 46번째 맞는 크리스마스다. 작년에 문을 연 필라델피아 병원에서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고 나오는 길이다. 그런데 불 꺼진 빵집 앞에 웬 아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다. "예쁜 공주님이 여기서 무얼 하나요?" "할아버진 누구세요? 할아버진 가짜 산타죠?" "난 진짜 산타클로스란다." "진짜 산타면 제 소원을 들어주실 수 있어요?" "그럼. 그런데 여긴 너무 추우니까 어디 좀 따뜻한 곳에 가서 얘기하면 어떨까?" 우선 근처에 있는 내 사설 도서관으로 데려 갔다. "그래, 이 산타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니?" "소원을 빌 수 있다면 따뜻한 엄마 아빠, 멋진 오빠, 착한 언니를 선물로 받고 싶어요. 엄마 아빤 장사하시느라 바빠요. 언제나 맛있는 게 생기면 오빠들만 주고, 학교 갔다 오면 가게 나와서 청소하고 심부름하라고 하세요. 그러다 친구들을 만나기라도 하면 창피해서 죽고 싶을 정도예요." "흠, 그래서 집을 나온 거니?" 소녀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어릴 적에 가출한 적이 있단다. 학교도 못 다니고, 형 밑에서 일만 하며 지내는 게 너무 너무 싫어서." "정말요?" "난 보스턴에서 양초와 비누를 만드는 가난한 집에서 열다섯 번째로 태어났어. 난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일등만 했지만 학비 때문에 중간에 학교를 그만둬야 했어. 그러곤 아버지 공장에서 양초와 비누를 만들었지. 그때가 열 살이었어." "아휴, 학교도 못 가고 일만 했으면 무척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버티셨어요?" "책을 읽으며 버텼지. 난 배우고 싶었거든. 학교를 갈 수 없으니 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어. 용돈이 생기면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 같은 순례 여행기들을 사서 읽었지. 나중에는 그 책들을 팔아서 버튼의 『역사전집』을 사서 읽었고. 난 책 살 돈이 없어 궁리 끝에 내 식사비를 돈으로 달라고 했지. 그 돈을 아끼고 아껴서 책을 사 봤지. 난 잠을 줄이면서 매일 책을 읽었어." "책 살 돈도 없었다면서 매일 읽을 책은 어디서 났어요?"



"난 근처 서점 직원과 친해졌어. 그래서 깨끗이 보고 다음날 갖다 준다는 조건으로 많은 책을 그냥 볼 수 있었지. 특히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의 추억』이라는 책이 기억에 남는구나. 난 『소크라테스의 추억』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가 겸손하게 질문을 던지며 대화하는 방법에 놀랐어. 난 그 책에서 겸손하게 묻고 의문을 나타내는 법을 배웠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을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죠?" "지은이의 생각에 우선 귀를 기울이고, 그 다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다시 생각하는 식으로 독서하게 된 거야. 난 책을 읽은 다음에 지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소감문 노트에 정리했고, 나중에 그 노트를 보면서 지은이의 생각과 내 생각 중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생각했지. 내가 스물한 살 때인 1727년에 난 비밀 결사대라는 뜻을 가진 전토 클럽을 조직했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독서 토론을 하는 모임이야." "그런데 왜 비밀 결사대라고 했어요?" "그건 마치 전쟁에 나가는 군인이 칼을 갈듯이 우리들이 모여서 지식과 학문을 갈고 닦는다는 뜻으로 그런 거야."



"참! 아까 일하기 싫어서 가출했다면서요?" "일하기 싫은 것보다도 내 일을 하고 싶었던 거지. 난 열일곱 살 때 보스턴을 떠나 뉴욕으로 갔지만, 일자리가 없어서 다시 이곳 필라델피아로 왔고, 여기서 열심히 일해서 결국 인쇄소 사장이 됐단다." "와, 잘 됐네요. 그럼 비밀 결사대도 그때 만든 건가요?" "맞아. 그 무렵이었지. 나처럼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지내다가, 우리 책을 여러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회원제 문고를 만들었어. 나중엔 도서관이 됐는데, 바로 이 곳이란다." "네에?" 소녀가 그제야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며 활짝 웃더니, 잠시 후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이 책상 위에 벤저민 프랭클린이라고 쓰여 있어요. 얼마 전에 연을 띄워서 번개를 끌어내린 분 말이에요. 그럼 혹시, 아저씨가 그 유명한 벤저민 프랭클린?" 고개를 끄덕이자 소녀가 폴짝폴짝 뛰며 만세를 부른다. "힘들고 어려울 때, 자신을 지켜주는 건 가족밖에 없단다. 가족이 있고, 학교에도 다닐 수 있는데, 왜 그걸 마다하니?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렴. 나중에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늘 정말 고맙습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모교를 방문한 꼴찌, 처칠 총리 - 책에서 읽은 좋은 단어와 문장을 외우다

1941년 10월 29일. 오랜만에 내리쬐는 화창한 햇빛을 받으며 영국 총리의 관저를 나선다. 오늘은 해로우 학교에서 〈졸업생 모교 방문〉행사가 있는 날이다. 67살의 영국 총리가 14살 무렵의 꼴찌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느낌이다. 해로우 학교에 들어서니, 교장 선생님이 오늘 일정을 안내한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설을 하시기 전에, 잠시 학생 대표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러죠. 그런데 아직도 열등반이 있습니까?"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 학생 대표 대신, 그 반 학생들과 잠시 얘기했으면 합니다." "네에? 왜 하필 지진아들이죠? 여기 똘똘한 학생 대표들이 있는데요." "이 반듯한 학생들하고는 이따 연설장에서 얘기하면 되죠. 껄껄."



복도 맨 끝 후미진 곳에 있는 교실에 들어서자, 이십여 명의 학생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그저 입만 떡 벌리고 있다.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내가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자 그제야 학생들이 반응한다. "와! 총리님이다." "여러분, 학교생활이 즐거운가요? 난 오십여 년 전, 이 학교에 다닐 때 즐겁지 않았어요. 공부가 재미없었고, 난 줄곧 열등반이었거든요. 그때 난 키도 작은 데다 팔다리는 피노키오처럼 가늘었어요." 중간에 앉은 학생이 슬슬 구미가 당기는 모양이다. "총리님은 원래 그렇게 공부를 못하셨어요?" "난 역사와 지리는 좀 따라갔는데, 라틴어와 수학은 빵점을 받다시피 했어요. 난 학교에서 말썽꾸러기로 유명했고, 종종 교장실에 끌려가 매를 맞곤 했어요." 덩치 큰 학생이 빈정대는 투로 묻는다. "그럼 총리님은 무슨 즐거움으로 학교를 다니셨나요?" "유일한 낙은 시집을 읽고 암송하는 거였어요. 시를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졌거든요. 그 뒤 아버진 내가 천오백 개의 장난감 병정을 역사적 사실에 맞게 배치해 놓은 걸 보고 군인이 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여길 졸업한 뒤 육군 사관학교에 들어가려고 시험을 봤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세 번 만에 간신히 붙었죠. 그런데 사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비로소 알았어요. 나는 군사학을 죽어라 공부했고, 승마를 하루에 여덟 시간이나 연습한 결과 백오십 명 중에서 팔등으로 졸업했어요. 그 후 내가 스물두 살 때, 인도에 있는 방갈로르 영국 식민지 부대에서 장교로 근무할 때, 거기서 만난 내 또래의 대학 졸업생들과 대화하면서 내가 얼마나 무식한지를 깨닫게 됐죠. 난 그 때부터 나만의 대학을 차렸어요." "대학을요? 어디다가요?" "내 가슴속에 내가 이끌어가는 학교를 만들었죠. 그러곤 문학, 역사, 철학, 법학, 신학, 윤리학, 경제학, 정치학에 관한 책들을 미친 듯이 읽기 시작했어요." 학생들의 눈이 반짝인다. "난 우선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만들어서 각 분야의 걸작부터 읽기 시작했죠." "어떤 책들이었나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빅토르 앙리 로쉬포르의 『비망록』,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의 『인구론』,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등을 읽었는데, 내 생각을 여백에 적어 넣으며 꼼꼼히 읽었어요. 그 뒤론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나는 어떤 길을 선택했을까를 생각했어요."



이때 한 학생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묻는다. "그렇게 책을 읽은 다음에 뭐가 바뀌었나요?" "글쎄요. 어려서부터 항상 자신이 없고, 주눅 들어 있던 내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어요. 자신감이 생기니까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요." 곱슬머리 학생이 망설이다 묻는다. "그럼 어떻게 책을 읽어야 힘이 길러지나요?" "난 한 번에 여러 가지 책을 읽었어요. 다양하게 생각하는 게 좋았거든요. 그리고 바틀렛의 『인용문 사전』 같은 책은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면서 암기했어요. 좋은 단어와 문장을 많이 외워두면 생각하는 힘과 표현하는 힘이 길러지거든요." 그 때 담임선생님이 시간이 다 됐다며,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말씀만 더 해달라고 청했다. "난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고통과 좌절을 맛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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