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미리암 프레슬리 지음 | 사계절
미리암 프레슬리 지음 / 유혜자 옮김

(주)사계절출판사 / 2006년 10월 / 239쪽 / 8,500원



깨물지 못할 바에는 이빨을 드러내지 마라 / 평생을 지옥에서 보내느니 에덴 동산에서

단 5분을 사는 것이 낫다 / 가난한 사람은 도둑이 무섭지 않다


나는 엄마의 학대에 시달리다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1년 전에 이곳 기숙학교로 옮기게 되었는데, 이곳은 나같이 돌봐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어느 날 우어반 사감이 '어머니 쉼터'를 위한 모금 운동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해서 나도 지원했다. 가장 많이 모금을 한 사람은 상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모금함을 들고 혼자 밖으로 나갔고, 정육점 출입문 근처에 서서 모금함을 사람들에게 들이대며, "어머니 쉼터를 위한 기금 모금입니다. 휴식이 꼭 필요한데도 돈이 없는 많은 어머니들을 위한……" 하고 소리쳤고, 동전들이 통 속으로 속속 들어왔다. 하지만 정육점에서 나는 소시지 냄새가 나를 미치게 했다. 모금 시간이 끝나갈 때, 나는 정육점 안으로 들어가서, 모금함을 높이 추어올리고, 외우고 있던 말을 줄줄이 읊었다. 주인 여자가 동전을 모금함 속에 집어넣고, 소시지도 하나 주며 내일 다시 들르라고 했다. 나는 소시지를 천천히 먹으며 기숙사로 갔다.



취침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 지 한참 지났다. 도로테아가 내 모금함을 들고 흔들었다. 소리가 묵직했다. "조용히 해!" 엘리자벳이 소리쳤다. 갑자기 불안했다. 나는 책가방 속에서 주머니칼을 꺼내 도로테아가 들고 있는 내 모금함을 빼앗아 통 밑에 빨간 색으로 조심스럽게 'H'라는 글자를 파 놓았다. 우어반 사감이 문을 열고 취침 종이 벌써 울렸다며 불을 끄고 갔다. 나는 항상 다른 아이들이 다 잠들고 나서야 잠이 든다. 또 레나가 울기 시작했다. 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궁전을 꿈꾸는 자는 오두막집마저 잃게 된다 / 통통한 오리를 잡아먹고 싶으면 먼저 잘

먹여야 한다


숫자를 아무리 세어도 잠이 오지 않아서, 잠시 내 비밀 장소를 찾아가기로 했다. 모두가 잠든 뒤 나는 조용히 일어나 복도로 나가서, 작업실로 들어가 큰 가방들을 넣어 두는 창고로 갔다. 나는 열쇠가 어디 있는지도 안다. 창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곧장 열쇠로 문을 잠갔다. 숨겨둔 초 한 자루를 꺼내 불을 켜고, 숨겨 둔 비밀 일기를 꺼냈다. 로우 이모는 작년에 일기장을 생일 선물로 주면서 "친구들에게 이 안에 무슨 말이든 적어 달라고 해. 할링카.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것을 펼쳐 보고 그 애들을 생각하면 무척 즐거울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원하지 않는다. 나중에라도 이 아이들을 하나도 기억하고 싶지 않다. 나는 비밀 일기에 중요한 말을 적었다. "실현 불가능한 것을 바라서는 안 된다. 궁전을 꿈꾸는 자는 오두막집마저 잃게 된다."



다음날 나는 학교에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내 모금함에 돈을 넣게 만들 수 있나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이모가 '통통한 오리를 잡아먹고 싶으면 먼저 잘 먹여야 한다'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쉬는 시간에 미술실로 몰래 들어가 목탄 한 조각을 꺼내 왔다. 목탄으로 눈 밑을 검게 칠하면 좀 더 측은해 보일 듯싶었다. 우리는 보통 점심을 먹기 전에 우편물을 받는데, 기다리던 로우 이모의 편지 한 통이 왔다. 이모가 독감에 걸려서 한동안 일을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돈을 보낼 수 없었다고 쓰여 있었다. 기숙사에서는 4주마다 외출이 허락되었는데, 이모가 돈을 보내주면 기차를 타고 이모네로 가곤 했다. 이번엔 그 돈이 안 온 것이다. 눈물이 나왔다. 로우 이모에게 가고 싶었다. 나는 훔쳐 온 목탄을 들고 세면실로 가서 눈 밑에다 검게 펴 바르고, 모금함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 머릿속이 어두우면 마음도 밝아질 수 없다

정육점 앞 내 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숯검정을 들킬까 봐 고개를 푹 숙였다. 어떤 아주머니가 나에게 초콜릿을 주고, 모금함 속에 돈까지 넣어 주었다. 호주머니에 초콜릿이 있어서 소시지 냄새를 참을 만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로우 이모는 늘 내게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렴" 하고 말했다. 나는 정육점으로 들어가 어제처럼 모금함을 추어올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주인 여자가 나를 보고 소시지를 건네주고는 1마르크짜리 동전을 통 안에 집어넣었다. 난 그 아줌마가 오래오래 잘 살기를 마음속 깊이 빌었다. 꽤 무거워진 모금함을 들고 기숙사로 돌아와 먼저 세면실에 가서 숯검정부터 씻었다. 저녁에 우어반 사감이 와서 불을 껐고, 나는 누워서 생각했다. 상품은 과연 무엇일까? 자전거였으면 좋겠다.



동전을 보고 몸을 굽힌 사람만이 그것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주머니칼을 챙긴 뒤 모금함을 들고 비밀 장소로 갔다. 지금 내가 하려는 짓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로우 이모는 "동전을 보고 몸을 굽힌 사람만이 그것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는 몸을 굽히고 싶다. 로우 이모한테 가는 기차표 값인 10마르크는 내게 큰돈이지만, 어머니 쉼터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촛불을 켜고 칼과 가위를 이용해 어렵게 모금함 뚜껑을 열고 10마르크에 해당하는 동전을 꺼내서, 신문지에 돌돌 말아 후미진 곳에 감추었다. 그런데 문득 운 좋게 얻은 것에 대해 섣불리 행동하면 일이 잘못 풀릴 수도 있다는 말이 떠올라서, 로우 이모에게 내일 가지 않고 다음 주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뚜껑을 다시 붙이려는데 잘 되지 않아 철사를 이어 붙여 겨우 마무리해 놓았다.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에덴 동산이라도 혼자뿐이라면 즐겁지 않다 / 빵이 있으면 나이프도 찾을 수 있다

다음날 모금함을 수거한다고 해서 나는 철사를 이어 붙인 곳을 조심조심하면서 모금함을 갖다 냈다. 일주일만 기다리면 로우 이모에게 갈 수 있다. 로우 이모는 낮부터 밤까지 미군 구내식당에서 일하는데, 어느 관청의 직원인 나의 법적 후견인이 이모에게 확실한 직장이 없고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나를 잘 돌볼 수 없을 거라고 해서, 나는 이모와 함께 살 수 없었다. 이모는 울며 내게 말했다. "내가 언젠가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 다시 찾아갈 거야." 그날부터 나는 이모가 결혼하기를 빌고 있는데, 어떤 때는 내가 이곳에서 영영 못 나가고 이 방에서 쓸쓸히 죽어 갈 거라는 생각이 든다. 밤에 레나를 데리고 내 비밀 장소인 가방 창고로 갔다. 거기서 나는 내 비밀 얘기(얄미운 엘리자벳의 인형을 몰래 가지고 놀며 인형을 때려 준 얘기)를 했다. 레나의 비밀 얘기는 다음에 듣기로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레나가 내게 뽀뽀했다. "잘 자" 하고 속삭이며…….



암소의 털을 깎고, 숫양의 젖을 짰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 뱃속이 이상했다. 어젯밤에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로우 이모는 내가 한 일이 모두 잘못되어 낑낑대고 있을 때마다 "암소의 털을 깎고, 숫양의 젖을 짰다"라고 말했다. 레나에게 마음속의 이야기를 하다니! 10마르크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점심시간에 뜻하지 않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엘리자벳이 식탁 당번이었는데, 그릇을 담은 쟁반을 들고 내 옆으로 지나갈 때 번개처럼 왼발을 옆으로 뻗었다. 엘리자벳이 넘어졌고, 사기그릇이 와장창 깨졌다. 아이들이 웃었다. 나도 같이 웃었다. 아무도, 심지어 엘리자벳조차 내 발을 보지 못했다. 엘리자벳은 우어반 사감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오늘은 점심식사가 너무 맛있었다. 방으로 와서 갑자기 엘리자벳이 엉뚱한 말을 했다. "도로테아, 네 비밀 상자 조심해. 죄수의 딸하고 같은 방을 쓰려면 물건들을 잘 챙겨야지." 엘리자벳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갑자기 레나가 울음을 터뜨렸다. 레나를 두고 한 말 같았다.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나는 엘리자벳에게 달려가 어깨를 꽉 잡고 "그만둬! 그 더러운 입 좀 다물어"라고 말하며 흔들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 서로 뒤엉켜 싸웠다. 그 애가 나에게 했던 나쁜 말, 나를 흘깃거리며 쳐다보던 눈빛을 생각하며 주먹을 마구 날렸고, 그 애의 얼굴을 마구 할퀴었다. 그 때 누군가 나를 그 애한테서 떼어 놓았다. 우어반 사감이었다. 우리는 양호실로 끌려갔고, 잠시 후 출레거 의사 선생님이 달려왔다. 먼저 엘리자벳이 치료를 받았다. 그 애의 오른쪽 눈이 점점 더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 다음 순서는 나였다. 왼쪽 관자놀이가 찢겨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내 상처를 꿰매야 한다며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가난한 아이를 친구로 두는 것이 부자를 적으로 두는 것보다 낫다 / 심하게 맞은 개는

지팡이를 쥐고 있는 손을 핥지 않는다


나는 네 바늘을 꿰맸는데도 울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잘 참는다며 칭찬해 주었다. 기숙사로 돌아오자, 우어반 사감은 싸운 두 사람을 당분간 서로 격리시켜 놓기 위해, 나보고 양호실에서 자라고 했다. 나는 양호실 침대에 드러누워 생각했다. 이제까지 나는 한 번도 남을 때린 적이 없다. 덩치도 별로 안 크고 힘도 세지 않기 때문에 그런 짓은 할 수 없을 거라고 늘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감마저 생겼다. 오늘 저녁, 비밀 일기에 쓸 말이 생각났다. "남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양호실 당번인 잉에가 저녁 식사를 담은 쟁반을 갖다 주고 갔다. 밥을 먹으려다가 접시 가장자리 밑에서 사탕을 발견했다. 잉에가 놓아둔 게 분명했다. 밥을 먹고 나니 우어반 사감과 레나가 들어왔다. 사감이 레나에게 30분 이상 있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나갔다. 레나가 자기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애의 엄마는 정말 감옥에 있었다.



레나가 물었다. "넌 왜 여기에 와 있니?" 내가 대답했다. "엄마가 나를 동네 강아지만도 못하게 학대했어." 나는 한참 동안 울었다. 레나가 내 얼굴과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내게도 이제 친구가 하나 생겼다. 힘도 세지 않고 별 도움도 안 되겠지만, 상관없다. 로우 이모라면 "가난한 아이를 친구로 두는 것이 부자를 적으로 두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우어반 사감이 아침에 방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오늘은 학교에 가지 말고 쉬어라. 하지만 점심때는 일어나야 해." 점심시간에 식당으로 갔더니, 소문이 쫙 퍼졌는지 다른 식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자꾸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우어반 사감의 호출을 받고 사감의 숙소로 갔다. 엘리자벳도 와 있었다. 싸운 이유를 묻는 사감의 질문에 둘 다 답이 없자 사감이 화해하라고 했다. 둘 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어반 사감은 한참 훈계를 한 뒤 말했다. "엘리자벳, 너는 2주일 동안 설거지 당번이고, 할링카, 너는 2주일 동안 조리실 당번이야."



닭은 언제나 수수 꿈을 꾼다 / 한 사람이 암소의 뿔을 잡아 주면, 다른 사람은 젖을 짤 수 있다

기금 모금에 나섰던 아이들이 모두 모였다. 어머니 쉼터 원장인 레만 부인이 우어반 사감과 함께 들어오더니 말했다. "자, 기금을 제일 많이 모은 사람은 할링카란다." 몇몇 아이들이 박수를 크게 쳤다. 10마르크나 되는 돈을 빼돌렸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됐다. 우어반 사감이 큰 소리로 말했다. "상품은…… 자동차를 타고 슈베칭엔 성 공원으로 멋진 소풍을 가는 거야.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게 된다." 자전거는 아니었다. 소풍이 싫은 건 아니지만, 음식과 아이스크림 사 줄 돈만 나한테 주고 혼자 가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레만 부인이 내게 말했다. "그럼 수요일에 보자. 날씨가 화창했으면 좋겠다." 밤중에 다른 아이들이 모두 잠들고 난 뒤 레나와 나는 몰래 가방 창고로 갔다. 레나는 갑자기 쓸쓸한 표정을 짓더니, 엄마가 경찰에 붙들려 갈 때 얘기를 했다. "내가 엄마의 딸이라는 걸 경찰들이 알아챌까 봐 도망쳤어. 지금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그때 엄마한테 가서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레나는 울었다. 나는 로우 이모를 생각하며 말했다. "너네 엄마가 너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실 거야." 레나가 눈물을 닦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응." 나는 힘주어 말하고는 비밀 일기를 가져와서 적어 나갔다. "반쪽 진실은 완전한 거짓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반쪽 진실은 그냥 반쪽 진실일 뿐일지도 모른다." 레나도 적었다. "그리고 친구가 있다면 반쪽 진실이든 온전한 진실이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음 날부터 나는 벌로 정해진 조리실 당번도 레나와 함께 했다.



신은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이자와 함께 대가를 치르게 한다

날씨가 무척 좋았다. 우리는 자동차를 탔다. 레만 부인, 우어반 사감, 나와 레만 부인의 아들 볼피가 탔다. 레나가 같이 갈 수 없는 게 아쉬웠다. 마침내 성에 도착했다. 성은 엄청나게 컸다. 커다란 꽃밭과 분수대에 이어 큰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는 길은 상쾌했다. 갑자기 여인의 석상 하나가 눈에 띠었다. 실제로 살아 있는 한 여인의 모습 같았다. 넋을 잃고 석상을 보고 있는데, 우어반 사감이 밥을 먹자고 했다. 벤치에 앉아 치즈 빵을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사 먹은 다음, 나는 허락을 얻고 혼자 돌아다녔다. 나는 날마다 주변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보게 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용한 물건들과 비교하면 아름다움은 쓸모없는 거지만,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 게 퍽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갑자기 우어반 사감이 다시 곁에 나타나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할링카, 너 왜 모금함을 열었니?" 잠시 머릿속이 텅 빈 듯했고 다리가 떨렸다. "그냥 그 안에 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궁금해서 그랬어요." 사감이 내 어깨를 힘주어 잡았다. "좋아. 그 얘긴 더 하지 않기로 하자. 이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자." 사감이 돌아섰다. 다리가 얼마쯤 후들거리다가 금방 괜찮아졌다. 이곳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한번 와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었다. "신은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이자와 함께 대가를 치르게 한다"라고 했던 로우 이모 말이 맞았다. 사람은 언젠가는 모든 것에 대해 대가를 치른다. 모두 레스토랑으로 가서 맛있는 식사를 했다. 카셀 갈비 스테이크는 너무나 맛있었다. 기숙사로 돌아와서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레나에게 말했다. "내일 다 이야기해 줄게. 오늘은 안 돼. 먼저 생각을 정리해야 되거든." 나는 침대에 누워 이불 밑에 있던 작은 인형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모든 소풍 과정을 머릿속으로 다시 그려 보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설탕도 충분히 단데 꿀은 왜 필요한가요?

아침 식사 때 아이들이 소풍 얘기를 해 달라고 졸라서 나는 레스토랑에 대해, 우리가 먹은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아이들은 넋이 나간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공원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그 곳은 오직 나 혼자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점심 먹기 전 우편물을 나누어 줄 때 우어반 사감이 내게 로우 이모의 편지를 주었다. 화장실에 앉아서 편지를 뜯어보니 10마르크짜리 지폐가 들어 있었다. 차비다. 로우 이모가 내가 오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연도 있었다. 이모의 애인이 다른 부대로 배치를 받아서 다음 주에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었다. 이모의 결혼은 또 실패한 것이다. 나는 우어반 사감에게 가서, 토요일에 이모한테 가는 것과 레나도 함께 가는 것에 대한 허락을 받았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